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림자 무사-98화 (98/175)

# 98

<98화>

그때였다. 우희가 있는 창가 바로 밑으로 남경 총관이 탄 마차가 지나가고 있었다. 마차를 경호하고 있는 호위무사에게 시선이 향했다. 한 명이 애꾸였다. 빠르게 다른 한 명의 호위무사에게 시선을 옮겼다. 두 번째 무사는 귀가 잘려 있었다.

순간, 우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우희는 앉아 있던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마차 창문을 가리고 있던 휘장이 걷혔다. 우희는 마차 안에서 싱그러운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현당을 발견했다.

오늘의 현당은 남경 총관으로 변장을 하고, 귀빈석 중에서도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서 경기를 관람했던 것이다. 현당을 경호하던 두 명의 호위는 그의 옛 수하들이었다!

*  *  *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루었다고 자평하면서 무제갈 신동은 오늘 있었던 일을 되새겨 보았다.

어제 그런 일이 있고, 오늘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남경 총관이 또 찾아왔다.

“정말 재미있는 양반이로군.”

신동은 사전에 들었던 남경 총관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리며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다.

남부맹의 사대 세가와도 가깝게 지내고, 강호인의 일에도 관심이 많다 하던데, 정말인가 보다. 그가 관심을 갖는 것은 정사(政事)와는 상관없는 그저 명문 귀족의 호사(好事)에 불과했다.

“배알도 없는 늙은이지!”

어제는 남경 총관이 어디까지 보고 갔나 생각해 보았다.

순간, 무제갈 신동의 척추를 따라 차가운 냉기가 흘렀다.

듣기로는 남경 총관은 두 번째 경기가 끝난 후, 자리를 떴다고 한다. 그렇다면, 세 번째 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보지 못했을 것이고, 결국 오늘 첫 경기의 죽림백호 포송은 알아도, 오뢰검 이신현은 몰라야 했다.

한데 남경 총관은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어제 봤던 그라고?”

어제는 어떠했는지 모른다. 그의 소관이 아니었으니까 알 필요도 없다.

하지만 오늘은 분명히 남부맹의 간세가 왔었고, 그 간세를 자신이 극진히 모시기까지 한 것이다.

냉정하게 정황을 분석해 보았다.

어제는 첩보를 받고 남경 총관을 내쫓는다. 그리고 어제 그런 사단이 있었으니 오늘은 남경 총관이 안 올 것을 알고, 남경 총관으로 변장을 해서 들어온다!

모든 일이 이가 딱 맞았다.

“푸하하핫. 문당의 우희라고? 그 계집의 손아귀에 완전히 놀아난 셈이로군! 푸하하하!”

무제갈 신동은 통쾌하게 웃어댔다.

“그래. 그 정도는 되어야 싸울 맛이 나지. 아암!”

오늘은 자신이 한 방 맞았지만, 내일은 네 차례라고 다짐을 하며, 무제갈 신동은 흥을 돋구었다. 오랜만에 적당한 상대를 만난다고 생각을 하니, 화가 나기는커녕 기분이 좋아졌다.

*  *  *

자신의 안가로 돌아온 금질은 편한 자세로 복대를 끌렀다. 꽉 조여서 힘들게 차고 있다가 풀자 날아갈 것 같았다.

“후우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맞은편에 앉아 있는 남경 총관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아니, 어떻게 남경 총관으로 변장할 생각을 했나?”

아직 관복을 벗지 않고 있는 현당이 답했다.

“어제 그런 사단을 일으켰는데, 오늘은 어찌 감히 남경 총관의 신원을 확인하려 들 수 있겠나? 경비가 무제갈 신동이 아니라면, 대충 비슷해 보이기만 해도 넘어갔을 것이네.”

“그래도 그렇게 철저히 준비를 한 이유는?”

“오늘은 경비로 무제갈 신동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지.”

“호오! 어떻게?”

“어제 그런 사단이 일어난 원인이 무언가? 무공은 있고, 배분은 높을지언정 강호 경륜이 짧은 현호 웅호가 안전을 맡아서 아닌가? 그런 일을 당했으니, 오늘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예방하려 들겠지. 그럼 가장 적당한 인물이 누구이겠나?”

“당연히 무제갈 신동이로군.”

“그렇지. 그는 특별히 정무련에서 초빙한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해볼 때, 그만한 적임자가 없는 셈이지.”

“하지만 말이네. 그러다가 정말 남경 총관이 참관하러 왔으면 어찌 할 뻔했나?”

“그럴 리가 있나? 그런 일을 위해서 미리 손을 써두었지. 지금도 남경 총관은 송사(訟事) 업무에 밀려 하루가 어찌 지나가는지 알 수 없을 것일세.”

“어떻게?”

“내일 있을 송사를 오늘로 다 당겨놓았거든.”

“호오. 어찌 그게 가능하던가?”

“어제 손을 좀 썼지. 자네 이름으로 말이네. 그런 일이 벌어졌으니, 오늘은 남경 총관께서 행여나 오시면 안 좋을 것 같다고 하면서 형리아문의 관리들에게 돈을 좀 뿌렸네. 아마도 남경 총관은 오줌 누러 갈 시간도 없을걸?”

“저, 저런…….”

“하하핫.”

*  *  *

현당이 금질 이건용과 마주 앉아 웃고 있을 그 시각.

남경 총관은 어서 빨리 끝내고 모방(茅房 : 화장실)에 가고 싶건만 그럴 수가 없었다. 한 시진 전에 시작한 변론이 아직 끝나지 않고 있었다. 평균 반 시진이면 끝나던 사건들이 오늘따라 길어졌다. 한 시진은 보통이었다.

힐끗.

아직도 쌓여 있는 서류들이 그를 더욱 불쾌하게 만들었다.

계란으로 얼굴을 문지르면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네 형리아문의 이놈들을 그냥…….’

*  *  *

우희는 들어오는 보고를 종합하는 데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수하들이 직접 보고들은 것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금룡 선발 대회를 참관하고 나오는 사람들을 붙잡고 들은 이야기를 적은 것이라,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부터 거짓이며, 어떤 것이 과장인지를 가려야 했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피로가 몰려왔다. 오십여 명의 수하를 두고도 하지 못하는 일을 현당은 제 손바닥 뒤집듯이 해치우고 있었다. 그것도 자신을 조롱까지 하면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생각 같아서는 문당에 들어온 오십여 명을 원래 왔던 곳으로 돌려보내고 싶었다.

그때 마침 현당이 들어섰다. 우희는 정리하던 서류를 한쪽으로 밀어놓았다. 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일이 참 많네!”

현당이 안됐다는 표정으로 혀를 찼다. 우희는 되도록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었다.

“남부맹이 워낙 바쁘잖아.”

“그건 그렇고, 정무련에서 뭐라고 해? 아직 연락 안 왔어?”

“무슨 연락?”

“글쎄…… 결선에 오르는 사람이 두 명일 텐데? 난 그렇게 알고 있거든.”

우희가 눈을 빛냈다. 이제는 우희도 알고 있다. 현당이 정무련의 귀빈석에 떡 하니 앉아서 설명까지 들어가며 경기를 관람했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이죽거리는 현당의 속이 궁금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흐음…… 아직 모르고 있나 본데, 정무련의 비무 대회 결승에서 최종 승자가 둘이네. 죽림백호 포송과 검사태 웅패. 소림 제자와 무당 제자가 공동 우승으로 선언되었어.”

우희가 입술을 꼭 깨물었다. 현당이 나는 직접 보고 왔다고 놀리는 것 같았다. 우희는 조금씩 굳어지는 얼굴을 애써 펴며 웃는 표정을 만들었다.

“그러니까 당신 말은 정무련에서도 두 명이 준비되어 있으니, 우리도 두 명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인가?”

“그렇지.”

대답을 하는 품이 마치 지금 당장 그 두 번째 후보로 자신이 선발된 것처럼 현당은 호기를 부리고 있었다.

“그건 당신이 사절로 가면 알 수 있겠지. 아, 남부맹 사절단 이름이 결정되었어.”

“어떻게?”

“통평사단(通平使團).”

“평화를 통하게 하는 사절단이라…… 괜찮군.”

“남궁세가의 소가주 남궁적을 통평사로 삼고, 문사 나연희는 사참찬(使參贊)으로 삼기로 했다지 아마…….”

우희의 말에서 결정을 그녀가 한 게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현당은 생각해 보았다. 맹주가 없는 남부맹에서 맹의 일은 거의 우희 손에서 좌우되고 있는데, 지금 이야기는 그렇지가 않았다. 다른 누가 결정을 하고 우희를 그리로 보내는 것 같았다.

있기는 하다. 세가회의(勢家會議). 사대 세가의 가주들이 모여서 하는 구수회의(鳩首會議)다.

‘그렇다면 세가회의가 열렸었다는 것인데…….’

현당은 우희를 바라보았다.

“언제 결정되었지?”

세가회의가 언제 열렸었냐고 묻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오늘. 나도 정무련 금룡 선발 대회에 정신이 팔려 있어서 몰랐어.”

“문사가 자리 비우기를 기다리고 있었군. 그래서 어떻게 한다던가? 내가 수장의 역할로 통평사로 가고, 당신이 사참이라는 참모로 가면 분명히 다른 사람들도 구색이 갖추어졌겠지?”

우희가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무언가 분하다는 표정이었다.

“부통평사로 서문세가가 참가하게 되었어. 삼통박(三通博) 서문휘가주가 장자인 서문장천 공자를 적극 추천하려 했는데, 서문장천 공자가 극구 고사했다는 거야. 결국 장녀인 만화폭(萬花瀑) 서문장미(西門長薇)가 부통평사로 낙점되었지.”

“그녀가 누구지?”

“서문장천의 누나야. 얼마 전, 혜타원(惠朶院) 원주와 결혼했는데, 어떻게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몰라.”

“혜타원은 또 뭔가?”

“서문가주의 별호가 뭔지 알아?”

“삼통박.”

“그래. 세 가지에 정통했다고 해서 붙은 별호가 삼통박이지. 그 세가지가…….”

“의(醫), 술(術), 기(奇)라고 할 수 있지.”

“맞아. 서문휘에게는 자식이 둘이 있는데, 서문장미가 첫째고 서문장천이 둘째야. 서문휘는 장녀 서문장미에게는 기(寄)를 가르쳤고, 둘째 서문장천에게는 술(術)을 가르쳤다지. 그리고 서문장미보다 먼저 제자를 들였는데, 그가 지금 혜타원의 원주인 회화타(回花朶) 공생(孔笙)이야.”

“회화타라…… 돌아온 화타라는 뜻인가? 그럼 공생에게 의를 전수했겠군.”

“응. 정무련에 지장원이 있어 남경 사람들에게 의술을 베풀고 있다면, 남부맹에서는 혜타원이 있는 셈이지.”

“남궁세가에서 수장인 통평사가 가고, 서문세가에서 부통평사가 선발되었다면, 남은 독고, 모용세가가 가만있지는 않았을 텐데?”

“그랬지. 그래서 결국 두 가문에서도 참가하기도 결정되었어. 모용세가에서는 모용탄 공자가 가게 되었고, 다른 한 명은 당신도 봤을 거야.”

“독고린이군.”

우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도 분한지 그녀의 앵두처럼 빨간 입술이 살짝 떨리고 있었다.

“지위는?”

“사참판(使參判)! 각각 좌참판과 우참판으로 임명되었어.”

순간, 현당은 우희가 왜 분해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지위에 호칭을 붙일 때, 판(判)은 그 부서의 지휘권을 갖는 자리다. 즉 수장이라는 뜻이고, 찬(贊)은 판의 아래, 즉 부장이라는 뜻이다. 즉 통평사 현당 바로 아래로 부통평사 서문장미가 있고, 또 그 아래로 좌우 참판이 자리하고 가장 아래로 통평사의 모든 일을 책임지고 진행시킬 우희가 겨우 사참찬이라는 자리를 차지하는 셈이다.

우희는 그런 수모에 입술을 떨고 있었다. 사대 세가는 그동안 감쪽같이 단목기를 비호하고 있었느냐는 괘씸죄를 우희에게 이런 식으로 돌려주고 있었다.

현당이 우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걱정 마. 내가 알아서 할게. 내가 누구야? 천하의 소패 현당이자, 남궁세가의 소가주 패왕 남궁적이고, 남부맹 통평사단의 단주 통평사 아니야? 통평사단의 모든 일은 내 손에서 나가서 내 손으로 들어온다고! 내가 확실하게 보상해 주지.”

“흑…….”

순간, 우희는 그동안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어쩌면 그녀도 누군가로부터 위로를 받고 싶었는지 모른다.

제33장 물 먹이겠다는 것이냐!

현당은 남부맹의 사절로 정무련에 파견 나가는 준비로 분주했다.

‘젠장. 수련 한번 제대로 할 시간이 없네그려.’

기본 골격은 짜여졌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서문장미와 독고린, 모용탄, 그리고 우희. 모용탄과도 한두 번 거리에서 이야기 나눈 것과 후기지수 선발 대회에서 같이 칼을 겨눈 것이 전부였다.

‘제대로 융화가 될 수 있으려나?’

듣기로는 모용탄도 자원했다고 한다. 도둑이 제 발 저리다더니, 모용탄이 자신에게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앞섰다.

그것도 그것이지만 이건 완전히 모래로 떡 만들기였다. 예전부터 사대 세가가 서로 사이가 좋았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지금도 남궁세가가 대표로 선발된 것에 내심 시샘하다가, 현당이 사대 세가가 모두 참여하자는 제안에 얼씨구나 하고 혈육을 내세운 꼴이었다. 만약 현당이 조용히 혼자 통평사로 정무련으로 갔다면, 뒤에서 험한 소리를 꽤나 했을 것이 분명했다.

이런 사대 세가를 이끌고 여기까지 온 우희가 대단해 보였다.

한편으로는 우희가 사대 세가의 가주나 소가주가 아니라, 단목기가 남부맹의 대표로 선발되도록 수를 쓴 것도 타당하다고 보였다. 지금처럼 네 가문이 이전투구를 벌이는 상황에서 어느 한 가문만을 지지하는 것은 결국 남부맹을 파국으로 몰고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현당은 정무련의 금룡 선발 대회의 결승전 광경이 떠올랐다.

남부맹의 비무 대회에서 그런 경기는 한 번도 없었다. 고작 비교할 수 있는 정도 되는 것이 독고진 대 단목기와 남궁적 대 단목기의 비무 정도일까?

생각하면 할수록 암담하기만 했다.

‘뭐, 내가 그것까지 생각할 일은 아니잖아. 우선 내가 먼저 먹고 살아야지.’

현당은 잡념을 떨쳐버렸다. 그래도 또 포송과 웅패의 대결이 떠올랐다. 정무련에서 두 사람을 내세우면 남부맹에서도 둘이 나와야 했다. 그렇다면 한 사람은 우승자일 테고, 두 번째 선수는 준우승한 현당 바로 자신이 될 터였다.

그렇게 잊고자 해도 자신과 상관이 있어 아무 생각 없이 돌아가는 정세를 무시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쳇. 할 일도 태산처럼 쌓여 있는데…….’

현당은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한숨이 그래?”

때마침 우희가 들어왔다. 지금 현당이 있는 곳이 우희의 집무실이었다. 우희와 함께 통평사의 인선 작업을 마무리 짓는 중이었다.

“어떻게 되었어?”

현당은 우희의 인사를 무시하고 할 말부터 먼저 했다. 그만큼 마음이 다급한 것인지도 몰랐다.

“네 제안대로 부통평사, 사참판의 수행은 각 세가가 알아서 선발하기로 했어. 그리고 선기가 통평사의 수행으로 참가하는 것도 서문세가로부터 양해를 얻었고.”

현당은 주먹을 흔들었다.

“잘했어. 가만…… 그 네 명의 꼰대들이 순순히 들어줄 리 만무한데?”

거래라는 것은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것도 있는 법이다. 주는 것 없이 받기만 한다면 그것은 거래가 아니라 강탈이다.

우희가 하얀 얼굴로 해쓱하게 미소를 지었다. 기운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통평사단의 전체 인원을 통평사를 제외하고 스무 명으로 한정지었어. 그리고 중추 한 사람당 수행원을 넷까지 둘 수 있고.”

너무 놀란 나머지 현당은 벌어진 입을 소리가 나도록 다물었다.

통평사까지 포함해서 전체 스물하나. 통평사 밑에 네 명, 부통평사 밑에 또 네 명, 그리고 좌우 사참판 밑으로 각기 네 명씩 합치면 도합 스물이었다. 결국 사참찬 자리 하나만 남는 셈이었다.

통평사의 실무를 맡을 우희에게는 정작 수행원이 하나도 따라붙을 수 없도록 만든 것이다. 그제야 현당은 왜 우희의 표정이 창백한지 알 것 같았다. 현당이 우희의 어깨를 두들겼다.

“걱정 마. 내가 한두 명을 비워둘게.”

현당의 시선이 주먹을 꽉 쥐고 부르르 떨고 있는 우희의 손에 멎었다. 그녀는 애써 분한 마음을 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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