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화 하오문의 약방
“흐음. 설련실이라. 꽤 귀한 놈이라서 어지간한 데서는 구경도 못 할 게요. 겉으로 보이는 노점을 백날 훑어봐야 소용없소.”
백사준의 말이었다.
지강백이 초조한 시선으로 그 말을 받았다.
“그럼 어디로 가야 합니까?”
“음…… 방법이 아예 없지는 않지. 알 만한 사람을 안다오. 따라와 보시오.”
그는 지강백을 노점과 상인들, 그리고 각지에서 온 손님들로 북적이는 약전에서도 가장 후미진 뒷골목으로 이끌었다.
그늘이 잔뜩 진 어두운 골목은 시끌벅적한 시전이 바로 코앞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산했다. 그리고 그만큼 낯선 긴장감을 던졌다.
“이쪽이오. 거, 너무 빨리는 걷지 마시오. 까딱하면 길을 잃기 쉬운 곳이니.”
보기에는 그저 뒷골목 같았던 좁은 길은 한 번 모퉁이를 돌고 나서부터는 구불구불한 미로가 되어 버렸다.
이쯤 되면 아무리 견식이 부족한 자라 해도 이곳이 보통의 뒷골목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여기가 어딥니까?”
“음…… 사실 함부로 발설하면 안 되는 곳이긴 한데…… 뭐, 어차피 발을 담근 것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지.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인 게고. 여기는 하오문의 약방이라오.”
“하오문?”
지강백이 되묻는 순간 백사준은 담벼락에 작게 긁어 놓은 흠을 발견하고는 홱 몸을 꺾었다.
눈 깜빡할 사이에 백사준의 모습이 사라졌다.
“……?”
당황도 잠시, 벽 너머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이쪽이오.”
지강백이 그를 따라 몸을 돌리자 담인 줄만 알았던 곳에 교묘하게 감춰진 쪽문이 보였다.
위치가 하도 감쪽같아서 갑자기 방향을 틀지 않았다면 그런 곳에 문이 있다고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하오문이 어떤 곳입니까?”
지강백이 쪽문 안쪽으로 들어서며 묻자 백사준은 외려 깜짝 놀란 얼굴을 했다.
“하오문을 모르시오?”
“예, 처음 듣습니다. 식견이 일천하여 송구합니다.”
“허허…… 이거 참, 재미있는 양반이로구만. 하긴, 개방이 뭐냐고 물었을 정도니 할 말 다했지. 어디 선계에서 내려오셨소?”
산 중턱에 운무가 두껍게 걸려 있는 그 가파른 종남산이라면 선계처럼 세상과 동떨어진 곳이라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선계처럼 외진 곳이긴 합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백사준이 오해할까 봐 덧붙였다.
“허나 강호의 일방, 개방의 위명은 사부님께 익히 들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사제 쪽은 아직 그럴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사제라 하기엔 그쪽 공자는 무공을 조금도 익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던데. 그리고 좀 전에는 소협을 몸종이라 칭하지 않았소? 물론 소협이 몸종으로 보이는 건 아니라오. 누가 봐도 이상하다 여길 거요.”
“그게…… 거기에는 약간의 사연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사제도 달라지겠지요.”
지강백의 대답이 사제를 위한 변명 같았던지 백사준이 피식 웃었다.
“뭐, 그 말투 하며 성격을 보면 억지로 뭘 시킬 수 있는 인물은 아닌 것 같소.”
“바로 보셨습니다.”
“소협의 고초가 크시겠군. 아, 이번엔 이쪽이오.”
백사준이 제자리에서 팽그르르 몸을 돌렸다. 어김없이 그가 방향을 바꾼 자리에는 담벼락에 작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그를 뒤쫓아 가며 지강백이 물었다.
“혹시 길을 알려 주는 사람이 있는 겁니까?”
“호오. 그걸 보셨소? 눈이 좋으시군. 그건 개방의 흑어(黑語)요. 개방의 제자들이 연락을 주고받을 때 쓰는 표식이지.”
이번에는 지강백이 놀란 표정을 지을 차례였다.
“그런 걸 제게 알려 주셔도 되는 겁니까.”
“뭐 어떠오. 어차피 흑어는 종종 바뀌는 터라 소방주인 나도 미리 언질을 받지 않으면 해석하지 못하는 것을. 게다가 소협은 나 백 모의 크나큰 은인이시오.”
“은인이라니, 과한 말씀이십니다. 오히려 지금 제가 백 소방주님께 큰 신세를 지고 있는 것을요.”
“아니, 정말로 큰 은혜요.”
백사준은 무를 성둥 자르듯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이 몸은 본디 산동 출신으로, 산동에서 제일 규모가 큰 전장의 오대독자로 태어났다오.”
거지 중의 거지, 다시 말해 상거지라 해도 무방할 개방의 소방주가 산동 제일 전장의 오대독자라니.
따라서 몹시 조심스럽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외람되지만 혹 가업에 변고가 생겼다거나…….”
“웬걸! 턱도 없는 소리 마시오. 얼마 전까지 듣기로 가업은 나날이 번창해서 이제 인근 강소 땅의 금권까지 꿀꺽 잡아먹었다 하더이다. 조만간 산동 제일 전장이 아니라 동북 제일 전장이라 불러야 할 지경이오.”
“허면 개방과는 남다른 인연으로 맺어지신 모양이로군요.”
“하, 내가 진짜.”
그 뒤로 백사준의 기구한 사연이 이어졌다.
백사준의 부친, 산동 제일 전장의 장주 백진희가 인근 절에 공양을 마치고 돌아오던 길에 꿈을 꾸었다.
꿈에 부처가 나타나 하신 말씀이, 보내 준 공양미는 잘 먹었으나 그 정도는 성에 안 차니 다음부터는 적어도 삼백 석씩은 바치라고 하셨다.
대경한 백진희는 우리 전장이 일 년에 버는 돈도 그 정도는 안 되겠다며 적극 항의했고,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께서는 그럼 그 이상 벌게 해 주면 될 게 아니냐 큰 소리로 약조하셨다.
―허허.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들을지니. 네 앞으로 내가 귀인을 보낼 터이니 나를 대하듯 지극히 공양하여라. 그리하면 연간 쌀 삼백 석 이상 가는 금전을 너끈히 취하리라.
꿈에서 깨어나고도 한참을 긴가민가하던 차.
백진희는 정말로 귀인을 만났다. 추위와 배고픔에 지쳐 길에 쓰러져 있던 웬 거지를 만난 것이다.
그가 바로 현 개방의 방주, 당시는 장로 중 제일 말석인 칠장로였던 팔중신개 풍덕포였다.
그로부터 사흘간 백진희로부터 융숭한 대접을 받은 풍덕포는 구명지은에 감사하는 뜻으로 그의 오대독자 아들을 제자로 삼았다.
당시 전장을 운영함에 있어 무력(武力)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던 백진희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일이었다.
풍덕포와의 인연을 통해 백진희의 고만고만하던 동네 구멍 전장은 산동 제일 전장으로 거듭났고, 더불어 동네 구멍 사찰도 인근에서 가장 명망이 높은 절로 거듭났다.
백진희와 풍덕포, 몽중의 부처님까지 모두 이득을 본 참 좋은 인연이었다.
허나 문제가 있었으니, 그것은 졸지에 개방의 제자가 되어야 했던 오대독자 백사준의 운명이었다.
“한번 사내로 태어난 인생, 어찌 강호를 꿈꾸지 않겠소! 나 역시 늘 개방의 제자가 된 것을 행운이라 여기고 사부님께 감사하고 있다오. 그런데 문제는!”
백사준이 거칠어진 숨을 참지 못하고 씨근덕거렸다.
“그놈의 거지 같은…… 아, 이런. 그만 본심이 나왔구려. 우리끼리 하는 얘기니 소협이 좀 양해해 주시오. 아무튼 그놈의 개 똥구멍 같은 계율이지 뭐겠소!”
산동 제일 전장의 오대독자로 태어나 매끼 몸에 좋다는 정갈한 보양식을 먹고 지내던 백사준은 자연 고급스러운 입맛을 지닐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개방에서는 제자들이 제 돈으로 밥을 먹는 것을 가장 큰 죄로 여겼으니,
“그러자니 매끼마다 강도질 아니면 동냥질인데, 나 참. 어떤 골 빈 놈이 거지에게 적선하는 밥을 맛있게 해 주겠소! 다 식어 빠지거나 쉬어 빠진 개밥이나 주더이다!”
착각일까.
백사준의 동공이 촉촉이 젖어 들어가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내가 진짜…… 자랑은 아니오만 모친께서는 산동 제일의 손맛으로 유명하신 분이온데, 그런 모친 밑에서 오대독자로 자란 내 입맛이 오죽하겠소! 그런데 매번 개밥이나 먹어야 하고…… 진짜 내가 서러워서 정말…….”
콧방울이 벌름거렸다.
지강백은 아무 말 못 하고 그저 고개만 끄덕여 주었다.
가난한 끼니가 어떤 것인지 그도 잘 안다. 그 역시 다섯 살 때까지는 남의 집 처마 밑에 매달린 감 하나 때문에 얻어맞는 삶을 살아왔다.
“정말 힘드시겠습니다.”
“그렇고말고! 당연히 힘들다오! 이래 봬도 세 살 적부터 미식가 소리를 듣고 자란 몸인데!”
요컨대 그래서 그렇게 큰 은혜라는 소리였다.
이곳에 백육혈장이 진미로 이름 높다는 얘기를 듣고, 예전부터 꼭 먹고 싶었단다. 특히나 지강백 일행과 마주친 그 반포가 지역 사람들만 아는 진짜 명소라 했다.
그러나 먹고 싶은 마음이 꽉 막힌 아궁이 연기 같은 것과는 반대로, 그런 음식을 공으로 얻어먹기란 지난한 일이었다.
그래서 체면 불고하고 기회를 틈타 도둑질까지 하려 했던 것이었는데 어떻게 일이 잘 풀려 열 접시나 얻어먹게 되었다.
“다시 말하지만 그것은 구명지은이나 다름없소. 정말 감사드리오, 소협.”
본심을 말하자면 열 접시의 힘이 컸다.
만일 지강백이 한 접시 더 시켜 줘, 라고 했으면 백사준은 그냥 약전까지만 안내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열 접시였다. 젊은 사람이 그리 배포가 큰 것을 보니 잘 사귀어 두면 앞으로 종종 크게 얻어먹겠다 싶었다.
지강백이 머쓱한 얼굴로 뒤통수를 긁적였다.
“돈은 사제가 치렀습니다. 저야 말 한마디 했을 뿐입니다.”
“돈이야 나도 부족하지 않소. 다만 그놈의 거지 같은 계율이…… 후, 더 말해 무엇하오. 입만 아프지. 아, 거의 다 온 듯하군.”
분명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줄 알았는데 어느샌가 주변이 변해 있었다. 방향을 기억하는 것은 조금도 소용이 없었다.
이런 곳에 길 안내가 없이 혼자 왔으면 어땠을지 생각하면 등골이 쭈뼛했다.
“음…… 그럼 여기서, 읏차. 여기로군.”
백사준이 어느 담벼락 아래의 처마 밑에 섰다.
공교롭게도 그 자리에는 누군가의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백사준은 정확히 그 발자국을 밟고 힘을 주었다.
그러자,
스르륵, 쿵!
이음매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멀쩡하던 담 한구석이 움푹 꺼지며 옆으로 밀렸다. 그러자 허리를 숙여야만 지나갈 수 있는 작은 쪽문이 드러났다.
백사준의 표정에 살짝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런 더러운 놈들. 이렇게까지 해 놨을 줄은 몰랐는데. 소협, 혹 경신술에 자신이 있소?”
그가 묻는 게 어느 정도까지의 수준인지 알 길이 없던 지강백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아직 이렇다 할 수준은 못 됩니다.”
“흠. 그럼 큰일이겠는데. 혹 여기서 기다리시려오? 아니, 그런데 하오문의 사성진(四星陣)은 워낙 음흉해서 수시로 길이 바뀌니…… 소협 혼자 여기 있는 것도 위험하긴 마찬가지겠구려. 이를 어쩐다.”
잠시 고민하던 백사준은 결론을 내렸다.
“그럼 이렇게 하지. 소협이 먼저 문을 지나시오. 내가 뒤에서 힘껏 밀어주리다. 혹 문이 닫힐지도 모르는데, 그럼 그 자리에서 가만있으시오. 내가 어떻게든 길을 찾아 돌아오겠소.”
“알겠습니다. 그런데 대체 저 문이 어떻게 되어 있기에 그렇습니까?”
“기관진이지. 저 문짝의 생김새를 보건대 분명히 칼이 아래서 솟구치거나 아니면 위에서 떨어지거나 할 거요. 하지만 오는 사람을 족족 잡아 죽이려고 만들어 놓은 문은 아니니 틈은 준다오. 눈 한 번 깜박일 정도는 될 거요. 요컨대 자격이 있는 놈만 들어오라는 거지. 준비됐소?”
두 다리에 힘을 모은 지강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갑시다.”
“예.”
지강백이 쪽문의 손잡이를 당겼다.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허리 숙이시고!”
지강백이 허리를 낮췄다.
“그럼 밀겠소!”
지강백이 양팔을 들어 몸을 만 채로 지면을 박찼다. 구 성의 태을신기가 모두 더해진 은하유영비는 화살 같은 속도를 냈다.
거기에,
“이엽!”
시차를 기가 막히게 맞춰 백사준이 힘을 보탰다.
문제는 백사준이 지강백의 속도를 너무 느리게 계산했다는 것이고, 그래서 필요 이상의 힘을 더했다는 것이었다.
“윽!”
휘익!
계산했던 것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로 날아간 지강백은 저 앞까지, 적어도 열 장 이상은 더 가 버렸다.
“아니…… 별거 아니라더니?”
백사준이 눈을 휘둥그레 뜨고 감탄했다. 그러나 그도 잠시,
“아차, 내 정신 좀 봐! 이런 망할!”
갑자기 욕설을 내뱉으며 쪽문 안으로 뛰어들었다.
이곳은 하오문의 약방 입구였고, 입구까지 오는 길도 더러웠지만 정작 그 안쪽은 더 심할 수도 있다는 것을 지금 깨달았던 것이다.
우려했던 대로였다.
훌쩍 날아간 지강백이 간신히 속도를 제어해 신형을 세웠다. 그 바람에 그는 발에 힘을 줄 수밖에 없었는데, 공교롭게도 그 앞으로는 뭔지 모를 항아리가 잔뜩 놓여 있었다.
억지로 몸을 틀어 피하려고 하다간 항아리를 깰 것 같았다.
지강백은 항아리를 밟아 균형을 잡는 쪽을 택했다.
달그락!
최대한 몸을 가볍게 한다고 했으나 항아리 뚜껑이 발밑에서 흔들리며 소음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때.
삐이익!
어디선가 날카롭게 우는 새소리가 들려왔다.
“어떤 잡놈이 허락도 없이 내 약방 문을 때려 부쉈냐!”
괴팍한 노인의 음성도 뒤이어 고막을 때렸다.
“하아……. 이런. 결국 저 독귀(毒鬼)의 비위를 거슬렀구려.”
쪽문이 도로 닫히기 전, 아슬아슬하게 안으로 들어온 백사준이 지강백에게 다가와 말했다.
“비위를 거스르다니요?”
“저 독귀가 키우는 새는 귀가 하도 예민해서 말이오. 낯선 소리가 들리면 싫어한다고 하오. 그리고 독귀는 자신의 새가 싫어하는 것을 싫어하지. 살짝 미……”
백사준은 아마도 살짝 미친 자라고 하더이다, 라고 말하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필요 없는 말이 되었다.
왜냐하면 독귀가 지금 막 그 예민한 새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탓이었다.
“아…….”
과연 미친 자라는 말이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
가끔 용천휘에게 미친놈이라 불렀던 일이 미안해질 지경이었다.
“이 냄새 나는 거지 놈이, 까악! 왜 약속한 시간보다 한 시진은 더 일찍 오는 것도 모자라 내 새는 신경질 나게 하고 지랄이야, 까악!”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휘황찬란한 금빛의 새장이었다. 싯누런 빛을 뿜으며 번쩍대는 것으로 보아 분명히 진짜 금인 게 확실했다.
금 새장 안에는 금 횃대와, 금 모이통과 금 물통이 있었다.
반면에 그 안의 새는 그냥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해 빠진 까마귀처럼 생겨서 보는 사람을 맥 빠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독귀라는 자는…….
“여어, 안녕하시오. 독공(毒公)께서도 잘 지내셨소?”
“안녕은 개뿔, 까악! 잘 지내도록 해 주기나 하고 그런 말을 하든가, 까악!”
……온몸에 노랑, 빨강, 초록, 파랑의 화려한 깃털로 만든 옷을 입고 있었다. 저것을 과연 옷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경우의 얘기였지만.
특히나 공을 들인 것은 보라색 깃털을 빳빳하게 세운 머리와 엉덩이 부분이었는데, 멀리서 보면 미친 늙은이가 아니라 한 마리의 괴상한 새로 보일 것이 틀림없었다.
백사준이 지강백의 귀에 대고 낮게 속삭였다.
“……미친 자로 보이겠지만 말이 안 통할 정도로 미친 건 또 아니라오. 자기가 전생에 새였다고 믿고 있는 것만 빼고는 멀쩡하다 했소.”
독귀가 소리쳤다.
“다 들린다, 이 거지 놈아! 그래, 우리 마누라를 놀라게 한 건 어찌 책임질 게냐, 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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