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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양세가 역대급 천재 망나니-41화 (41/151)

구양세가 역대급 천재 망나니 41화

41화. 다시 정주현으로.

산서성 일대에서 정체불명의 세력이 준동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참마각과 소마각은 하남성, 섬서성, 산서성의 집행인에게 정찰을 명령했다.

제갈문현은 정보루에 비상령을 하달하고는 곧바로 맹주 양천린을 찾았다.

맹주전.

양천린은 이미 소식을 들었는지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저들의 규모가 어찌 되오?”

“아직은 구체적인 정황을 보고드리기 어렵습니다. 지금 참마각과 소마각의 집행인을 총동원했으니 기다려보시지요.”

“암흑혈천마교. 맞소?”

“아마도 그럴 것으로 추정됩니다만, 확실치 않습니다.”

제갈문현의 신중한 대답에 양천린은 혀를 쯧쯧 찼다.

“암흑혈천마교말고 또 있겠소? 그들은 전대거마인 섭유흔까지 포섭한 거대세력인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정보를 다루는 수장인 저는 모르는 부분을 넘겨짚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사황련, 흑도련, 혈궁의 잔존세력도 어둠속으로 숨어들었습니다. 그들도 충분히 발호할 수 있습니다.”

“이놈들이 기다렸다는 듯 튀어나오는군.”

양천린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전임맹주 화운룡이 죽자, 곳곳에서 독버섯처럼 피어오르는 저들의 존재가 못마땅한 양천린이었다.

“그럼 정주현으로 추혼검대를 보내 필요하면 바로 타격할 준비를 하고, 네 개 단에 비상령을 하달하시오. 그리고.”

양천린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척사검대는 수준이 어떻소?”

“아직은 추혼검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그렇구려. 쩝.”

아쉬운 목소리와는 달리 양천린의 눈빛은 반짝였기에 제갈문현의 가슴속에서는 의혹이 피어올랐다.

“제갈 군사.”

“예. 맹주님.”

“척사검대 부대주인 황엽은 꽤 일을 잘한다고 들었소.”

“설마 구양천을 보내실 생각입니까?”

“척사검대 구양천이 아니라 소마각 집행인 다정이오. 그가 출타한 동안 황엽이 척사검대를 이끌면 되고. 그는 암흑일혈, 칠혈, 섭유흔마저 물리쳤소. 지금 맹에서 그만큼 암흑혈천마교를 잘 알고 대처할 자가 누가 있소?”

양천린은 산서성 일대에서 준동하는 정체불명의 세력을 암흑혈천마교로 확정했다.

척사검대는 구양천의 노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기에 제갈문현은 그를 보내기 아쉬웠다.

“왜 문제가 있소?”

“그리하겠습니다.”

양천린의 얼굴에서 다정을 보내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읽은 제갈문현은 곧장 복명했다.

“그리고 다른 성도 조사해야 하지 않겠소?”

“여러 방향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알겠소. 이후 추가로 중요한 정보가 들어오면 보고하시오.”

“예. 맹주님.”

제갈문현은 정중하게 예를 취하고는 맹주전을 물러났다.

척사검대.

나는 여유롭게 대원들의 수련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그들의 수준이 제법 올라왔기에 나는 좀 더 여유를 갖고 그들을 지켜볼 수 있었다.

-다정님.

오랜만에 청의 전음을 들으니 반가웠다.

-출동명령이 하달되었어?

-네. 죄송해요.

-청이 죄송할 게 뭐 있어. 어느 쪽이야?

-집행인 다정으로 명령이 내려왔습니다. 아시겠지만, 산서성 일대에서 정체불명의 세력이 준동하고 있는데 이를 확인하라는 명령입니다.

-좋아. 준비해. 내일 아침에 출발할 테니까.

-알겠습니다.

곁에 머물던 청의 미세한 기운이 사라진 걸 확인한 나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대원들을 지켜보았다.

그날 저녁.

황엽을 호출했다.

“부르셨습니까?”

“난 명령이 내려와서 잠시 출타해야 하니, 부대주가 저들을 계속 수련시키게.”

“어디로 가십니까?”

“이 사람아, 그걸 밝힐 거 같으면 진즉에 말했지.”

“혹시 산서성으로 가십니까? 추혼검대는 산서성에 출몰한 정체불명의 세력에 대비하기 위해 출발준비로 한창 부산합니다.”

“내가 없는 동안 척사검대를 잘 부탁하네.”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황엽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즉각 복명하고는 물러났다.

‘정말 무공 빼고 나머지는 모두 일류라더니 정보도 기가 막히게 파악하고 있군. 나중에 큰 도움이 되겠어.’

난 황엽의 가치를 생각하고는 빙그레 웃음을 머금었다.

그라면 척사검대를 믿고 맡길 수 있었다.

그에게 내가 했던 역할을 기대하는 건 무리였지만, 적어도 수련을 통해 대원들을 한 단계 끌어올려 놓을 것이다.

어쩌면 대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내가 가르쳐준 무공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할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난 마음 놓고 무림맹을 떠날 수 있었다.

다음날.

동이 터오를 무렵.

난 청과 함께 곧장 북쪽으로 몸을 날렸다.

양양현.

단 이틀 만에 무한현에서 양양현에 도착했다.

그녀와 나는 역용을 한 상태였기에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냈다.

“또 오르셨네요?”

“뭐가?”

“무공이요. 두 달 전과는 완전히 달라요.”

“선비와 헤어지고 삼일이 지나면 마땅히 눈을 비비고 살펴야 한다는 옛말이 있지. 두 달이면 이름 없는 하수가 고수가 될 수 있는 시간이야. 그러니 내가 성장한 것도 당연하지.”

“모든 것을 다가진 욕심쟁이 같아요.”

“하하하.”

“또 그들일까요?”

“모르지.”

솔직히 난 정체불명의 세력을 파악하려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어떤 사마외도의 세력이 준동하든 전대거마가 얽혀 있든 대처할 방법이 있었기에 여유로웠다.

또 정주현에 도착하여 만월루의 금노를 만나면 정확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금노도 모른다면 새로운 세력의 출현이라고 봐야했다.

“쉬었으면 다시 출발할까?”

청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경공술을 펼치자, 그녀 역시 곧바로 경공술을 펼쳐 따라왔다.

난 일부러 최대한으로 경공술을 펼쳤고, 청은 나를 따라오느라 공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죽을 둥 살 둥하며 따라붙고 있었다.

정주현.

청은 완전히 탈진했다.

“너무하셨어요.”

“느끼는 게 있어?”

그제야 청의 표정이 굳어졌다.

“어떤 무공이든 극한으로 펼쳐봐야 부족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지. 청은 경공술과 은잠술에 특화되어 있잖아. 한번 자극을 주려고 무한현에서 정주현까지 일부러 빠르게 온 거라고. 설마 아무런 느낌도 없어?”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잠시만요.”

그녀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에 들어갔다.

난 그녀가 편안하게 명상에 빠져들 수 있도록 그녀의 등에 장심을 대고 부드럽게 내공을 흘려주어 일주천시켜 주었다.

오랫동안 명상하는 청.

난 그녀가 이번 기회에 경공술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했다.

아마도 그녀는 무공을 익힌 이후로 처음일 것이다.

이렇게 전력으로 경공술을 펼친 것이.

“깨달은 게 있어?”

명상을 마친 그녀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분명 느껴지는 게 있는데, 확실하게 형상화되진 않네요.”

“좀 더 자극을 줘야겠군.”

“아이고. 설마 또 전력으로 경공술을 펼치시겠다고요?”

“아냐. 한번 경공술을 펼쳐봐. 내가 봐줄게.”

“구결부터···.”

“괜찮아. 이미 내공의 흐름은 파악했어. 자세하게 보여줘 봐.”

청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에 대한 신뢰가 확고한 그녀였다.

그녀가 펼치는 경공술을 차분하게 살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경공술이었다.

“어때요?”

청은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소마각의 연락책에게 지급된 경공술이야?”

“네.”

“특색이 없어. 너무 빠르게 달리는 데만 집중되어 있기도 하고. 그렇다고 새로 경공술을 익히기도 그렇고.”

그녀는 마른침을 삼키며 내 말에 경청하고 있었다.

내가 얼마나 강한지 가장 잘 아는 이가 바로 청이었다.

그렇기에 이번이 큰 기연이라고 생각했다.

“한 번 봐봐.”

난 자리에서 일어나 경공술을 펼쳤다.

“헉.”

그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내가 펼친 경공술은 그녀의 경공술이었기 때문이었다.

“자세히 봐. 변형시켰으니까.”

몇 번을 자세하게 펼친 후, 그녀 옆에 앉았다.

“차이를 알겠어?”

“예. 조금요.”

“무한현에서 정주현까지 오면서 청의 경공술을 살폈고 고민했어. 그러니 차분하게 이걸 익혀봐. 그전보다 나을 거야.”

“어디 가시게요?”

“하여간 감은 좋아. 만월루에 다녀오려고.”

만월루라는 말에 그녀의 표정이 굳어졌다.

“황보소저를 만나시겠네요.”

“금노를 만나 정보를 얻으려고. 정보루의 정보력이 최고지만, 적어도 산서성과 하남성의 정보는 만월루를 따라가지 못해. 지리적인 특성이 있으니까. 시간 나면 연매도 보고.”

“다정님.”

“왜?”

“그렇게 여자에게 무심하면 나중에 다 놓쳐요.”

“하하하. 이거 부끄럽군. 내 별호인 다정만큼 행동하면 좋겠는데, 그게 제일 어렵군. 아무튼 다녀올 테니까, 청은 여기서 경공술을 연습하고 있어.”

“다정님.”

그녀가 급히 나를 찾았을 때는 내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후였다.

급히 기감을 끌어올린 그녀는 내 기운이 동쪽 멀리 사라지고 있다는 걸 파악하고 탄식했다.

“하여간 목석이야. 목석.”

청은 고개를 흔들어 아쉬움을 토했다.

동시에 역용했던 평범한 얼굴이 사라지고, 요염하고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이 드러났다.

**

만월루.

난 곧바로 금노가 있는 구층으로 향했다.

“봐라. 내가 뭐라 했느냐? 올 때가 됐다고 했지.”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역시 할아버지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네요.”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는 금노와 황보연을 보곤 난 쓴웃음을 머금었다.

“오라버니. 오랜만이네요. 바쁘세요?”

“연매. 조금 후에 자세히 말해줄게.”

“휴우. 하여간 못 말려. 기다릴게요.”

황보연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는 내 옆을 스쳐지나갔다.

난 곧바로 금노에게 다가가 앞자리에 앉았다.

“자네 여자를 너무 모르는군.”

“그런 말 많이 듣습니다.”

“그러고도 고칠 생각은 안하고?”

“할일이 많으니까요.”

“다시 말하지만, 내가 공청석유를 괜히 준 게 아닐세.”

“잘 알고 있습니다.”

절대 손해 보는 거래를 하지 않는 금노가 선뜻 공청석유를 내게 주었다.

덕분에 내공이 이갑자로 늘어났다.

준 이유는 간단했다.

황보연 때문이었다.

“그래. 그런 이야긴 그만하고. 산서성에 준동하는 정체불명의 세력 때문에 왔지?”

“그렇습니다. 암흑혈천마교입니까?”

“그게 좀 묘해.”

“금 대인 답지 않으신데요.”

“이 사람아, 나라고 다 알겠는가? 현재까지 확인한 정보에 의하면 준동하는 세력은 암흑혈천마교가 아냐.”

난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뭔가 새롭고 중대한 정보가 그의 입에서 튀어나오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암흑혈천마교가 흑도련, 사황련의 잔당과 결합했다면 그들도 암흑혈천마교의 세력이라고 봐야하지. 좀 더 확인해봐야 정확한 정보를 알겠지.”

“연합이라.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군요.”

“그렇지. 만약 그렇게 된다면 무림은 정도와 흑도로 쪼개지는 거야. 동쪽은 무림맹, 서쪽은 그들이 차지하겠지.”

“금 대인께서는 그게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가능하지 못할 것도 없지. 어차피 그들의 공통의 적은 무림맹이니까. 적어도 무림맹을 무너뜨릴 때까지는 힘을 합치는 게 전혀 이상한 그림이 아닐세.”

“그럼 그들이 힘을 합치는 것도 일제히 준동하는 것도 모두 전임맹주님의 죽음 때문이겠군요.”

“그렇지. 감히 넘볼 수 없었던 거산이 사라졌으니까.”

금노는 짧게 탄식하고는 종이를 한 장 건넸다.

“현재 산서성 일대에서 저들이 움직인 첩보일세. 무림맹에서 받은 첩보와 비교해봐.”

“감사합니다.”

“자네를 만나고 손해가 막심해. 지금도 최소 이만냥짜리 정보를 공짜로 내어주고 있으니까.”

“지금의 투자를 절대 후회하지 않게 해드리지요.”

“껄껄껄. 자넨 그 자신감이 마음에 들어.”

금노는 기분이 좋은지 연신 대소를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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