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
<52화>
“문사가 아마도 오늘쯤이면 이곳을 방문할 거라 하였네만, 정말 그 말이 맞을 줄은 몰랐군.”
너털웃음을 웃으면서 모용곽이 현당을 맞았다.
“배움을 청하기 위해서입니다.”
현당은 최대한 겸손한 어조로 말했다.
“그래. 바로 구(鉤) 때문이지?”
알고 있다는 듯 모용곽이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 짐작이 되었다.
그 정도까지는 우희가 이야기했으리라. 먼저 우희가 오늘 현당이 모용가로 찾아올 것이라 이야기했을 테고, 그러면 모용곽은 현당의 방문 목적을 물었으리라. 다시 우희는 현당이 겸(鎌)이나 구(鉤)를 다루는 방법과 그것을 상대하는 방법에 대해 묻기 위해 올 것이라 설명했으리라.
여기까지는 현당도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럼 누구 때문에 왔는지도 이야기 들으셨겠습니다.”
현당은 다시 우희가 그것까지 이야기했는가를 물었다.
만약 우희가 남궁진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면 현당은 모용곽을 상대할 방법을 달리 해야 했다. 이미 모용곽과 우희는 그만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더욱 집중해서 모용미를 공략할 필요가 있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모용곽의 양자, 모용탄을 끌어들일 필요도 있을지도 모르고……. 그것도 아니라면 모용곽에게 무엇을 안겨주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모용곽의 약점은 무엇일까?’
현당의 상념은 모용곽의 대답에 끊어졌다.
“아니, 그것까지는 이야기하지 않았네만, 그런 일이야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 아닌가?”
순간, 현당은 멈칫거렸다.
설명이라도 하듯이 모용곽이 말을 이었다.
“강호에서 구나 겸을 독문병기로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까. 특히 정무련이나 남부맹에서도 드물고, 게다가 남궁가와 관계되는 사람이라면 유일하지.”
현당은 아차 싶었다.
그건 굳이 우희가 밝히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최소한 모용가의 가주라면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결국 자충수(自充手)를 둔 꼴이었다.
자신의 질문 한마디에 우희가 어디까지 이야기했는지 현당 자신이 궁금해한다는 것을 드러낸 셈이었다. 괜히 그 이야기까지 꺼내서 자신과 우희가 경쟁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실토한 것이나 진배없었다.
천하의 모용곽이 아닌가!
이제부터 모용곽은 한발 물러서서 현당과 우희, 둘 사이의 경쟁을 관망하려 들 것이다. 한발 물러선다는 것은, 자신에게는 그만큼 멀어지고 반대로 우희에게는 그만큼 가까워진 것이리라.
여기까지 생각이 이른 현당은 주먹으로 자신의 머리를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우희에게 패가 말렸다는 생각에 너무 조급하게 달려들고 있었다.
침착함이 필요했다. 생각해 보니 오늘은 정말 말이 많았다. 우선 말을 줄이고 필요한 것만 얻기로 했다. 그리고 얻는 즉시 바로 발을 빼기로 마음먹었다.
남경 번화가를 누비던 현당은 그래 왔었다.
제 모습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현당은 차츰 냉정을 되찾았다. 그는 모용곽을 향해 자세를 바로 하고 한층 안정된 목소리로 말했다.
“삼가 배움을 청합니다.”
모용곽이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느긋한 모습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흔히 촌장득이(寸長得利) 촌단취기(寸短取氣)라고 하지. 일촌이 길면 그만큼 유리함을 얻고, 일촌이 짧으면 그만큼 날카롭다는 소리네. 낫은 바로 단병기의 그런 장점을 가장 잘 살리는 병기라네. 누가 낫을 흉기라고 생각하겠나. 하지만 사실 구(鉤)만큼 흉포한 병기가 없네. 한번 보겠나?”
앞서가던 모용곽이 손을 갈고리 모양으로 만들더니 현당의 목에 걸었다. 현당은 미처 방비할 사이도 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자, 이렇게 되면 자네는 어떻게 하겠나? 왼쪽으로 가겠나? 손잡이에 막혀 있어서 안 되겠지. 그럼 오른쪽으로 갈 텐가? 그럼 날에 베이겠지. 뒤로? 칼날에 자기 목을 들이밀 텐가? 결국 자네는 앞으로 올 수밖에 없는데, 난 손이 두 개란 말이네.”
다른 손으로 현당의 인후혈을 눌렀다.
순간, 현당은 섬뜩한 예기(銳氣)를 느꼈다. 만약 손이 아니라 정말 낫이라면, 그리고 앞에서 찌르는 손에 단검이라도 들려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자 순간, 암담했다.
대화하던 중이라 미처 방비하지 못했던 탓도 있었지만, 단지 그 때문만은 아니었다. 낫이라는 도구가 병기로 바뀌었을 때, 얼마나 날카로운 흉기로 돌변하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이게 바로 꺾인 날[刃] 병기의 장점이네. 그중 가장 휴대가 간편하고, 쓰임이 많은 것이 바로 굽은 칼, 즉 구(鉤)라고 할 수 있지.”
다시 앞서가며 모용곽은 설명을 계속했다.
“구의 용례는 의외로 많다네. 그래서 일찍이 십팔반병기에도 구가 들어 있었지.”
현당은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비는 것을 느꼈다.
* * *
일그러진 얼굴로 현당은 모용가를 나섰다.
“가가…….”
그때였다. 등 뒤에서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본 현당의 시선으로 단아한 옷차림의 모용미가 들어왔다. 평소 모습과 똑같이 하얀 미복을 걸치고 있었다. 하얀 비단에 역시 하얀 실로 수놓은 미복이었다.
오히려 모습이 더욱 뇌쇄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현당은 그런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곧 그를 찾아올 남궁진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자신의 생명과 직결된 일이기 때문이었다.
“아아, 미매. 나중에…….”
현당은 모용미를 보는 둥 마는 둥 고개를 돌렸다.
상상 속의 인물이 자신을 향해 낫을 들고 목을 겨누고 있는 터라 현당의 머릿속에는 다른 생각을 할 틈조차 없었다. 지금이라도 금방 남궁진이 나타나 현당을 향해 낫을 들고 겨루자고 소리칠 것만 같았다.
이번 상대는 전에 현당이 상대의 방심을 틈타 우연히 이긴 서문장천 같은 자가 아니었다. 호시탐탐 남궁찬의 자리를 노리는 남궁가의 이가주였다. 서열도 소가주 신분인 자신보다 위였고, 실력에 있어서도 그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보가 하나도 없었다.
십 년 전, 나이 스물에 남궁덕이 사망했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의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남경에서 달아난 남궁진이라면, 보통 심계를 품은 인물이 아니다. 그런 자라면, 현당 자신을 상대하면서 방심할 사람도 아니고, 한수 봐주면서 실력이나 겨룰 사람은 더더욱 아니었다. 현당이 빈틈만 보이기만 하면 날을 쑤셔 박을 사람이 바로 남궁진이었다.
벌써 현당의 상상은 한 번도 보지 못한 남궁진이라는 인물과 가상의 대결을 벌이고 있었다.
덜컥.
다른 생각을 하느라 발이 문지방에 걸렸다. 몸이 흔들리는 찰나 현당의 머리도 같이 흔들리고 생각도 함께 흔들렸다.
현당은 깜짝 놀랐다.
잠깐이지만 좀 전에 실망하는 모용미의 얼굴 표정을 지나친 것 같았다. 동시에 실망하던 표정이 다시 새침해지는 변화도 본 것 같았고, 싸늘한 표정으로 등을 돌리는 모용미가 느껴진 것도 같았다. 같은 게 아니라 본 게 확실했다.
서둘러 현당이 뒤를 돌아보았을 때는 이미 모용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후였다.
“이런!”
현당은 자신이 또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 번 뚫린 물길은 저절로 막히지 않는 법인데…….”
걱정이 앞섰다. 불만에 찬 모용미가 무슨 짓을 어떻게 할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이런 젠장. 이즈음 해서 한 번 더 눌러줬어야 하는데, 실수했군. 의무방어전이라도 치렀어야 하는데…….”
다시는 입맛이 쓰게만 느껴졌다.
* * *
현당은 모용가를 나오자마자 이번에는 문당을 방문했다. 금질이 준 자료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했다. 그리고 모용곽에게 들은 것으로도 남궁진을 상대하기에는 미흡했다. 더 많은 정보와 정확한 자료가 필요했다.
문당에 들어서서도 현당은 한동안 기다려야만 했다. 우희가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기다리라고 했던 것이다.
현당은 어쩔 수 없이 문당 안 한쪽에 어정쩡하게 기대서서 안에서 불러주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반 시진 정도 지났을까. 드디어 현당에게 문사의 집무실로 들라는 허락이 떨어졌다. 현당은 망설이지 않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자리에 앉아서 일에 열중하고 있는 우희는 현당이 들어온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고개를 들지도 않았다.
우희의 행동을 현당이 모를 리 없었다. 우희는 지금 현당과 기싸움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들어오라 해놓고 모른 척할 리 만무했다. 그녀는 현당의 다급한 심정을 알고 한발 물러서서 최대한 자신이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 하고 있었다.
‘기싸움이란 말이지!’
현당은 머릿속으로 찬물을 끼얹는 느낌이었다.
“후우웁. 후우우…….”
그제야 현당은 지금 자신이 조급해하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숨을 고르면서 흥분하고 있는 마음을 가라앉혔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지. 옳은 말이야!’
새삼 옛말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궁진이 현당, 아니 남궁적을 찾아올 거라는 소리에 마음이 급해져서 모용가를 찾아오고 문당을 방문했던 것이다. 그 와중에 우희에게 모든 행적이 예측 당했고, 모용미도 놓쳤다. 자신이 당황하고 흥분한 상태에서 이성을 잃고 있다는 증거였다.
예전의 현당이라면 이렇지는 않았으리라.
우희가 오기만을 가만히 앉아서 기다렸으면 기다렸지, 지금처럼 동냥을 구걸하는 거지처럼 우희가 방문을 허락할 때까지 기다리지는 않았으리라.
단 한순간에 현당은 냉정을 되찾았다.
망설임 없이 우희의 앞으로 의자를 끌어다 앉았다. 결코 서두르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다짐했다. 천천히 의자에 엉덩이를 걸치고는 살짝 의자를 뒤로 밀었다. 의자의 앞다리가 슬쩍 공중으로 뜨자 이번에는 우희가 일을 보고 있는 책상 위로 두 발을 올려놓았다.
그제야 고개를 든 우희는 고운 이마에 주름을 살짝 잡았다.
“뭐 하는 짓이죠?”
“아, 있었군? 아무 소리도 없기에, 난 사람이 없는 줄 알았지.”
천연덕스럽게 현당이 책상에서 다리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우희가 현당을 노려보았다.
볼일이 있어서 온 사람은 현당인데 현당은 전혀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당당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우희가 현당을 무시하자 현당도 같이 우희를 무시했다. 손님을 들라 해놓고 거들떠도 보지 않은 우희의 행태를 은근히 비꼰 행동이었다.
“바쁘니까, 용건만 말씀하시죠.”
한참 현당을 노려보던 우희가 드디어 말을 꺼냈다.
“그래? 그럼 나중에 오지.”
현당은 망설임 없이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호기(豪氣)였다. 아니, 이건 오히려 객기(客氣)에 가까웠다.
‘하나, 둘, 셋…….’
현당은 걸음을 옮기면서 우희가 부르기를 기다렸다.
이제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문이었다. 그러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야 했다. 그래도 그를 부르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이제 문을 열고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아주 찰나였지만 현당은 갈등했다. 그냥 문을 열고 나갈 것인지, 돌아서서 우희를 붙잡고 늘어져야 할 것인지 말이다.
“안 나갑니다. 안녕히 가세요.”
우희는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인사를 건넸다. 현당에게 무릎 꿇고 사죄할 기회마저 막은 셈이었다.
‘망할…….’
이제는 빼도 박도 못하고 나가는 일만 남았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객기를 부릴 때가 아니었는데 말이다.
‘한신(韓信)도 불량배들의 가랑이 사이를 지나갔다고 하는데, 고작 보여줄 것 다 보여준 우희에게 자존심 하나 숙이지 못하고…… 현당아, 현당아. 너는 아직도 멀었느니!’
참으려 해도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제 현당이 만나야 할 사람은 남궁적의 삼촌 남궁진이었다. 남궁찬 다음으로 남궁적과 가까운 사람이었다. 세상 아무도 현당이 남궁적의 대역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몰라도 아비와 삼촌은 현당이 남궁적과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가능성이 컸다. 이미 남궁찬은 알고 있지만 말이다.
게다가 남궁진은 정식으로 남궁가의 가주 자리를 노리고 있는 이가주로, 가주의 적자인 남궁적이 눈엣가시일 것은 자명했다. 하지만 남궁적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을 남궁진과 비교할 때, 현당이 남궁진에 대해 아는 바는 너무나 적었다.
고충이 준 자료에 의하면 남궁진은 남궁찬과 배다른 형제이고, 이제 나이가 서른이며, 별호가 패검군이라는 것이 전부였다. 아니, 그가 잘 다루는 병기가 구라는 것이 새롭게 하나 더 서술되어 있었다.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 남경을 떠나서 어디에 살고 있는지, 지금은 뭐 하는지, 그리고 그동안 무엇을 하면서 살아왔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
너무나 빈약한 자료에 혹시나 얻을 것이 있을까 해서 찾아온 곳이 바로 이곳, 문당이었다. 그런데 아무것도 얻지도 못하고 나가야만 하게 생겼다.
그냥 나가서는 안 되었다. 무엇이라도 얻어야 했다. 최소한 지금 남궁진이 어디 있는지에 대해서만이라도 알아야 했다.
문고리를 잡고 문을 당기려는 순간, 현당의 머리에 번뜩이는 게 있었다.
“아참, 이건 전부터 궁금하던 것인데, 남궁 이가주가 온다는 것은 어찌 알았나?”
마치 지금 막 생각났다는 듯이 현당이 문고리를 잡은 채 얼굴만 돌리고 물었다. 아직 그의 몸은 정면의 문을 향해 있었다.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나갈 태세였다. 어쩌면 현당은 마지막 남은 자존심의 끝을 잡고 있는지도 몰랐다.
“집경(集京) 밖에서 남궁진의 일행이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있었어요. 십 년 만이지요. 집경이면 이제 남경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시간문제. 그래도 아직까지 남궁진이 안 들어오고 있는 것은 남궁가가 그동안 어떻게 바뀌었나 탐문하는 중이기 때문일 거예요.”
현당은 안면 근육을 진정시키는 데 무진 애를 썼다.
당장 급하게 얻어야 할 것은 다 얻었다.
우희는 십 년 만이라고 했다.
남궁진이 십 년 만에 남경으로 돌아온다는 소리였다. 그렇다면 최소한 남궁진이 남궁적을 만난 것은 십 년보다 훨씬 전이라는 것이고, 당시 남궁적은 열 살을 갓 지난 소동이었다. 강산도 십 년이면 변한다는데, 십 년 만에 만나는 조카를 알아볼 수 없으리라. 그저 닮았으면 닮았구나, 남들이 이놈이 남궁 아무개요 하면 그저 아무개구나 할 것이리라.
현당은 자신감이 생겼다. 딴 소리를 하며 여유를 보였다.
“그렇군. 문당이 발이 넓군.”
우희가 미소 지어 보였다.
현당은 섬뜩함을 느꼈다. 내가 네 속을 모를 줄 아느냐 하는 뜻이 우희의 미소 속에 담겨 있었다.
* * *
우희는 서둘러 달려가고 있는 현당을 내려다보았다.
현당이 이곳에 왜 찾아왔는지 모를 우희가 아니었다. 때문에 일부러 현당을 밖에서 기다리도록 했던 것이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나가는 현당을 그냥 나가게 내버려두었던 것이다.
결국 현당이 아무렇지도 않게 던지는 말에 슬쩍 미끼를 던져주었다. 마침내 미끼를 문 현당은 좋은 것을 얻었다며 신나게 달려가고 있었다.
“여우는 제 꾀에 넘어간다더니. 저 정도였단 말인가, 겨우?”
우희는 멀어지는 현당을 보면서 고개를 살래살래 저었다.
조금만 사려 깊게 생각하면 우희가 미끼를 던졌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을 텐데 현당은 미처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한 것처럼 좋아하며 달려가고 있었다.
우희의 얼굴에 실망이 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