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경천동지-76화 (76/346)

제76화 망각

강호가 요동을 쳤다.

무림맹이 발족한 지 꼭 달포 만의 일이었다.

맹의 첫 행보가 종남파의 멸문이라는 점에서 특히나 더 그러했다.

종남파에 이어 사천당문과 남궁세가가 오대세가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직계의 태반이 죽은 사천당문은 당장 장례를 치르는 일만으로도 벅찰 터였다. 남궁세가는 섬격검에 대한 일로 맹에 항의하다 강제로 봉문을 당한 것이라 봐야 옳았다.

강호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었다.

구파일방이라는 말이 진실로 사라졌으며 오대세가 중 두 곳이 문을 닫았다.

중원 무림의 열다섯 개 기둥을 밟고 우뚝 올라선 무림맹은 강호의 판도 전체를 싹 뒤엎어 버릴 기세로 움직였다.

강호의 수많은 군소방파들이 지역과 세력을 기준으로 무림맹 휘하에 편입되었다.

이 많은 방파들이 한곳에 소속되어 차례대로 서열이 매겨진 것은 장구한 무림의 역사에 있어서도 처음 있던 일이었다.

이 말도 안 되는 일이 가능했던 이유는 오로지 하나였다.

서역 정벌.

그리고 발본제마.

마를 뿌리 뽑아 완전히 없애겠다는 대의 아래 강호가 하나의 뜻이 되었다.

그리고 모두가 우려하는 대로 대의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목숨을 초개로 여길 수 있을 만큼 큰 대의는 반드시 강력한 양분을 필요로 했다.

희생과 적, 이 두 가지였다.

* * *

“두고 볼 것도 없겠군.”

촤악!

이어서 피가 튀었다.

공동파의 제자들로 이루어진 무림맹 진천복마 제이 대의 대원들은 마지막으로 거령문주의 목을 잘랐다.

이로서 강호에서 삼십 년이 넘도록 뿌리를 내리던 거령문의 역사는 완전히 끝을 맺었다.

이유는 하나.

거령문에서 마교의 흔적이 발견되었기 때문이었다.

“현판을 내려. 시체들과 함께 불태워라.”

거령문주의 젖먹이 막내딸까지 깨끗이 도륙한 진천복마대원들은 시체를 묻는 수고 같은 것은 하지 않았다.

그러기엔 시간이 없기도 했거니와, 마교의 잔당에 예의를 차려 줄 이유도 없었다.

맹이라는 수가 놓인 표장을 팔뚝에 두른 대원들이 시체를 한데 모았다.

그러나 심장이 깨끗하게 꿰뚫린 젖먹이의 시체 앞에서는 차마 무감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아, 아기라도 묻어 주면 안 되겠습니까, 대사형?”

대사형이라고 불린 이가 입술을 지그시 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는 없다.”

“하지만…….”

마음 여린 사제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알았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그럴 수가 없었다.

“마교를 중원 땅에 묻을 수는 없지 않느냐?”

“그건 그래도…… 이 어린 아기까지 마교라 할 근거가 무엇인지요.”

“……아니라 할 수도 없다. 알지 않느냐.”

“…….”

그랬다.

서역 정벌이라는 대의로 강호의 모두가 무림맹의 깃발 아래 모여든 지 한 달.

처음에는 소림과 개방을 주도로 조직을 완성하고 서역 정벌을 준비하는 일이 차근히 진행되는 듯싶었다.

그러나 그도 잠시, 무슨 이유에선지 서역 정벌이 계속 미뤄졌다.

오로지 서역 정벌을 위해 모여든 혈기왕성한 무인들은 이 사태를 받아들이지 못해 맹의 수뇌부과 잦은 충돌이 있을 지경이었다.

특히나 무림맹주가 되어 모든 권한을 틀어쥔 지월에 대한 불만은 갈수록 심해졌다.

서역 정벌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무림맹주의 직위를 꿰어 찬 직후부터 지월이 두문불출했던 것이다.

그가 방장실에 틀어박힌 이유를 아무도 몰랐다. 그 상황에서 도망친 종남파의 행방만 닦달해 대니 반발감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서역으로 가기도 전에 중원 땅에서 먼저 내란이 일어날 판이었다.

그때 소림에서, 정확히는 무림맹의 중심부에 마교의 침입이 발생했다.

하나같이 이질적인 흰 머리칼을 가진 그들은 실혼인처럼 자의식이 없었다. 목숨을 붙여 두고 마교에 대한 정보를 캐어물으려 해도 소용이 없었다.

무림맹으로서는 분통이 터지다 못해 하늘이 노래질 지경이었다.

왜냐하면 마교의 실혼인들, 자아를 잃은 유령 같다 해서 이매라 부르는 그들은 머리칼만 희게 변했을 뿐 어제까지만 해도 무림맹 내부에서 함께 얘기를 나누던 구파일방의 누군가였기 때문이었다.

마교는 어디에나 있었다.

언제 어디서 뒤통수를 칠지 몰랐다.

종남파는 차치하더라도 사천당문이나 남궁세가가 마교와 연이 닿았으리라고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시작되었다.

서역 정벌에 앞서 중원 땅에 숨어든 마교를 색출해 처단하는 일이.

한 번 시작되자 멈출 수 없었다.

어느 문파의 누가 마교일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같은 문파의 한 동문이 마교일지도 몰랐다.

과연 언제 어느새 중원 땅에 마교가 이토록 깊고 넓게 마수를 뿌리내리고 있던 것인지 모두가 경악했다. 무지는 공포가 되었고 공포는 의심을, 의심은 곧장 살의를 불렀다.

마교로 의심받지 않으려면 더 악착같이 색출에 앞장서야 했다.

그게 지금 갓난아이의 시신마저 땅에 묻어 줄 수 없는 이유였다.

“마교를 뿌리 뽑는 일이다. 그게 어디 쉽겠느냐.”

“물론 그렇긴 하겠습니다만…….”

사제는 말끝을 흐렸다.

아직 서역에는 발도 들이지 못한 시점이었다. 그런데도 벌써 피 냄새에 질려 버린 기분이었다.

서역이 그리도 멀었나 싶었다. 대체 얼마나 더 많은 피를 흘려야 갈 수 있는 것일까.

“이러다가는, 오히려 서역에 갈 인원이 줄어드는 게 아닌가 싶어 말입니다.”

“곧 끝날 것이다.”

대사형의 말은 단호했다.

“맹에서는 처음 종남파를 사칭해 맹주를 해하려 했던 두 놈이 중원에 들어와 있는 마교의 중심일 것이라 했다. 그들의 종적이 아직도 묘연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느냐. 맹주의 말대로 일단 놈들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대사형은 그렇게 사제와 자신을 납득시키려는 듯 보였다.

“놈들을 찾으면 다 끝날 것이다.”

“……예. 그래야겠지요.”

사제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표정은 여전히 석연찮았다.

“정리가 됐으면 가자. 맹으로 복귀하라는 명이다.”

복귀하는 진천복마대의 등 뒤로 화마에 휩싸인 거령문이 역겨운 냄새를 내며 타들어 갔다.

울렁대는 불꽃은 차마 저승 강을 건널 수 없는 원령들이 한데 모여 울부짖는 듯했다.

* * *

짹짹.

간만에 새소리가 들려왔다.

침상에 누워 있던 청년이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

한쪽 얼굴에 두툼한 면포를 감고 있는 청년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 호되게 앓고 있기라도 한 것 같았다.

청년이 몸을 뒤척이자 몸을 덮고 있던 이불이 저만치 흘러내렸다. 청년은 제멋대로 흘러내리는 이불을 내버려 두었다. 부목을 댄 팔과 다리를 보면 그 작은 동작도 번잡스러운 모양이었다.

“새가 울다니.”

청년이 짧게 중얼거렸다.

그는 새소리를 아주 오랜만에 들어 본 사람처럼 굴고 있었다.

청년은 불편한 몸을 일으켰다. 침상 옆의 작은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그러나.

“…….”

마치 청년의 애처로운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새소리가 뚝 멎었다.

그와 동시에 청년이 혼자 있던 모옥의 문이 열렸다.

자박대는 얇은 발걸음 소리는 가볍고 들떠 있었다.

“어머나.”

문을 열고 들어선 이는 청년과 눈을 마주치자 환하게 웃으며 얼굴을 가리고 있던 피풍의를 벗었다.

“깨어나 계셨습니까.”

하얀 얼굴을 한 여인이 청년에게 달려갔다.

허리를 숙여 청년과 눈높이를 마주친 여인이 그를 다정히도 끌어안았다. 청년의 무기력한 얼굴이 여인의 품 안에서 표정을 잃어 갔다.

“이게 꿈인지요. 정신을 차리신 게 고작 사흘 전이었는데 벌써 혼자 운신하시다니요.”

“…….”

청년은 하나 보이는 눈썹을 웅크릴 뿐 대답하지 않았다.

여인은 찡그리는 표정 하나하나가 사랑스러운지 그저 웃기만 했다.

“이제 금방 나으실 겁니다.”

이렇게 말하는 여인에게서는 코를 찌르는 단내가 풍겨 왔다.

청년은 그 냄새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콧등을 일그러트리며 고개를 뒤로 물렸다.

그러다 무언가를 보았다.

어디에 급하게 다녀온 듯 더러워진 신발 뒤축에 묻어 있는 핏자국을.

* * *

“이게 마지막입니다.”

채희유는 약그릇 앞에서 아이처럼 찡그리며 고개를 젓는 지강백을 두고 웃지 않기 위해 애를 쓰는 중이었다.

사흘 전까지만 해도 생사가 불분명하던 그였다. 그런데 눈을 뜨고 나서부터는 하루가 다르게 증세가 호전되고 있었다.

대환단을 비롯한 온갖 영약들의 효력이 이제야 발휘되는 모양이었다. 그가 영영 눈을 뜨지 못할까 봐 가슴 졸이던 지난 시간들이 거짓 같았다.

“드시면 뼈가 더 빨리 붙습니다. 투정 말고 드세요. 어서.”

그가 당한 부상을 생각해 보면 살아 있는 것이 더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긴 했다.

마지막 진원진기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쥐어짜 소진한 상태였다. 그 몸으로 쏟아지는 폭우 속을 자지도 먹지도 못한 채 헤맸다. 출구가 없는 곳이었다. 길을 만들려면 걸음만큼 시체를 만들어야 했다.

그가 살기 위해 만들어낸 시체의 숫자는 숭산 옆에 자그마한 산을 또 하나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지강백은 살아남았다.

채희유에게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었다.

그녀는 지강백이 이대로 한 팔과 다리를 못 쓰게 되더라도 상관없었다. 그가 무인이 아니라 몸이 불편한 촌부로 남는다면 더 행복할 것이다.

둘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조용히 생을 소진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했다.

첫 번째는 그녀가 어서 새 몸을 얻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지강백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종남파의 진짜 멸문 같은, 강호를 한창 시끄럽게 만드는 지금의 일들을.

“이걸 다 드시면 새를 잡아 와서 탕을 끓여 드릴게요. 이제 죽은 싫증이 나시지요?”

채희유는 망각독으로 인해 멍해진 지강백의 얼굴을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무슨 말에든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이는 지강백은 사랑스러웠다. 온전히 그녀의 것이었다. 채희유는 이 순간의 행복에 취해 망각독의 후유증 같은 것은 모른 척했다.

“자요. 어서 드세요.”

그러나 이번에 지강백은 채희유가 내미는 약그릇을 순순히 받아 들지 않았다.

“……싫습니다.”

채희유의 녹아내릴 것 같던 행복한 웃음이 멎었다.

“……상공?”

“새는 잡지 마십시오.”

지강백은 곤혹스러워하는 채희유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총기 같은 것은 조금도 없는 흐리멍덩한 얼굴이었다.

“아까는 새소리가 들렸습니다. 채 소저가 들어오니까 이제 안 들립니다. 새는 잡지 마세요.”

“…….”

채희유가 입을 다물었다.

망각독의 효과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지강백에게서 풍겨 오는 독향은 아직도 넉넉했다.

“새소리도 벌레 소리도 안 들립니다, 이곳은. 그건 이상합니다. 산인데 아무런 소리도 안 들린다니. 그러니까 잡지 마세요.”

채희유의 표정이 가볍게 뒤틀렸다.

“제가…… 잡는 게 아닙니다.”

단지 새와 벌레가 그녀를 피하는 것뿐이었다.

“그럼 왜 신발에 피가 묻었습니까?”

채희유가 당황해 신발을 내려다보았다.

피는 아마도 거령문에 다녀오는 길에 묻은 듯싶었다.

거령문에 소속된 무인 하나를 이매로 바꾸기 위해서였다. 아주 쉬운 일이었고, 오가는 길이 귀찮았을 뿐이었다.

마교 색출에 정신이 나간 중원 무림은 곧 지월이 원하는 만큼 정리가 될 것이다. 그 이후 본격적으로 교를 집어삼키기 위한 행보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계획은 순조로웠고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을 터였다. 그래서 마음을 놓고 있었다.

설마 피가 묻을 줄은 몰랐다. 아니, 피가 묻었다 해서 그것을 지강백이 발견할 줄은 몰랐다.

눈이 하나 남았다 해서 장님이 된 것은 아니었다. 지강백은 남들보다 몇 배나 날카로운 안력을 가진 무인이었다.

지금은 자신이 누구인지도 잊고 있었지만 그가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지는 않을 터였다.

“이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새가 없는 것은 제가 잡아서 그런 게 아니라…….”

“그런 게 아니라?”

“그게…… 이곳이 아주 높은 산이라서 새나 벌레가 오기 힘든 거예요.”

지강백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거짓말입니다. 그런 산은 없습니다.”

“아니에요. 상공이 잘 모르시는 겁니다.”

“천만에요. 저는 산을 잘 압니다. 산에 오래 살았습니다. 종남산은 산세가 험해도…… 윽,”

갑자기 지강백이 머리를 감싸 쥐며 소리를 질렀다.

“상공!”

채희유가 다급히 지강백을 부르며 그의 말을 잘랐다.

그녀가 침상 앞에 앉아 지강백의 손을 잡았다. 비명을 지른 지강백보다 채희유의 손이 더 많이 떨리고 있었다.

“예.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새든 벌레든 아무것도 잡지 않겠습니다. 탕이 싫으시면 다른 것을 해드릴게요. 약이 싫으시면 드시지 않아도 됩니다. 애쓰지 않으셔도 돼요. 지금 이대로만 계셔도 됩니다.”

지강백이 고개를 들었다.

하나 남은 눈이 혼란으로 일그러졌다.

“저는 누굽니까?”

“…….”

채희유의 안색이 변했다. 지강백이 재차 물었다.

“저는 왜 제가 누구인지 모릅니까? 채 소저는 왜 저를 돌보고 계십니까? 저는 왜 이렇게 다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까? 저는 왜……”

잠시 말을 멈춘 지강백의 손이 꿈틀거렸다.

그보다 더욱 거세게 요동치는 것은 망각독으로 흐릿해야 할 눈빛이었다. 지강백은 오히려 무엇이라도 꿰뚫을 수 있을 것만 같은 눈으로 채희유를 보았다.

“……왜 반드시 죽여야 할 사람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겁니까.”

“…….”

“알고 계시면 말씀을 해 주십시오. 저는 왜,”

“그만.”

채희유가 몸을 일으켰다.

표정이 하얬다. 저 높은 곳에 쌓여 아무도 만져 보지 못하는 눈밭 같았다.

“그런 생각은 하실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채희유가 손을 뻗어 지강백의 눈을 가렸다.

지강백이 어깨를 움찔거렸으나 그보다 채희유의 눈이 녹색으로 변하는 게 먼저였다.

파스스스…….

그녀의 손에서 새어 나온 망각독이 지강백의 미간으로 스며들었다.

“이대로 계십시오. 아무것도 기억하지 말고 아무것도 하려 하지 말고…… 나으려고 하지도 마십시오.”

망각독이 모두 스며들자 지강백이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편하도록 자세를 고쳐 주고 이불을 정성스레 덮어 준 채희유가 한결 부드러워진 음성으로 속삭였다.

“이대로 계세요. 제 곁에, 평생.”

이어서 채희유는 식어 버린 약그릇을 치우고 다시 집을 나섰다.

탕을 끓일 새를 잡아 오기 위해서였다.

탁.

채희유의 등 뒤로 문이 닫혔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집 안과 밖은 전혀 다른 공간이 되었다. 채희유가 독기로 이루어 놓은 결계 탓이었다.

더욱 꼼꼼히, 새 한 마리 벌레 하나 얼씬대지 못하게 결계를 강화한 채희유가 안심한 얼굴로 집에서 멀어졌다.

그러나 채희유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그녀가 지닌 그 어떤 독도 통하지 않는 상대가 하나 있다는 것.

그 상대는 지금 채희유가 사라지길 기다려 집 안으로 들어서는 중이었다.

그가 침상 위에 누워 눈을 감고 있는 지강백을 향해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꼴이 엉망이군. ……사형.”

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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