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
가짜 연인戀人 (3)
앞에서 걷거나 머뭇거리던 사람들은 놀란 기색을 하고 자신도 모르게 길을 비킬 정도였다.
악벽강의 기품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이다. 완전히 궁궐의 마마님이나 고관대작의 딸로 봐도 과언이 아닌 것이었다. 특히 시선을 끌 수밖에 없는 것은 훌쩍한 키 때문이었다.
일반 남자들 이상의 늘씬한 키에 위엄과 기품을 갖춘 모습이 주위의 모든 여인들을 압도함과 더불어 오가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자석처럼 끌어당기기 시작했던 것.
수많은 유람객이 몰리는 서호인 만큼 더 아름답다 할 처녀들도 있겠지만 이건 절대 미모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었다. 아무리 아름답다 해도 일반의 처녀들은 키와 기품에서 그냥 눌려 버렸다.
여기에 추룡이 또 한몫을 했다. 눈 같은 백삼에 남색 덧옷을 걸치고 영웅건을 두른 채 대장검을 찬 추룡은 어떻게 봐도 일반의 무인이 아닌 군부의 무장武將이거나 대가의 공자였다.
육 척의 키. 마찬가지로 훌쩍 큰 키다. 그대로 대가의 공녀와 공자가 나들이를 나온 것이었다.
워낙 시선이 쏠리다 보니 평소처럼 싱겁게 웃는 모습을 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 보니 정색을 함으로 그 특유의 기도가 드러난 셈이었다.
입을 다물고 무게를 갖춘 채 걸었고, 악왕묘로 들어가자 입추의 여지도 없다 싶을 정도로 와 있던 사람들 또한 두 사람을 보며 눈이 휘둥그레져 일제히 길을 비켰다.
“소저를 뵙습니다!”
악왕묘를 지키던 관리인들까지 달려 나와 인사를 했다.
몰랐던 사실이지만 악비 장군의 묘소인 만큼 악가의 사람들이 나와 관리를 하고 있었던 것인데, 그들만큼은 악벽강을 알아보는 것 같았다. 때마다 가족들이 분묘를 오므로 그들만큼은 여장을 한 악벽강을 상당수 대했던 눈치.
악벽강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고, 그들은 곧 새 향을 준비하는 등 분향 채비를 했으며 비로소 사람들은 그들이 누군지 알았다.
다만 조금 착각들은 하는 것 같았다.
“어쩐지 기품이 대단하시다 했더니 악 장군의 후손이셨군! 역시 명가名家의 후예다우신 훌륭한 모습이시네!”
“악충보 쪽에서 오신 것 같은데 따님이 두 분 있으시다고 들었네만, 큰 소저이시지?”
“그런 것 같네. 절색이라고 소문이 자자하시더니 역시……!”
그대로 악충보에는 딸이 둘이었으나 워낙 악벽강은 선머슴으로 소문이 나 있었고, 혼인을 한 언니는 방정하기로 명성이 있는 듯 거의가 악벽강을 언니인 악서희로 보는 그런 눈치였다.
“서른 중반이라 들었는데 전혀 나이가 안 보이시는군? 스물두셋 정도밖에 안 되어 보이시는데?”
“원래 가인은 나이가 들지 않는 법일세.”
“한데 함께 있는 장수將帥는?”
다만 의문인 것은 옆에 선 대단한 기품의 무장이었다.
“글쎄? 부군은 아니신 듯하고 아마도 경호를 나온 장수 아닐까? 부군께서 북평왕부의 사품 대내시위시라고 들었거든?”
“기도가 실로 대단하네. 북평군이 천하의 강군이라 들었는데 역시 대단한 무장들이 많은가 보군?”
보다 큰 의문을 품을 것은 묘소를 지키는 악가의 사람들인 듯했다. 그들만큼은 찾아온 그녀가 악서희가 아닌 악벽강임을 알고 있었으나 옆에 선 청년이 누군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악벽강은 사귀는 남자가 없고 악충보에도 저런 무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난데없이 그녀가 눈에 번쩍 띄는 청년과 함께 나타난 것이니.
‘이해가 가지 않는데 드디어 좋은 분을 찾으신 것인가?’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리는군. 엄청나게 버티시더니 결국 끝내주는 사람을 만났군!’
찾아온 사람들이 묵례로 경의를 표시하는 속에 절을 올려 분향을 끝낸 두 사람은 이윽고 모든 선남선녀들에게 선망의 눈길을 받으며 악충묘 밖으로 나섰다.
“대저大姐! 쓸쓸한 사람에게 자비를……!”
골치 아픈 일도 있었다.
나가자 어디서 몰려왔는지 수십 명의 걸인들이 악묘 입구에 진을 치고 기다리다가 일제히 손을 내민 것이었다.
대가의 공녀가 온 눈치가 보이니 몰려온 것이었다.
그러나 뭐, 악벽강은 익숙한 듯 신경 쓰지 않고 소맷자락 속에서 미리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철전鐵錢을 꺼내 하나하나 쥐여 줬다.
“청복이 따르소서!”
받는 족족 걸인들은 깊숙이 절을 했으며, 악벽강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대신했다. 범접치 못할 그 기품은 그야말로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청산과 청천이 거꾸로 내리비치는 푸른 물결.
“하하……!”
한참 후에야 추룡은 다시 원래의 웃음을 되찾았다.
분묘를 마친 두 사람은 곧 독선獨船을 내어 유람선을 띄웠는데 비로소 숨이 좀 트였던 것이다.
노련한 늙은 사공은 행여 배가 흔들릴세라 조심하여 후미에서 노를 저었고, 고물에 걸터앉아 악벽강을 마주 보며 자신도 모르게 웃음 짓고 말았다.
“정말 대단하시군요. 원래도 아름다우신 것은 알고 있었지만 몇 번이나 뵈면서도 이 정도이시리라 생각지 못했는데, 정말 상상을 넘어서셨습니다. 보는 사람들이 다 찬탄할 정도인데 어째서 꾸미고 다니시지 않는지.”
“번거로울 뿐이기 때문입니다. 불필요한 때에 치장을 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구속일 뿐이지요. 지금도 저는 불편합니다.”
악벽강은 이야기한 대로 변함없이 존댓말을 썼다.
“보다 웃으시지 말라고 했지요? 막 대협께서는 웃지 않으실 때 큰 위엄이 살아나십니다.”
하지만 추룡도 생각하는 게 따로 있는 것 같았다.
“위엄 같은 것도 없지만 있다 해도 불필요하게 몸에 힘을 줄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요. 원래 웃기를 좋아하는데 스스로와 주위를 불편하게 할 일이 있을는지요. 그러기에는 나이도 어리고. 소저께서 존댓말을 하시니 어색해 죽겠습니다.”
피식, 악벽강은 실소 지었다. 생각이 비슷하므로 사돈 남 말할 처지가 아니다 싶었던 것이다.
고개를 저었다.
“원래부터 존댓말을 썼어야 했습니다. 나이가 위라 해도 아무렴 장부이신데……! 막 대협뿐 아니라 가내의 다른 모든 분들께도 사실은 그렇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워낙 무가의 일을 맡고 있다 보니 연장자 외에는 그러지 못할 뿐이지요. 특히 막 대협의 경우는 수하라 볼 수도 없으니.”
서늘한 시선이 하늘가에 머물렀다.
“어머님께서 일찍 이승을 떠나셨습니다. 홀몸이 되신 아버님께서 좋은 새어머님을 맞으셨으면 하는데 돌아가신 어머님을 사랑하셔서 그러지도 않으시고……! 혼인을 하라시지만 저마저 곁을 떠나면 외로움을 달랠 길이 없으실 터이라 남아 있습니다. 저 역시 혼인을 하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이 없고요.”
효녀였다.
“사정이 그래서 말을 내리고 있지만 언제가 되건 때가 되면 존대를 해야 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큰 힘을 지니시고도 스스로를 자랑하시지 않고 의리를 헤아릴 줄 아실뿐더러 헛된 명성에 연연하지 않으시니, 그대로 대협의 명칭에 합당한 분이신 것입니다. 몽마의 사건 후 더욱 그것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여간한 사람이라면 절대 공을 돌리지 않을 것이지요. 단번에 대명을 천하에 떨친 일이온데.”
분명히 그런 무엇인가는 있었다.
큰 기여를 하긴 했지만 몽마를 직접 잡거나 하지 않은 전소조차 중원 도처로 이름이 퍼져 나가고 있었다. 악충보의 명성이 워낙 크므로 그녀가 몽마를 잡았다는 것은 그리 대단한 일이 되지 않지만 약관의 무사가 했다 하면 단숨에 큰 명성을 얻고도 남을 만한 일인 것이었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서도 추룡이 생각하는 것은 따로 있는 것 같았다. 실소와 함께 고개를 저었다.
“그런 명성은 얻고 싶지도 지니고 싶지도 않습니다. 어쩔 수 없어 했지만 법복을 입은 이들조차 삼가는 일인데 사람을 죽여 얻는 명성이 제대로 된 것이겠습니까? 피 묻은 명성일 뿐이지요.”
“……!”
피 묻은 명성.
악벽강은 자신도 모르게 멈칫했다.
그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알게 된 지는 오래되었으나 실제 그녀는 추룡과 많은 대화를 한 적이 없었는데 이야기할수록, 희한하게 이 청년은 생각하는 게 어딘지 자신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도 그런 것은 제대로 된 명성이 못 된다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협객이라 하는 강호의 인물들은 걸핏하면 악한이라 여기는 자들을 베었고 그렇게 얻은 명성을 자랑처럼 여기곤 하지만, 한들 이로 인해 무수한 인물들로부터 도전을 받았고, 종내에는 스스로조차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수많은 은원을 맺었다.
끝내 보복 속에 죽음을 당하거나 더 큰 피를 흘려야만 했으며, 세를 구축하지 못하면 이름을 감춘 채 은거해야 했으니 그대로 살인으로 얻는 이름이란 흉명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후를 헤아리지 못하고 한순간의 객기로 하는 행동들, 제대로 된 명성이라면 감추어야 할 이유도 없거니와 마침내 나이가 들어 그렇게 얻은 이름을 숨기고 은거할 즈음 그들이 과연 자신을 자랑스럽다 할 수 있을는지?
오랜 역사를 지니고 관과 함께 법을 지켜 오는 무가의 출신이므로 누구보다 이런 사실을 악벽강은 잘 알고 있었고, 비로소 그녀는 싱겁게 웃고 있는 청년이 생각보다 훨씬 속이 깊다는 느낌이 들었다.
돌이켜 생각하니 자신은 아직 그가 검을 뽑는 것조차도 보지 못했다. 말을 잃어버린 후 도둑에게 뺨을 얻어맞았던 그.
여기까지는 모르는 일이라 쳐도 말을 도둑맞았다는 하나만으로도 일반의 무인들이라면 무조건 칼을 뽑았을 터인데 그러지 않았고, 몽마를 상대할 때조차 그랬다.
협객 나부랭이랍시고 어설프게 설치는 신출내기들 같았으면 둔계에서 자신이 습격을 했을 때조차 칼을 뽑았을지 모른다. 그래 놓고는 칼을 뽑을 수밖에 없었던 정당성을 주장하고자 목에 핏대를 세웠을 것이고.
비교해 조는 듯 둘러져 있는 그의 검은 분명히 군자의 검劍이었다.
웬일일까. 바라보는 그녀의 가슴에 별안간 서호의 물결처럼 파문이 일어남은.
슬그머니 양 볼이 붉어질 즈음, 특이하게도 수천 리나 떨어진 곳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대소림사.
다다닥! 타다다닥!
저녁 예불 시간에 맞춰 매질 속에 목어木魚가 울음을 토하는 가운데 마침내 수행에 나섰던 그들은 돌아왔다.
“아미타불!”
서리처럼 흰 백미白眉. 원혜 대사의 표정이 크게 침중해졌다.
“속가의 법명이 정진이라니, 연유를 설명해 보거라.”
정명은 합장과 함께 머리를 조아렸다.
“사형의 행위에 대하여서는 더 아뢰올 것이 없을 것이옵니다. 하나 죽음은 무한한 슬픔과 충격으로 다가왔사온데, 효수된 수급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망가져 있었습니다.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행동을 하였다 해도 보니 감정이 복받쳤사온데 싸운 자가 사후에 발로 뭉개기까지 한 것 같더군요. 필시 경솔한 자의 소행 같았고, 이런 자가 신분을 알면 필시 입 밖에 내어 불문계가 뒤집어질 일이오라 악충보로 갔었사옵니다.”
그의 모습은 편안해 보였다.
“하나 여시주의 이야기를 들어 본바 사실과 달랐습니다. 신분은 이미 밝혀져 있었고, 철장을 들었었다 하더군요. 칼이 부러짐으로 주먹으로 싸운 결과 그리되었던 것입니다. 하여 장본인을 찾아보았사온데 경망스러운 자라면 엄히 경고하려 한 생각이 있었습니다. 한데 뜻밖에 그가 큰 인물이더군요.”
추룡을 찾게 된 전말.
“그만한 젊은이가 어이하여 악보의 말단으로 머물고 있는지는 알 수 없사오나 무력 역시 제자를 웃돌고 있는 듯하였습니다. 그럼에도 겸허하였사오며, 이야기를 나누자 곧 고인과 소림을 분리해 지적하였습니다. 하찮은 자라면 악업을 자랑하고 더 큰 허명을 이루고자 싸우려 들었을 것이온데 있었던 사실조차 잊고자 하는 모습이더군요. 크게 탄복하여 신세를 갚고자 논무를 청한바 예상대로 오권과 나한곤법이 불필요할 정도였사온데, 그럼에도 배웠다 하며 숙이기까지 하였사오니 그 자체로 겸허하며 진정한 명예가 무엇인지 아는 청년이었습니다. 속가라 하나 나한으로 부족함이 없었사옵고 제자들 한눈에 반하여 사제로 두고자 한 것입니다.”
정업이 합장과 함께 거들었다.
“검을 뽑아 생사를 겨루었다면 누가 남았을지 알 수 없습니다. 논무를 하며 무수히 쓰러뜨렸으나 제자들 역시 그 이상으로 쓰러졌사온데, 사제는 무려 세 시진을 버텨 내었습니다. 상상조차 못 할 일로서 통천문通天門을 열어도 될 듯하였습니다.”
“특이한 일이로구나. 천하가 넓은 만큼 어디엔들 기재가 없을까마는 너희들을 상대로 평수를 이룰 정도의 약관 청년은 드물 터인데……!”
“형제가 된 후 물었더니 부친께 배웠다고 하였습니다.”
타닥타닥, 끊임없이 울려 오는 목어의 울음소리.
피로 얻은 명성의 대가가 무엇인지 그대로 증명하는 내용이었다.
추룡이 혈기를 믿고 명성을 추구하는 청년이었다면 분명 공전절후라 할 어마어마한 대명을 얻을 기회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결과가 생겼을 것인지 또한 불을 보듯 하고.
정명 및 다섯 나한과 정면으로 충돌했을 것이고, 이겨 내었다 해도 소림, 전 무림의 속가 제자, 전 중원의 불문과 싸워야 하는 것이었다.
“적에 올리거라. 속가로서 백아홉 번째의 나한으로 인정할 것이다. 정 자 항렬로서 장로들 및 방장 이하 네 번째 서열이 될 것인즉 주지시켜 어느 자리에서 만나든 모두에게 예의를 갖추게 하라.”
“아미타불……!”
원혜 대사는 두말 않고 허락하였다.
소림의 백아홉 번째 나한.
하지만 뭐, 이런 사실을 본인은 알 리도 없고, 진중했던 것은 서호에서 잠깐, 싱글벙글, 항주를 떠나며 추룡은 어느새 다시 원래의 싱거운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힐끔힐끔, 주책없이 또 악벽강의 가슴을 훔쳐보고 있었는데, 악벽강 역시 어느 틈에 다시 남장을 했다.
자꾸 가슴에 신경 쓰는 눈치라 눈썹을 곤두세웠지만 그러나 소리치기를 포기하고 그냥 좋게 알려 줬다.
“천으로 묶은 것입니다. 남장을 하고도 가슴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이상하니까요. 아셨을 테니 이젠 그만 보세요. 부끄러워 죽겠습니다.”
“하하! 그랬던 것이군요. 다시 뵈니 역시 소저께서는 남장을 하고 계신 게 더 멋지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괜한 말씀 말아요. 보다 곧 금릉입니다. 형부가 보통 눈치가 빠른 분이 아니니 정말 잘해 주셔야 합니다.”
믿고는 있었지만 이래도 저래도 웃는 모습하고, 아무래도 슬그머니 걱정이 되는 상태였다.
“우와! 모든 게 새것이군?”
하지만 추룡의 모습은 금릉에 도착해서도 같았다.
정확히 남경南京으로 명명된 곳.
명을 일으킨 후 주원장이 지정 십육 년에 집경로를 함락한 후 출생지를 도읍으로 하여 응천부라 개명하고 통일 전국의 기틀로 삼은 뒤 종산 이리허에 궁宮을 축조하게 해 일으킨 신흥 도시로서 모든 것이 새것인 곳이었다.
둘레만도 오십 리에 달하는 대황궁이 존재하는 곳.
도처에 자리 잡은 전각, 탑실, 사찰 등 빛깔이 번쩍하는 건물들에 인공으로 회하의 물을 끌어들인 후 모래를 깔아 흐르는 내川하며 웅장 수려함이 극에 달하는 정경인 만큼 당연히 아직도 촌 청년인 추룡의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진작 오고자 했으나 이제야 황도라는 곳을 보게 된 것이었다.
“정말 대단하군요! 외성外城 성벽만 삼중이니 그야말로 철벽인 곳 같습니다!”
중원 사상 처음인 삼중의 외성 벽.
황도를 처음으로 보는 추룡으로서는 당연히 흥분할 수밖에 없었지만 악벽강으로서는 역시 불안하다.
한숨을 푹 내쉬며 이런 추룡을 말렸다.
“황상께서 의심이 좀 많은 분이라서 그렇게 하셨다 합니다. 보다 제발 좀 자제해 주세요, 막 대협. 너무 불안합니다.”
하지만 싱글벙글, 추룡의 태도는 전혀 변함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