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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갑무림-200화 (완결) (200/200)

기갑무림 200화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했건만. 바라트 님의 재림을 두 눈으로 보게 될 줄이야!”

감격스러움에 눈물까지 차오른 제사장이 호들갑스럽게 말을 이었다.

“저는 정말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진짜로?”

제사장은 기쁜 나머지 차갑게 변한 내 눈빛을 보지 못하고 고개를 과장되게 끄덕였다.

“당연하죠! 제 충심을 못 믿으시는 겁니까?”

“그럼 죽어.”

갑작스러운 말과 함께 느껴지는 고통으로 제사장의 두 눈이 충격으로 부릅떠졌다.

“……커컥!”

그는 고통의 원인인 자신의 배를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

배를 뚫고 지나간 것은 주먹.

얼마나 강하고 빠르게 내려쳤는지 이제야 배에서 꿀렁거리며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왜, 저를……?”

그를 당혹시킨 것은 고통보다도 온갖 고생 끝에 탄생시킨 신의 이해 못 할 행동이었다.

나는 제사장의 배를 가로지른 주먹을 천천히 빼내며 나직하게 말했다.

“내가 아직도 바라트로 보여?”

“……!”

제사장의 눈이 커지다 못해 찢어질 듯 부릅떠졌다.

“그게, 무슨 말인지……?”

이백 년이 넘도록 치밀한 설계를 한 그였기에,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이었다.

멍청한 제사장의 표정을 보자 입에서 웃음이 새어 나왔다.

“머저리 새끼.”

“……예?”

“나는 바라트가 아니라 진자휘다.”

“그, 그럴 리가!”

제사장이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됩니다! 오랜 시간 동안 바라트 님의 재림을 어떻게 준비했는데…….”

그는 용납할 수 없다는 듯 더욱 강하게 반발하며 소리를 질러댔다.

“수만 번의 고뇌와 설계를 통해 탄생시킨 신이 당신입니다! 어떻게 그따위 녀석이 신이 될 수 있단 말입니까?”

분명 앞의 존재는 신의 육체와 신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제사장은 더욱 믿을 수 없었다.

“네 계획은 완벽했지. 하지만 네 신은 완벽하지 못했어.”

자신의 신이 완벽하지 못하다는 말에 제사장의 표정이 굳었다.

“바라트와 내기를 했다.”

제사장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바라트가 내기를 좋아했던 신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그였던 탓이었다.

“어떤 내기를……?”

“내가 겪은 고통의 정수를 바라트가 견딜 수 있냐는 내기였지.”

“……!”

태어나기를 고귀하게 태어난 그가 단 한 번이라도 진짜 고통을 맛본 적이 있었을까?

그것도, 미물로 여기던 인간의 적나라하면서도 생생한 고통을 수천 배 축약해서 일시에 받아들였다.

신이기에 정신은 무너지진 않았으나 바라트로서는 패배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던 충격.

인간이라면 진작에 미칠 수밖에 없는 고통의 집약이었다.

“그런…….”

이제야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낀 제사장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반면 제사장을 내려다보는 얼굴은 더없이 시원한 감정을 담고 있었다.

“난 진자휘다.”

제사장의 망연자실한 눈동자에 웃음기 띤 얼굴이 비쳤다.

“마, 말도 안 돼.”

수백 년에 걸쳐 계획하고, 신을 재림시키려 했건만 오히려 제물이 된 놈에게 먹혀 버린 신이라니!

“으아아아아!”

제사장은 미칠 것만 같은 울분을 비명 삼아 질러댔다.

“네놈을 용서할 수 없다!”

그는 발버둥 쳤으나, 되려 구멍이 뚫려 버린 배에서 내장과 피만이 꿀렁거리며 튀어나올 뿐.

바라트가 주었던 신의 능력마저 모두 자휘에게 넘어간 나머지 그의 신체는 일반 진천인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감히 신의 능력을 훔치고, 내 위대한 계획을 어그러뜨리다니……. 죽어서도 널 저주하마!”

피눈물을 흘리며 여전히 두 손과 두 발을 휘젓는 놈의 멱살을 잡고 조용히 뇌까렸다.

“널 편히 죽게 놔둘 것 같은가?”

처음엔 제사장을 보자마자 죽일까 했었다.

그러나 한 번의 죽음은 수십만의 생명을 농락한 그에게 너무도 가벼운 벌에 불과했다.

제사장에겐 훨씬 더 큰 고통과 벌이 주어져야만 했다.

“네놈이 그렇게 좋아하던 신의 공간에서 영원히 이 고통을 곱씹으며 살아가거라!”

말이 끝남과 동시에 허공에 검회색의 구름이 회오리치며 어둑한 입구가 열렸다.

“아, 안 돼! 차라리 죽여라!”

제사장인 그는 알고 있었다.

지금 들어가는 공간은 이 상태가 지속되는 영원한 형벌(刑罰)의 공간이라는 것을.

혀를 깨물어 스스로 죽으려 했으나, 강력한 주먹을 얻어맞은 나머지 턱뼈가 바스러졌다.

“으아아!”

고통에 찬 비명과 함께 그의 몸이 검은 심연 안으로 훅 빨려 들어갔다.

“사, 살려줘……!”

제사장의 마지막 비명은 어두운 입을 쩍 벌린 공간 안으로 순식간에 삼켜져 버렸다.

수십만의 생명을 죽이면서까지 제 손으로 신을 만들려 한 자에게 걸맞은 최후(最後)였다.

놈에게 내린 벌은 죽어간 수많은 생명에 대한 작은 위로가 될 터.

나는 제사장을 삼켜 버리고 이제는 사라져 버린 허공을 한동안 말없이 바라보았다.

이제야…….

모든 것이 끝났다.

* * *

진천의 과학자가 남긴 기갑과 유품들은 신의 공간으로 모두 옮겼다.

운용할 수 있는 신의 공간은 모두 삼백육십오 개.

제사장과 무라흔이 쓰는 두 개의 공간을 제한다 해도 많은 공간이 남아 있었다.

뿐만 아니었다.

신의 조각이 가진 능력 중 하나는 공간을 이동하는 것도 있었기에, 먼 거리를 한 번에 이동하는 것이 가능했다.

원한다면 서장 가까운 곳에 있는 이곳에서 진현촌까지 한 번에 갈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내가 택한 것은 걸어서 진천세가로 가는 것이었다.

온갖 고생 끝에 지켜낸 세상을, 내 눈으로 보고 싶었다.

신의 공간 중 하나에 노숙할 물품들을 넣은 뒤, 여행을 시작했다.

신체는 신의 것이나, 정신은 인간의 것.

이 괴리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나 또한 수련 아닌 수련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타박.

늘 쫓기던 걸음이 여유를 가진 채 한 발을 내디뎠다.

* * *

아무리 걸어도 지치지 않는 신체는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을 만나게 했다.

각기 다른 생활습관을 지니고 살아가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얻는 즐거움은 소소했으며, 여행의 기쁨 또한 알게 해주었다.

겪어본 그들의 모습과 행동, 삶의 방식은 모두 달랐으나 한 가지는 신기할 정도로 같았다.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는 하나.

그것은 천의무신(天義武神)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아유, 우리가 그분 덕분에 이렇게 편히 사는 것이지.”

“말해 뭐하나. 천의무신님이 아니었다면 무림뿐 아니라 이 나라가 피에 잠겼겠지.”

“맞네. 혈천교 놈들을 없애고 마교까지 정리하셨는데 어떻게 편하지 않을 수 있겠나?”

“혈천교 놈들이 그분께 당한 후론 흑도 놈들도 몸을 사린다지?”

“그뿐인가? 도적놈들도 갑자기 확 줄었다네.”

“그런데…… 천의무신님은 어디로 가신 것일까?”

“친척들 중 무림맹 사람이 있어서 물어봤는데, 그들도 모른다더군.”

“안 보인 지 벌써 일 년이 지났는데도?”

“워낙 신비로운 분이시니 스스로 연락을 하기 전까지는 모를 수밖에 없지.”

“생가에 연락을 해봤다던가?”

“당연히 해봤지. 하지만 가주의 부재란 커다란 종이와 함께 꽁꽁 닫혀있다고 하던데?”

“세상을 구하시고 대체 어디에서 머무시는 것인지.”

“강한 힘을 가지셨으니 누가 해코지할 사람도 없지 않나. 잘 계실 걸세.”

“제발 그랬으면 좋겠네. 그래야 우리를 구한 그분께 얼굴을 들 테니.”

“어쩌면…… 그분이 구한 세상을 돌아보며 여유롭게 여행을 하고 계실지도 모르지.”

말을 하던 사람들의 눈이 자유롭게 여행을 하던 청년에게로 닿았다.

“저 청년처럼 말이야.”

검은 갓을 깊게 눌러쓴 청년의 모습은 단단한 무인의 모양새였으나, 옷은 허름했다.

마치 바람처럼 가볍게 세상을 누비는 듯한 모습은 이상하게도 천의무신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말을 하던 사람 중 하나가 홀린 듯 입을 열었다.

“혹시…….”

“예끼, 이 사람아. 설마 저 청년이 천의무신이겠나?”

“그렇긴 하지? 하하. 계속 천의무신님을 생각하다 보니 별생각이 다 드는군.”

천의무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은 허허 웃으며 멀어져 갔다.

그리고 그들이 바라보던 청년이 천천히 갓을 들어 올리며 사람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벌써 일 년이 지났구나.”

마음과 몸을 다스리려 여행을 시작한 지 어느새 일 년이 지나 있었다.

전에는 보지 못했던 자연의 광활한 모습이며, 아름다운 석양을 보고 사람들의 향기를 느끼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생명에 대한 위협이 사라진 지금, 자유로웠으며 어떤 것도 나를 구속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심장에 구멍이 뚫린 것마냥 마음이 헛헛했다.

이것은 신의 육체를 얻으며 생겨난 마음의 병이었다.

적을 이기고, 혈천교를 소멸시키며 얻은 신격은 늘 마음속에서 이곳은 내가 있어서는 안 될 곳이라 속삭이고 있었다.

신체와 정신의 부조화.

그 차이를 사람들을 만나며 메우려 했으나, 그것조차 허망한 마음을 덮을 수 없었다.

“이제는 되돌아갈 때가 되었어.”

그것이 진천세가든, 진천의 세계든.

공허한 마음을 채울 곳을 찾아 다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 * *

진천세가로 돌아오자 흑영 형제와 장삼, 당무가 너무 반가운 나머지 기절할 듯 기뻐했다.

“주공……!”

“드디어 오셨군요!”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

“아이고, 우리 천의무신님께서 세상을 구하고 사라지셔서 얼마나 찾았는지 모릅니다!”

나를 얼싸안고 환호하는 사람들을 보자 입에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여행이 좀 길어졌습니다. 다들 잘 지내셨습니까?”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가슴을 탕탕 쳤다.

“주공이 혈천교 놈들을 홀로 정리하신 마당에 못 지낼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어찌나 사람들이 선물을 가지고 찾아오던지. 나중에는 둘 곳이 없어 그냥 보냈다니까요.”

자랑스러운 듯 말하는 흑영과 고영의 눈이 빛났다.

“저는…… 제 부족함으로 인해 주공께 도움이 못 된 것 같아 열심히 수련만 했습니다.”

장삼은 훌쩍이며 소맷단으로 눈물을 훔쳐냈다.

그는 스스로를 탓하며 떠나기 전 쥐여준 천검문의 암기공을 미친 듯이 수련해 극성까지 익히고 있던 것이었다.

나는 거칠지만 따뜻한 장삼의 손을 부여잡으며 말했다.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놈들과의 악연은 혼자 끊어내는 게 맞다고 생각했기에 그런 겁니다.”

“그래도…….”

울먹이는 장삼을 보던 당무가 질투 섞인 투정을 내뱉었다.

“천의무신님 성격 몰라요? 아저씨가 부족해서가 아니에요. 아저씨한테만 비급을 주고 간 걸 보면 훨씬 더 챙겼구먼. 뭘.”

“흠흠.”

당무의 말에 흑영 형제가 헛기침을 흘렸고, 장삼이 무안한 표정을 지었다.

“당무님도 여전하시군요.”

“흐흐, 저야 뭐 똑같죠. 그런데…….”

당무가 나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세심하게 훑어보더니 감탄을 뱉었다.

“이제 청년이 되셨군요. 더 헌앙해지셨습니다!”

그의 말에 흑영 형제와 장삼 또한 격하게 긍정했다.

“신체뿐 아니라, 전체적인 분위기도 바뀌셨군요.”

“끝내주게 멋지세요!”

고영의 말에 웃음을 흘리는 사이 당무가 손뼉을 쳤다.

“자자, 뭐 합니까?”

“네?”

“이럴 때 환영회를 거하게 해야지요!”

“아, 내 정신 좀 보게나.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제가 간만에 솜씨 좀 발휘하겠습니다!”

“저도요!”

모두들 신이 난 듯 주방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들의 뒷모습을 보는 내 눈은 다시 만난 기쁨으로 잠시 가득 차오른 듯했으나…….

다시금 서서히 가라앉았다.

* * *

진천세가에 온 지도 어느덧 석 달의 시간이 흘렀다.

얼마 전에 흑영 형제와 장삼, 당무에게 진천세가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말을 한 상태였다.

모두들 무척 아쉬워하긴 했으나, 이미 결정을 내린 나를 잡지 못했다.

가야가 과학자의 유산을 얻어 차원이동기를 완벽하게 고치고, 언제 떠나도 이상하지 않은 날들이 지나가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날 찾아왔다.

“……오랜만이네.”

찾아온 사람은 하후홍이었다.

그녀는 더욱 아름다워진 모습으로 날 보며 미소지었다.

“네가 신녀가 맞긴 하구나.”

사실, 오늘은 작별인사 없이 떠나려던 날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을 알고 오다니.

“훗, 다 알고 온 거지.”

“그럴 줄 알았다.”

전에 하후홍이 죽어야만 산다는 말처럼 내 신체는 죽었고, 새로운 신의 육체로 재탄생했다.

누가 뭐래도 그녀의 신력만큼은 믿을 수 있었다.

“너도 진천의 비고에 가 볼래?”

“응.”

그녀 역시 진천세계의 피를 이었으니 비고에 못 들어갈 일은 없었다.

물론, 내 허락하에 가능한 일이긴 했지만 말이다.

거대한 차원 이동기는 이미 가동되어 있는 상태였다.

하후홍은 잠시 황홀한 표정으로 차원 이동기를 바라보더니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진짜…… 진천의 세계로 가는 거야?”

“가야지.”

“왜? 여기 있어도 되잖아.”

“이곳은…… 내 할 일이 끝났어.”

넘치는 신격의 힘을 쓸 일도, 관여할 일도 없는 세상이었다.

그러나 진천의 세계는 달랐다.

진천인들은 아직도 왕을 기다리며 피폐한 삶을 살고 있었고, 나는 그들의 삶을 돌볼 충분한 능력이 있었다.

“……아쉽다.”

뭔가 말을 삼키는 듯한 하후홍의 표정에 나도 모르게 충동적인 제안을 꺼냈다.

“같이…… 갈래?”

하후홍은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저었다.

“내가 가 봐야 짐이나 될 거야. 대신 미래를 알려줄게.”

잠시 후, 그녀의 두 눈이 기묘한 빛을 내며 일렁였다.

“너는 진천의 새로운 왕이 될 사람. 그리고…….”

감탄과 함께 하후홍의 목소리가 은은하게 비고를 울렸다.

“최고의 신이 될 자.”

최고의 신(神)?

그녀의 말을 듣는 순간, 바라트의 말이 떠올랐다.

‘신들의 전장이라고 했던가.’

신들의 쟁투를 통한 순위전이 곧 시작된다고 했었다.

그러나 내게는 아직 먼 이야기였다.

참가하려면 못할 것도 없으나, 그전에 진천의 세계부터 안정시켜야 했으니까.

“최고의 신은 무슨.”

웃으며 손을 내젓자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하후홍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는 지금도 신이잖아.”

신의 신체를 지니긴 했으나, 난 아직 신으로 불리기 부족한 존재였다.

그럼에도 하후홍은 단호하게 말했다.

“지상을 지켜냈던 유일한 신이 너야. 그리고 나는…….”

하후홍이 미소지었다.

“너의 하나밖에 없는 신녀고.”

그녀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그럼 진천교인가?”

“이름이 무엇이든 간에 넌 나의 신이 맞아. 그러니─”

하후홍의 표정이 진지하게 바뀌었다.

“네가 올 때까지 기다릴게.”

“…….”

나는 아무런 답을 할 수 없었다.

진천의 세계가 이곳보다 열 배가 빠르다고는 하나, 언제 올지 알 수 없었으므로.

그럼에도 마주 보며 웃었다.

그녀의 행동은 내가 언젠가는 돌아온다는 뜻이었으니까.

“꼭 돌아올게.”

그때가 언제인지는 몰라도…….

지상뿐 아니라, 진천인의 삶도 단비가 내릴 날이 언젠가는 찾아오리라고.

우리는 믿었다.

* * *

세상을 구한 천의무신은 어느 날 홀연히 사라졌다.

사람들은 천의무신을 향해 진짜 신이 되었다고도 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인간들을 지킨다고도 하였다.

진천세가의 흑사신이라 불리는 장삼은 천의무신의 뜻을 따라 무림을 지켰으며.

세상은 오래도록 천의무신을 찬양하고 의로운 뜻을 기렸다.

그의 유일했던, 신녀와 함께.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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