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
염왕녀 악벽강 (4)
“그래서야……!”
이순문은 크게 뜻밖이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스물하나면 마땅히 출사를 생각할 나인데 좋지 않군. 우리가 만난 것도 그 시절인데……. 설득시켜 무조건 나에게 보내게나. 부천호副千戶 자리가 몇 비어 있네.”
“헛헛헛!”
순간 막여사는 자신도 모르게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것은 그냥 자신들끼리 하는 이야기였다. 아무것도 아닌 듯이 하는 그런.
하지만 실상 지금 나오고 있는 이야기들은 일반인이 들으면 입에 거품을 물 정도의 일이었는데, 우선 이순문의 신분부터가 그러했다.
스치듯 잠깐 지나간 그의 직책이 일만호소. 이것은 태수들도 감히 정면으로 얼굴을 쳐다보지 못할 자리였다. 이야말로 명 최고의 권력 기관인 친군도위부의 도지휘사사, 바로 오군도독 중 하나인 신분이었으니까.
더불어 나온 안찰부네 뭐네 하는 직함들 역시 상상을 넘어서는 것으로 모두 삼품급 이상의 직책이었으며 당장 이야기 나온 부천호만 해도 종오품의 관직이었다. 말이 쉬울 뿐이지 천이백 명의 군마를 거느리는 중직으로 중랑장中郞將급의 직분인 것이었다.
위에는 장군, 대장군, 상장군 등 장군급들밖에 없었다. 한데 백두의 촌 청년을 자신에게 보내라며 대뜸 비어 있다는 자리가 부천호라니, 이건 뭐, 완전히 도깨비방망이인 것이다.
무관 시험을 보러 떠난 추룡이 들었다면 기가 막혀서 입이 벌어졌을 이야기였고, 무관 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들어도 일할 의욕이 사라질 이야기기도 했다.
합격해야 백호소의 무관으로서 천호소가 되려면 십 년은 죽어라 복무하며 공을 세워야 하는데, 모든 것이 무시되고 있지 않은가.
더욱이 도위부 소속이라 볼 것 같으면 지방 군부의 장군들조차 고개를 못 들 정도의 직함이었던 것이니.
하지만 이것이 이 시대의 친군도위부였다. 황제 이하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 기관으로서 모든 것이 무시될 수 있는 그런.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세운 것은 태조인 주원장이었으나 세가 너무 막강해져 그 역시 어쩌지 못하고 있는 그런 기관이었다.
막여사는 한바탕 대소를 터뜨린 후 설레설레 고개를 저었다.
“헛헛! 예나 지금이나……. 어쨌건 고맙네. 나앉아 있어도 마음 써 주는 사람은 역시 친구밖에 없군. 하지만 마음으로만 받을 수밖에 없겠네. 녀석은 그만한 그릇도 못 되고 실력조차 변변치 않네. 말했듯 노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 상태니 출사할 생각을 하면 그때 과시를 치르게 함세.”
과시科試.
일순 이순문의 눈빛이 크게 흔들렸다. 이야기한 뜻이 그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 터인데도 다른 이야기를 한 것이니.
변함없이 대쪽 같다는 생각을 하며 또한 고개를 가로저었다.
“전혀 변함이 없군. 요즘 세상에 그렇게 원칙을 따져서야.”
넌지시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면 아이는 그렇다 치고, 자네는 어떤가? 친구들이 다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네만 솔직히 자네의 실력은 너무 아까워. 금의위 최고의 실력자라 해도 과언이 아닌 친구가 이렇게 나앉아 있으니……! 나이조차 아직 그럴 때가 아니지 않은가. 혹시 다시 일해 볼 생각은 없는가?”
이번에는 막여사가 멈칫하는 기색을 보였다.
“복권復權……?”
이순문은 은근한 시선으로 막여사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함께 일했으면 싶네. 사람들은 많지만 자네만 한 실력을 지닌 인물은 드무니. 남평에 온 까닭도 실은 거기에 있었네.”
막여사의 표정이 순간 적잖게 굳어졌다. 돌아가는 이야기의 내용도 그렇고 아무래도 뭔가가 심상치 않은 것이었다.
기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자신이 관직에서 물러선 게 십 년이 넘은 상태였다. 옛 친구들 역시 본 지가 똑같이 십 년이 넘은 상태였고.
와중에 그가 왔다고 하여 반가운 심정으로 뛰어왔고, 그저 남평 관사에 용무가 있어 온 친구가 자신을 잊지 않고 들른 것이 아닌가 했던 터였다.
한데 그가 자신을 만나고자 일부러 여기까지 왔다고 하면? 더욱이 복권까지 시키고자 왔다 하면 이것은 분명 예사의 일이 아니었다. 최소한 도위부 내에 어떤 중대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였다.
누가 엿들을 리도 없는 시골집이었지만 신중한 표정으로 주위를 살핀 후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뭔가 큰일이 있는 것 같군. 들어 봐도 되겠나?”
“사실은 말일세……!”
그러자 이순문 역시 주위를 살핀 후 의자를 당겨 막여사의 곁으로 다가앉으며 귓속말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했다.
한데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런……?”
철렁! 막여사의 표정이 다시 크게 경직되었다. 그만치 귀엣말의 내용이 엄청난 것이었기 때문이다.
마치 눈앞에 시뻘겋게 피가 쏟아져 부어지는 게 보이는 듯한 그런.
하지만 이순문은 너무 익숙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한 표정으로 태연자약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 있었다.
“알겠지만 피치 못할 일일세. 척결하자면 역시 우리가 나서야 할 것인데 사람이 필요하네. 자네라면 적임자거든. 이 기회에 같이 한 걸음 더 올라가세. 친구들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네.”
주룩주룩, 계속 눈앞에서 흘러내리는 게 보이는 듯한 선혈!
막여사는 소름이 쭉, 끼쳤다.
이 피는 석년에도 본 바가 있었다. 어마어마한 비명, 자신들을 바라보던 증오에 찬 눈빛들. 지금도 시시때때로 악몽을 꿀 정도로, 그로 인해 눈물을 흘리며 하야下野했던 바 있었는데, 그 악몽이 또 재현되려 하는 조짐을 보이는 것이었다.
급히 웃음을 머금고 고개를 저었다.
“성의는 고맙지만 자신이 없네. 알다시피 관직에서 물러선 게 십 년이 넘지 않았는가. 자네들이야 계속 실력을 쌓았겠지만 나는 이미 완전히 촌부가 되어 버렸어. 월상月霜조차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정도인 데다 손도 떨리고…… 풍운에 몸을 담기는 너무 늦어진 것이지. 역시 마음만으로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네.”
포권을 취해 보였다.
“순문, 부탁하겠네. 친구라 해도 백두가 된 내가 자네의 말을 어떻게 거역하겠는가마는 진정으로 나를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면 거두어 주게나. 나는 지금 이대로가 좋아. 이대로 조용히 늙어 가고 싶다네.”
친구.
이순문의 눈빛이 한 번 더 크게 흔들렸다.
사실 그가 찾아온 것은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정확히 친구인 막여사가 필요했기 때문에 온 것이라 봐야 했다.
처음 만날 때의 모습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실제 언급되었던 인물들과 함께 자신들은 더없이 우정을 나눈 사이였던 터인데, 모두가 제자리에 있으나 유독 막여사가 하야해 있었던 것이다.
와중에 그가 복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던 것! 이에 우정으로 만 리 길을 찾아왔는데, 정작 본인이 이렇게 사의를 표시하고 있는 것이었다.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막여사는 거듭 포권을 취해 보였다.
“봐주게, 순문. 진심으로 부탁하네.”
어쩔 수 없이 이순문은 고개를 끄덕였다. 안타까운 표정으로 막여사를 보며 말문을 열었다.
“미안하네. 아무래도 내가 말을 잘못 꺼냈던 모양이로군. 심기를 불편하게 하기 위함이 아니었네. 그냥 난 좋은 기회다 싶어 기쁜 마음으로 온 것일 뿐인데……. 맹세코 자네 앞에서 위세를 보이려거나 한 뜻이 아니었네.”
막여사는 비로소 웃음으로 다시 친구의 손을 잡았다.
“알고 있네. 사실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말이야 바른말이지 그 자리에 오르지 못해 기를 쓰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 것인데, 생각해 여기까지 찾아와 주었으니. 그대로 우정을 느끼고 있네. 하지만 나는 진심일세. 정말 지금 이대로가 좋아. 그러니 그렇게 모두에게 일러 주게나. 막여사는 이제 완전히 촌부가 되었더라고. 모두의 건승을 기원하더라고 말일세.”
이순문은 다시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네. 정히 뜻이 그렇다면 어쩌겠나. 하지만 아쉬운 것은 사실일세. 자네가 꼭 같이 가 주었으면 했는데……! 아이 일도 그렇고 혹시라도 생각이 바뀌면 연락 주게. 언제라도 기다리겠네.”
“고마우이.”
복건의 하늘은 푸르렀다.
청산이, 녹수가, 은빛 뭉게구름이 눈이 부실 듯했다.
하지만 막여사의 눈에 비친 하늘은 온통 핏빛이었다.
이순문은 곧 돌아갔고 막여사는 문 앞까지 그를 배웅했는데, 친구가 떠나자 마음이 더 급해졌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들은 이야기가 확실하다면 천하에 엄청난 풍운이 일어날 조짐이었다.
그리고 그 속에 하나뿐인 아들인 추룡이 휩쓸려 있는 것이었다.
석년 자신이 눈물을 뿌렸던 그런 상황 속에.
어떻게든 그를 불러들여야만 했다.
아들까지 눈물을 흘리게 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아니, 눈물은 둘째, 그는 자신과 성격이 또 달랐다.
외강내유로서 자신은 불을 피해 물러서는 성격이었지만 아는 한 아들은 반대였다. 늘 싱겁게 웃는 듯하지만 외유내강으로서 불을 보면 더 강해질 성격이었다.
물러서기는커녕 정면으로 맞불을 지를 성격으로, 피가 흐르면 더 큰 피를 흘려서라도 막으려 할 정도가 되는 성격이었던 것이다.
후사는 감당하지 못한다. 막기 위해서라도 서둘러 불러들여야만 했는데, 유감스럽게도 그는 수만 리가 넘는 개봉 땅에(?) 있고, 연락조차 취할 길이 없으니……!
떠나보낼 때까지만 해도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어떤 긴급한 상황!
허둥지둥 옷을 갈아입고 서둘러 남평 관사로 향했다.
피로 점철된 악몽惡夢.
사람들은 흔히 꿈에서 피가 흐르는 것을 보면 운수가 좋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깨고 난 후의 이야기일 뿐, 막상 잠이 든 상태에서 이런 끔찍한 꿈을 꾸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특히 시산혈해가 이루어진 속에 끝내 자신의 목까지 베어져 나가는 그런 꿈이라면 더욱더.
하지만 ‘그’는 지난 십수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똑같이 이런 끔찍한 악몽을 꾸어 왔다.
피의 바다 속에서 수십만 개의 시커먼 손들이 솟아 나와 자신을 끌어들이는 꿈! 하늘이 온통 자신을 노려보는,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뒤덮여 있는 그런 꿈!
그냥 사방이 온통 죽음이었다. 벗어나고자 해도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었다.
“헉헉헉……!”
깨고 나면 물속에 빠졌다 나온 듯 전신은 온통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신경쇠약.
잠자리가 편해야 하루가 유쾌한 것인데 십수 년이나 이런 같은 꿈을 꾸는 상태에서 정신이 온전할 리 없었다.
더 문제는 이 꿈이 단순히 꿈이 아니라 현실, 피의 바다는 현실로 흘려진 것이었고, 솟아나와 자신을 끌어들이려 하는 손들 역시 언제라도 현실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이 그에게 있어 더 끔찍한 일이었다.
감당하기에 자신은 늙어 있었고, 지속적으로 꾸어 온 이 악몽으로 인해 병까지 들고 말았다.
누워서 천장을 볼 때마다 같은 생각을 했다.
자신은 과연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 죽기까지 이 꿈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막을 수는 있을까. 막는다 해도 사후에는?
덜덜덜, 몸이 떨렸다.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남들 앞에서는 더 엄하고 강력한 모습을 보여 왔지만 실제의 그는 늘 꿈속에서처럼 초라하게 쫓기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스스로 느낄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져 가는 몸.
분명히 그는 자신의 날이 다하고 있음을 알았다.
다하고 나면…… 이 피의 악몽은 틀림없이 또다시 재현될 것이다. 어떻게든 막아야 할 것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자신에게는 더 이상 힘이 없었다.
몸져누운 채 호령을 해 봐야 이빨 빠진 범의 위엄에 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젊은 그들의 힘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었다.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되었을까.
어제까지만 해도 천하의 최강자로서 유아독존을 자랑했던 자신이었는데. 도리가 없는 만큼 그는 떨리는 손으로 상자 하나를 찾아 자신이 남길 수 있는 최선인 네 가지의 물건을 넣은 후 굳게 봉인해 머리맡에 두었다.
이 상자가 열리는 날 천하는 또 한 번 뒤흔들릴 것이었다. 분명히 상자를 여는 사람이 자신을 이은 또 하나의 최강자가 될 것인즉, 부디 그가 이 뜻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는데……!
천하의 명운과 수십만의 인명, 아니 어쩌면 수백만, 수천만의 인명을 좌우할 상자일지도 몰랐다.
혹은 모두가 죽고 덧없이 하나만 목숨을 건질 수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괴상한 신입들 (1)
칠월.
쾅!
쏴아아아!
마침내 우기雨期가 시작되었다.
꾸물꾸물해지기 시작한 하늘이 기어코 억수 같은 빗줄기를 퍼붓기 시작한 것이었다.
“무사武士에게 천기의 변동은 상관없다! 비가 온다고 싸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와아아아!”
콰두두두두두!
하지만 신입 문인들의 교육에 날씨 따위는 관계가 없었다. 교관의 한마디가 알려 주듯 비나 눈이 온다고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폭우 속을 뚫고 말을 치달리며 봉을 휘두르며 격렬하게 맞붙고 있었다.
신입 문인들은 마침내 붕거창법의 기본 수련을 마치고 기마전까지 배우고 있었다. 정확히 추룡이 악벽강을 만난 후 한 달이 더 경과된 상태로, 그사이 세 번의 휴일이 지나간 셈이었다.
변함없이 친구들은 휴일마다 수련 장소로 정한 계곡에서 칠우검을 실전화하여 수련했다. 자유 시간이 거의 없었기에 모여서 하루 연습을 하고, 악충보의 본 수련 중에 드문드문 표시나지 않게 효과를 시험해 보고 있는 상태인 셈이었다.
진도가 거의 안 나가는 것 같기도 했다.
친구들이 수련을 하는 사이 추룡은 또한 변함없이 계속 나무를 했고, 말려 둔 나무를 장작으로 패고 있었다.
남평에서라면 내다 팔았을 것이지만 그러지도 못하여 연화봉의 서쪽 직벽 아래에 산더미같이 장작들이 쌓였을 정도다.
반면 악충보에서는 여전히 평범한 신입으로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언제나 웃는 모습으로 편하게 동료들을 대하며 중간 정도로 생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신입이라 해도 각계의 무예를 지닌 청년들이 모였으므로 그들이 움직이는 특징이라거나 악충보의 교육과정, 무예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는데, 실제 이런 것들은 모두 그에게 도움이 되었다.
대리사의 무관이 될 생각이므로 사 무림과 군부의 조직과 수련 등을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고, 훗날 부하들을 이끌 때는 모두가 도움이 될 것이었다.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이 붕거창법이기도 했다. 기본으로서 분명히 정수는 아니었지만 어떤 무예건 시작은 기본에서 비롯되므로 속에 정수가 이미 함축되어 있는 것이었다. 알고 보면 정수라는 것도 기본에서 좀 더 발전된 수법으로서 변화와 기교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더더욱이 추룡에게 좋은 것은 대련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의 무예는 부친인 막여사로부터 시작되었고, 봉황산에서 나무를 하며 수련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대련에 관한 부분은 상당히 부족하다 봐야 옳은 것이었다.
막여사가 지도를 해 줬을 것이지만 아무래도 많은 경험을 쌓기 어려웠을 것인데, 부족한 부분을 이곳에서 채우고 있는 셈이었다.
무왕검을 배웠다 해도 자유 대련을 할 경우 신입들이 그것만 사용하는 것은 아닌 셈. 더 익숙해 있는 각처의 무예를 함께 전개했고, 이 대련들을 통해 발전해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악충보가 단순히 검봉술이나 기마 전술 및 검진 같은 무예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공성攻城 및 수성守成, 산악전山嶽戰!
바로 그러했다.
처음 입문했을 때 교관들이 이야기했듯 악충보는 문인들에게 일반적인 무예와 전술뿐 아니라 기초라 해도 성城을 지키고 공격하는 수법까지 함께 수련케 했으며, 지금에 와서는 휴일 전에 황산의 가파른 뒷산으로 올라가 산악전을 치르는 법까지 가르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