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림자 무사-164화 (164/175)

# 164

<164화>

“그래요. 제 발로 남궁적에게 잡히려 들어왔다고 하오.”

서문장미가 한달음에 달려왔다.

“그래서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요?”

“아마도 남궁적 공자가 그자를 취조할 거요.”

“취조?”

“글쎄, 그것도 취조라고 해야 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소만…….”

서문장미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것이라니요? 그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공생은 어디까지 이야기를 해야 하나 망설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감춘다고 해서 감추어질 일이 아니었다. 결국은 서문장미도 알게 될 일이었다. 잡힌 이상 현당도 조련제마공에 희생될 것이 뻔했다. 서문장미가 이렇게 있어봐야 소용없는 짓이었다. 포기를 빨리하면 할수록 서문장미에게 이로울 것이라는 판단하에 솔직하게 털어놓기로 했다.

“어차피 현당, 그자는 죽어야 할 목숨. 남궁적 공자의 조련제마공에 의해 그자의 내공은 모두 흡수될 것이오.”

흔들리던 눈동자가 커다랗게 확대되었다.

“흡…… 수?”

“그래요. 남궁적 공자의 조련제마공의 성취 정도는 현당, 그자가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 아마도 남궁적 공자가 현당의 것을 모두 채정하면 목내이처럼 비쩍 말라서 고꾸라질 것이오.”

서문장미가 공생을 붙잡고 매달렸다.

“안 돼요. 어떻게 좀 해주세요. 그가 그렇게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어요. 안 돼요…….”

서문장미는 바닥에 주저앉아서 낭군의 부고라도 접한 과부 모양 통곡하기 시작했다. 공생이 울고 있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도 다 소용없소. 이미 그렇게 된 것을 어떻게 하오? 아무도 그곳에서 그를 꺼낼 수는 없소.”

얼마나 울었을까. 이제는 말라서 눈물도 나오지 않는 서문장미가 공생을 올려다보았다.

“그럼 그를 만나볼 수는 있을까요?”

“그, 그건…….”

서문장미는 아주 작은 희망을 발견했다.

“그를 한 번만 보게 해주세요. 그러면 그를 잊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사람만 잊는다면, 그 사람에게 작별 인사만이라도 할 수 있다면 나는 새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니 새 사람으로 태어나겠어요. 이미 난 새 사람으로 태어났어요. 새 사람으로 태어났으니까 그 사람에게 작별 인사를 해야 해요. 안 그래요, 여보? 여보, 내가 당신하고 부부생활을 하는 동안 당신에게 부탁한 적 있나요? 처음이지요? 봐요. 난 이제 새 사람이 되었어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다시 서문장미의 울음이 터졌다. 공생은 서문장미를 바라보면서 마지막으로 현당을 보여주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현당의 실제 모습을 보면 그녀의 마음이 달라질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다.

그러기 위해 우선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내는 것부터가 중요했다. 아무래도 바빠질 것 같았다. 그리고 공생의 가슴 속에서는 원치 않는 결정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조금씩 싹트고 있었다.

*  *  *

현당을 만났던 남궁적은 곧장 방으로 돌아왔다. 오는 동안 가슴을 부여잡고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기를 썼다. 처음에는 바늘로 찌르는 것 같던 통증이 점차 심해지고 있었다. 다시금 따끔한 통증과 함께 가슴을 세게 짓누르는 기운이 밀려들자 남궁적은 인상을 찡그렸다.

독이 자신의 내공과 반응을 하면서 점차 그 독성을 높여가고 있었다. 단 육 개월여 만에 도강이라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성취를 이룬 현당이었고, 그의 내공이었기에 아무 생각 없이 모두 끌어오다가 그만 원치 않던 놈마저 흡수해 버렸다.

인상을 찡그린 채 가슴을 부여잡고 중얼거렸다.

“젠장. 이건 도대체…….”

무슨 독인지 알 수 없었다. 웬만한 독이라면 내공을 통해서 중화시키거나 배출하거나 산화시켜서 날려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경우는 그런 방법을 쓸 수 없었다.

중화는 쉽게 말하면 독의 순도를 낮추어서 희석시키는 방법으로 해독의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사지 백해로 흩어 보내어 농도가 약해진 덕분에 독성 또한 약해진 독을 몸이 자연스럽게 내성을 갖도록 하는 방법이 바로 중화다.

하지만 중화를 할 수 없는 독이 있다. 워낙 독성이 강해서 아무리 중화시켜도 치사량이 넘는 경우는 결국 중화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지금 남궁적의 몸속에 들어온 독이 바로 그러했다. 몸속에 저장되어 있는 다른 진기와 혼합을 해도 끝없이 강한 독성을 발휘하고 있었다.

‘젠장…….’

욕을 하며 남궁적은 다음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두 번째로 할 수 있는 방법은 배출로, 독을 한 군데―주로 피부와 가까운 기혈로 많이 모은다―로 모아서 추궁과혈 같은 방법으로 외부로 밀어내는 방법이다.

쉽게 볼 수 있는 독성의 배출법이 바로 침술에서 많이 사용하는 사혈(瀉血) 요법이나 체했을 때 엄지를 따는 것이 바로 그 방법이다.

하지만 현당을 통해 남궁적의 체내로 들어온 독은 이 방법도 불가능했다. 워낙 넓게 퍼져 있어서 모을 수도 없었고, 현당의 진기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배출하기 위해서는 애써 끌어 모은 진기도 같이 빠져나가게 생겼기 때문이다.

또 다른 방법은 산화로, 내공으로 독기를 태워 날리는 것이었다. 내공의 소모가 극심한 편이기는 하지만 독성에 대해 내성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공 속의 불순물도 같이 제거할 수 있는 효용이 있다.

한데 현당의 독은 그 방법마저도 결코 쉽지 않았다. 워낙 처음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진기와 함께 순환하고 장기간 공존한 덕분에 독이 진화를 한 것 같았다. 그래서 그 독을 태운다는 것은 체내의 어느 한 곳도 같이 불에 타거나 녹아서 같이 소멸시켜야 한다는 말과 똑같았다.

이미 현당의 몸속에 들어 있던 독은 완전히 기운으로 전화(轉化)되어 일종의 기운으로 변해 있었고, 그것이 남궁적의 몸속으로 들어왔을 때에는 자하기와 함께 자유롭게 남궁적의 몸속을 돌아다니면서 독성을 전파하고 있었다.

중화가 아니라 증식이라는 말이 더 어울렸다. 어쩌면 그 때문에 현당도 몸 밖으로 배출하지 못했던 것인지도 몰랐다. 여하튼 대단한 독임에는 틀림없었다. 현당의 몸속에 보관되어 있던 독기는 그것 자체가 일종의 진기화 되어 있었던 셈이다. 마치 독인이 독기를 진기로 쓰는 것처럼!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

중얼거리며 남궁적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가 생각한 방법은 배출과 산화를 같이 하는 것이었다.

배출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진기와 얽혀 있기 때문이었다. 진기의 손실을 무릅쓰고서라도 독성을 배출시켜야만 할 것 같았다.

배출은 처음에는 독성이 강한 쪽, 독기의 순도가 높은 쪽부터 시작해서 점차 독성이 약한 쪽, 독기의 순도가 떨어지는 곳의 진기로 이동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 진기와 함께 독기를 배출하면 체내에는 소량의 독만 남게 된다. 그렇게 되면 남궁적의 체내에는 순도 높은 진기와 순도가 낮고 독성도 약한 독기가 남게 된다. 그때 순도 높은 진기로 독기를 산화시킨다.

그것이 남궁적이 생각해 낸 해독법이었다. 웬만해서는 다른 때로 미루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지금 남궁적이 느끼는 통증은 주화입마를 입을 때와 너무나 흡사했기 때문이다.

남궁적은 심각한 불안감에 싸여 있었다. 벌써 한차례 주화입마에 빠진 경험이 있는 남궁적이었다. 그 한 번은 조련제마공의 습득이라는 요행을 통해서 넘길 수 있었지만, 두 번째 주화입마에 빠지면 그때는 약도 없을 거란 걸 잘 알고 있었다. 쉽게 말하면 그의 육체와 하단전은 이미 한 차례의 주화입마 덕분에 금이 가 있는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서 다루어야만 했다.

“빨리 끝내야 해. 빨리…….”

남궁적은 서둘렀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먼저 자하기를 운공해서 내공을 끌어 올렸다. 조심해서 올라오는 내공을 검사하면서 독성이 강한 놈들을 따로 추리기 시작했다.

매듭이 엉킨 실타래처럼 형형색색으로 여러 가지의 진기들이 한꺼번에 딸려 올라오면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남궁적의 사지 백해 곳곳으로 흩어졌다.

‘허억. 이, 이런…….’

너무나 다양한 사람으로부터 진기를 빨아들인 탓인지 체내에서 온갖 잡다한 진기들이 제멋대로 엉키고, 매듭짓고, 자리 잡고, 똬리 틀고 있다가 일종에 체계가 잡힌 내공 구결에 따라 일제히 준동했던 것이다.

‘젠장. 자하기만, 자하기만…….’

남궁적은 정신을 가다듬으면서 몸속에 저장되어 있는 수백 명의 내공 중에서 순결하고 순도가 높은 내공을 먼저 산별적으로 고르기 시작했다.

남궁적의 해독 작용은 그렇게 시작해서 하루해를 넘기고 있었다.

*  *  *

“타주 어른. 손님이 오셨는데요.”

“손님?”

이건용은 깜짝 놀랐다. 자정이 가까운 이 시간에 그를 찾아올 사람은 없었다. 지금쯤이면 세상 사람들은 한창 단잠에 빠져들 시간이었고, 동업자들은 작업을 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며, 그의 수하들은 정보를 모으느라 밖에 나가 있을 시간이었다.

이 시간에 손님이 왔다는 것은 결국 그의 신분을 알고 부탁하기 위해 찾아왔다는 것인데 그럴 사람이 쉽게 예상이 안 되었다.

“누구라는 말씀도 없으시더냐?”

이건용이 가는 눈을 더욱 가늘게 떴다.

“말씀은 없었습니다만 문사 우희 나연희입니다.”

“누, 누구라고?”

이건용은 너무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다가 상 위의 차를 엎질렀다.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분명히 현당이 그녀를 만나기 위해 출발하면서 누가 찾아올 것이라 했지만 누구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놈들 중에서도 하필이면 남부맹의 꾀주머니라고 불리면서 더불어 세상 사람들을 감쪽같이 속여오던 여우, 문사 우희 나연희가 올 줄이야!

“혹시 따라온 사람은 안 보이더냐?”

“혼자 왔습니다.”

현당의 말대로 정말로 자신을 찾아온 것이라면 현당이 말한 증표를 가지고 왔을 것이었다.

“좋아. 안가(安家) 삼호(三號) 동(洞)에서 손님을 맞을 준비하고, 준비가 끝나면 그곳으로 안내해라. 나도 곧 그리 갈 것이다.”

이건용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곧 돌아올 현당을 맞을 준비를 해야 했다.

방으로 들어선 우희는 낯선 어두컴컴한 실내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손을 들어 눈앞에 갖다 대보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어서 내공을 끌어 올리며 안광을 돋우었지만 마찬가지였다. 그야말로 칠흑 그 자체였다. 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곳이었다. 방향도 알 수 없고, 실내에 누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그런 곳이었다.

하지만 우희는 당황하지 않았다. 현당이 말한 사람이 이 사람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당을 믿고 찾아왔지만 이 사람은 아직 자신을 믿지 못하리라. 남부맹의 문사 우희가 누구인지 너무도 잘 알기에 믿을 수 없으리라.

우희는 침착하게 그를 기다렸다. 그러는 동안 알 수 있었다.

이곳에 그가 있었다. 그녀를 피해서, 그리고 남궁적과 문당의 추격을 피해서 그가 여기 숨어 있었다. 왠지 모르지만 느낄 수 있었다. 분명하지는 않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아직 이곳에 남아 있는 그의 자취가 느껴졌다.

잠시 후 인기척이 들렸다. 누군가 들어오고 있었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우희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누가 어디로 나타나서 어디로 향하는지 상상을 해보았다. 소리와 진동, 파장, 그리고 전해지는 체향이 모든 단서가 되어주었다.

문득 우희는 기분이 상했다. 상상 속의 그와 우희만의 공간에 새로운 침입자가 생긴 것 같아 불쾌감을 지울 수 없었다.

“이렇게 소저를 맞이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라오.”

“조심성이 많은 분이시군요.”

“하하핫. 이런 쪽에 장사를 하려니 어쩔 수가 없소이다.”

“하지만 쓸데없는 조심성이라는 생각은 안 드나요? 난 내가 누구를 찾아왔는지 잘 알고, 그 또한 내가 누구의 부탁으로 왔는지 알 텐데 말이에요.”

우희의 냉랭한 한마디에 이건용은 할 말을 잃었다. 그녀의 말이 맞기 때문이었다. 그가 어둠 속으로 숨든 모습을 감추고 있든 그녀가 어디로 끌려왔든 이곳이 어디인지 알지 못하게 했든 그 모든 것에 상관없이 문사 우희는 금질 이건용을 만나러 왔고, 그녀가 마주해야 할 사람은 오로지 금질 이건용뿐이었다.

“젠장. 내가 요즘 만나는 사람들은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똑똑한 사람들밖에 없는지 모르겠소.”

이건용은 한숨을 내쉬며 손가락을 울려서 소리를 냈다. 그러자 다른 사람이 들어와서 실내에 불을 밝혔다. 우희는 갑작스러운 조명에 잠시 시력을 잃었다.

“그가 보냈소?”

이건용의 질문에 우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가져온 게 있겠습니다만…….”

우희가 물건을 꺼냈다. 손바닥 안에 들어갈 만한 크기의 둥그런 원판 두 개가 붙어 있는 금속 조각! 바로 환상환이었다.

이건용은 손을 내밀었다.

“잘 받았다고 전해주시오.”

순간, 우희는 손을 거두었다.

“아니오. 그는 단지 보여주라고만 했지, 전해주라고 하지는 않았는데요. 당신에게 넘기라고 했으면 분명히 그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그는 그런 실수를 할 사람이 아니지요.”

이건용은 천천히 손을 거두었다.

“맞소. 만약 그것을 내게 넘겨주었다면 저는 그것으로 당신을 베어버렸을 것이오. 현당이 보낼 사람이 누군가 궁금했는데, 설마 당신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소.”

이건용이 밖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뭣들 하는 게냐. 차를 내와라. 무슨 차를 드시겠습니까? 호구부터 보이까지 모든 종류의 차가 다 있습니다.”

순간, 우희는 현당이 좋아하는 차가 무얼까 궁금해졌다. 그를 생각하자 참았던 눈물이 다시 솟구치기 시작했다.

“그것이 뭔지 아시오? 남경 무가 칠품 병기 중 하나인 환상환이오. 사실은 남경 천하 삼대 신검에 끼어도 아깝지 않을 물건이오만…… 내 그것의 사용법을 가르쳐주겠소.”

우희는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지금으로서는 그것만큼 중요한 일도 없었다. 어쩌면 현당은 이것마저 준비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  *  *

공생은 약사발을 들여다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지난 시간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있을 미래까지, 다양한 추억과 공상이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정말 바보잖아. 계집 하나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그놈이나 나나…….”

몇 차례 망설이던 끝에 결정을 내렸다.

“그런 점에서는 내가 좀 낫군.”

공생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약사발을 들이켰다.

“그래. 그래도 우리는 부부였잖아?”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같이 가십시다. 내 그를 만날 수 있도록 해주겠소.”

공생의 말에 서문장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정말요?”

공생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소? 그저 허울뿐인 남편이었는데 이거라도 해줘야지…….”

서문장미가 호들갑을 떨었다.

“그걸 왜 이제 이야기하는 거예요? 진작 알았더라면 화장이라도 하고 머리라도 빗는 건데! 이 얼굴 좀 봐! 안 되겠어요, 분이라도 발라야지. 급한 것은 아니지요? 시간이 없으면 없다고 이야기해요. 괜히 이 기회를 놓쳐서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게…….”

사실 시간이 없었지만 공생은 독촉하지 않았다. 기대에 들떠 호들갑을 떨 때의 서문장미는 누구보다 아름다웠다. 최소한 공생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그저 말없이 공생은 흐뭇한 미소만 지으며 화장하고 옷매무새를 정리하는 서문장미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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