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
소금鹽검법 (3)
“하압! 하아아압!”
신입들 또한 가르침에 따라 열심히 배우고 있었다.
점심때마다 친구들은 늘 그래 왔듯 식사를 마치고 휴식 시간 사이에 대광장의 나무 그늘 아래 모여 웃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한데 단 하루, 추룡의 소금검법을 배우고는 놀랍게도 모두가 검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고 있었다.
“소금검법을 수련해야 하는데 말이야. 엄청 충격을 받았었는데, 생각해 본 결과 비로소 정체가 뭔지 알 것 같아. 첫째는 속도야. 짧게 치되 최대한 강하고 빠르게. 둘째는 정확성이지. 머리를 떠나 본능에 가깝게 빠르게 치고받되 정확해야 한다는 것. 아니면 한순간에 목숨이 날아가거든.”
“막 형 정도로 수련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무조건 칼끝이 돌아가서는 안 돼. 살려면 이유가 없어. 막 형이 말한 게 그거야. 이야기한 그대로 우린 검을 사용하는 동작이 컸는데 초식에 신경 써 휘두르다 보면 칼끝이 돌아가. 그건 다 빈틈이야. 절대 칼끝이 몸 중심에서 비껴나면 안 돼. 비껴나도 ‘앗!’ 하는 사이에 바로 돌아와야지. 그러려면 동작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거야.”
“맞지, 막 형?”
무왕검을 배우면서도 소금검법만 생각하고 있는 눈치였다.
이런 친구들을 보며 추룡은 물어 올 때마다 빙그레 웃으며 한 번도 싫은 기색 없이 대답을 해 줬다.
“하루였는데 엄청나게 빠르군? 틀림없네. 나도 아직 잘은 모르지만 분명히 검은 칼끝이 생명이라 보네. 휘두를 때 그게 돌아가면 안 된다고 생각해. 늘 몸을 중심으로 움직여야지. 이게 갖춰지면 최소한 쉽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네. 어느 순간이든 방어할 수 있으니 말일세. 거기에서 십중팔구 승부가 날 거고, 다음이 공격인데, 직감에 가깝게 반사작용을 할 속도가 필요하다고 보네. 순간적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기술이 들어가야 하는데 멈칫해서는 안 된다는 거지.”
멈칫해서는 안 된다.
“멈칫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되받아치는 능력이 따라 주는 게 중요하다고 보네.”
임백호가 쩝쩝 입맛을 다셨다.
“사부님께서는 쉽게 말씀하시는데 말이야, 그게 그렇게 쉽게 되는 실력인가? 비로소 깨달은 것인데, 착각인지 몰라도 희한하게 중원에는 검의 기술이 권법보다 발전하지 않은 것 같아. 검을 권법 구사하듯이 놀리는 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 어쨌건 뭐, 열심히 보려 하니 여러 가지가 보이기 시작하더군.”
분명히 어떤 새로운 눈들을 뜨기 시작한 것 같았다. 어떤 일이든 각성覺性이 중요하다는 것은 불문가지였다.
“하하! 철사장까지 고안하고도 말이지.”
철사장鐵砂掌.
무쇠솥에 모래를 불같이 뜨겁게 달궈 손으로 찌르며 수련을 하는 권법. 얼핏 세인들은 이것을 손手을 강하게 단련하기 위해 하는 수법인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반사 신경을 키우기 위해서 하는 것이었다. 뜨거운 모래에 번개같이 손을 찔러 넣고, 뽑아내는 속도와 반사작용을 키우기 위함이라는 것.
간단히 말해 사람들은 간혹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상상도 못 할 정도의 손놀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심코 뜨거운 물 속 같은 데 손이 들어가거나 할 경우였다. 누구나 간혹 느끼는 일이지만 놀라서 본능으로 뽑아내는 그 속도는 상상을 불허했다. 놀라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손부터 빠져나온다.
하지만 평소에는 희한하다시피 그런 속도가 나오지 않았다. 머리로 생각한 후 움직이기 때문이었다.
이 본능의 반사작용을 익숙하게 하기 위한 수련으로서, 늦어지면 달아오른 모래에 꽂은 손이 익어 버리므로 사력을 다해 빠르게 찌르고 뽑아내곤 하는 것이었다.
그로 인해 철사에 대성한 손은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엄청난 순간 속도와 파괴력을 발휘했다.
크게 휘두르지 않고 순간적으로 짧게 쳐도 맞는 쪽의 장이 파열되는 파괴력을 지닌 것이 철사장이었다.
임백호는 계속 쩍쩍 입맛을 다셨다.
“비로소 알았는데, 칼을 들었다는 점에서 강하지만 아무래도 소천성은 대천성大天星에 못 미쳐. 삼풍조사께서 천재인 게 분명하셨는데, 무당에서 가장 오래 남을 건 역시 대천성일 것 같네.”
“후다닥 권법 말인가?”
임백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대천성은 이정제동以靜制動, 이유제강以柔制强이지. 움직임이 거의 없으면서도 큰 움직임을 제압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강함을 압도해. 바로 막 형의 검법이야.”
“어?”
순간 전소 등 모두의 얼굴에 크게 흠칫하는 기색이 떠올랐다.
“진짜 완전히 그런데?”
태극권太極拳*(태극권의 유래는 정확하지 않다. 장삼풍이 창안했다는 설과 진가권陳家拳이라는 설이 있다. 확실하게 무게가 실리는 것은 진가권이나, 더 전에 무당에는 십단금十段錦이라 불린 유사한 권법이 존재했고, 이것을 태극권의 모체라고도 한다.)을 말한다. 공功으로 내기內氣를 키우고 양성화하며 부드러움 속에서 강함을 제압하는 이유제강의 권법!
적을 상대함에 있어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나 치고 들어오는 적을 순간적으로 휘감으며 쓰러뜨리는 점이 있어 우스갯소리로 세인들은 후다닥 권법이라고도 했다.
전소의 눈이 흥미롭다는 빛을 쏟아 냈다.
“임 형, 십단금도 수련할 때는 동작을 크게 하지? 몸의 긴장을 풀고 공을 키우려고 호흡을 조절하느라?”
“응, 호흡으로 관성과 등속을 조절하지. 그런데 느려 보여도 늦는 게 아냐. 수련 자체는 그런데, 쓰는 건 굉장히 짧고
순간적이야. 필요한 한순간에만 엄청난 속도를 내네.”
“으흠……?”
친구들의 눈이 수상쩍다는 듯 추룡을 향했다.
“슬슬 사부님의 검에 답이 나오고 있군? 그럼 요는 그 순간의 속도와 공력을 무엇으로 성취했느냐만 남았는데?”
“도끼질!”
추룡은 늘 그렇듯 나무에 기대앉아 그냥 웃고만 있었다.
각성이란 이렇게 모든 사물의 흐름을 바꿔 놓는 것이었다.
무왕검법 십이 초 삼십육 식.
“다 필요 없어. 유효한 건 대략 삼사 초식뿐이야! 일단 집중적으로 수련하기로 하고, 무당검, 화산검, 다 털어 봐. 유효한 걸 찾아야지.”
두 번째 휴일이 되자 친구들은 머리를 맞대고 계속 비리를 저지르고 있었다. 서로 가진 것을 보여 주고 추룡이 가르쳐 준 것을 토대로 일단 유효하다 싶은 수법들을 추려 내기 시작한 것이었다.
악충보와 무당, 화산파의 사람들에게서 단단히 눈총을 받을 짓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앗!”
쉭! 쉭! 쉭!
그러한 사이 나무꾼으로 돌아온 추룡은 팔과 무릎에 구해 온 각대를 대고 큰 도끼를 든 채 비호飛虎처럼 몸을 움직여 황산의 깎아지른 절봉으로 오르고 있었다.
한데 그 몸놀림이 실로 상상을 불허하고 있었다. 우습지만 호사가들은 절세의 무공을 지닌 고수들이 하늘을 나는 경공을 지녔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사람에게 날개가 없는 이상 그럴 수는 없지만 깎아지른 절봉으로 오르고 있는 그의 몸놀림은 정말 누군가가 보면 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숨도 안 차는지 연거푸 발끝과 허리를 튕겨 가파른 고봉으로 치솟고 있었던 것으로, 걸음을 옮기는 게 아니라 박차고 뛰어넘고, 거의가 도약, 신형을 솟구쳐 올리듯 하고 있는 것이었다.
번뜩이는 몸놀림이 거의 산양山羊과 같아 보였다. 십 년이나 봉황산을 오르내리며 나무를 한 나무꾼다운 움직임이라 봐야 할지.
그러기를 반 시진, 가파른 암벽과 봉우리를 치솟아 오르는 추룡의 이마와 몸에 흥건히 땀이 배어 나오기 시작했다. 아무리 이십 리 길을 싱글거리고 달릴 정도의 그라 해도 가파른 절봉을 도약해 오르기란 실로 쉬운 일이 아닌 것이었다.
“거친 정도가 봉황산과 비교할 바가 아니군!”
땀이 흐를 정도로 힘이 들고 있음에도 추룡은 흡족한 듯 웃었다.
제대로 나무꾼이 되려면 누구라도 감내해야 할 일이며, 어린 시절부터 최선을 다해 해 온 일이었다.
연화봉의 중턱, 괴물같이 웅장한 암반으로 이루어진 칼날 같은 봉우리였지만 곳곳에 숲은 있었다.
비지땀을 흘리며 한참을 도약에 도약을 거듭해 올라가던 추룡은 이윽고 한 편의 숲으로 들어갔다.
기송奇松으로 천하에 유명한 황산인 만큼 대부분 아름드리 소나무로 이루어진 숲이었다.
숲으로 들어가 이곳저곳을 살피던 추룡의 눈에 곧 커다란 소나무 하나가 들어왔다. 수령이 상당한 듯해 보였고 아름이 넘을 듯한 굵기였는데, 안타깝게도 솔잎들이 절반가량 갈색을 띠고 있었다.
“흐읍……!”
앞에 선 추룡은 도끼를 내려놓고 다리를 크게 벌려 기마 자세, 두 팔을 크게 움직여 원을 그리며 가슴 앞에 교차시킴과 함께 크게 숨을 들이쉰 후 한순간 그 들이쉰 숨을 단전丹田, 배꼽 아래에 처박듯 하며 힘을 주고 그 자세로 숨을 딱 멈췄다.
벗어나기 호흡! 봉황산에서 나무를 하며 늘 해 왔던 것으로 이 호흡은 언제나 가쁜 숨을 단숨에 진정시켜 준다.
그렇게 들이쉰 숨을 아랫배에 넣은 후 호흡을 끊고 힘을 주며 버티자 오래잖아 전신이 덜덜 떨리면서 숨이 턱에 차기 시작했다. 땀 역시 더욱 흐르기 시작했고.
한계까지 참은 추룡은 한순간 혀를 입천장에 붙인 후 들이쉰 숨을 ‘흐으!’ 하며 몸속의 나쁜 기운을 다 토해 내듯 끝까지 내뱉었다.
역시 효과가 있다. 뛰어오르느라 턱에 받치듯 가쁘던 숨과 쿵쿵대던 심장이 한순간 원래대로 안정되어 돌아온 것이었다.
역시 이 벗어나기 호흡은 대단하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그렇게 힘이 부쳐 숨이 차고 심장이 쿵쿵대고 뛰는데 무슨 정신 나간 짓인가 할 것이지만 벗어나기 호흡은 단숨에 그것을 진정시켜 준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더 숨이 찰 것같이 느껴지지만.
차오르던 숨과 뛰던 심장이 진정되자 추룡은 늘 해 왔던 나무꾼의 본색을 드러내었다.
“흐아아압!”
훙! 훙! 훙! 부친인 막여사가 전수해 준 격권擊拳! 손을 장과 권으로 바꿔 가며 벼락같이 휘두르기 시작한 것이었다.
무찌르며 나아가고, 돌아서며 방어하며, 휘어 치고 끊어치고, 돌려 치고! 그러면서도 허리를 숙이지 않는 꼿꼿한 자세.
번쩍이는 눈, 굳게 다문 입술. 삽시간에 주위는 온통 권장拳掌의 그림자로 가득 찼다. 그 모습은 흡사 금강역사처럼 웅혼하다.
마침내 각법脚法까지 함께 구사되기 시작했다. 몸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돌아가는 후려 차기, 뻗어 내는 권장에 맞춰 쇠뭉치처럼 쏘아 나가는 옆차기, 회오리 같은 돌려 차기, 그러면서도 여전히 허리는 꼿꼿하다. 몸이 거의 선풍같이 휘돌아 가는 형세.
“하아아압!”
쿵! 쿵! 쾅!
어느 정도 몸이 풀렸다 싶자 급기야 그는 나무를 하기 시작했다.
다시 일러도 그가 나무를 하는 방법은 매우 특이했다. 도끼를 먼저 잡지 않았다.
온몸으로 목표로 정한 노송을 상대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주먹과 장, 무릎과 발, 하물며 어깨와 이마에 등까지 사용해 격렬하게 노송과 부딪치기 시작한 것이었다. 십 년을 단련해 온 나무꾼의 체력은 실로 대단한 것 같았다.
권장, 무릎, 팔, 어깨, 무엇이건 부딪칠 때마다 한 아름이 넘는 노송이 쿵쿵, 진동하며 와스스 갈색으로 마른 솔잎들이 쏟아져 내렸다.
놀랍게도 순간순간 정권이나 팔꿈치, 무릎이 꽂히듯 둥치를 가격할 때는 둥치가 푹푹 파이며 파편이 튀어 나갈 정도로 어이없는 나무 실력이었다.
어쨌건 이 거송은 곧 죽는다. 추룡으로 인해서가 아니라 갈색의 잎이 알려 주듯 병에 걸린 나무였다. 두면 다른 나무들까지 함께 죽을 수 있었다.
반 시진, 치고받은 거송의 허리 부분이 형편없이 함몰되었다.
“하아아압!”
쿵! 쿵! 쿵!
추룡은 비로소 도끼를 들었다. 번쩍이는 눈으로 호흡을 조절하며 밑둥을 치기 시작했다.
퍽퍽, 내리쳐질 때마다 도끼는 거의 중간 부분까지 거송의 둥치 속으로 파고 들어갔다.
한 부분이 삼분의 일가량 먹혀 들어갔을 때!
“흐아아압!”
쾅! 쾅! 쾅!
추룡은 다시 몸으로 부딪치기 시작했다. 차고, 치고……!
“크아아압!”
쾅!
와드드드득!
결국 노송은 쓰러지고 있었다. 강력한 어깨 들이받기에 밀려 한순간 굉음과 함께 넘어가기 시작한 것이었다.
하지만 추룡은 거송이 굉음을 내며 쓰러지는 것을 허용치 않았다.
쓰러짐과 함께 번개같이 넘어가는 방향으로 돌아가 거대한 둥치를 등 쪽 어깨, 몸으로 지탱시킨 것이다. 비 오듯 땀이 흘렀다.
다른 나무에 부딪치지 않게 천천히 거송을 바닥에 눕힌 후, 도끼를 들어 잔가지들을 쳤다.
둥치만 남자 그는 또 기도 안 찰 일을 하고 있었다.
“헙!”
어이없다시피 저 큰 둥치를 어깨에 둘러메더니 그것을 들고 쿵쿵쿵, 숲 바깥쪽으로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땀을 흘리며 주위를 살펴 가며 연화봉의 가파른 절벽 주위를 돌았다.
서편에 안으로 다소 파여 들어간 듯한 절벽 면이 보였다. 땀을 흘리며 그 큰 둥치를 떠메고 기를 쓰고 그리로 가서 세로로 세워 놓았다.
이 나무는 곧 잘 마를 것이었다. 그리되면 해 온 대로 장작으로 팰 것이었다.
장작 패기. 무거운 도끼를 들어 통나무를 패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마른 통나무를 패는 것은 열 배나 더 힘이 들었다.
도끼가 먹히지를 않기 때문이었다. 소나무의 경우는 진액이 있어 그것이 말라붙으면 단단하기가 돌과 같다.
지극히 위험한 일이기도 했다. 마른 장작을 패다 한 눈이 멀거나 장님이 되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패는 순간 나무가 쪼개지며 침엽 같은 파편이 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르기 전에 안전하게 장작을 패지만 남평의 이 나무꾼은 그러지 않았다. 십 년 내내 해 온 나무 수법이었다.
“휴……!”
두 번 세 번 계속 같은 일을 반복했고, 마침내 세워진 나무가 열 그루가 되자 그는 한 번 더 벗어나기 호흡을 시도한 후 바닥에 주저앉았다.
역발산기개세라는 항우라도 탈진하지 않을 수 없는 나무하기였다.
외력外力에 부쳐 주저앉은 그는 곧 가부좌를 틀고 앉아 다시 호흡을 조절해 나가기 시작했다.
키우기 호흡. 최대한 천천히 길게 숨을 들이쉬어 배에 먼저 가득 채우고, 다음은 가슴에 채우고, 다음은 어깨까지 채우며, 더 채울 곳이 없어지면 최대한 느리게 서서히 내뱉고, 반쯤 뱉어 내면 남은 숨을 단전에 처박듯, 최대한의 힘을 줘 꽂아 넣은 후 항문을 조이면서 숨을 딱 끊는다.
숨을 끊고 항문을 조인 채 단전에 혼신의 힘을 주고 있으므로 오래잖아 숨이 가빠지면서 전신은 덜덜 떨릴 정도로 힘이 든다.
도저히 더 참을 수가 없을 때가 되면 혀를 입천장에 붙인 후 몸의 더러운 기운을 다 불어 내듯, 항문을 더욱 조이며 땅이 꺼질 듯 한꺼번에 ‘푸!’ 가쁜 숨을 뱉어 낸다.
그런 후 다시 서서히 들이마시며 처음처럼 계속 반복하고.
전혀 쓸데없는 짓을 하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이 호흡법은 사람의 내기를 크게 키워 주는 것이었다. 그러면 대체 내기란 무엇일까.
힘일까?
힘이었다. 다만 근육이 내는 외력과는 다른 힘이었다. 아주 간단히 외력과 내력의 차이는 지구력이라 보면 되었다. 일반적으로 보면 한순간 큰 힘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
체격이 건장한 사람일수록 큰 힘을 쓴다고 보면 되었다. 하지만 건장하다고 해서 지구력까지 있지는 않았다.
순간적으로 힘을 쓰되 곧 지쳐 버리는 것이었다. 진기眞氣라 일컬어지는 내기가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반면 순간적인 힘은 그다지 쓰지 못해도 대단히 지구력이 강한 사람들이 있다. 내기가 강한 사람들이다. 내기가 강한 사람들은 좀처럼 지치지도 않았다.
지쳐도 일반에 비해 훨씬 빨리 회복되었다. 이로 인해 주위 사람들에게 ‘괴물 같다’라는 소리 역시 수월찮게 듣는데, 생명의 힘이라 할 수 있는 이 내기도 노력으로 키워질 수가 있었다.
그 한 방법이 이런 류의 키우기 호흡이었다. 진기와 집중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으로 이런 호흡을 일컬어 브라흐만의 호흡, 내공심법內功心法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