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림자 무사-55화 (55/175)

# 55

<55화>

제20장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퍽퍽퍽.

문을 열고 수련동으로 들어가던 우희는 머뭇거렸다. 안에서 들리는 소리가 유난히 신경 쓰였기 때문이다. 수련동 안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소리를 내는 주인이 누구인지 우희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런데도 유독 소리가 신경에 거슬렸다.

단순히 검이나 도로 베거나 찌르면서 내는 소리가 아니라, 도끼로 패거나 자를 때 내는 소리 같았다. 현당이 사용하는 것은 도(刀)이지, 부(斧)나 월(鉞)이 아니었다. 한데 도끼질 소리라니……. 무슨 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얼마 전 현당을 만났을 때에도 이러지는 않았다. 천인혈을 쓰든 수련용 격도를 사용하든 제대로 된 칼바람 소리를 냈건만, 지금은 마치 도로 도끼질 하듯 휘두르고 있었다. 이건 분명히 베는 소리가 아니라 자르는 소리였다.

“맛이 갔군…….”

우희는 도리질을 쳤다. 들여다보지 않아도 상황을 알 수 있었다. 현당이 남궁진에게 패했다는 소리를 들은 후였다. 현당이 충격을 입었으리라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미처 몰랐다. 더 심해지기 전에 와보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망설이던 끝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드디어 현당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 도끼가 아니라 천인혈을 들고 나무를 자르고 있었다. 소리가 말해주듯이 베는 것이 아니라 도끼질 그 자체였다. 도가 좋아서 망정이지 흔히 볼 수 있는 수련도(修練刀)라거나 청강도(靑鋼刀)였다면 벌써 예전에 부러졌을 것이다. 새삼 천인혈이 명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우희의 시선이 현당을 쫓았다.

머리는 완전히 산발했고, 옷은 땀에 젖어 축 늘어져 있었다. 게다가 옷깃에 스쳐 목과 손목 부분은 살갗이 벗겨지고 해져 있었다. 또한 얼마나 도를 잡고 휘둘렀는지 손바닥에서는 핏물과 진물이 섞여 뚝뚝 떨어져 바닥에 얼룩을 만들어놓았고, 천인혈의 도파(刀把 : 칼자루)를 엮은 가죽과 손바닥의 허물이 엉겨 붙어 있었다.

얼굴은 땀과 먼지가 범벅이 되어 꼬질꼬질해 보였고, 퀭한 두 눈에는 시뻘건 핏줄이 곤두서 있었다. 보고만 있는데도 땀 냄새가 코를 찌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면서 우희는 현당이 피곤하다거나 고통스러워 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악에 받쳐 이를 악물고 연습하는 광경을 보면서 우희는 간담이 서늘한 귀기가 느껴질 지경이었다.

괜스레 우희의 가슴이 저려왔다.

패왕 남궁적이 수련하는 모습을 자주 봐 오던 우희였다. 남궁적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수련하는 것도 많이 봐왔다. 하지만 저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항상 고고한 척, 검을 잡고 한 마리의 학과 같이 부드럽게 움직이는 사람이 남궁적이라면, 지금의 현당은 저승에서 염라대왕의 지령을 받고 현세에 내려온 지옥나탈 같았다.

무서웠다. 불과 며칠 전까지 볼 수 있던 현당의 모습이 아니었다. 현당에게도 저런 모습이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남궁진에게 패한 이유만으로도 저렇게 사람이 변할 수 있는가 하고 의심스러웠다.

뭐라 말을 걸어야 할 것 같은데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말려야 했다. 저러다 현당이 쓰러질 것만 같았다. 그뿐만 아니라 저런 식의 수련은 하등 도움이 되지 않았다. 칼질을 한 번 하더라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오히려 악영향을 줄 뿐이었다. 잘못된 습관은 백날이 되어도 고치기 힘들다고 잘못된 칼질이 몸에 익기 전에 중단시켜야 했다.

그런데도 우희는 현당을 말릴 수 없었다. 현당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기가 감히 말을 걸 수 없게 만들었다. 우희는 그저 묵묵히 현당이 도를 쓰는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가 도를 거둘 때까지 참고 기다리기로 했다.

*  *  *

“아직도 그대로요?”

우희는 깜짝 놀라 옆을 돌아보았다. 그녀는 남궁찬이 곁에 와 있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오셨습니까?”

우희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남궁찬에게 공대를 하기 위함이 아니라 현당의 수련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왜 말리지 않으셨소?”

남궁찬의 말에 우희가 눈을 크게 떴다.

“아아…….”

“큭…….”

남궁찬은 답변을 기대하지 않은 듯 우희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시선을 돌려 현당을 바라보았다.

“말릴 수 없었겠지. 나 역시 말조차 걸지 못했으니까…….”

우희가 멍하니 남궁찬을 바라보았다. 그의 목소리가 다르게 느껴졌다. 남궁적이 쓰러지기 전에 들을 수 있던 기운찬 울림이 남궁찬의 목젖을 통해 들려오고 있었다.

안으로 힘을 가득 담고 있는 남궁찬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이 우희는 참으로 오랜만이라고 생각했다.

우희는 남궁찬의 안색을 살폈다. 오랜만에 헌앙하게 빛나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새삼 깨달았다. 지난 두어 달 동안 남궁찬에게는 무언가 빠져 있었던 것이다. 당면한 일 때문에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우희는 저도 모르게 몸서리쳤다.

지금 남궁찬은 남궁적을 잃기 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사대 세가의 우두머리를 자청하고, 남부맹의 맹주 자리를 노리던 일세의 풍운아의 모습으로 무인검 남궁찬이 부활하고 있었다.

“문사와 모용가주가 저 친구를 데려올 때 나는 거의 자포자기의 심정이었소. 하나밖에 없는 자식이 하루아침에 식물인간이 되어버렸으니, 될 대로 되라는 식이었지. 그러다가 저놈이 하는 짓을 보고, 문사와 모용가주, 그리고 저놈까지 셋이 두들기는 장단에 박자를 맞춰주었소.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이라는 생각에 심심파적이라도 있어야 했지. 그렇지 않으면 사는 맛조차 없었을 테니까. 특히 저놈 머리 쓰는 것이 귀여웠소. 한 두어 달 지겹지 않은 장난감이었지. 그리고 나름대로 쓸모도 있었소. 진이 그놈이 다시 남궁가로 발을 들이는 것을 막을 수 있었으니까. 슬슬 놈의 재롱이 지겨워지던 이때, 진이 그놈이 돌아왔소.”

우희도 거기까지는 예상하고 있었다.

아들을 잃어버린 남궁찬이 현당에게 전심전력을 기울일 이유가 없었다. 남궁적의 대리 역할은 오로지 정무련을 속이는 것일 뿐, 단기적인 효과 이상을 가질 수가 없었다.

한데 의외로 남궁찬이 순순히 우희의 생각을 따라주었다. 현당을 남궁적의 대역으로 사용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남궁찬이었다. 남궁찬이 거부한다면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순순히 남궁찬이 응해주었다. 그 사실 자체가 의외였지만 지금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남궁찬에게도 현당은 쓸모가 있었다. 현당은, 아니 남궁적의 존재는 정무련의 남하를 막는 방파제이기도 했고, 더불어 남궁진의 귀가를 막는 남궁가의 담벼락이기도 했다.

처음 우희의 생각은 현당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정무련의 눈을 속이고 하루 빨리 다른 사람을 선발해서 정무련이 연맹지회를 앞당기는 것을 막는 것이 그가 세운 현당의 역할이었다. 그 장단에 놀아난 것이 모용가주였고…….

한데 의외로 현당이 제 역할을 잘해주었다. 선종문의 포송을 만나 밀리지 않고 압박을 해주었고, 필요 이상으로 저잣거리를 활보해서 남궁적의 건재를 과시하기까지 했다. 지금 정무련은 현당이 아닌 오로지 남궁적을 견제할 방법만 찾고 있을 것이었다. 그 사이 남부맹은 새로운 후기지수를 준비하고 체제를 정비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남궁적이 주화입마에 빠졌다는 소문이 돌고, 남궁세가마저 휘청거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때를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몸서리가 쳐졌다. 분명 정무련은 반년 후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연맹지회를 열자고 했을 것이고, 후기지수를 뽑지도 못한 남부맹은 자중지란을 겪었을 것이며, 그 틈을 이용하여 정무련은 세력권을 남으로 넓혔을 것이다. 남부맹 사대 세가 중 가주가 없는 독고세가와 적자가 의식불명인 남궁세가가 세력에서 이탈하고 서문세가, 모용세가 두 가문만으로 정무련의 남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으리라.

현당을 끌어들인 우희의 복안은 그것이었다.

남궁적이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반년 후까지 시간을 벌고, 정무련의 준동을 미연에 차단하며, 그 사이 남부맹의 체계를 정비한 다음, 사대 세가의 가주의 협력하에 제대로 된 후기지수를 다시 선발하고 사대 세가의 힘을 모아 연맹지회에서 승리한다는 각본이었다.

다행히도 우희의 복안은 정말 계획대로 잘 굴러갔다.

생각해 보니 남궁적이라 하더라도 지금처럼 제 역할을 잘해주었을까 의심이 될 정도로 현당이 잘해주었다. 하산한 정무련의 후기지수, 포송을 다시 수련동으로 집어넣어서 준동하려던 정무련을 가라앉혔다. 이것만으로도 능히 현당은 제 역할을 다 한 것이다. 게다가 밖으로 잘 나가지도 않던 남궁적을 대신하여 현당은 부지런히 남경의 거리를 쏘다녔다. 대놓고 남궁적은 멀쩡하게 살아 있다고 광고를 해준 셈이었다. 그 덕에 혹시나 일파만파로 번졌을지도 모를 남궁적의 주화입마에 대한 소식은 헛소문으로 치부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의문이 다 풀리지 않았다. 남부맹의 맹주 자리를 노리던 남궁찬이 왜 같이 장단을 맞춰주었는지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였다.

그러나 지금, 남궁찬은 그 해답을 알려주고 있었다. 남궁찬은 현당을 통해 남궁진을 견제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배다른 동생이지만, 남궁진을 왜 그토록 견제하는지 알 수 없었다. 잠깐이지만 우희의 머릿속으로 남궁찬과 남궁진의 거리가 느껴졌다. 예전에 그녀의 사부, 죽심거사를 통해 여기에 얽힌 비사를 들을 수 있었다.

이 모든 일은 지금으로부터 한 세대 전의 일이다.

어찌 된 일인지 사대 세가는 모두 자손이 귀했고 남궁가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지금의 가주 남궁찬이 태어난 후, 둘째 동생이 사산되면서 남궁덕의 정실부인은 자식을 낳을 수 없었다.

더 이상 정실부인이 자식을 낳을 수 없다는 것은 남궁가로서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결국 당대의 풍류남아였던 남궁덕이었으니, 밖으로 외도하는 일이 잦았고, 반대로 정실부인은 적적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드디어 남궁덕은 둘째 부인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정실부인인 남궁찬의 생모는 그녀를 따듯하게 맞아주어야만 했다. 다행이랄까. 둘째 부인 밑으로도 자식이 없었다.

다시 셋째 부인이 들어왔고, 정실부인은 이 모두를 따듯하게 맞아주었다. 하지만 그녀의 속마음마저 그러했을까. 남궁찬은 남들 앞에서는 정숙하고 공명정대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남궁찬과 함께 둘만 남으면 눈물을 흘리는 그의 어머니를 항상 봐왔던 것이다.

드디어 남궁찬의 아버지, 남궁덕은 바깥에서 아이를 얻어왔다. 그 아이가 바로 남궁진이었다. 한데 문제가 생겼다. 당시 중원의 풍습으로 부인은 셋까지만 가능했다. 네 번째로 들어온 여자는 남궁진을 낳아서 가문을 위해 큰일을 했음에도 부인이라는 소리가 아니라 첩이라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그렇지 않기 위해서는 세 부인 중 한 명이 나가야 하거나.

세상 사람들은 당연히 세 번째 부인이 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데 남궁진의 어머니가 정실부인이 되겠다고 주장했다. 즉 나가야 하는 사람이 셋째 부인도 아니고, 둘째 부인도 아닌 정실부인인 남궁찬의 생모가 되었다.

남궁덕이 이 문제로 고심할 적에 남궁찬의 생모가 들보에 목을 매달았다. 애를 낳지 못하고 정실 자리에서 쫓겨나는 치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정실부인으로 죽겠다는 것이 그녀의 마음이었다. 그리고 남궁찬에게는 너는 밖에서 애를 만들지 말라는 유언을 함께 남겼다.

결국 남궁찬과 남궁진은 피를 나눈 형제이기도 하지만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원수이기도 했다.

그 후부터 남궁찬은 사사건건 아버지 남궁덕과 대립했다. 가문 내의 대소사는 물론이고, 무공의 해석에 있어서는 그 궤를 달리 했다. 그럴수록 나날이 발전하는 것은 남궁찬의 무공 실력이었다. 아비와 대립하면서 남궁찬은 저절로 후계자 수업을 한 셈이었다.

그 결과 남궁덕의 검과 남궁찬의 검은 그 풍(風)을 달리 하게 되었다. 풍류남아답게 유유자적하고 멋을 아는 것이 남궁덕의 검이라면, 힘과 기와 예기로 뭉친 것이 남궁찬의 검이었다.

남궁덕이 운명하자 가주 자리는 남궁찬에게 승계되었다. 세가 안에서 남궁덕의 비위를 맞춰서 위세를 떨치던 사람들이 남궁진의 옹립을 추진하려 했지만, 눈치 빠른 남궁진이 먼저 세외로 수련을 떠나는 바람에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반대로 남궁찬은 원수를 갚을 기회를 잃어버렸다. 남궁진이 달아난 것은 살기 위해 너무나 현명한 처사였다. 남궁진이 역모를 꾸미기만을 은근히 기다리던 남궁찬의 속마음을 남궁진이 미리 파악했던 것이다.

그런 남궁진이 돌아왔다. 남궁적이 내상을 입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는지, 또는 이제는 남궁찬에게 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 찾아왔는지 모르지만 떠날 때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다.

자식이 남궁적 하나밖에 없는 남궁찬은 기가 찰 노릇이었다. 어머니의 유언을 따르느라 재혼하지도 않고, 첩을 두지도 않았다. 정실부인이 운명하자 자식이라곤 남궁적 하나뿐이었다. 기껏 가세를 정비하고 남궁세가를 사대 세가 중 으뜸을 만들었는데, 그것을 고스란히 어미의 원수 놈에게 넘겨주어야 한다니 억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남궁진이 돌아오자마자 현당과 칼을 겨누었다.

이때 현당이 제 몫을 다 하기만 했다면, 행여나 남궁진을 꺾기라도 했다면 모르겠는데, 벌써 세가 안에는 남궁진이 일초에 남궁적을 제압했다는 소문이 퍼졌고, 이제는 그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남궁진에게 패한 현당은 이제 더 이상 남궁찬이 원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이었다.

“사실은 놈에게 태사자원으로 들라 하였소. 그리고 놈이 오면 없애버릴 생각이었고…….”

남궁찬이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한데 놈의 저 모습을 보고 생각을 바꾸었소. 저런 독기를 가진 놈이라면, 한번 가르칠 만하다고 생각하오. 제대로 말이오. 문사께서도 저놈을 제대로 한번 가르쳐주시오. 언젠가는 쓸모가 있을 터이니…….”

몸을 돌려 바라본 남궁찬의 시선이 우희를 향했다.

“적아는 어떻소? 가망이 있어 보이오?”

남궁적이 쓰러진 이후, 남궁찬이 처음으로 남궁적의 상세를 물어보았다.

우희는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아직 뭐라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는 분명히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저희는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남궁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저놈을 키울 생각이오. 놈이 우리 적아의 방해물이 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놈을 제대로 한번 양성해 보겠소. 놈 역시…… 보기 드문 물건이니까 말이오.”

남궁찬이 할 말이 끝났다는 듯 등을 돌렸다.

“아시오? 진이 그놈에게 패한 이후, 저놈은 물 한 모금 안 먹었소. 벌써 이틀째…….”

깜짝 놀라 우희가 남궁찬을 돌아보았다.

아지랑이처럼 그의 등판 위로 투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오랜만에 할 일이 생겨 즐겁다는 듯했다.

“저 정도의 오기와 호승심과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놈이라면, 하나를 가르쳐도 가르칠 맛이 나겠지…….”

이 순간, 우희는 남궁찬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벗과 가족과 제자가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는 옛말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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