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화 배신의 조건
지강백은 끓어오르는 숨을 삼켰다.
방금 눈앞에서 창문을 넘어 사라진 백발마인의 종적이, 그 뒤를 따라 나오자마자 마치 거짓말처럼 끊겨 있었다.
채희유는 말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더 끔찍한 것은 주위를 살피고 말고 할 여유가 그에게 조금도 없었다는 점이었다.
그저 멀리 가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 하나로 달렸다.
창고에서 발견한 두 구의 시신도, 용천휘와 필목현도, 용천휘의 손바닥에 남은 상처도 머릿속에서 지워졌다.
눈앞에서 사라진, 그때 조금만 빨리 손을 뻗었어도 붙들 수 있었던 여인의 잔상을 뒤쫓을 뿐이었다.
갑자기 지강백의 눈빛이 홱 달라졌다.
저 앞에서 채희유가 걸어가고 있었다.
“채 소저!”
지강백은 속도를 높여 채희유의 뒷모습을 향해 다가갔다. 반가움에 손이 덥석 어깨를 붙들었다.
“어마얏!”
하지만 강제로 돌려세워 확인한 얼굴은 채희유와 조금도 닮지 않았다.
가지런히 묶어 틀어 올린 머리 모양이 비슷했을 뿐이었다.
“채 소……. ……실례했습니다.”
지강백이 손을 떼자 누군지 모를 여인은 혼비백산한 채 달려가 버렸다.
“빌어먹을.”
지강백이 먼지와 땀으로 고단해진 두 눈을 문질렀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몰랐다. 잠시 걸음을 멈추자 그때서야 모자랐던 숨이 몰려왔다.
약전에서도 한참을 벗어난 어느 비좁은 골목길은 이미 어둠에 싸여 있었다.
인적도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눈의 착각은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조금 전 지강백이 채희유로 착각했던 여인은 아마 마지막 인적이었을 것이다.
“어쩌지.”
혼잣말이 흘러나왔다.
채희유는 사라졌다. 이곳을 아무리 샅샅이 훑는다 한들 그녀를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다른 방도가 필요했다.
“무얼 어째야 하지.”
지강백은 먹먹한 고개를 들어 올렸다. 어둑해진 하늘은 그대로 제 가슴 위로 주저앉는 듯했다. 가슴이 무거웠다. 아니, 그대로 활활 타 버리는 듯했다.
자금 맨 가슴을 태우는 불길은 채희유를 되찾을 때까지 절대로 꺼지지 않을 것이다.
지강백은 주먹을 꾹 움켜쥐었다.
“도움을…… 청해야겠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백사준이었다. 개방이라면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린 족적이라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가 또다시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줄지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그것을 따지고들 여유조차 지금은 없었다.
백사준을 만나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방의 사람에게 묻는 것이 빨랐고, 그러자면 약전으로 다시 돌아가야 했다.
지강백은 숨을 한껏 들이켜고는 신형을 최대한 가볍게 만들었다.
휘리릿!
그가 다시 한 줄기 바람이 되어 달려갔다.
* * *
백사준을 만나는 일은 생각했던 것처럼 어렵지 않았다.
백사준이 제 발로 걸어왔던 것이다.
그러나 대가를 각오하고 신세를 지는 일 또한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백사준이 지금 시체를 눈앞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끔찍하군.”
입을 꾹 다문 채 시체를 살피던 백사준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피부가 완전히 타들어 갔어. 산 채로 목을 태웠으니 그 고통이야 말할 것도 없을 테고…… 억울해서 눈도 제대로 못 감았군. 이런 무공은 이제껏 본 적이 없어. 대체 무슨 수를 쓴 거지?”
아무렇게나 뱉어 내는 혼잣말이었으나 그를 마주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듣지 못한 척 태연히 굴 수가 없었다.
“흉수를…… 찾을 수 있겠습니까?”
“분명 시체를 찾자마자 마주친 게 머리칼이 하얀 자들이라 하였소?”
백사준은 지강백의 말을 듣는 대신 제 말을 했다.
“그렇습니다.”
“공교로운 일이로군.”
약전으로 돌아오던 길에 지강백은 말도 안 되는 우연으로 백사준과 마주쳤다.
제자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는 그의 말에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두 사람은 지강백이 시신을 발견했던 곳으로 왔다.
개방도의 시체에는 검은 천 쪼가리가 한 겹 놓여 있을 뿐, 더 이상 손댄 흔적이 없었다.
약방 전체가 채희유가 납치당했던 그 순간에 머물러 있었다. 필목현과 용천휘는 보이지 않았다. 그들 또한 채희유의 행방을 뒤쫓고 있을 터였다.
지강백은 거뭇하게 타들어 간 입술을 뗐다.
“무엇이 공교롭다는 말씀입니까.”
백사준의 입장에서는 공교롭다는 말로도 모자랐다.
마교의 희끄무레한 흔적이 섬서에서 드러났다. 마교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던 지강백은 마교의 공격을 받고, 무사히 살아남았다.
마교가 아무것도 모르는 종남파 제자에게 무슨 볼일이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감시를 위해 사람을 붙여 놓았다. 하지만 그는 반나절도 못 가 죽었고, 지강백은 그 흉수로 마교를 지목했다.
마교는 결코 개인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유독 지강백 주변에서만 목격이 되고 있었다.
백사준은 그 이유가 결코 우연이 아니라 믿었다. 지강백은 분명 마교와 연관이 있었다. 스스로가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간에.
“마교가 계속 소협의 주변을 얼쩡대는 이유가 공교롭다는 말이오. 사제와는 얘기를 해 보았소?”
“아직 그럴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것도 참 공교롭군. 무공 한 줄 모른다는 이가 마교와 마주쳐도 늘 무사하다니. 내 알기론 마교가 그리 마음씨가 고운 놈들이 아니거든.”
지강백의 눈매가 주춤 굳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겁니까.”
“마교가 왜 여인을 납치했겠소. 이유가 있지 아니하다면.”
“그들의 정체가 마교라는 것은 확실합니까?”
“그 여인이 사제의 약사라 했으니, 납치당한 이유는 사제가 알고 있겠구려. 여인을 찾으려면 개방의 손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사제에게 묻는 게 더 빠를지도 모르겠소.”
“사제가 여기 없는 것은 채 소저를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사제가 마교와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고 말한 건 소협 아니었소?”
“사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했을지도 모른다 했습니다.”
백사준이 통 모를 표정으로 지강백을 보았다. 지강백은 그 복잡한 표정들 속에서 한 가지를 알아보았다.
의혹.
그리고 불신을.
“단 한 번도 이상하다 여겨 본 적이 없었소? 사제가 왜 다른 문파들을 놔두고 다 망한 종남파의 제자로 들어왔는지?”
“백 소방주님!”
지강백이 소리쳤다.
당황이 짧게 머릿속을 스쳐 갔다. 백사준은 대체 언제 사문에 대해 알았을까.
그러나 당황은 순간이었고, 이어 분노가 치솟았다.
“더는 말하지 마십시오. 어찌 말씀만으로 제 사문을 욕보이려 하십니까? 계속하신다면 저도 참지 않겠습니다.”
“내 입을 막아도 소협의 귀까지 다 가릴 수는 없소. 사람의 손이 두 개라는 건 이럴 때 애석하지. 자, 그러니 진실을 덮어 두려는 짓은 집어치우고 솔직히 말해 봅시다. 소협은 사제에 대해 무얼 알고 있소? 그는 이 모든 공교로움에도 한 점 의혹 없이 믿을 수 있는 인물이오? 정말 그리 생각하는 게요?”
대답은 빨랐다.
적어도 지강백이 고민은 해 볼 거라 생각했던 백사준은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었다.
“의심하지 않습니다.”
“……나는 소협이 바보 천치라고는 생각하지 않소만.”
“의심해도 저와 사제가 한 사문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소협이 사문을 중히 여기는 만큼 사제도 그럴 것 같소?”
“중한 것이 되도록 만들 수는 없는 겁니까?”
“그럴 가치가 있겠소?”
“사문이 중한만큼, 사제도 중합니다. 사부와 사제가 없이는 사문도 없습니다.”
“…….”
“그러니 중히 만들겠습니다. 의혹이 없는 자만 사제가 될 수 있다면 의혹을 없애겠습니다.”
백사준이 입을 다물었다.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자신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지강백이 못 알아들은 것 같지는 않았다. 애초에 사제에게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다 한 것은 지강백이었다.
지금 그의 말은, 그 의심스러운 구석을 뜯어고칠지언정 사제는 사제로 두겠다는 뜻이었다.
사제가 의심스러운 것과, 그러니 의심하라는 말은 그에게는 전혀 다른 일이었다.
그 굳건한 생각을 지금 말 몇 마디로 뒤바꾸기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사형? 채 약사는 찾았어?”
좀 전부터 느껴지던 인기척 탓이었다.
지강백과 백사준이 고개를 돌렸다.
용천휘가 약방의 뒷문을 막 넘어서서 이쪽을 향해 오는 중이었다.
그가 부채를 펼쳐 코를 가렸다.
“흠. 고약한 냄새가 나는데. 이건 대체 무슨 냄새지? 사형은 알…….”
그때였다.
휙!
백사준이 느닷없이 용천휘를 향해 달려갔다. 반들대는 목봉이 용천휘의 기문혈을 노렸다.
“백 소방주님!”
지강백이 즉시 백사준을 뒤따랐다.
두 사람 사이에는 그야말로 간발의 차가 있을 뿐이었다.
백사준의 계산은 간단했다.
그는 용천휘가 어떻게든 마교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무공을 익힌 흔적이 전혀 있지 않았지만, 자신이 생각한 대로 평범한 도련님이 아니라면 목숨의 위협 앞에서는 어떻게든 정체를 드러내지 않을까 싶었다.
“받아라!”
백사준의 타구봉이 막 용천휘의 턱 밑을 후려치기 직전,
스스슷!
백사준은 귀를 거스르는 미세한 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어떤 벌레의 날갯짓 소리였다.
벌레 한 마리라고 하면 무시해도 좋았다. 그러나 감이 좋지 않았던 것은, 출수할 때의 그 날카로운 공세를 굳이 뚫고 온 벌레가 낯설었기 때문이었다.
탓!
백사준은 한 발 공세를 늦춰 타구봉을 쥐지 않은 왼손을 휘둘렀다.
이잉!
소맷자락에 말려든 날벌레가 곧 목숨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벌레를 처리한 백사준이 다시 용천휘를 노렸다.
“윽! 이 거지가 미쳤나! 왜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사람을 때리려 드는 거야?”
때마침 용천휘가 제 발을 꼬며 넘어졌다.
어지간히도 놀란 모양인지 얼굴이 새파래져 있었다.
그 틈새로 지강백이 끼어들었다. 그는 제 등으로 용천휘를 감추며 백사준을 마주했다.
“백 소방주님!”
굳은 눈빛은 이미 일전을 각오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소협과 싸울 마음은 없소이다.”
백사준이 공세를 풀었다.
그가 표정을 부드럽게 바꾸며 타구봉을 거두었다.
“그저 이놈의 의심병이 스스로 알아 가라앉질 않아서 말이오. 이쪽의 사제는 과연 무공을 전혀 모르시는군.”
용천휘가 가슴을 쓸며 앓는 소리를 토했다.
“미친 게 확실하군. 그걸 이렇게 무식한 방법으로 확인해야 알 수 있는 건가? 내가 어릴 때부터 워낙 여기저기 약했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약한 게 심장인데 말이지, 하마터면 방금 전 멎을 뻔했다고.”
“미안하게 됐소. 허나 거지 몸으로 유식한 자가 얼마나 되겠소? 다행히도 심장은 멀쩡한 듯하니 이만 잊으시구려.”
백사준이 잡고 일어서라는 뜻으로 손을 내밀자 용천휘는 부채 끝으로 그 손을 탁 쳐 냈다.
“건드리지 마라. 때린 게 누군데 생색이야?”
“안 때렸소만.”
“덕분에 넘어졌다. 내 옷이 더러워진 건 어쩔 거냐.”
“사형분께 깨끗이 빨아 달라 하면 되잖소.”
“아아, 그런 방법이 있었군.”
백사준이 농처럼 던진 말에 용천휘가 고개를 끄덕였다.
“닥쳐라.”
지강백이 용천휘를 향해 인상을 썼다. 그사이 백사준은 타구봉을 갈무리해 허리춤에 꽂았다. 그러고는 지강백에게 정중히 포권을 해 보였다.
“오늘의 오해는 여기서 그만둡시다. 소협에게는 소협의 뜻이 있는 바, 이 몸이 공연히 오지랖을 부려 심기를 상하게 했소이다. 내 인성이 부족한 탓이니 마음껏 질책하시오. 달게 듣겠소.”
지강백도 마주 서서 인사를 받았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백 소방주님의 입장이 다르리라는 것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다만 제 사문에 대한 말씀은 가려 주십시오.”
“내 말이 틀렸다는 것은 인정하겠소. 소협 같은 인물이 있는데 어찌 그 문파를 망했다 평하겠소. 미련한 생각이 굳기까지 해 그런 것이니 부디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구려.”
“그리하겠습니다.”
일이 그렇게 일단락되었다.
백사준은 지강백이 용천휘를 일으키는 것을 기다린 후 말했다.
“이제 이 몸은 방도들과 연락해 달아난 흉수를 뒤쫓겠소. 납치당한 여인의 행방을 알게 되면 소협께 전해드리리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채희유를 찾아야 했다. 개방이 나서 준다 하니 잠깐 숨 돌릴 틈을 찾은 기분이었다.
백사준이 지강백의 어깨를 툭, 두드렸다.
이어서 그가 한 말은 지강백을 놀라게 했다.
“어서 무사히 찾길 빌겠소. 그런 다음 소림에서 봅시다.”
“……소림이라 하셨습니까?”
대체 그는 무엇을 얼마나 더 알고 있는 것일까.
제 입으로는 말하지 않은 사문의 이름을 알아챈 것으로도 모자라 지금 가는 곳까지 알고 있었다. 이러다가는 종남파의 두 제자가 소림으로 가는 이유까지 알고 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것까진 아니었다.
“그렇소. 종남에도 기별을 보냈으니 소협께서도 마땅히 와야 할 거요.”
“어떤 기별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대답은 이랬다.
“천하무도회.”
“천하무도회라고요?”
“원래대로라면 아홉 달 뒤가 맞겠지만 이번에는 앞당기기로 했다 하오. 장소는 소림. 이미 기별을 넣기 시작했으니 조만간 다들 소림으로 모일 거요.”
이 또한 공교로운 일이었다.
소림으로 가는 길에, 때마침 소림으로 가야만 하는 이유가 생겨났다.
“부디 이번 천하무도회를 통해 종남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게 되기를 바라겠소.”
그 말을 끝으로 백사준이 사라졌다.
* * *
“……잘됐군.”
용천휘가 불쑥 중얼거리는 통에 지강백이 고개를 돌렸다.
“뭐가 말이냐?”
“천하무도회.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잘됐잖아. 두 번 갈 필요도 없고 말이야.”
지강백은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용천휘가 놀라웠다.
“그 전에 다른 걱정거리가 있다는 생각은 해 보지 않았나?”
“무슨?”
“채 소저를 찾아야 해.”
“아아……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은데?”
“뭐라고?”
용천휘가 허리를 굽혀 무언가를 주워들었다.
그것은 날개가 부러져 죽은 밀봉(蜜蜂: 꿀벌)이었다. 배 부근이 퀭했다. 죽기 전 이미 침을 썼다는 소리였다.
“근처에 있어.”
“뭐? 채 소저가 근처에 있다는 소리냐?”
용천휘가 손가락을 가볍게 퉁겨 벌을 날려 보냈다.
“응. 그것도 잘. 걱정할 것 없겠어. 때가 되면 알아서 나타날 거야.”
그 태연한 표정도, 지강백에게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나는 믿지 못하겠다. 분명 납치를 당…….”
“사형.”
용천휘가 지강백의 말을 끊었다. 그의 눈이 평소의 나태함을 지우고 날카로운 선이 되어 지강백을 응시했다.
“날 한 번만 믿어 봐. 채 약사한테는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사람의 목숨이 걸린 일이다. 함부로 말할 게 아니야.”
“함부로 말하지 않아. 채 약사의 목숨은 내게도 중해. 말했잖아. 그 여자가 만드는 약이 아니라면 난 진작 죽은 목숨이었다고. 내 병신 몸이 갑자기 멀쩡해지지 않는 이상, 그건 앞으로도 마찬가지야.”
모르겠다. 믿을 수 있을지. 아니, 믿어야 할지.
“나를 의심하지 마, 사형. 사형이 날 믿는 이상 나도 사형을 배신하지 않아.”
“…….”
무언가를 암시하는 듯한 용천휘의 말이 가슴속에 의미심장한 파문을 일으켰다.
“채 약사는 무사히 돌아올 거야. 그것도, 곧.”
용천휘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 이튿날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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