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경천동지-97화 (97/346)

제97화 반쪽의 진심

그러나 나타난 무림맹은 적이 아니었다.

소림의 가사를 입은 그는 백연이었다.

“어…… 어찌 된 일이외까?”

하오문주는 소림의 계율원주를 알아보았다.

계율원과 십계십승을 총괄하는 백연은 한결같이 앞뒤가 꽉 막힌 원리원칙주의자라는 얘기를 듣고 있었다.

그런 자가 지강백을 거의 업듯이 온몸으로 부축하고 있었다.

하오문주는 그게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지강백은 무림맹의 주살첩이 걸린 자였다. 보는 즉시 살(殺)이 원칙이었다. 그런데 백연은 지금 지강백을 살리려 하는 사람처럼 보이고 있었다.

백연이 다짜고짜 물었다.

“기식엄엄한 상태요. 하오문에 환부를 돌볼 줄 아는 자가 있소이까?”

“무에? 그놈도?”

독귀가 하오문주를 밀치고 다가왔다.

때마침 지강백이 입을 벌리고 검은 피를 주르륵 내뱉었다. 덩어리지고 탁한 피였다.

독귀가 눈을 부릅떴다.

“이게 대체 어찌 된 게야! 내가중수법에 당한 게냐? 저 꼴이면 안이 곤죽이 되었다는 소리 아니냐!”

“나무아미타불…… 그리됐을 거외다. 대력금강장을 두 번이나 정통으로 받아 내었으니…….”

코앞으로 날아들던 대력금강장을 떠올리는 백연의 미간이 좁아 들었다.

뒤이어 그 사이에 끼어들어 저를 살린 지강백까지 떠오르자 그 표정은 뭐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아직 무엇도 알 수가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자신이 더 이상 무림맹과 지월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뭬야? 대력금강장? 그렇다는 건…… 혹 놈이 왔단 말이냐?”

그놈이라는 게 누구를 말하는지는 뻔했다.

백연은 저도 모르게 엄한 얼굴로 독귀를 쳐다보았다.

한 문파의 수장을 놈이라 불러 놓은 독귀가 뻔뻔하게 백연의 시선을 받아쳤다.

“아, 뭐 어떻다고. 그놈은 이제 지월이 아닌데.”

“……뭐라 하셨소?”

백연의 눈썹이 꿈틀했다.

“놈이 지월이 아니라 했다. 그건 지월의 껍데기를 쓴 마교 놈이야.”

“뭐라고?”

백연이 저도 모르게 독귀의 옷깃을 붙들었다. 주름진 손이 푸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게, 그게 대체 무슨 말이오!”

“아, 같이 늙어 가는 처지에 왜 중놈 귓구멍만 막혀 있냐. 오냐, 잘 못 알아듣겠거든 백 번도 듣고 천 번도 더 들어라. 지월은 진작 죽었다! 마교 놈이 그런 게야.”

“그 무슨……!”

독귀가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백연의 손을 떼어 내고는 흥, 콧방귀를 뀌었다.

“한집에 부대껴 사는 인간들이 왜 그걸 몰라보누. 말투며 표정이며 싹 바뀌었을 텐데. 어디 그뿐이야? 하는 짓도 영 수상쩍었겠지.”

“그게…… 그게 어찌 말이 된단 말이오! 어찌!”

“마교가 언제 말이 되는 짓거리를 저지르고 다녔다고. 원 참. 안 믿기면 관둬라. 그런데 내가 굳이 이런 얘기 할 것도 없지. 이상한 게 없었다면 소림의 계율원주가 예까지 마교 놈을 처업고 올 리가 있나. 저도 영 수상하고 괴상하니 그런 게지.”

연달아 백연을 혼란에 빠트린 독귀가 지강백에게 고개를 숙였다.

“아가야. 좀 어떠냐?”

걱정이 잔뜩 어린 음성이었다.

항상 괴팍하게 보였지만 천성이 독이 아니라 약에 있는지 그는 환부에게 늘 약했다.

“아니, 물을 것도 없지. 이 성격에 남에게 업혀 왔으면 오죽했겠냐.”

독귀가 지강백의 흉부에 손을 얹었다. 이어서 맥을 짚고 난 뒤부터는 표정이 몹시 좋지 않았다.

“이, 이게…….”

지강백이 그때 눈을 떴다.

그가 독귀의 손을 조용히 밀어냈다.

“괜찮습니다. 손 떼십시오.”

“아, 괜찮긴 뭐가 괜찮……!”

지강백과 독귀의 눈이 마주쳤고, 독귀가 입을 다물었다.

눈이 매서웠다. 위협이라도 하는 것처럼.

“나을 겁니다. 그러니 아무 말씀도 마십시오.”

“…….”

아니, 그렇게 간단히 말할 게 아니었다.

지강백은 조금도 괜찮지 않았다. 맥을 짚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말할 것이다.

“웃기는 소리.”

독귀를 대신해 진실을 말해 준 사람은 용천휘였다.

언제 눈을 떴는지 그가 걸어서 지강백에게 다가왔다.

오른쪽 눈이 붉었다. 거짓말은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지강백은 말없이 눈살을 찌푸렸다.

용천휘가 독귀의 팔에 작은 목갑을 떨어트렸다.

툭.

독귀가 놀라 고개를 들었다.

“이게 뭐냐?”

“저 바보한테 먹여. 그게 아니라면 일 년쯤 동굴에 처박혀 있어야 그나마 사람 구실을 하게 될 테니.”

“으응? 그런 약이 있었냐?”

독귀가 목갑을 열었다. 청량하고 맑은 향기가 폐부를 적셔 왔다.

용천휘가 준 것은 필목현이 죽기 직전 그의 품에 남겨두었던 대환단이었다.

“대체 네놈은 어디서 이렇게 자꾸만 대환단이 생기는 게야!”

대환단이라는 말에 다들 놀라 이쪽을 돌아보았다.

적하조가 꿀꺽 침을 삼켰고, 하오문주는 대놓고 입맛을 다셨다.

반면에 백연은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것은 소림의 물건인데…… 어찌?”

독귀가 홱 고개를 돌려 백연에게 윽박을 질렀다.

“소림의 물건이면 뭐 어쩌게? 환부 앞에서 도로 빼앗아 가기라도 하겠다는 게야!”

백연이 무안해진 얼굴로 한 발짝 물러섰다.

“나무아미타불…… 그런 뜻이 아니었소이다. 단지 외부로 나가는 일이 극히 드문 물건이다 보니…….”

“흥. 뺏어 갈 게 아니라면 더는 말 마라.”

백연이 물러난 틈을 적하조가 차지했다.

그는 용천휘를 붙들고 물었다.

“이게 정말 대환단 맞아?”

용천휘는 답하기 귀찮다는 듯 눈을 감았다. 적하조가 용천휘를 붙든 손에 힘을 주었다.

“대답해. 대환단이 맞는 거야?”

“……내가 가짜를 내놓을 이유는 없을 것 같은데.”

“그럼 왜 네가 먹지 않았어?”

적하조는 옷자락이 아니라 멱살이라도 쥘 기세였다.

그는 용천휘를 의심하는 게 아니라 다른 무언가를 안타까워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네 목숨은 길어 봤자 석 달이라고 했잖아!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대환단인데 왜 너는 먹지 않았어? 이게 정말 대환단이 맞는 거야?”

용천휘가 느리게 눈을 떴다.

“……맞아. 그리고 내 몸은 고작 대환단 하나를 먹는다고 낫거나 하진 않아.”

“언제는 산삼이라도 구해 오라더니? 대환단이 산삼보다 못하다는 거야?”

이어지는 답은 좀 더 시간이 걸렸다.

“……저건 내 몫이 아니야.”

“그럼?”

“…….”

그것은 적하조가 이해할 수 없는 얘기였다.

필목현이 남긴 한 알의 대환단은 지강백을 위한 것이었다.

그것은 용천휘가 저질렀던 실수의 한 부분이었고, 그가 갚아야 할 빚의 일부였다.

“그럼 내 몫이라는 거냐?”

지강백이 손으로 땅을 짚고 몸을 일으키려 했다.

적하조가 화들짝 놀라 그를 말렸다.

“무슨 짓이야! 가만히 있어.”

지강백은 적하조의 어깨 너머로 용천휘를 응시했다.

그를 보는 표정은 폭우가 한바탕 쏟아지고 난 뒤 엉망이 된 지면 같았다. 움푹 파이고 뜯긴 상처들은 영원히 마르지 않을 것처럼 여전히 질척하고 질었다.

“네가 날 통해 무엇을 되돌리려 하는지 나는 관심 없어. 나는 내 일을 할 뿐이다. 내게 빚을 지우지 마라.”

“그게 싫으면 그 꼴이 되진 말았어야지.”

“이건 내 몫이다.”

“아니,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않아. 사형이 우리 거래를 완수하기 전까지, 그 몸을 건사하는 건 내 몫이기도 해.”

“너는 이미 네 몫을 했다. 더는 필요 없어.”

“필요 없다는 말을 잘도 하는군. 내가 내 몫을 다하지 않았다면 사형은 지금도 망각독에 취한 채 여자 치마폭에나 싸여 있었겠지. 고마워나 해.”

“애초에 네가 아니었다면……!”

“아, 고만들 해라!”

독귀가 꽥 소리를 질러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았다.

“두 놈 다 눈 밑 시퍼래서 죽어 가는 처지에 뭘 그딴 말씨름을 하고 앉았냐! 내 참, 보다보다 어이가 없어서…… 너, 그놈 좀 어서 붙들어라.”

“음? 나요?”

“그럼 너 말고 누가 있냐!”

독귀가 눈을 부릅뜨자 적하조가 어리둥절해하면서도 용천휘를 붙들었다.

“단단히 붙들고 있어라. 움직이지 못하게.”

독귀의 의도를 짐작한 용천휘가 인상을 쓰며 몸을 뒤틀었다.

“놔.”

“안 돼.”

“놓으라고!”

“싫어.”

“그건 내……”

용천휘의 저항을 말린 것은 적하조가 아니었다. 독귀였다.

대환단을 반으로 쪼갠 그는 용천휘와 적하조가 실랑이를 하는 동안 그 반쪽을 지강백의 입에 재빨리 밀어 넣었다.

“……읍!”

하독을 하듯 신속하고 은밀한 동작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틈에 대환단을 입에 넣게 된 지강백이 거부감을 드러냈지만, 이미 늦었다.

대환단은 혀에 닿는 순간 곧장 녹아 버렸다.

“이걸 왜 나한테……!”

그런 다음 독귀는 훨씬 수월하게 용천휘의 입 속으로 나머지 반쪽을 넣어 버렸다. 적하조가 단단히 붙들고 있기에 힘을 쓸 필요도 없었다.

“반으로 갈랐다고 약효가 반이라고는 말 못 한다. 그런데 내가 알 게 뭐냐. 어쨌거나 네놈들 것이니 네놈들 둘이 갈라 먹는 게 맞겠지.”

하오문주가 “거, 정 싫으면 내가 먹어도 됐는데…….”라고 중얼거리다 백연의 곱지 못한 표정을 마주하고는 알아서 입을 다물었다.

독귀가 지강백을 향해 눈을 흘겼다.

“아, 뭐 하고 있냐? 계속 업혀 다닐 게 아니라면 어서 운기조식부터 하지 않고.”

“…….”

잠시 그대로 있던 지강백은 곧 무슨 생각에선지 가부좌를 틀었다.

“소승이 거들겠소이다.”

백연이 고민 끝에 나섰다. 그가 소맷자락을 걷어 올리며 말했다.

“소림의 물건이니 소림의 손을 타면 더 낫소이다. 기력을 더한다 생각하시오.”

지강백이 고개를 올려 백연을 쳐다보았다.

“그리하셔도 되겠습니까?”

지강백이 묻고 있는 것은 명확했다.

백연은 내내 고민하다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계율원주로서 백연은 지월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는 정당한 이유 없이 살생을 감행했고, 위기 앞에 맹원들을 저버리고 홀로 도주했다.

그것은 소림의 방장이라 부를 수 없는 태도였다.

그리고 백연은 지월이 그런 작태를 보일 리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얼마 전 소림에서 사미승이 사라지는 일이 있었소.”

백연은 주저함을 지우고 말했다.

“방장실의 심부름을 하던 사미승이었고,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소.”

한 명이라면 계율원주까지 이상히 여길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 사미승은 그 뒤로도 한 명 더 있었다.

게다가 사미승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가 있었다. 방장실에서 풍겨 오는 악취에 대한 우려와 불평이었다.

“이전이라면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겠지. 생각해 보면 천하무도회 이후로 모든 게 달라졌소이다. 생각을 해 볼 만한 계기가 없었기에 모르고 있었던 게요.”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믿지 못했다.

백연은 계율원주로서 소임을 다하지 못한 일이라 자책했다.

사미승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밝히는 것은 자신의 몫이었다.

그러나 일의 경중을 따져 소임을 뒤로 미루었다. 당장은 마교의 일을 해결하는 것이 더 급하고 무거운 일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 대가를 백연은 오늘 제 두 눈으로 목격했다.

“소승은…… 소림의 방장이 더 이상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말을 믿소.”

백연이 지강백을 향해 두 손을 모으며 허리를 숙여 보였다.

“나무아미타불. 믿음도 불신도…… 한군데서 온 것이니 이는 소승의 부덕함이외다. 소승이 종남에 쌓은 업은 이제부터 값을 치르겠소.”

주름과는 전혀 다르게 생긴 나이 든 뺨의 상처가 한눈에 들어왔다.

업으로 인한 첫 번째 대가였다.

이 상처는 죽어 백골이 되기 전까지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백연도 이 점을 알았다. 그래서 감추지 않을 작정이었다.

지강백이 천천히 입술을 열어 물었다.

“값을 치르면…… 업은 사라집니까.”

백연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외다. 업이라는 것은 저울 반대편의 무게와 같소. 악업을 쌓은 만큼 선업을 쌓아 균형을 맞추는 것이지. 허나 악업도 선업도 그 자리에 있을 뿐, 사라지지는 않소.”

“그렇……습니까.”

지강백은 어렵사리 입술을 뗐다.

묻는 이나 답하는 이나 괴로운 얼굴이었다.

이제 와 백연이 사죄한다고 해도 무림맹이 저지른 일을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죽은 사람들이 살아 돌아올 수는 없었다.

악업을 쌓은 이들이 살아남아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저울추를 맞추는 것뿐이었다.

지금 지강백이 할 수 있는 일이 복수밖에 없듯이, 백연이 할 수 있는 일은 지강백의 운기조식을 돕는 것이다.

“그럼.”

지강백이 가부좌를 튼 채 눈을 감았다.

백연이 그의 명문혈에 장심을 갖다 댔다.

“…….”

명문을 통해 뜨겁고 정순한 기력이 흘러들었다. 진작 녹아 몸속에 퍼져 있던 대환단 반쪽의 기운이 백연의 대승범천신공에 뒤섞여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

지강백이 다시 눈을 떴다.

순간이 흐른 듯했다. 그러나 달라진 바람의 흐름과 온도, 하늘색의 미묘한 변화 등으로 다른 시간대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루가 지난 모양이군.”

작게 중얼거리는 혼잣말을 가장 먼저 들은 사람은 적하조였다.

“어……? 일어났다, 일어났어! 이제 괜찮은 거야?”

독귀가 적하조를 말렸다.

그들은 지강백이 무아지경에 빠져 있던 하루 동안 내내 그의 곁을 지켰다.

“아, 너무 나서지 마라. 설마 운기조식 한 번 했다고 걸레짝이 됐던 몸이 고새 나았겠냐! 일단 좀 느긋하게 두고 보…… 응?”

독귀는 지강백이 가볍게 몸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입을 딱 벌렸다.

그 모습은 도무지 다친 사람처럼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진짜 괜찮은 게냐?”

지강백이 두 사람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습니다.”

반쪽이라 해도 대환단은 분명 짐작도 어려운 효과가 있었다.

백연의 도움으로 지강백은 부상을 치유하는 것뿐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었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나는 네가 하도 눈을 안 뜨기에 어떻게 되는 줄 알고…….”

적하조가 빨개진 코끝을 훌쩍였다.

“하오문은?”

“응? 아, 먼저 떠났어. 당분간 흩어져서 숨어 있을 거라고 했어. 하지만 맡은 일은 확실히 하겠대. 함양에 가면 곧 연락을 주겠다고 했어.”

“백연 대사는?”

“사천으로 갔어.”

“사천?”

“응. 무림맹이 사천당문으로 옮겨 가는 중이래. 지월이 아닌 자도 사천으로 갔을 거래. 그래서 먼저 가 있겠다고 했어.”

“그렇다면 우리도 사천으로 가야겠군.”

“응.”

그러나 길을 떠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었다.

지강백은 일행과 약간 떨어져서 죽은 듯 눈을 감고 있는 용천휘를 찾았다.

일부러 발소리를 내며 다가가자 용천휘가 마지못한 듯 눈을 떴다.

“사천으로 갈 거면 마차부터 구해. 설마 걸어서 가자는 소리는 아니겠지.”

“그 전에 할 일이 있다.”

“뭔데?”

지강백은 대답 대신 손을 움직였다.

“……큭!”

용천휘가 꽉 막힌 신음을 내질렀다.

지강백의 우수가 용천휘의 목을 움켜쥐었던 것이다.

“이, 이봐!”

“이놈아! 갑자기 왜 그러느냐!”

사정을 모르는 독귀와 적하조가 안타까움을 실어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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