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견습무사-31화 (31/150)

# 31

철나한鐵羅漢 (2)

편전부란 이 시대의 체신부 같은 것을 이르는 것이었다.

이 시대의 사람들은 우편물을 주고받기가 극히 어려웠는데, 하려면 전서구 같은 조류를 이용하거나 인편을 통해 전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 천하가 넓은 만큼 멀리 있는 곳에 서찰을 전한다는 것은 완전히 어려운 일이었다. 예를 들어 휘주에서 남평까지가 빨라도 한 달 반이 걸리는 거리임을 알고 보면 인편으로 서찰을 보낼 경우 오가는 사람은 석 달이 소요된다.

이런 엄청난 거리를 오가려 할 사람도 없을뿐더러 있다고 해도 어마어마한 수고료가 붙는 것이었다. 당연히 이런 거리에는 전서구 역시 통하지 않았다.

아무리 회귀성이 강한 매나 비둘기라 할지라도 이동하는 거리에 한계가 있는 것이었다. 따라서 대성省 간의 통신망이란 지극히 구축하기 어려웠고, 여기에서 남평까지 무언가를 보내려면 가장 확실한 것이 파발마를 이용하는 관사의 편전부였다.

그러나 관사의 파발마가 개인의 무언가를 전달해 주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로 인해 추룡은 집을 떠나 아직까지 소식조차 못 전하고 있던 터였는데 배려해 악벽강이 주선해 준 것이었다.

하지만 입이 귀에 걸린 것은 잠깐.

“나가 봐, 바보.”

퍽!

“어이쿠!”

추룡은 또 무릎을 움켜잡았다.

아무래도 몽마에 대한 괘씸죄가 적용된 듯 악벽강이 또 주특기인 정강이 차기를 감행했던 것이다.

“흥.”

하지만 뭐, 추룡이야 아파하거나 말거나, 악벽강은 눈을 딱 감고 척척척,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사실 몽마를 잡은 후 추룡이 현장에서 내빼 버림으로 그녀가 겪게 된 고초는 이만저만이 아닌데 명성보다 더 많이 받고 있는 것이 처녀가 뭐 그리 드세냐는 구박성 이야기들이었다.

당연히 또 괘씸죄가 추가될 수밖에 없었는데 이조차도 약과, 이 일로 인해 그녀는 곧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다.

아침.

“전소, 막추룡, 임백호, 다들.”

“옛! 말씀하십시오!”

“아아, 괜찮아. 조금 이르지만 가족으로 인정할 테니 그냥 편하게 해. 오자마자 수고들 많았다. 편하게들 쉬고 닷새 후에 보자.”

“옛! 감사합니다! 오장님도 즐겁게 다녀오십시오!”

싱글벙글, 선참들의 입가에도 웃음이 떠오르고 있었다.

까닭은 역시 신입인 전소 들로 인해 특진에 휴가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사실 이건 예사 드문 일이 아닌 것이다.

어디서나 그렇지만 들어가면 신입들이 선참들의 덕을 봤지 신입으로 선참들이 덕을 보는 예는 아주 드문데 특진까지라니 대단한 일이 발생했던 것이다.

삼단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선참은 오동주吳東周라는 인물로, 마흔셋이었다. 마흔셋에 여전히 말단, 호봉 수는 있겠지만 체면도 좀 그렇고…… 실력이 좀 못 미치거나 운이 없었다는 것이다.

계급은 사호소, 퇴임이 이 년 후인 셈이었다. 한데 일호소가 더 올라감으로 사호소에 오장五長이 된 것이다.

사호소 중에서는 일단 가장 높다. 이 얼마나 멋진가?

실력이 있는 만큼(?) 임기까지 삼 년 더 연장되었다. 무인이라는 직업이 실력 위주라 하지만 그래도 사십오 세에 퇴직하기는 좀 억울한 편인데, 당연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다른 선참들 역시 싫을 리가 있는가.

인사를 하고 둔촌으로 뛰어가는 친구들을 보며 싱글벙글 다들 웃었다.

“저놈들 말이지, 신고식 때 색왕녀 소릴 했다 해서 학을 뗐는데 완전히 엉터리는 아닌 것 같지?”

“어, 며칠 지켜보니 다들 괜찮아. 기합도 꽉 잡혀 있고. 굴리지 않았던 게 잘했던 것 같아.”

“우리야 뭐, 그렇다 쳐도, 필경 치고 올라갈 놈들일세. 싹수가 보여.”

“그야 정해진 거지. 눈치를 보니 소저와도 친분이 있는 것 같은데. 견습에 벌써 삼호 아닌가.”

“기분도 그렇지 않은데 한잔하세. 내가 내지.”

“헛헛……!”

관록이 있어서인지 어기적거리며 삼삼오오 휴가를 즐기러 출발했다. 그래서 삼향 삼 분단은 이날부터 오 일 휴무.

한데 악벽강에게 골치 아픈 일은 친구들이 둔촌에 도착할 즈음 벌어졌다.

“소저,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다섯 분인데 소림사少林寺에서 오신 분들이라 합니다.”

오 인.

죽장에 방갓, 몽마의 수급을 보고 유독 비통해하던 그들이 찾아온 것이었다.

“소림사?”

악벽강의 표정이 즉시 굳어졌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소림의 승려들은 원래 향용의 방파들을 찾아다니지 않는다.

자신을 잘 드러내지도 않을 정도로, 늘 불문에 몸담은 승려로서의 수행을 다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데 그런 그들이 연고도 없는 자신을 찾아왔다고 하면…… 몽마가 소림의 출신임을 알고 보면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라는 느낌이 든 것이었다.

“……!”

순간적으로 치미는 좋지 않은 예감.

“분명히 그렇게 들었습니다, 소림에서 오셨다고. 어찌할까요?”

어찌하나 마나 만나 줘야 했다. 모습들은 드러내지 않지만 무림의 태산북두로 불리는 소림의 위용은 실로 막강하다.

천하무공출소림天下武功出少林이라 할 정도로 많은 속가 제자들이 천하에 널려 있었고, 소림사 자체의 승려만 해도 만萬에 달했다.

얼핏 이해가 가지 않을지 모르지만 어지간한 대가람이라 하면 대개가 천에 달하는 승려가 있었고, 상국사나 백마사 같은 종정 격인 사찰의 승려는 십만에 달했다.

악충보에도 소림의 속가 출신인 문인들이 수두룩할 정도이니 그대로 태산북두라 할 만한 것이었다.

“모셔라.”

굳은 표정으로 대면을 허가했다.

“아미타불!”

다섯 사람이 악벽강을 대면한 곳은 정충전이 아니라 정말 드물다 싶을 정도로 보루의 뒤에 있는 내채, 악벽강이 거처로 사용하는 별원別院에서였다. 규중심처라 할 수 있는 곳이지만 여기에서 만나는 것은 새어 나가서는 안 될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일각여 후.

“뵙게 되어 영광이오이다, 악 소저. 시간을 허락해 주시어 더욱 감사하고.”

“……!”

찾아온 다섯 사람을 본 악벽강은 바로 몸이 경직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소림 승려라면 일반이라도 무시할 정도가 못 되지만 찾아온 다섯 승려의 기도가 완전히 철벽鐵壁을 대하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떡 벌어진 어깨에 차분한 중에도 형형한 안광이 일어나는 눈들하며 양쪽 관자놀이의 태양혈까지 툭툭 불거져 나온 모습들이 그대로 금강역사와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악벽강의 기질 역시 여간이 아닌 터인데, 그녀가 이렇게 느낄 정도면 이건 틀림없는 나한羅漢이다.

포권을 취하며 일단 자리를 권했다.

“반갑습니다. 소림의 사부님들을 뵙기가 쉽지 않사온데 소녀야말로 영광이군요. 누추하나마 이리 앉으시지요.”

나이는 서른 중반에서 사십 초반.

“감사드리오이다.”

하고 있는 모습이 그렇듯 여인의 거처라 하나 처소의 정경은 또한 남자들의 거처처럼 수수하기 이를 데 없었고, 다섯 승려는 주위를 살피며 합장을 한 후 악벽강과 함께 거실의 큰 팔선탁에 둘러앉았다.

시녀가 차茶를 가져왔고, 악벽강이 다시 말문을 열었다.

“필경 아라한阿羅漢님들 같은데 지체 높으신 스님들께서 어쩐 일로 미흡한 소녀를 찾아오셨는지요?”

사십 대 초반으로 가장 나이가 있어 보이는 육 척의 체구에 호랑이같이 위맹해 보이는 승려가 합장을 해 보이며 말을 받았다.

“하찮은 폐납들이 어찌 그런 큰 칭호를 받을 수 있겠소이까. 빈승은 정명正命이라 하며 네 사제는 각각 정어正語, 정견正見, 정정正定, 정업正業이라 하오이다.”

‘철나한鐵羅漢!’

쿵! 악벽강의 가슴이 다시 주저앉았다.

대체 일도 뭐가 이런 희한한 일이 있는 것인지.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불과 열흘 안짝에 그녀는 승려 둘을 본 바가 있는데, 그 둘이 모두 소림 백팔나한의 수장이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 옥병루에서 부딪쳤던 몽마 정진이 십여 년 전, 파계하기 전의 소림 나한들의 으뜸인 수나한이었다. 금나한으로 불리는 삼십오방의 최강자.

한데 찾아온 이들 다섯 사람도 같은 정正 자 돌림! 정확히 팔정도八正道의 돌림자로서 죽은 몽마 정진과 한 항렬의 인물들이었다.

그리고 정명이라는 이름은 또한 천하를 진동시키고 있는 백팔나한의 일인자로서 죽은 몽마 정진이 파계한 이후 뒤를 이어 수나한이 된 승려이기도 했다.

항렬이 같다고 했듯 더 정확히, 다섯 사람이 모두 정진과 한 항렬의 사형제師兄弟인 셈이었다.

악벽강으로서는 정말 불편한 만남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긴장감이 치밀어 오르는데 아는지 모르는지 정명은 계속 포권과 함께 형형한 시선으로 합장을 하며 말을 이어 갔다.

“온 것은 몽마의 일로 인해서인데 듣자니 그를 잡은 분이 소저라고 하더구려. 사실인지요?”

참, 뭐라고 해야 할지.

솔직히 개인적으로 놓고 볼 때 몽마는 천 번을 더 죽어도 마땅하다. 완전히 쓰레기만도 못한 인물인 것이었다. 하지만 소행이나 개인을 떠나서 보면 천하에서 숭상받는 대소림에 중원 불문의 큰 가람, 더욱이 이들에게는 한 항렬의 사형제인데, 그런 그를 대놓고 내가 죽였소, 한다는 것이 참 그러한 것이다.

자칫하면 소림과 등을 질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인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아니라 할 수도 없다. 몽마 정진의 죽음은 압박에서부터 전면 악충보에 의해 이루어졌고, 자신에 의해 죽은 것으로 도처에 알려져 있기도 했다.

아니라 할 것 같으면 추룡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인데 그것은 실로 도리가 아니다. 이 년을 기한으로 있겠다 했지만 그래도 악충보의 무사, 그것도 내당, 자신의 부하였다. 설령 잘못을 했다 해도 한계까지 살펴 줘야 하는 것이 윗사람의 도리인 것이었다.

난처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었지만 악벽강은 심호흡을 하며 곧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히 그렇습니다. 소녀에 의해 처단되었습니다.”

형형하게 뿜어지던 정명의 눈빛이 다소 흔들리는 듯했다. 뭔가 의혹을 느끼는 듯한 그런.

“아미타불!”

하나 일 차에 삼가며 무겁게 불호를 읊으며 다시 합장을 했다.

“역시 그러셨구려. 필시 손 속을 겨루셨을 텐데 무엇인가 느낀 사실이 없으신지……?”

간단히 몽마 정진의 신분을 아느냐를 물은 것이다.

숨겨 소용없는 일이라 여겨 악벽강은 마음을 담대히 먹고 야무지게 대답했다.

“소림의 절기를 사용하더군요. 사실인지 모르나 정진이라 신분까지 밝혔습니다. 사실이라면 소문으로 들은 지난 소림의 수나한이었던 사람으로 파계를 한 승려로 압니다. 정 자 항렬이니 다섯 분과 한 항렬의 사형제가 되시겠군요.”

“……!”

모두의 눈빛이 흔들리는 가운데 정명의 표정이 극도로 침통해졌다.

“틀림없소이다. 정진 사형은 틀림없는 우리 백팔나한들의 대나한이셨고, 빈승들에게는 한 항렬의 직계 사형이올시다. 소승과는 어린 시절부터 사미승으로 함께 자랐었고.”

갈수록 애매해지고 있었다.

참,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 할지 악벽강은 실로 난처하기 이를 데 없는 심정이 되어 포권을 취해 보였다.

“그러셨군요. 십분 믿고 싶지 않지만 사형이셨던 분이 맞던가요?”

“틀림없으셨소이다. 휘주 포청에 들렀다 오는 길인데, 정진 사형께서는 가운데 계인 하나가 약간 옆으로 비뚤어져 있소이다. 일반에서는 모르지만 빈승은 알지요. 분명히 정진 사형이었소이다.”

“안타깝군요. 소녀, 정말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 중원 무인들의 태산북두나 다름없는 소림의 분, 그것도 백팔나한의 수장이셨던 분께서 그리 추락하셨다니. 아마도 주검을 보고 언짢은 마음으로 오신 듯한데 소녀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행위가 너무 지나치셨기 때문입니다. 파계하신 후 십여 년에 천이 넘는 여자들을 겁탈 살해하셨고, 이번에만 해도 축전현을 비롯해 굉촌에서 네 명의 처녀가 죽었으며 일가까지 살해되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열두 살의 소녀였고. 정황이 이러한데 어찌하겠습니까.”

“……!”

솔직히 할 말이 없었다. 소림이나 마나 아무리 동문 사형이라 해도 이건 뭐, 도무지 될 법이나 한 짓이어야지 말이지.

“아미타불!”

정명은 더욱 비통한 표정이 되어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떨구었다. 찾아오긴 했지만 오고 보니 또한 뭐라 말을 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역시 유감이 없을 수는 없는 것 같았다. 정명이 고개를 떨구는 사이, 다섯 중 가장 젊어 보이는 서른 중반의 마른 듯한 체구에 강골强骨로 보이는 승려가 눈에서 칼날 같은 정광을 번쩍이며 차갑게 말을 꺼냈다.

“꼭 그렇게 죽게 할 필요가 있으셨소이까? 완전히 얼굴을 뭉개 놓았더구려! 아무리 죄를 범했다 해도 목숨만 앗으면 되는 것이지,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말이올시다! 탕음악가의 높은 무예는 익히 알고 있으나 그것을 자랑하고 싶으셨던 것이오?”

아무리 연쇄살인마로 떠돌았다 해도 코가 주저앉고 얼굴이 뭉개진 채 턱뼈가 다 으스러져 너덜거리는 사형의 죽음을 본 사형제들, 가슴이 미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기에서 약해지면 안 된다!

악벽강 역시 정면으로 마주 보며 강하게 나갔다.

“무슨 말씀을 하고 싶은 것입니까. 설마 그를 편들고 싶어지신 것입니까?”

다소나마 약해지던 마음을 추슬러 단호하게 대처했다.

“그는 오십 근의 철장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싸우던 중 소녀는 검이 부러졌고. 어찌하겠습니까? 목숨을 걸고 맨손으로 상대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럴 수밖에 더 있겠습니까? 솔직히 소림 나한의 철곤! 실로 무섭더군요! 선을 수행하는 나한의 불장이 그렇게 끔찍하게 쓰이리라고는 상상치도 못했고, 소녀 역시 살고자 그리한 것입니다! 설마 지금 시비를 걸려고 오신 것은 아니겠지요?”

확실히 대차다.

그대로 이런 상황에서는 약한 면모를 보이면 안 되었다. 까닭은 상대의 마음이 흐려져 있기 때문이었다.

강하게 밀어붙임으로써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정의에 준한 강력한 힐책은 상대의 흐려진 마음을 바로잡게 해 줄 수도 있었다. 물론 상대의 인품에 달려 있는 것이긴 하지만.

하나 적어도 소림의 나한이라면……!

“철장을 드셨다고……?”

역시 그도 맑은 정신이 돌아오는 것 같았다. 정업이라는 불명을 가진 나한이었다.

악벽강은 계속 차갑게 눈을 번쩍이며 강력하게 대응했다.

“틀림없습니다! 휘주 우포청에 살인의 증거물로 보관되어 있으니 믿기지 않으면 가서 확인해 보시지요! 뿐만 아니라 쇠 염주를 암기로까지 사용하더군요. 그러면서도 소림의 수나한이었음을 밝혔습니다. 상국사의 승려인 듯 행세하고 있었고. 소녀는 많이 삼가고 있는 것입니다.”

분명히 삼가고 있었다.

오십 근의 철장이나 쇠 염주라는 것은 그야말로 완전 흉기 중의 살인 흉기인 것인데, 불문의 승려가 이런 것을 들고 설친다는 것은 상식도 아닐뿐더러 이 사실들은 현재 모두 덮여 있었다. 악벽강이 최대한 배려를 한 것이었다.

만에 하나 몽마 정진이 소림의 수나한이었다는 사실 등 상국사의 도첩까지 지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세상은 발칵 뒤집어지는 것이다. 소림은 그날로 바닥으로 가라앉고, 백마사와 더불어 중원 불문의 종정인 상국사 역시 화를 피해 갈 수 없는 것이었다.

명성을 탐내거나 할 것 같으면 무조건 밝히고 볼 일이었다. 그것으로 악벽강의 명성은 천정부지, 작게 생각해도 소림의 수나한을 깨었다는 명예에 소림 나한이 살인음마였음이 밝혀지므로 충격에 편승해 대명은 더욱 천하에 진동하는 것이다. 어쩌면 신녀神女라 불리게 될지도 몰랐다.

하지만 입을 다묾으로써 그냥 몽마를 잡았다는 약소할 정도의 명예에 드센 처녀 소리 정도만 나오고 있을 정도였다.

“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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