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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양세가 역대급 천재 망나니-28화 (28/151)

구양세가 역대급 천재 망나니 28화

28화. 제갈문현의 고뇌.

무림맹.

소마각주 황성원은 청의 보고를 받자마자 곧바로 참마각주에게 정보루로 오라고 통보하고, 정보루로 달려갔다.

“이런 젠장할.”

황성원이 급히 달려가는 걸 본 참마각주 조진량은 또 그에게 밀리는 걸 깨닫고는 욕설을 퍼부었다.

제갈문현이 정보루주에 복귀하자, 맹주 양천린은 소마각과 참마각에 앞으로 발생하는 모든 일은 정보루주에게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그렇기에 그들은 맹주전이 아니라 정보루로 달려가는 것이다.

정보루.

부루주 육영서는 황성원과 조진량을 데리고 제갈문현의 방으로 들어섰다.

제갈문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그들에게 자리를 권했다.

황성원은 자리에 앉자마자 청의 보고서를 제갈문현에게 건네고는 입에 거품을 물어가며 다정과 청의 공로를 칭찬했다.

빠르게 보고서를 읽은 제갈문현은 눈빛이 반짝였다.

“정보루주님. 말도 안 됩니다.”

“뭐가 말도 안 된다는 말이요?”

조진량이 어깃장을 놓자, 황성원은 펄쩍 뛰었다.

“정보루주님. 청이 공훈을 세우려고 거짓보고를 한 게 틀림없습니다. 이 거짓정보를 믿고 추혼검대를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뭐요? 이 자가 보자보자하니까···.”

“황 각주. 잠시만.”

제갈문현은 황성원을 제지하고는 조진량에게 계속하라고 손짓했다.

“정보루주님. 청은 한 번도 거짓을 고한 적이 없습니다.”

“황 각주. 일단 들어보세. 워낙 중요한 일이야. 나 역시 청을 믿네.”

제갈문현은 억울해하는 황성원을 달래놓고는 조진량에게 계속 말하라고 재촉했다.

조진량은 기세등등하여 자신의 주장을 이어갔다.

“다정은 소마각의 신입집행원으로 잘해봐야 절정의 무인입니다.”

“그렇겠지.”

“그런데 청의 보고서를 보면 마치 대종사를 보는 듯합니다. 경공술을 펼치면서 공중에서 지풍을 발사하여 이십 명에 달하는 암흑교도를 죽였고, 이후 섭유흔과 젊은 무인, 중년의 무인을 제압했습니다.”

“흐음.”

“특히 젊은 무인은 섭유흔에 비해 약간 부족해 보였고, 중년의 무인은 섭유흔을 능가했다고 합니다. 혈마도 섭유흔이 누굽니까? 그런데 섭유흔을 물리치고, 다른 강자를 물리쳤을 뿐만 아니라 철무의를 데리고 탈출했다고요? 이게 말이 됩니까?”

조진량은 흥분했는지 두 주먹으로 탁자를 탕탕 내리치며 언성을 높였다.

“중년의 무인을 무너뜨리고는 다정도 완전히 탈진했습니다.”

애써 변명하는 황성원의 말에는 힘이 없었다.

조진량은 힘을 얻어 계속 주장을 이어갔다.

“그리고 섭유흔보다 강하다는 중년의 무인을 물리칠 때, 다정이 사용했다는 무공은 더 기가 막힙니다. 거대한 강기륜 두 개를 형성해서 날렸고, 그 중년무인은 온몸이 갈가리 찢겨지며 전투불능상태가 되었습니다. 이게 소마각의 일개 집행인 펼칠 수 있는 무공입니까?”

“황 각주. 어찌 생각하는가?”

제갈문현은 손을 들어 조진량의 말을 끊고는 황성원에게 시선을 돌렸다.

황성원은 억울하다는 듯 변명했다.

“저도 상황이 완전히 납득되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까지 청은 거짓보고를 한 적이 없는 노련한 연락책입니다. 정보루주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신뢰하기 어려운 보고도 나중엔 진실로 밝혀진 경우가 많다는 것을.”

“그랬지.”

제갈문현은 황성원에게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정보루주님. 설마 청의 보고서를 믿는 겁니까? 이건 그전의 보고에서 보여지는 불확실성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건 완전히 날조된 새빨간 거짓말이란 말입니다.”

“뭐요? 새빨간 거짓말?”

황성원이 얼굴을 붉히며 조진량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이게 무슨 추태인가? 당장 그만두지 못하겠는가?”

제갈문현이 일침을 가하자, 황성원은 조진량의 멱살을 잡았던 손을 놓고는 얼굴을 구기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조진량 역시 못마땅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곧 철무의도 전서구를 통해 상황을 보고할 테니, 자네들은 집무실로 돌아가서 계속 정보를 수집하게. 중요한 단서가 전해지면 다시 부르도록 하지.”

제갈문현이 엄정하게 명령을 내리자, 조진량과 황성원은 정중하게 포권하고는 그의 집무실에서 물러났다.

둘만 남자 육영서가 짧게 탄식했다.

“예전에도 참마각과 소마각의 사이가 좋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안타깝습니다.”

“그건 황 각주가 참았으니까. 모든 면에서 참마각이 소마각을 압도하니, 황 각주는 속이 끓어도 참아야했지.”

“그렇다면?”

“그래. 이제는 참지 않는 거야. 그동안 쌓였던 울분이 터져 나오는 것이지. 이 모든 것이 다정이라는 자가 등장한 후에 벌어지고 있어.”

제갈문현은 담담하게 상황을 정리하고는 계속 입을 열었다.

“자네는 어찌 생각하는가? 정말 다정이 그들을 물리쳤을까?”

“저 역시 회의적입니다. 이 정도 무위를 보이려면 맹의 십대무인이 나서더라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그렇지. 문제는 보고자가 청이야. 청은 내가 잘 알아. 거짓말로 이득을 보려는 그런 부류가 아니야.”

소마각과 참마각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제갈문현이었다.

“그럼 이제 어쩔까요?”

“기다려보세. 철무의의 보고서가 도착하면 그때 판단해야지. 나 역시 청의 보고서가 당황스러운 건 사실이니까.”

“다정을 불러다가 확인할까요?”

“아서게. 그들의 신원은 맹의 규칙으로 보장되고 있네. 최우선적으로 그들의 신원을 보장해야 할 우리가 그걸 깨뜨려서야 되겠는가? 그럼 누가 소마각, 참마각의 집행인이 되겠는가?”

“소인의 생각이 짧았습니다.”

“명심하게. 정보루에 들어오는 가장 중요한 정보는 집행인과 연락책을 통해 들어오고 있어. 또 중요한 정보를 확인할 때도 그들이 나서고 있고. 우린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들의 신원을 보장해야 하네.”

“명심하겠습니다.”

제갈문현은 손짓하여 육영서를 돌려보냈다.

홀로 남은 제갈문현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두 개의 강기륜이라···.’

다정이 펼쳤다는 무공이 제갈문현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지법은 마치 뇌정지탄 같고, 쾌검은 섬전벽력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강기륜은 마치 폭풍참륜 같아. 이건 천의검법인데? 휴우, 말도 안 돼. 내가 무슨 생각을 한단 말인가?’

제갈문현은 고개를 흔들었다.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철무의가 보낸 보고서가 전서구를 통해 도착했다.

그의 보고서를 접한 제갈문현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졌다.

“이럴 수가?”

“무슨 내용인데 그러십니까?”

육영서가 가까이 다가와 조심스럽게 묻자, 제갈문현은 그에게 보고서를 건넸다.

작은 종이에 깨알처럼 작은 글씨로 써진 보고서를 읽은 육영서는 대경실색했다.

“이럴 수가. 청의 보고서가 진실이었군요.”

“그래. 당장 추혼검대에 전서구를 보내 암흑혈천마교 산서성 지부를 멸문시키라고 전하게. 참마각과 소마각에도 알리고.”

“알겠습니다.”

“그리고.”

제갈문현은 목소리를 낮췄다.

“암흑구혈에 대해서는 비밀에 붙이게. 소마각주, 참마각주만 알고 있으라고 전하게.”

“예. 알겠습니다.”

육영서는 급히 달려 나갔다.

제갈문현은 실내를 거닐며 생각에 잠겼다.

다정의 정체가 너무나도 궁금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지경이었다.

‘차라리 이 자를 맹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게 어떨까? 계속 소마각의 집행인을 있기에는 가지고 있는 재능이 너무 아까워.’

당장에라도 다정을 불러들여 추혼검대처럼 정보루 직속 타격대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건 소마각, 참마각 지휘체계가 무너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맹에 저들의 첩자가 있다는 것이다. 자칫하면 그간 공들여 완성해놓은 소마각, 참마각의 집행인과 연락책에 대한 정보가 저들에게 유출될 수 있어.’

무림맹 최고의 정보실권자인 제갈문현은 첩자가 있음을 알아챘다.

몇몇은 이미 신원까지 확보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체포하지 않고 지켜보고 있는 이유는 그들의 위치가 워낙 낮아서 무림맹의 정보를 알기 어려운 위치였기 때문이었다.

또 그들을 잡아들인다면 내부에 깊숙이 침투한 핵심첩자는 꼬리자르기에 나선 후에 더 깊숙이 숨을 것이다.

그럼 그들을 잡을 방법이 요원해지기에 제갈문현은 애써 그들의 존재를 모른척 방치하며 은밀하게 그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제갈문현은 맹주에게 이 상황을 보고하기 위해 천천히 정보루를 나섰다.

**

태원현 외곽.

난 청과 함께 암흑혈천마교 산서성지부가 있는 장원에 도착했다.

“을씨년스러운데?”

“맞아요. 항상 수많은 무인들이 드나들며 북적거렸는데요. 설마 폐쇄했을까요?”

“그렇지 않을까?”

난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청의 의견에 동조했다.

암흑혈천마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무림맹에 정보가 유출되었다고 생각해 과감하게 지부를 폐쇄하고 다른 곳으로 옮겼을 가능성이 컸다.

또 내가 섭유흔과 암흑구혈을 두 명을 물리쳤으니, 그쪽의 수뇌부가 깜짝 놀랐을 것이다.

“어떡하죠?”

“뭘 어떡해? 들어가 봐야지.”

“함정일 수도 있어요.”

“넌 여기 있어. 내가 들어가서 확인할 테니까.”

“같이 갈게요. 규칙상 임무수행 중에는 집행인과 연락책은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못 말리겠군. 그럼 최대한 은잠해서 따라와.”

난 말을 마침과 동시에 몸을 날려 장원으로 들어갔다.

“정말 못 말리는 건 다정님이시라고요.”

청의 몸이 흐릿해지더니 사라졌다.

장원으로 들어선 나는 기감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살피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무인과 무공을 익히지 않은 사람들의 기가 느껴졌지만, 고수 특유의 예리한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난 무의 극의를 깨달았기에 무공을 숨기는 고수를 용케 찾아낼 수 있었다.

그들이 비록 가진 내공의 구할을 숨기는데 성공하더라도 미세하게 흘러나오는 날카로운 예기를 난 찾아낼 수 있었다.

한참동안 기감을 펼쳐 고수가 없다는 것을 확신한 나는 곧바로 안쪽으로 진입했다.

이곳에서 잡일을 돕던 하인들이 두려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다 눈이 마주치자 그대로 납작 엎드렸다.

이들을 족쳐봐야 쓸모 있는 정보가 나오지 않기에 무시했다.

섭유흔의 거처.

난 곧바로 문을 열었다.

어지럽게 흩어진 서랍, 금고 등을 보았을 때 급하게 빠져나간 것이 틀림없었다.

“청.”

“네.”

“찾아봐. 급히 물러났으니 분명 흔적을 남겼을 거야.”

“알겠습니다.”

청에게 방을 맡기고는 다시 밖으로 나왔다.

장원을 둘러본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하군. 분명 중년무인은 섭유흔보다 한수위였어. 그런데 어째서 그의 거처로 추정되는 집무실이 보이지 않는가? 젊은 무인도 섭유흔보다 아래였지만, 그 역시 대단했고. 그의 집무실도 보이지 않아. 그렇다면? 그래. 두 놈은 본단에서 내려온 암흑구혈이로구나. 젊은놈이 칠혈일 테고, 그럼 중년무인은?’

아마도 중년무인은 칠혈보다 높은 위치일 것이다.

난 밖으로 나와 지붕 위로 올라가 털썩 앉았다.

청이라면 저들이 흘리고 간 정보를 빼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그녀를 믿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난 눈을 감고 기감을 사방으로 흘려 혹시 있을지 모를 침입자에 대비했다.

적어도 내 기감을 피해 접근할 고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지금의 나를 꺾을 고수는 존재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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