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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회귀백서-209화 (209/346)

무림회귀백서 209화

72장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으리

도자기병의 안쪽에는 깨알 같은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보지 못할 만큼 작았다.

“회주님이 주신 후에 약왕당에서 용액을 옮기다 발견했습니다.”

보통은 그 안쪽까지 살펴보지 않았겠지만, 약왕당주는 아니었다.

인공적으로 공청석유를 만들어낼 정도라면 그것을 담는 도자기병도 분명 특별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역시나 자세히 살피다 보니 작은 무늬들이 보였고, 용액을 깨끗이 씻어내 보니 글자가 드러나게 된 것이었다.

“내용은 읽어봤어요?”

“제 물건이 아니다 보니 씻어내기만 하고 읽진 않았습니다.”

진백천은 도자기 병을 촛불 위에 올려놓고 안력에 집중했다.

작은 글자들이 서서히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아무리 읽어보려고 해도 평범하게 읽히지는 않았다.

‘글자가 어딘가 이상한데.’

뜻이 제대로 통하지도 않았을뿐더러 이상하게 뒤집힌 글자도 보였다.

잠시 고민하던 진백천은 도자기 병을 그대로 촛불 위에 씌었다.

그리고 그 위에 흰 천을 가져다 대자 둥글게 이어 써진 글자들이 나타났다.

“오오. 역시 회주님이십니다!”

“잠시만 붙잡고 있어 봐요.”

“네. 알겠습니다!”

집성의가의 비밀이라도 알 수 있을까 싶은지 천을 붙든 약왕당주의 손이 바르르 떨렸다.

그만큼 의원들에게는 집성의가의 전설은 그 어떤 무가지보(無價之寶)보다 더 매력적이었다.

[……집성의가의 생명은 그 끝을 다해가는 중이다. 죽은 자를 일으킬 의술은 하늘의 시기를 받고, 산자 마저 속여 힘을 얻는 지식은 욕심으로 불타버렸다. 남은 것은 빈껍데기뿐인 영약 제조술과 단 하나의 은신처일 뿐. 그곳은 가주인 나조차도 만들어놓고 들어가 보지 못한 곳이다. 어차피 나는 곧 그들에게 붙잡혀 생을 맞이할 테니 도광귀에게 맡겨 다시 한번 하늘에 운을 맡겨보려 …….]

그때까지 읽었을 때 점점 글자가 뭉개지기 시작했다.

“회, 회주님. 촛불의 열에 글자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꽉 잡고 있어요.”

진백천은 빠르게 남은 글자를 읽어갔다.

[……마지막 남은 은신처는 1만이 넘는 물줄기가 종횡으로 산재한 그 가운데 떠다니는 섬 아래를 따라가면 은신처가 존재한다. 그곳을 발견한 자여. 혹시라도 집성의가가 아직 남아 있다면 부디 그 후손을 도와주…….]

그 뒤의 글자는 전부 흘러내려서 읽을 수가 없었다.

진백천은 잊어먹기 전에 방금 봤던 내용을 다시 한번 되뇌었다.

‘1만이 넘는 물줄기가 종횡으로 산재한 그 가운데 떠다니는 섬 아래를 따라가면 은신처가 존재한다고?’

대체 무슨 말인지 알아먹기 힘든 문구였다.

약왕당주가 기대한 눈으로 그를 쳐다봤지만 진백천이라고 단번에 그 문장을 풀이할 수는 없었다.

그가 기억한 문장을 읊어주자 약왕당주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흐음. 1만이 넘는 물줄기라. 그런 곳이라면 바다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떠다니는 섬 아래라니.”

“그 모습 그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은유적인 표현으로 썼을 수도 있어요.”

“물줄기에 떠다니는 섬이라. 강 위에 떨어진 나뭇잎을 말하는 건가?”

지나가듯 말하는 약왕당주였지만 진백천의 뇌리를 번쩍이며 어떤 기억이 떠올랐다.

떠다니는 섬이라고 할 정도의 멋진 장면이었다.

“어쩌면 어딘지 알 것 같아요.”

“정, 정말이십니까?”

“네. 1만이 넘는 물줄기는 아마 그만큼 많이 이어진 강줄기를 말하는 걸 거예요. 그리고 떠다니는 섬은 약왕당주가 말한 대로 강 위에 떠 있는 잎을 말한 걸 테고요.”

진백천의 말에 약왕당주가 눈을 꿈뻑거렸다.

아마 자신이 지나가는 듯 말했던 것을 까먹은 모양이었다.

거기까지 말해도 모르자 진백천은 자신이 생각하는 정답을 직접 이야기했다.

“홍호(洪湖)의 연잎.”

그렇게까지 말하자 약왕당주가 화들짝 놀라며 동의했다.

우연인지 몰라도 홍호는 호북성에 위치한 거대한 호수였다.

수많은 강줄기가 모여 이뤄지는 이곳은 매년 엄청난 연꽃이 피는 장소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연꽃잎이 얼핏 보면 강 위에 떠 있는 섬으로 보입니다!”

“맞아요. 그리고 홍호는 유난히 물이 맑아서 아래가 그대로 내려다보이기도 하고요.”

“……그걸 알아내시다니! 역시 회주님이십니다!”

하지만 그것을 알아냈다고 해도 직접 찾아가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홍호는 그 크기만 해도 어마어마했고 지금은 겨울이었다.

“연꽃이 피는 유월이 되어야 할 텐데 아직 반년이나 남았어요.”

결국 그때까지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글의 뒷부분을 더 보면 뭔가를 알 수도 있었으려나.’

하지만 굳이 보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기에는 시간이 아까웠다.

“너무 아쉬워하지 마세요. 시간은 금방 가니까요.”

“……네. 알겠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늙어 있던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날이 따뜻해지면 무림대회 이후에 한번 같이 가보죠.”

“네. 알겠습니다.”

약왕당주는 아쉬움을 숨기지 못하며 회주전에서 빠져나갔다.

진백천은 남은 도자기 병을 살펴봤다.

‘집성의가의 은신처라. 그곳에 남겨놓은 것이 뭔지 궁금하군.’

의문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가주가 말하던 자신과 집성의가를 무너뜨린 그들이 누구인지도 궁금해졌다.

만약 누군가가 그들의 의술과 지식을 탐해서 그런 것이라면 분명 평범한 세력을 아닐 터였다.

‘지금 고민해 봤자 해결될 게 아니지만.’

진백천은 도자기병을 다시 품속에 챙겨 넣었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집성의가에 대해 조사를 해보는 것이 좋을 듯싶었다.

‘나중에 하오문이나 개방에 의뢰를 해놔야겠어.’

미리 알아봐서 나쁠 것은 없었다.

* * *

다음 날도 진백천은 아침 일찍 똑같이 가주전으로 출근했다.

쓸쓸한 공간에 혼자 앉아서 집무를 보고 있으면 당소예가 간식거리를 챙겨 가져다줬다.

“벌써 점심이야?”

“아니요. 아직 멀었어요.”

“……그렇구나.”

신기하게도 높이 쌓여 있는 서신은 읽고 또 읽어도 줄어들지를 않았다.

오죽하면 가주전을 관리하는 총관에게 누가 몰래 쌓아놓은 거 아니냐 물었을 정도였다.

“가주전에는 회주님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접근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요? 하아.”

며칠 되지 않았지만 가주전이 창살 없는 감옥처럼 느껴졌다.

‘나는 문인이 아니니까. 아무래도 어디서 먹물하고 친한 이를 데려왔으면 좋겠는데.’

사패천에는 유소어가 있듯이 그에게도 정도회의 유소어가 필요했다.

진백천이 의자에 비스듬히 걸터앉아서 총관을 쳐다봤다.

“총관. 혹시 글 좀 잘 알아요?”

“모릅니다. 허허.”

“…….”

총관이 글을 모를 리가 없었다.

자애로운 얼굴로 단칼에 잘라 버리니 순간 할 말을 잃었다.

“크흠. 그나저나 총관 손자. 제법 괜찮던데요?”

“그렇습니까? 폐를 끼친 게 아닌가 염려스럽습니다.”

총관은 춘식의 이야기를 꺼내자 입가의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평소 과묵함을 지키던 그였지만 손자에 대한 것은 말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에 사패천에서 있었던 일은 총관도 들었죠? 6신위인 사령령과 대등하게 싸우더라고요. 하는 행동을 보면 눈치도 빠르고 단순히 무사로 두기에는 아쉬운데 총관 생각은 어때요?”

“흐음. 혹시 생각하는 자리가 있으십니까?”

“총관의 손자니까 총관 수업받는 거죠.”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지 잠시 놀란 표정이었다.

하지만 곧 웃음을 지우고 냉정하게 판단했다.

아무리 자신의 손자라고 하지만 단순히 정만으로 총관 후임으로 올릴 수는 없었다.

‘역시 공과 사가 철저하군.’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드셨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솔직히 말하면 무인보다는 문인에 가까워서요.”

“……맞는 말입니다.”

총관은 곧 고개를 끄덕이며 춘식은 한동안 자신의 밑에 두고 일을 가르쳐보겠다고 말했다.

만약 일이 맞지 않거나 부족하다 싶으면 단호하게 쳐내겠다는 말도 함께였다.

“네. 총관의 뜻에 따를게요.”

춘식은 그다음 날부터 곧바로 가주전에서 총관과 함께 다니기 시작했다.

이것저것 시켜먹을 생각이었던 진백천의 생각과 다르게 얼굴을 볼 시간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은 총관에게 붙잡혀 다니며 이것저것을 배웠다.

무사보다는 그편이 더 잘 맞는지 춘식은 제법 빠르게 익숙해졌다.

“……어휴. 나는 또 혼자네.”

진백천은 그나마 있던 대화 상대인 총관이 사라지자 더 쓸쓸해졌다.

당소예는 간식을 줄 때를 제외하면 새로운 시녀들을 가르치느라 여념이 없었다.

“저도 이제 경력자라고요. 그저 놀 수만은 없잖아요.”

혹시나 해서 황대원을 불렀지만 그는 천군지사대 무사들과 매일 수련 중이었다.

새롭게 보충된 무사들의 실력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쉬엄쉬엄해.”

“물론입니다. 회주님.”

말을 그렇게 하면서도 손을 꿈틀거리는 게 당장 연무장으로 가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황대원마저 가버리면 부를 이는 정말 몇 없었다.

황충은 가주전에 온다고 해도 앞으로의 일에 대해 논의한다면 끊임없이 일 이야기뿐이었다.

겨우 줄어든 서류 더미가 또 쌓이는 것을 보면 숨이 턱턱 막혔다.

“차라리 부르지 말고 내가 돌아다니든가 해야지.”

그때부터 차츰 회주전을 다라 주변을 산책했다.

가끔은 위사로 근무 중인 상장을 찾아가기도 했다.

“회, 회주님!”

“어허. 편하게 하라니까. 형 해봐. 혀엉.”

“허업! 아, 아닙니다아!”

상장은 밖에 있을 때와 달리 진백천을 불편해했다.

‘하긴. 나라도 황충이 자꾸 찾아오는 것은 싫으니까.’

그 후에는 지객당의 검왕과 설수련을 보러 갔다.

그나마 검왕과 무공 이야기를 했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검왕은 설수련과 아영의 수련을 지도해 주느라 바빴다.

돌아가려는 진백천에게 검왕은 뭔가를 꺼내 건넸다.

“전에 따로 이야기를 하자고 했던 건 이것 때문일세.”

그가 손에 쥐고 있는 것은 검붉은색의 패였다.

그 위에 적힌 흑마패(黑魔牌)라는 글자를 보는 진백천의 눈이 가늘어졌다.

‘흑마패?’

“전에 고루혈마를 처리하면서 그의 품속에서 나왔던 걸세. 시간이 지날 때마다 마기를 뿜어내서 내가 가지고 있었지.”

검왕은 그라면 넘겨도 된다고 생각했는지 거리낌 없었다.

하지만 진백천이라고 딱히 그것의 정체를 알아본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 안에 담긴 끈적한 마기가 지독해서 자연스레 눈살이 찌푸려졌을 뿐이었다.

“흐음. 제가 알아볼게요.”

“조심하게.”

진백천은 흑마패를 품에 넣고 지객당을 빠져나왔다.

그러자 바로 눈앞에 대연전이 보였다.

확실히 돈을 썼는지 그 크기부터가 남달랐다.

이제는 당천아가 상단을 도맡으면서 집무실처럼 사용 중이었다.

‘한번 얼굴이나 보고 갈까?’

자신과 비슷하게 한량처럼 놀고 있는 당천기가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곧 대연전에서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 당천아와 대화하며 걸어 나왔다.

“으음?”

다름 아닌 전풍객 당주였다.

전풍객과 당천아의 조합이 어딘지 특이했지만 둘은 상당히 친해 보였다.

“회주님! 여긴 무슨 일로 오셨어요? 한창 바쁘시다고 들었는데.”

당천아가 반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가 혹시라도 자신을 찾아왔나 하고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당천기라도 있으면 잠깐 이야기나 나눌까 했지.”

“아아. 오라버니요? 잠깐 마을로 외출 나갔어요. 금방 돌아올 거예요.”

당천아는 어딘지 아쉬운 얼굴로 말했다.

“잠시 들어가셔서 차라도…….”

“아니야. 바빠서 들어가 봐야지.”

“네. 그러면 나중에 아무 때나 찾아와주세요.”

진백천은 자리에서 벗어나며 얼떨결에 전풍객과 함께 걷게 되었다.

항상 얼굴을 붉히며 싸우던 사이라서 그럴까?

얼핏 보이는 그의 옆모습은 기억 속에서보다 더 주름진 얼굴이었다.

“당 소저와는 자주 만나시나 봐요?”

“요즘 들어 상대해 주는 사람도 없고 그렇게 되었습니다. 당 소저가 해주는 용단차(龍團茶)가 제법 맛있기도 하고요.”

그 말을 주고받은 뒤에 둘은 또 말없이 함께 걸었다.

어색한 침묵이 둘 사이를 휘감았다.

하늘에서는 조금씩 눈송이가 떨어져 내렸다.

길가는 금세 뽀드득- 거리는 눈길로 바뀌어 갔다.

“크흠. 전등신 대주가 제법이더라고요. 전 당주님하고 다르게요.”

“하하하. 그렇습니까? 제 갈 길 찾아가겠다고 회주님을 바라보더니 제법 성과가 있었나 봅니다.”

살짝 도발하는 말이었음에도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대신 손자를 칭찬하는 그 말에 크게 기뻐했다.

“저와 다르게 제 분수를 아는 놈입니다. 분명 옆에 두고 쓰시다 보면 쓸모가 있으실 겁니다.”

“두고 보고요.”

“감사합니다.”

전풍객은 지켜보겠다는 그 말만으로도 고마웠는지 가볍게 미소 지었다.

진백천은 그 모습에 도저히 못 참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제가 도저히 모르겠어서 물어볼게요. 대체 어떤 점이 그렇게 전 당주를 바꾼 겁니까? 제가 없던 사이에 득도라도 하신 거예요?”

“허허. 득도라면 득도 맞습니다.”

전풍객은 잠시 진백천과 보폭을 맞춰 걷다가 멈춰섰다.

공교롭게도 정확히 가주전이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였다.

전풍객은 회한이 어린 눈으로 그곳을 바라봤다.

“40년 전. 처음 정도회에 왔을 때를 기억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저곳을 바라보면서 언젠가 꼭 회주가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제법 능력이 있어서 높은 자리까지 도달했습니다. 제 눈에는 정확히 저곳까지 도달하는 길이 보였고,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될 줄 알았습니다.”

젊은 전풍객은 자신이 넘쳤고 할 수 있다 믿었다.

잠시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던 그가 곧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분명히 다르더군요. 회주님이 정도회를 바꿔나가는 동안 저는 단지 아주 간단한 이치를 깨달은 것뿐입니다.”

“이치요?”

“네. 저는 그저 흘러가는 강물이었을 뿐입니다. 제 시대의 흐름은 이미 지나갔고 남은 것은 뒷길을 열어줄 뿐이죠. 그것이 늙은이들의 역할이니까 말입니다.”

진백천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았다.

사람의 마음은 갈대보다 더 갈대 같아서 상황마다 바뀌니까.

하지만 그저 비꼬지도, 비웃지도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에게 동조해 줘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러면 이 늙은이는 그만 가보겠습니다. 회주님과도 종종 차 한잔했으면 좋겠군요.”

“그래요.”

전풍객은 관음당이 위치한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는 발에 밟히는 눈을 즐기는 듯 보였다.

“아 참. 회주님. 그거 아십니까?”

“뭐가요?”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았다는 뜻이랍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정도회의 봄은 회주님었나 봅니다. 하하하.”

그는 어울리지 않는 호탕한 웃음을 지으며 사라졌다.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았다라.’

진백천은 피식 웃으며 가주전으로 들어갔다.

나중에 전풍객과 차가 아닌 술이나 한잔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생각이 이루어질 일은 없었다.

바로 다음 날.

전풍객은 관음당 내부에서 살해된 채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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