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경천동지-25화 (25/346)

제25화 물 위를 걷다

“미……미쳤……,”

용천휘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그는 양쪽 정강이에 매달린 두툼한 모래주머니를 보며 미리 겁을 먹는 중이었다.

그 모래주머니를 친절히, 아주 꼼꼼히 동여매 준 사람은 당연히 지강백이었다.

“너는 몸이 약하다니 최대한 가볍게 했다. 내가 처음 매달았던 모래주머니의 반밖에 안 되는 양이다.”

“그야 사형은 가진 거라고는 튼튼한 몸밖에 없는 인간이라 그런 거고.”

지강백은 이제 그 정도 도발에는 눈썹 한 올 떨지 않았다.

“이 정도로 무리가 가진 않을 거야. 자, 그럼 일어나 봐.”

“싫어.”

모래주머니를 다느라 잠시 연무장 바닥에 앉았던 두 사람이었다. 용천휘는 엉덩이를 붙이고 앉은 자세를 꼿꼿이 유지하며 지강백을 노려보았다.

“싫기는.”

지강백은 다짜고짜 용천휘의 팔을 움켜쥐고 끌어당겼다.

“윽.”

용천휘가 속절없이 지강백에게 이끌려 몸을 일으켰다.

지강백은 그를 연무장 바닥에 박아 넣은 나무 말뚝 위에 올라서게 했다. 여기서도 용천휘의 반항이 있었으나, 힘으로 하는 일에서 그가 지강백을 이길 수는 없었다.

나무 말뚝의 높이는 반 장 정도였다.

참 얄궂은 높이였다. 떨어진다고 다칠 높이는 결코 아니었지만 아찔한 무섬증이 일기 딱 좋았다.

“한 호흡에 한 걸음씩 옮기는 거다. 호흡은 가능한 한 길고 느리게 해라.”

평소보다 몇 배는 무거워진 다리가 후들후들거렸다.

한 호흡에 한 걸음이고 나발이고 도무지 발을 떼기도 어려웠다.

“싫어. 이런 건 안 하겠다.”

지강백과 용천휘를 빙 둘러싸고 앉아 있는 제자 후보들은 어쩐지 신이 난 얼굴들이었다.

“원, 참. 작은형님 겁도 많으시오. 기왕 하기로 한 거 사내답게 후딱 해치우시지 않고.”

“맞소. 우리야 정식 제자가 아니라 배우고 싶어도 못 배우는 것을.”

“맞아요, 맞아. 우리 큰형님은 내기에서 졌다고 그 썩은 계란내 나는 풀뿌리도 씹었는데.”

용천휘가 제자 후보들에게로 고개를 돌려 몹시 삐뚜름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 떠든 것들, 얼굴 다 외워둔다.”

그 즉시 말들이 멎었다.

제자 후보들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소용없어. 벌써 다 외웠어.”

“…….”

참으로 빈틈이 없는 작은형님 되시겠다.

“남 타박하느니 네가 할 일이나 해라. 걸음 옮겨.”

지강백이 나섰다.

용천휘가 힐긋 고개를 돌려 눈앞의 말뚝을 바라보았다.

말뚝의 개수는 팔괘와 팔방의 원리를 따라 도합 예순네 개였다.

못해도 예순세 걸음은 걸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이를 갈던 용천휘가 부채를 탁 접었다.

“좋아. 이 몸이 이런 걸 해야 한다고 쳐.”

지강백이 코웃음을 쳤다.

“한다고 치는 건 또 뭐냐. 하기로 했으니 해라.”

“그런데 그 결과는 사형이 보장해 주나?”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지강백이 못마땅한 얼굴로 팔짱을 꼈다. 기분 나쁜 얼굴인 건 용천휘도 마찬가지였다.

“생각해 보라고. 조금만 잘못돼도 큰일이 나는 이 귀한 몸으로 이런 험한 수련까지 하는데 말이야. 어느 정도 성과가 없으면 곤란하지 않겠어?”

용천휘가 제자 후보들 너머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아직도 기쁨을 감추느라 퍽 이상한 얼굴이 되어 있는 양영천과 필목현이 있었다.

“이봐, 경신술이라는 거 말이야. 어떤 거라고 했지?”

필목현이 기다렸다는 듯 말을 받았다.

“풀잎만 밟고도 달린다 하던 그거 아닙니까?”

이른바 초상비라는 것으로, 경신술 중 최상의 경지를 이르는 것이었다.

경신(輕身)이라는 것은 본디 몸을 가볍게 한다는 뜻이었다. 몸이 가벼우니 자연 움직이는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었다.

오죽하면 풀잎만 밟고도 뛸 수 있다 하겠는가.

종남의 유운비도 분명 상승의 경신술이었다.

하지만 풀잎만 밟고 뛰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었다.

그것은 최상의 경신법과 배우는 이의 자질과 심후한 내력이 삼위일체가 되었을 때 간신히 접해볼 수 있는, 그런 천외천의 경지 같은 것이었다.

“에…… 그리고 또 물 위를 달려도 신발이 안 젖는다 하였습니다.”

그것은 등평도수라는 것으로, 초상비처럼 역시나 말도 될 만큼 높고도 먼 경지였다.

원칙적으로 사람이 물 위를 달릴 수는 없다.

극도의 내력과 극도로 훈련된 다리로, 그렇게 보이게끔 하는 것이다.

그 또한 자질, 내력, 그리고 끈질긴 수련의 삼위일체가 필요했다.

용천휘로 말할 것 같으면 셋 중 어느 것도 없었다.

“내가 여기서 저기까지 가면 나도 그런 걸 할 수 있어? 그렇다면 한번 해보지.”

용천휘가 그렇게 말하자 양영천은 얼굴을 와락 구겼고, 제자 후보들은 역시 우리 작은형님은 배포가 참 크시네, 했다.

지강백은 무학에 있어서는 무지렁이나 다름없는 사제를 어떻게 가르쳐야 좋을지 몰라 골머리가 아팠다.

“제정신이냐?”

용천휘가 기다렸다는 듯 대뜸 짜증을 부렸다.

“뭐야, 못 한다는 거야? 그럼 안 해.”

“멍청하긴. 대체 무학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 하루 만에 뚝딱 익힐 수 있다면 왜 무인들이 몇십 년씩 수련을 하겠나.”

그 말에는 용천휘도 수긍이 가는 모양이었다.

그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배우겠다고 한 건 나였으니까. 그럼 한 열 번? 그 정도는 해 보겠어.”

“뭐……?”

어디까지나 진지한 표정이었다. 평소처럼 농담을 하는 게 아니라는 소리다.

이젠 화를 내야 하는 시점이었다.

“이 바보 녀석!”

지강백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용천휘가 그새 균형을 잃은 듯 신형을 휘청였다.

별수 없었다. 지강백은 그가 떨어지기 전에 발을 눌러 신형을 잡아주며 말했다.

“방금 전 몇십 년이라고 했잖아. 귀가 멀었나?”

“미쳤어? 내가 뭐 그리 거창한 걸 배우겠다 한 것도 아닌데. 몇십 년씩 이 짓을 하고 있으라고?”

“아니라면 초상비나 등평도수 같은 얘기는 꺼내지도 마. 그런 수련은 할 생각도 없으면서. 가당치도 않다.”

용천휘가 입술을 비죽거렸다.

“사형은 시전에서 가장 좋은 물건을 사는 법을 알아?”

“뜬금없이 그게 무슨 소리냐.”

“시전에는 쓸데없이 물건이 너무 많아. 그걸 일일이 비교해서 고르자면 끝도 없지. 제일 좋은 방법은 그중에서 제일 비싼 걸 사는 거야. 그럼 못해도 열에 일고여덟은 가장 좋은 물건을 고르는 게 되지.”

“이 와중에 돈 자랑이냐?”

“무공이라고 뭐 다른가? 처음부터 가장 상승의 것을 배우면 되잖아. 나는 가장 비싸지 않은 물건은 사 본 적이 없다고. 지금 내가 하는 게 등평도수라 하는 그런 경지의 무공이 아니라면 배우지 않겠어.”

이제는 한심하다고 말하기에도 귀찮았다.

“등평도수나 초상비 같은 것은 무공이 아니라 경신술의 최고 경지를 비유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그건 배운다고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강호을 다 뒤져봐도 그런 수준에 이른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들었다.”

그리고 그 몇 안 되는 사람에 당연히 제 사부가 포함될 것이라 굳게 믿고 있는 지강백이었다.

그런 지강백의 착각을 알고 있는 양영천은 갑자기 불안해졌다.

혹시라도 용천휘나 필목현이 어서 시범 좀 보이라 부추길까 봐.

그런데 이어지는 용천휘의 말은 뜻밖이었다.

“그럼 사형은 할 줄 모르나?”

“모른다.”

“뭐야, 그럼 별것도 아니잖아.”

용천휘의 말에 지강백보다 더 먼저 발끈한 것은 양영천이었다.

“뭐라?”

양영천이 감히 내 금쪽같은 제자에게 그따위 망발을 지껄일 수 있냐며 벌떡 일어나기 직전 필목현이 입을 열었다.

“그건 그렇군요. 그 왜, 일전에 봤던 그 어디…… 아, 소림인가. 하여튼 거기 땡중들이…… 아차, 승려들이 물 위를 퉁퉁 뛰어서 강을 건너지 않았습니까? 무공을 익혔다 하면 그 정도는 다 하는 줄 알았습니다만.”

양영천이 더는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났다.

“어디서 그런 거짓말을!”

필목현도 지지 않고 일어섰다.

“아니, 거짓말이라니요. 분명 제 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말입니다.”

“아무리 무학에 대해 무지하기로서니! 등평도수가 애들 장난인 줄 아시오!”

“애들 장난인지 어른 장난인지는 모르지요. 그런데 제 눈으로 장난질을 치지는 않습니다만. 본 걸 봤다 하지 그럼 아니라 합니까?”

“그럴 리가 있나! 등평도수를 대체 어떤 놈이 했는데! 증거를 대보시오, 증거를!”

“증거라니? 내 눈이 증거가 아니라는 말씀입니까?”

두 사람의 말씨름을 말린 것은 용천휘였다.

“아, 저도 함께 봤습니다. 이봐, 필 총관. 그 사람 법명이 지 뭐라고 하지 않았어?”

필목현이 능청스럽게 무릎을 탁 쳤다.

“그랬던 것도 같습니다. 역시 영특하신 우리 도련님께서는 그런 쓸데없는 것도 하나 잊지 않으시는군요. 대체 그 머릿속에 뭘 더 집어넣고 계실지 알게 뭐랍니까. 그 중, 아차, 승려 이름이…… 아, 지월이라 했습니다.”

“뭣이라, 지월!”

양영천이 끄응, 앓는 소리를 냈다.

소림의 지월.

이십 년 전 천하무도회 때 지월은 대나한이자 무공교두였다. 그때도 가히 무공에 있어서는 소림의 다른 자가 따라올 수 없다는 인물이었으니 지금은 그가 소림의 방장이 되었을 것이다.

지월이라면 등평도수로 강을 건넜다 해도 말이 되었다.

양영천은 갑자기 풀이 죽었다.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는 그날의 악몽이 떠오른 탓이었다.

그날, 종남파가 마지막으로 참여했던 천하무도회에서.

양영천이 만났던 첫 대전 상대가 하필이면 지월이었다. 지월은 당시에도 엄청난 무위를 지니고 있었으니, 양영천은 당연히 상대가 되지 않았다.

양영천은 그에게 단 일 수(一 手) 만에 패했다.

한 문파의 존장이 그렇지 않은 자에게 단 일 수 만에 패했다는 사실은 씻을 수 없는 치욕이었다.

여차저차 지월에게는 본의 아니게 원한을 쌓아두고 있는 양영천이었다.

“지월이라면, 그자로군요. 이십칠 년 전 천하무도회에서 사부님의 유일한 호각 상대가 되었다는.”

지강백이 언젠가 들어두었던 얘기를 꺼냈다.

양영천은 지강백이 정식으로 강호출도 하는 날을 대비해 이런저런 얘기들을 해두었다.

그중에서도 소림의 지월이라는 이름을 꼭 기억해두라고도 했다.

그는 이십칠 년 전부터 사부인 자신과 능히 호각세를 이루었으니 지금은 아마도 천하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무위를 지녔을 거라고도 했다.

지강백이 언젠가 반드시 넘어서야 할 자가 지월이라 했다.

그것은 천하무도회에서의 원한을 설욕하고 싶어 하는 양영천의 개인적인 욕망이긴 했다.

하여간 그래서 지월이라는 이름을 그리 쉽게 들어 넘길 수 없는 이유가 지강백에게도 있었다.

그런데 막상 지강백이 지월의 얘기를 꺼내자 다들 해괴한 표정을 지었다.

필목현은 영 미심쩍다는 표정으로 계속 고개를 갸웃거렸으며 용천휘는 부채로 얼굴을 가렸다. 사정을 들어서 알고 있는 제자 후보 셋은 눈물을 글썽거렸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양영천이었다.

그는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연신 헛기침을 해댔다. 누가 봐도 수상한 몰골이었다.

“사부님. 어디 불편하십니까?”

보다 못한 지강백이 물어볼 정도였다.

“끄응. 아, 아니다…… 아니아니, 그래. 그렇다. 이 사부가 갑자기 급히 볼일이 생겨 그만 자리를 떠야겠다. 어흠. 어흠흠.”

양영천이 급히 자리를 뜨려는데,

“그럼 사부님이 지도해 주시면 되겠군요?”

눈치라고는 개코딱지만큼도 없는 뻔뻔한 표정으로, 둘째 제자 놈이 말했다.

양영천이 고개를 홱 돌렸다.

“뭐…… 뭣이?”

“사형은 등평도수니 하는 것을 못한다 하지 않습니까. 저도 성격이 이래 놔서 적당한 것은 배우기 싫습니다. 사부님께서 가르쳐 주십시오.”

“어, 어흠. 어흠흠. 그게……,”

머릿속이 텅 비었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지강백에게 십칠 년 동안이가 거짓말을 하고 산 이력이 몸에 붙어 있다는 것이었다.

머리로는 당황해도 혀는 매끄럽게 움직였다.

“……아, 아쉽게도 경신술은 나보다 지월이 더 낫구나.”

“그럼 사부님은 등평도수의 경지에는 못 이르셨다는 말씀이십니까?”

“어흠. 어흠흠. 그야 못 하는 건 아니다만 지월이 더 낫다는 말이지.”

아니, 혀가 매끄러워 문제였다.

대체 이놈의 거짓말은 얼마나 더 쌓일 것인지.

“그렇습니까?”

용천휘가 부채를 설렁설렁 내저었다. 그답지 않게 미간에는 주름이 간 상태였다. 뭔가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듯.

“어이, 필 총관. 소림에서는 입문금을 안 받는대? 오만 냥 가지고 안 되려나?”

그리고 이런 매우 무도한 말을 내뱉었다.

지강백이 화를 냈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무슨 소리긴. 경신술을 배우려면 그 지월인가 뭔가한테 가서 배우는 게 낫겠다는 소리지.”

“너는 이미 종남의 제자다. 그런데 소림의 문하생이 되겠다니. 그런 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그쪽 무공이 더 낫다는데 어쩌겠어?”

“이 멍청한 놈! 사문을 등지는 일이 그렇게 우습게 보이나? 강호에서 절대 금기시되는 일이다. 사문을 배신한 제자에게 왜 단근참맥(斷筋斬脈: 근육을 자르고 맥을 끊음)이란 벌을 내리는지 생각을 해 봐라. 사문을 떠나려면 마땅히 사문의 무공을 두고 가야 하는 것이다.”

단근참맥이라는 끔찍한 얘기에도 용천휘는 느긋했다.

“잘됐네. 난 여기서 배운 무공이 하나도 없는걸. 두고 가려 해도 두고 갈 게 없는데?”

지강백이 이를 갈았다.

진작 내기를 이겨서 뭐라도 가르쳐 놓을걸, 하는 반성의 뜻이었다.

“네가 어떤 인간이건 간에, 너는 이미 내 사제다. 네 멋대로 사제지연을 끊어낼 수는 없어.”

“뭐야, 끈질기긴. 나는 소림보다 못한 문파에는 이미 마음이 떠났어. 경신술을 배워야 한다면 소림에서 배우겠어.”

그 말은 또 다른 의미에서 지강백을 자극했다.

“소림보다 못한 문파라고? 종남의 무공이라고는 익히기는커녕 제대로 본 적도 없는 네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당장 취소해.”

“사형이야말로 귀가 멀었어? 소림의 경신술이 더 낫다고 하신 건 사부님이야.”

“무공이 경신술만 있는 건 아니다.”

“뭐야. 그럼 다른 건 더 낫다는 건가?”

지강백의 눈이 번뜩였다.

“종남의 무학은 결코 어느 문파에도 뒤처지지 않는다.”

그를 길에서 줍는 순간부터 양영천이 매일같이 한 말이었고, 지강백이 매일 되새김질하는 말이었다.

이 길에 대한 믿음이 흔들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걸 사형이 어떻게 알지? 소림의 무공이 어떤지 본 적도 없을 거잖아.”

그 말에는 답을 할 수 없었다. 확실히 지강백은 다른 문파의 무공을 제대로 견식한 일이 없었다.

그러자 용천휘가 막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이, 천연덕스럽게 부채를 내리쳤다.

“아! 그럼 가서 보고 오면 되겠네. 가서 직접 비교해 보자고. 사형 말이 맞는다고 하면 이 몸이 계속 종남파 제자가 되어주겠어.”

“뭐……?”

용천휘가 나무 말뚝에서 훌쩍 뛰어내리며 말했다.

“소림사 구경 가자!”

양영천이 저도 모르게 발을 쾅 굴렀다.

“뭐…… 뭣이?”

그야말로 날벼락 같은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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