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화 떠난 자가 남긴 것
어찌나 어처구니가 없는지 말이 나오다 말았다.
“어디서 이빨도 덜 자란 놈이 내 수채를……”
왕위환은 어디서 왔는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나타나 총채주를 만나야겠다는 젊은 놈을 마주했다.
“허, 내 참. 내가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헛것을 보고 있나.”
장강수로십팔채 삼채주 개이빨 왕위환은 과연 생김새부터가 남달랐다.
떡 벌어진 거구나 두툼한 어깻죽지, 팔이 너무 두꺼운 탓에 오히려 목이 짧아 보이는 위협적인 골격이나 뭐든 물어뜯을 수 있을 것처럼 생긴 날카로운 이빨까지.
그는 평생 누구에게도 맞을 일이 없을 것처럼 생겼다.
총채주조차 왕위환의 개이빨은 일단 피하고 본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려왔다.
왕위환은 크고 튼튼한 이를 잇몸까지 드러내며 어린애 팔뚝보다 두꺼운 도낏자루를 집어 들었다.
“오냐, 그럼 어디 한번 꿈부터 깨 보자. 뭐든 때려 부수면 꿈도 깨지겠지.”
그가 막 도낏자루를 붕붕 휘두르려는 순간이었다.
등 뒤에서 와락 고함이 터졌다.
“대, 대…… 대사혀엉!”
어떤 놈이 저리 서러운 소리를 내느냐며 물을 틈도 없이, 등 뒤에서 쌩하고 달려온 제 수하가 젊은 놈에게 달려가 펄쩍 안겼다.
“으엥?”
왕위환은 너무 놀란 나머지 도끼를 휘두르던 자세 그대로 멈춰 섰다.
그의 수하, 그러니까 타고난 눈치와 잔머리로 삼채주 개이빨의 왼팔이라는 소리를 듣게 된 귀신눈 구악이 젊은 놈에게 매달려 아이처럼 목을 놓아 울고 있었다.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이냐아……? 둘이 아는 사이라냐?”
대사형, 한마디를 내뱉은 귀신눈은 더는 말을 못 하고 그저 끄억끄억 울기만 했다.
대체 무슨 사연인지 궁금해 속이 탔다. 하지만 어쩐지 저리 우는 놈을 다그쳐 입을 열게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오죽하면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놈이 저럴까 싶은 것이다.
온몸의 물기를 죄 흘려버릴 기세로 펑펑 울던 귀신눈은 숨이 막히는지 제 가슴팍을 퍽퍽 내리쳤다.
“그러지 마라.”
젊은 놈이 귀신눈의 팔을 붙들어 말렸다.
“그러지 마. 차라리 나를 때려.”
죽립으로 얼굴이 반이나 가려졌지만 왠지 그 속에 숨은 표정이 보이는 것도 같았다.
낮게 울리는 그 음성은 대체 왜 저런지.
마치 아무도 없는 겨울밤, 우두커니 홀로 강가에 앉아 있을 때 들리는 강물 소리 같았다.
듣고 있으면 한없이 슬퍼지는, 그런 바닥 모를 깊은 소리였다.
“어흐, 어헉…… 대, 대사형…… 큰형니임…… 살아 계셨…… 어흐흑, 이리 살아 계셨다니요…….”
귀신눈이 젊은 놈의 옷자락을 쥐고 또 한참을 울었다.
왕위환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서 있었다. 그것은 제삼 채의 다른 수적들도 마찬가지였다.
잡아 붙들든, 말리든 해야겠는데 도무지 그럴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이다.
“거, 참…….”
결국 수적들은 구악이 실컷 다 울어 버릴 때까지 이 침입자들을 잠시 두고 보기로 했다.
* * *
“그때는 꼼짝없이 죽는 줄만 알았지요.”
목에서 카르륵 쉰 소리가 나기 시작할 즈음에야 눈물이 겨우 멎었다.
구악은 울음을 그치고 나서도 어린애처럼 지강백의 소맷자락을 꾹 움켜쥐고 놓지 않았다.
말 한마디 하고 나서 눈을 맞추고 또 한마디 하고 나서 손을 쓸어 보는 게 그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여간 그리…… 몸을 숨기고 풀뿌리를 씹으며 버티고 있는데…….”
구악은 일행들보다 걸음이 늦은 터라 오히려 도망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눈앞에서 사문의 사람들이 줄줄이 죽어 나가는 꼴을 보고 그 또한 제정신이 아니었다.
어찌어찌 빈 굴을 발견해 깊이 몸을 숨기고는 일절 밖으로 나와 보지도 않았다.
슬프고 무섭고 괴로웠다.
혼자만 살아남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복수를 해야겠다고도 생각했다. 그러나 정작 스스로는 굴속에 처박혀 아사하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이대로는 정말로 굶어 죽겠다 싶어 밤을 틈타 몸을 움직였다.
그러다 구파일방의 수색대와 맞닥뜨렸다.
구악은 꼼짝없이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를 구해 준 것은 뜻밖에도……
“그런데 그때 딱! 작은 형님이 나타나셨습니다요.”
용천휘였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용천휘도 온통 상처투성이였다. 핏기 하나 없이 새하얘진 얼굴 탓에 처음은 정말 귀신이 되어 나타난 줄 알았다.
구악은 용천휘가 온몸에 짙은 혈무를 두르고 있던 것을 기억했다.
그러나 마지막 수색대의 목을 따는 순간, 그 혈무도 사라졌다. 용천휘는 각혈을 한 뒤 쓰러졌다.
깜짝 놀란 구악이 거들려고 하니 용천휘는 수색대의 옷을 벗겨 입고 어서 산을 내려가라고 했다.
“함께 있으면 위험하다고…… 한사코 빨리 가라고만 하시지 뭡니까요. 제가 그래 곧 죽을 것 같으신 작은 형님을 뒤로하고 울면서 그냥 내려왔지요.”
지강백이 조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얘기였다.
빚이 하나 늘었다. 공교롭게도 이 빚은 사제의 목숨값이었고, 그래서 지강백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가 알기로 사람 목숨은 다른 무엇으로도 계산할 수가 없는 탓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무겁다는 이유로 용천휘를 향한 반감을 되새기기에는, 살아남은 사제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다.
“다른 사제들은? 다른 사제들은 어찌 되었나?”
“웬걸요.”
구악이 또 한바탕 눈물을 뿌렸다.
“숭산을 벗어나는 대로 저도 백방으로 사제들을 찾으려 해 봤습니다만 아무 소용도 없었습니다. 사문으로 돌아가는 길도 두려워 이곳 수채를 찾았습지요.”
구악이 고개를 들고 두리번두리번 누군가를 찾았다.
그 시선 끝에 걸리는 것은 개이빨 왕위환이었다.
“저기 계신 삼채주님이 왕년의 은도끼…… 그러니까 왕 사형의 친아우 되십니다요. 예전에 얼핏 그런 아우가 있단 얘기만 듣고 찾아온 저를 두말없이 수채 식구로 받아주셨지요.”
“그랬나.”
지강백이 새삼스럽다는 듯 왕위환을 바라보았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왕위환에게 포권으로 인사를 했다.
정수리가 훤히 보일 정도로 깍듯한 인사였다.
“사제를 거두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문 전체가 말로 다 할 수 없는 은혜를 입었습니다.”
“아, 거…….”
왕위환이 두 눈을 끔벅끔벅거렸다.
그가 아무리 사람보다는 개에 더 가까운 성질머리를 가지고 있다지만 그에게도 한 가지 원칙은 있었다.
그것은 서열을 잘 지키자는 것이었다.
그런 원칙도 없었다면 진작 총채주가 죽든지 그가 죽든지 둘 중의 하나가 되었을 것이다.
친형의 대사형이라면 겉으로 뵈는 나이야 어떻든 저에게도 윗사람이었다.
“그게…….”
예의 차리는 일에는 조금도 재주가 없는 왕위환은 대신 뒤통수를 벅벅 긁었다.
“인사는 집어치우시오. 뭐 대단한 일을 했다고. 형님의 사람이라면 내 사람도 되는 게지. 그리고 말씀도 낮추시오. 사람이 금수가 아닌데 어찌 형님의 대사형께 공대를 들으라 하오.”
분위기가 묘해졌다.
지강백의 이마를 쪼개 놓으려던 도끼는 진작 바닥에 내려놓은 지 오래였다.
게다가 형님의 대사형이라면 손님 대접을 해 드려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왕위환이 다시 눈을 끔벅거렸다.
“거, 얘기 길어질 것 같으면 뭐 마실 거라도……?”
“호의는 감사하나 지금은 지체하기 어려운 일이 있습니다.”
“아, 말씀 놓으라니까 자꾸 그러시네. 생긴 게 개 같다고 이 몸을 금수 취급하는 게요?”
“물론 아닙…… 아니다.”
지강백이 마지못해 하대를 하자 왕위환은 흡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총채주에게 볼일이 있다는 그거……? 그게 급하다는 말씀이오?”
“그래.”
왕위환이 시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거라면 내가 거들 수 있겠구먼. 갑시다. 데려다 드리지.”
이쯤 되면 지강백의 처지가 난처해졌다.
인연이 아예 없다면 모르되, 저쪽에서 이쪽을 손님으로 여기는데 강도로 돌변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말은 고맙지만 알아서 하겠다. 신세를 지는 게 아니라 폐를 끼치는 일이 될 것이다.”
왕위환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음? 그게…… 그렇다면 좋은 목적으로 온 것은 아니라는…… 뭐 그런 뜻인가? 총채주는 왜 보려 하시오?”
“장강을 거스를 배를 빌리고자 함이었다.”
왕위환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 배 하나 빌리자고 총채주까지 봐야 하나? 배는 나한테도 있는데?”
“성도에 들어설 배라 그렇다.”
“성도……?”
귀신눈 구악이 눈치 빠르게 성도라는 말을 알아들었다.
“성도라면…… 무림맹에 가시는 겁니까요, 대사형!”
“그래.”
구악이 숨을 헐떡이며 지강백의 옷자락을 붙들었다.
“그, 그래도 되는 겁니까요? 허투루 가시는 게 아니라고 장담하실 수 있겠습니까요? 그, 그놈들……! 그놈들은 구파일방이 죄다 모였는데! 또 그때처럼……!”
지강백이 구악을 향해 안심하라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내가 할 수 있는 준비는 다 했다. 더는 사부님을 엉뚱한 땅에 계시게 할 수는 없어. 다른 사제들도 마찬가지다.”
“성도라…….”
갑자기 왕위환이 벌떡 일어섰다. 그가 바닥에 던져 놓았던 도끼를 집어 들었다.
“갑시다.”
지강백이 그 말뜻을 이해하는 데는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아, 뭐 그리 멀뚱하게 보고 앉으셨소. 아우가 형님 원수를 갚겠다는데.”
그러면서 덤덤하게 짓는 표정이 외려 비장했다.
“내가 금수요? 아우가 돼 가지고 형님이 그리 가셨다는데 나는 뭐 수채에서 뜨신 밥 먹으며 마음이 편했겠소? 이제 보니 하늘이 이 마음을 알아서 형님의 대사형을 이리 보내 주신 게요. 이제 이 왕위환이에게 원수를 갚을 때가 됐다고 일러 주시는 게지.”
그 얼굴을 보면 형제인 것을 믿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나중에 다시 보자며 웃던 왕대환의 모습이 가슴 밑바닥을 치고 지나갔다.
지강백은 이를 한 번 질근 문 후에야 답을 할 수 있었다.
“……상대는 무림맹이다.”
“니미. 무림맹이고 나발이고. 그런 거 따졌으면 저놈 귀신눈깔부터 들이질 말았어야지. 안 그러냐, 귀신눈깔?”
구악이 고개를 끄덕였다.
“암요. 그렇지 않아도 삼채주께서는 만날 원수를 갚아야 한다고 이를 갈지 않으셨겠습니까. 그걸 총채주가 말려서 억지로 참고 계셨지요. 그 때문에 요새 내내 총채주와 사이가 안 좋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잘됐다 이거요. 형님 원수를 어찌 남에게 맡기오. 총채주도 이제 더는 못 말리지, 암.”
왕위환이 도낏자루를 꾹 움켜쥐며 이를 드러냈다.
“같이 가는 게 아니라면 나 혼자라도 가겠소. 아랫것들에게 배는 내주라 할 테니 필요하던 타시든가.”
이제껏 끼어들 틈이 없던 남궁진현에게 이제 입을 열 기회가 생겼다.
“뜻밖의 전력을 얻게 됐군. 장강수로십팔채라면 성도까지 가는 길은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됐네.”
그 말에 왕위환이 헤벌쭉 입을 벌렸다.
“암, 그렇고말고. 내 아주 물새보다 더 빠르게 데려다 드릴 것이오. 십팔채 중에서도 우리 수채 배가 가장 빠르지. 내 성질머리가 제일 급하거든.”
왕위환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그 날 밤.
총 세 척의 배가 강물 위에 몸을 띄웠다.
장강수로십팔채의 수많은 배 중에서도 가장 빠르기로 소문이 난 세 척의 배는 눈이 멀 것 같은 속도로 강물을 거슬러 올랐다.
* * *
사성진이 깨졌다.
“빌어먹을.”
두 놈은 결국 놓쳤다.
그 지긋지긋한 허상에서 벗어난 용천무가 화를 이기지 못하고 발을 굴렀다.
“놈들을 없애야 한다. 이 몸이 껍데기라는 것을 들키기 전에.”
용천무가 홱 등을 돌려 제독실을 향해 달렸다.
밖으로 나가기 전에 파루나가 필요했다.
방금 전 범광의 응조공에 당한 오른팔에서 피가 줄줄 새어 나가고 있었다. 보지 않아도 온몸의 피부가 우글대며 일그러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봐! 파루나!”
제독실 안으로 들어온 용천무가 서둘러 벽장 문을 열었다.
“음?”
벽장 안에 있는 것은 의식을 잃은 채희유 혼자였다.
원래는 쇠사슬에 묶인 백연이 함께 있어야 했다. 그때서야 용천무는 범광의 시체도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이, 이봐!”
용천무가 채희유를 붙들고 흔들어 댔다.
“정신 차려! 왜 너 혼자 있는 거야! 그 땡중은!”
“으음…….”
채희유가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다른 놈들은 어디 있는데! 왜 이렇게 된 거야!”
용천무가 잡아먹을 듯 채희유를 노려보았다. 분노와 조초로 인해 이지를 잃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런다고 사라진 범광이나 백연이 다시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다.
쇠사슬에 묶여 있다 해도 백연은 산공(散功) 상태가 아니었다. 단전을 막아 두었던 침을 뽑았던 것이다.
백연은 채희유를 제압한 뒤 곧장 범광을 안고 사라졌다.
용천무가 사성진에 갇혀 있을 동안 벌어진 일이었다.
“제기랄! 이 멍청한 계집이 대체 어쩌려고……! 놈들이 다 도망쳤으니 내가 이 몸을 훔쳐 쓰는 걸 감출 수가 없게 됐잖아! 다 같이 몰려와 나를 죽이겠다고 하면 나는 어쩌라는 거야! 이 썩어 가는 몸은 어떻게 감출 방법도 없는데!”
용천무에게 붙들린 가녀린 어깨에 그의 손가락이 파고들었다.
“……놔!”
채희유가 몸부림을 쳤다.
“이걸 어쩔 거야! 어째야 하는데!”
“몸을…… 바꿔.”
“그럴 몸이 지금 당장 어디 있단 말이야!”
“그런 것을 계산하고 있을 동안 그 몸은 점점 더 쓸 수 없게 돼 버릴 것이다. 바꿔야 해.”
“그럼 나는 더 이상 무림맹주가 아니란 말이다!”
용천무가 고함을 질렀다.
“무림맹주가 아닌 나는! 다시 아무것도 아니야! 내 말을 들을 놈들이 아무도 없을 거라고!”
정체가 드러난 이상 그는 무림맹주가 아닌 적이었다.
용천무는 두려웠다.
다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그 상태로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놈은 벌써 그림자가 되었다는데! 그럼 제일 먼저 내 목을 따러 오겠지! 아니, 벌써 오고 있을지도 몰라. 그런데 나는 이 썩어 가는 몸이나 부여잡고 있어야 한다니. 이런 게 대체 어디 있어!”
“금천진혼대법을 알려 줘.”
채희유가 입술을 달싹였다.
“그럼 네 말을 들을 인간을 만들어 주겠다.”
용천무가 멈칫했다.
“뭐……? 네가? 무슨 수로?”
“나는 이매향을 다룰 줄 아니까.”
“하…… 맞아, 파루나는 팔우위의 딸이었지.”
용천무가 채희유를 놓아주고는 갑자기 표정을 바꿔 큰 소리로 웃었다.
“하, 하하! 망할! 그렇게 하면 되는 거였어! 그런 거였어!”
방법이 있었다.
무림맹에 남아 있는 구파일방의 무인들을 모조리 말 잘 듣는 인형으로 만드는 방법이.
그런 것이라면 더 이상 썩어 가는 몸을 감추기 위해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었다.
“진작부터 그랬어야 했어. 괜히 눈치 보며 숨어 살 게 아니라. 젠장, 왜 그걸 이제 알려 준 거야? 좋아, 그렇게 하자고.”
“…….”
채희유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그토록 원하던 종결이 한 발자국 성큼,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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