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견습무사-39화 (39/150)

# 39

그들이 사랑하는 방식 (2)

더불어 그는 천하제일검이라는 또 다른 명예를 얻었다. 출세와 영화를 마다하고 불의를 개탄하여 떠난 그를 기려 이번에는 천하의 무인들과 양민들이 그에게 천하제일검이라는 대명을 준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무사武士의 명예인 것이었다.

“하하하! 기가 막혀서! 설마 막 대협께서 저 유명하신 막 장군의 아드님이셨다니 말이 다 안 나옵니다. 그 막 장군님의 아드님이 악충보의 말단 무사라니 더.”

악벽강은 진짜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었다.

도저히 상상치도 못했던 어떤 사실 하나가 밝혀진 것이었다.

추룡은 몸 둘 바를 모르는 채 어색하기 그지없는 표정이 되어 거실 한쪽에서 웃고 있었다.

“많이 알려져 있으신가요?”

“하하! 알려져 있는 정도가 아니지요. 잊고 있을지언정 무림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존함입니다! 떠나시기까지 한 번도 패배가 없으셨고, 훌륭한 성품으로 대명이 자자한 분이셨으니까요. 무인으로서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기도 합니다!”

혼자만이 간직하고 있던 비밀이 있었다.

감춘 채 ‘반짝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물었다. 어쩌면 그 비밀이 그녀를 아직도 혼인치 못하게 만들었을지도 몰랐다.

“이런 사실을 왜 감추셨지요?”

추룡은 계속 난처하여 웃었다.

“부족한 실력으로 떠들고 다니며 명예를 손상시킬 수 없으니까요. 저는 저이기도 하고. 그냥 그런 생각입니다.”

“남평에 계셨던 줄은 몰랐군요. 정녕코 명예가 크십니다. 꼭 한번 뵙고 싶었는데 막 대협이 함부로 검을 뽑지 않는 이유를 알겠군요. 진정한 보검입니다. 분명 아무 곳에서나 뽑을 검이 아니지요.”

“그냥 모르는 일로 해 주세요. 저는 평범한 자신이 더 좋습니다.”

추룡은 비적비적 땀까지 흘리며 웃었다. 설마하니 숨기고 있었던 사실을 희한한 괴승이 단숨에 알아낼 줄이야 어떻게 생각이나 했겠는가. 물론 남평을 떠나기 전에 준 부친의 검이긴 했다.

“보다 그 스님, 어떤 분이신가요? 보통 큰 힘을 지닌 분이 아니신 것 같던데 혹시 아시는지요?”

“도연 대사님.”

악벽강은 더 난처하게 하지 않고 특이한 그를 보며 미소와 함께 대답했다.

“대단한 분이십니다. 들으셨던 대로 열네 살에 출가하여 승려가 되셨고, 백마사, 상국사, 소림사, 공동파에 이르기까지 천하 각지의 사찰을 모두 답습한 분이십니다. 지혜가 천문을 헤아리신다고 알려져 있고, 음양오행, 지리 역학, 성리학에 이르기까지 두루 통달하지 않은 게 없다고 알려진 분입니다. 승록사의 녹봉을 받고 계시고, 현재는 북평왕부의 책사策士로 계시지요. 전하께서 좌천되실 때 함께 가셔서 북평군을 최강군으로 키워 내신 분으로 연왕 전하의 오른팔인 분이기도 하지요.”

길게 물을 것도 없이 느낀 그대로 대단한 인물이라 봐야 했다.

“대감님도 그러시고 모두 북평통이군요. 함께 오셨던 마삼보馬三保라는 분은요? 역시 예사 분이 아니신 듯하던데요?”

“예사 분이 아닌 정도가 아니죠. 또한 연왕 전하의 왼팔이나 다름없는 분입니다. 말씀드리자면 사연이 좀 긴 분인데 원래 운남성雲南省 곤명昆明 출생이고, 회교(이슬람)를 신봉하는 이족異族인 분이시죠. 지방 특색이 그러하듯 운남에서는 귀족가의 출생이십니다. 하나 원이 지배할 당시 태조이신 황상의 공격으로 집안이 몰락했고, 소년일 때 사로잡혀 거세去勢를 당하셨습니다. 그리고 궁으로 끌려왔는데, 인물을 알아보시고 연왕 전하께서 거두어 중용하셨죠. 지금은 북평왕부의 태감太監으로 계십니다.”

추룡은 자신도 모르게 멈칫하는 표정이 되었다.

“설마 환관宦官이란 말씀이신가요? 그것도 강제로 당한?”

말이 쉬운 것이지 실로 비참한 것이었다.

“그렇습니다. 황상께는 한이 많겠지만 연왕 전하는 은인이 되시죠.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지 저도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대로 기가 찰 노릇인 것이다. 아버지인 주원장은 그의 집안을 몰살시키고 멀쩡한 사람을 잡아 거세하여 고자로 만들었는가 하면 아들인 연왕은 그런 그를 중용하여 측근에 두었으니.

격세지감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한탄 한번 하지 않을 정도로 의지가 굳은 분이십니다. 다들 하는 이야기지만 마 태감님께서는 분명히 때를 만나면 전무후무한 대업을 이루실 분이라고 하죠. 막 대협께서는 오늘 북평왕부의 양대 거두를 만나신 것이에요. 저도 이런 일이 있을 줄 몰랐습니다만 정말 영광인 것이죠. 더구나 도연 대사님으로부터 문창무곡성이라는 극찬까지 들으셨으니, 하하! 이런 찬사를 받은 분은 아마 천하를 다 뒤져도 막 대협뿐이실 것입니다.”

추룡은 다시 땀이 삐질거렸다.

실로 낯 뜨겁다 할 극찬이 아닐 수 없는 것이었다.

“뭘요. 그냥 갑자기 들어오셔서 분위기가 어색해지니까 호전시킬 겸하여 하신 말씀이신 것을요.”

하지만 악벽강의 생각은 달랐다.

“하하! 절대 그럴 리가 없습니다. 도연 대사님이 어떤 분이신데요? 빈말이라도 결코 아무렇게나 하실 분이 아닙니다. 천기에 오행, 역학, 성리학까지 헤아리신다고 알려진 만큼 분명히 막 대협에게서 큰 무엇인가를 보셨기에 하신 이야기인 게 분명한 것입니다. 당장 감추고 계셨던 내력까지 알아내셨잖아요?”

추룡은 또 난처해졌다. 두 사람을 물은 것은 부친에 대한 이야기 등 감추었던 비리가 자꾸 나옴으로 인해 화제를 돌리고자 했던 것인데 돌고 돌아 이야기가 다시 제자리로 오면서 오히려 처음보다 더 과하여질 낌새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말을 돌렸다. 이럴 때 그가 잘 쓰는 수법이 있었는데, 싱거운 소릴 해서 상황을 바꿔 버리는 수법이었다.

“네, 그럼 소저와 저는 부부가 되겠군요.”

“엣……?”

순간 악벽강의 얼굴에 깜짝하는 기색이 떠올랐다.

듣고 보니 그런 것이다. 도연은 추룡을 문창무곡성에 비유를 했지만 또한 그녀 역시 제천선녀에 비유하지 않았던가. 무곡성의 짝은 제천선녀였다. 그렇다면 자신은 추룡의 아내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늘이 내린 인연에 천생배필이라고까지 했는데, 천기를 헤아리고 오행, 역학, 성리학까지 달통한 그가 괜한 말을 하지 않았다면 역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난처한 상황이므로 추룡은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뭐, 저는 좋습니다. 너무 자상하고 좋은 분이시라. 효녀이기까지 하시죠. 제가 문창무곡은 아니지만 소저께서 제천선녀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하하! 농…… 농담을!”

이번에는 악벽강이 몰리기 시작했다. 전혀 안 닮은 듯하면서도 어딘지 많이 닮은 두 사람. 추룡의 반격이 시작되자 이번에는 악벽강이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웃기 시작했다.

하지만 뭐, 추룡은 계속 싱겁게 몰아붙였다.

“가문은 또 어떠신데요. 자그마치 악비 대장군님의 후예이시죠! 감추고 계시지만 놀랄 정도로 아름답기도 하고 없었던 가슴도 막 생기고……!”

“막 대협, 그런 농담 싫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추룡의 승리였다.

당황하여 웃던 악벽강이 쩔쩔매는 기색을 보이더니 결국 바깥으로 도망친 것이었다.

추룡이 있는 곳은 장신 내외가 거처하는 별원에 딸린 두 칸 방의 작은 별채였다.

처녀 총각이 한 별채에서 잘 수는 없었으므로 악벽강은 본원에서 자야 했는데 돌아와 탁, 하고 문을 닫는 순간 그녀는 갑자기 가슴이 두근두근두근 하기 시작했다.

왠지 모르게 떨리는 심정. 그녀가 아는 그는 잘 웃을 뿐만 아니라 싱거운 농담 같은 것을 매우 잘했다. 한데 그가 하는 농담은 속에 뼈가 있었다.

가령 고관들 집의 분위기를 이야기할 때 다들 많은 사병들을 고용해 지키고 있다고 하자 ‘지은 죄가 많은가 보군요!’ 하는 형식으로 묘하게 정곡을 집어내는 것이다.

사실 이유 없이 고관들이 사병이라 할 무인들을 고용해 장원 속을 채울 리는 없었다. 이 시대의 고관들의 경우는 특히 더욱 그랬다.

따라서 그가 하는 농담은 절대 농담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데 그런 그가 자신을 좋다고 했다!

또한 내용은 다르지만 천하의 기승으로 알려져 있는 도연이 자신과 그를 보자마자 인연이라고 했고.

다시 생각하니 만나게 된 것조차 참 이해가 안 갔고, 여기까지 같이 온 것조차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혼인 이야기가 나와 다급해서 청했다 하지만 왜 곧바로 그였을까? 다른 사람은 생각해 보지도 않고 그냥 ‘막 대협’ 하고 떠올리고는 허둥대며 사흘이나 나타나기를 기다리기까지 했다.

더 희한한 것은 부친인 악불비에게 한 이야기였다. 혼인 이야기가 나옴으로 인해 다급한 김에 자신은 그냥 되는 대로 말을 했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 그 말들이 거의 사실이 되어 있었다.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금의위 대한장군의 아들인 추룡은 분명히 장군가의 출신이고, 장신까지 끌고 가고 싶어 할 정도이니 과시를 보지 않아도 사실 될 만하다. 우연한 일이지만 경험 부족으로 말을 도둑맞는 등 때를 놓쳐 수업을 쌓는 중이기도 하고. 항주에 있다는 것 하나를 제외한 나머지 전부 사실이 되어 버린 것이었다.

기이하다! 정말 인연인 것일까? 자신도 모르는 어떤 운명에의 직감 같은 것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게 한 것? 분명히 아주 기이한 것이었다.

특히 이상한 것은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 자신이 두근거릴 만큼 그에게는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

하지만 어떤 현실 하나가 두근대던 그녀의 가슴을 곧 싸늘히 식어 가게 했다.

‘농담이겠지……!’

다 좋다 해도 그 현실은 누구도 넘어서기 어려운 벽壁이었다.

“이해가 가지 않는군! 대체 막여사의 아들인 그가 어떤 이유로 여기에 온 것인가!”

같은 즈음 장원의 본관 내채. 이 일을 두고 여기에서도 논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도연, 마삼보, 장신, 그리고 또 한 사람 이 장원의 주인인 금충金充.

변함없이 쏘는 듯 번쩍이는 눈으로 도연이 말을 하고 있었다.

“이 일은 매우 중요하다! 혹시 그가 복권한 게 아닌가? 설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 보지만 혹시라도 사실이라면 우린 최악의 궁지나 같다! 이미 모두 죽은 목숨일 수도 있는 것이다!”

막여사를 찾아갔던 벗 이순문, 거론되었던 복권.

장신이 크게 긴장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 없습니다. 백성들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며 하야한 막 장군이 오늘에 이르러 복권할 리도 없거니와, 계획이라 보기에는 이치에 닿지 않습니다. 처제에게 알아본바 그는 칠 개월 전에 항주로 왔고, 도둑들에게 말을 잃어버렸다 하더군요. 이후 우연히 휘주의 친구들을 만나 어려움에서 벗어난 후 악충보에 입문했다고 들었습니다. 온 것도 혼사를 피하고자 한 소관의 처제가 임의로 동행해 온 것입니다. 이런 계획이란 것은 하늘도 낼 수 없으니 분명 우연입니다. 막 장군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확실한가?”

“확실합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여기에 대해서만은 목을 걸 수 있습니다. 이미 걸려 있는 상태기도 합니다만.”

마삼보. 그가 묵직하게 말문을 열었다.

“눈빛이 맑더군요. 누구를 속이거나 할 젊은이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막 장군 역시 대쪽 같은 인물임에 분명하고. 누구보다 정확히 사람을 보실 줄 아는 분이 총사이신데, 어떤 젊은이 같던가요? 막 장군의 아들이라 해도 상상 밖의 힘이 느껴지옵던데?”

도연의 눈이 더욱 번쩍였다.

“맹수 중의 맹수다! 상학相學으로 보건대, 그는 사자獅子의 상을 가졌다. 평소 온후하지만 힘을 드러내면 가히 당할 자가 없지. 여기에 독수리인 막여사까지라면 상상하기조차 싫다!”

마삼보의 눈에 기이한 빛이 스쳤다. 너무 인상이 좋은 그는 눈이 매우 컸다.

“사자라 하면 매우 좋지 않습니까. 충돌이 일어날 일도 없겠고. 우리에게 반드시 있어야 할 요소기도 한 것 같사온데?”

“절대 필요하지! 그러나 역시 너무 맹수라는 거다! 이런 놈은 한번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지. 붙들기도 힘들뿐더러, 방법조차도 없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내용을 이해하기가 힘이 들었다.

하나 그들 간의 이야기이므로 알아듣는 듯 장신이 묘한 기색을 떠올리며 다시 말을 꺼냈다.

“총사님만큼 깊이 보진 못하였지만 인물인 듯하여 북평으로 함께 갈 뜻이 없느냐를 물었는데 일 차에 관심과 호의를 보이더군요. 무관이 되어 북평으로 오면 소관을 찾겠노라고. 처제의 일이긴 하지만 신세를 갚겠다는 이야기까지 했습니다.”

번쩍! 도연의 눈에 더욱 강렬한 빛이 쏟아졌다.

“확실한가?”

“분명히 그렇습니다. 다 고사하고라도 허언은 없겠다 싶을 정도로 정직한 청년 같더군요.”

탁! 도연은 무릎을 쳤다.

“악보의 딸! 그렇군! 사자의 목걸이다! 이름이?”

“악벽강이라 합니다.”

“산岳과 언덕崗.”

도연은 홱, 고개를 저었다.

“좋지 않다. 너무 메마르다! 들녘의 사자와도 맞지 않고. 그의 이름에는 용龍 자까지 있다. 구름을 좋아하는 용이 거친 산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지만 스쳐 갈 뿐 머물지는 않는다! 머물게 하려면 물水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끝 자를 강江으로 바꿔야 한다. 그것으로 될 것이다.”

언덕 강崗을 큰 물 강江으로.

장신의 표정이 갑자기 밝아졌다.

“인연이 확실한 것입니까?”

“없었다면 여기까지 함께 왔을 리가 있겠는가! 연분은 만드는 것도 버리는 것도 사람이다. 그리하여 인연이라 하되 이름을 바꿀 정도의 결심과 노력이 있다면 짝이 아니 될 수 없다.”

“어떻게든 해 보겠습니다. 아니해도 혼사를 피하여 집안에서 골 아파하는 터이온데……!”

무슨 승려가 이렇게 깡다구인 것인지 딱딱 끊어 말하는 게 특징인 듯 도연은 거듭 쏘는 듯한 눈으로 장신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성사되면 자네에게도 아주 좋다! 자네는 사주에 큰 고비가 한 번 있는데, 그로 인해 넘기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이니 소신껏 해 보도록. 계책을 만들어 보겠다.”

장신의 표정이 더욱 밝아졌다.

“전에 한번 하셨던 말씀 같사온데, 피할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사자가 재앙을 막는 비상한 동물이기도 하다!”

이윽고 장원의 주인인 금충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알아낸 바는?”

사십 중반, 금충은 상당히 강직해 보이는 인상을 가진 인물이었는데, 바로 포권과 함께 대답했다.

“놈들이 역시 수를 쓰고 있습니다. 아직은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는 눈치지만 조만간 일을 벌일 것 같습니다. 분주히 오가면서 밀담들을 나누는 눈치더군요.”

“되지 못한 야견野犬 무리가 말이지!”

도연은 탁, 하고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그럼 북평으로 가서 준비하겠다! 놈들의 동태를 빠짐없이 감시하고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라. 장 시위는 특히 막여사의 아들과 악 처녀와의 일에 신경 쓰도록 하고. 성사되어 네 마리 맹수가 다 모이면 이 땅에 황금과 평화가 넘칠 것이며 전무후무한 대업이 이뤄질 것이다!”

전무후무한 대업.

멈칫, 모두의 얼굴에 놀라는 기색이 떠올랐다.

“이 시간에 가신다는 말씀입니까?”

“천하에 홍황紅黃이 바뀌고 있는데 밤낮이 어디 있는가!”

불쑥 나타났듯 도연과 마삼보는 언제 나타났느냐는 듯 종적 없이 밤사이 떠났다.

북평왕부의 책사.

한 마디 한 마디 하는 것을 보아 분명히 예사 인물이 아닌 듯한데 지금으로써는 그냥 깡다구 센 노승 정도로만 보였다.

네 마리의 맹수라는 말에 의혹이 좀 남았고.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사자로서 그중 하나는 추룡이 들어가는 것 같았다.

무엇 때문에 북평에 있어야 할 이들이 남경으로 와 머리를 맞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이순문이 막여사를 찾아왔던 일과도 무관한 것 같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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