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소금鹽검법 (2)
“그 나무가 적낭자로 둔갑한 거군? 어쩐지 없어 보이지도 않는 막 형이 칠 년이나 나무를 했다 해서 이상하다 여겼더니만.”
사연이 있었던 것이다. 결국 남평 제일의 나무꾼은 나무를 한 게 아니라 무예를 했던 것.
“지치지 않을 만도 해. 열 살 때부터 아침저녁으로 십 리 길을 뛰어다녔다 하니. 더욱이 수련까지 하면서.”
오래잖아 친구들은 황산현으로 들어섰다.
도착한 황산현은 성 규모에 못지않을 정도로 매우 컸다. 황산의 절경이 천하에 유명하여 각처에서 유람객들이 찾아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악충보 무사의 가족들까지 대부분 이곳에 거주하고 있었다.
한데 도착한 친구들은 입이 딱 벌어졌다.
구입할 물건이 있다 해서 무엇인가 했던 터인데, 도착하자마자 추룡이 도끼를 구입했던 것이다.
“헉! 뭔가, 자네? 설마 여기서까지 나무를 하려는 건가?”
하지만 뭐, 싱글벙글, 추룡은 완전히 크다 싶은 도끼를 만지작거리며 황당한 대답을 했다.
“그래야 할까 봐. 늘 하던 일을 안 하니 좀이 쑤셔서.”
“하하하…… 진짜 타고난 나무꾼이었군?”
친구들은 웃었고, 그런 속에 추룡은 가죽으로 된 튼튼한 무릎, 팔목 각대까지 구입했다. 다시 나무꾼으로 돌아온 그였다.
오후.
돌아온 친구들은 개별 수련 장소까지 잡았다.
악충보에서 다소 떨어진 좌측의 골짜기. 장엄히 치솟은 황산의 봉우리가 절로 호연지기를 느끼게 하고 아래쪽에 얼음같이 차가운 계류가 굽이치는 계곡 속의 한 넓은 암반 위였다.
싱글벙글, 그리고 여기에서 남평 최고의 나무꾼은 마침내 약간 진면모를 드러냈다.
돌아온 후 보 내에서 가지고 온 목검.
그것을 잡고 친구들과 첫 수련을 시작한 것이었다.
“그럼 가볍게 시작해 보세. 먼저 해야 할 것은 아무래도 불필요한 동작을 줄이는 것일 거야.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무예들이 화려하다 싶을 만치 움직임이 큰 무엇이 있는 것 같은데, 보기에는 멋지지만 사실 그다지 좋은 게 아니거든? 나뭇가지를 자를 때 이야기를 했듯 사람의 몸은 그다지 강하지가 않네. 뼈는 그렇다 쳐도 살과 근육이 무슨 힘이 있겠나? 검으로 가볍게 툭 쳐도 갈라질 정도인데. 세로로 두 쪽을 낼 생각을 하지 않는 다음에야 길게 쳐도 두세 자면 된다고 봐.”
길게 쳐도 석 자.
“결국 적을 치는 데 필요한 것은 길어야 석 자인 만큼 더 길게 치는 동작이나 여기에 이용되는 큰 움직임들은 전부 불필요한 것이 된다는 결론이 나오네. 크게 움직이는 만큼 바쁘게 몸을 놀려야 하고 반격 역시 바쁘게 막아야 한다는 뜻이 되는 거지. 따라서 최대한 움직임을 줄이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보는 걸세. 습관 된 것을 하루아침에 고칠 수는 없겠지만 차근차근 해 보기로 하세나.”
성격이 팔팔한 장청이 목검을 들고 앞으로 나섰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그 절약형 검법의 위력을 좀 보여 주게! 난 마시에서 싸우는 것도 못 봐서 막 형의 실력이 엄청 궁금하거든.”
“별로긴 한데…… 그러면 가볍게 한번. 공격해 와 보게.”
다들 눈을 반짝이는 속에 추룡은 멋쩍은 듯 웃으며 목검을 중단으로 잡았다.
이 장 정도의 간격.
장청 역시 중단으로 목검을 겨누며 질문했다.
“먼저 공격해도 되겠나?”
추룡은 그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런데 간격이 좀 먼 것 같아. 그것도 절약해 보세. 일 장 정도가 좋을 것 같네.”
“일 장?”
장청은 멈칫하는 기색을 떠올렸다.
“세 걸음 간격인데 칼을 뻗으면 바로 닿지 않나? 그렇게 위험하게 시작한단 말인가?”
이래도 저래도 추룡은 절약을 강조했다.
“어차피 겨루려면 맞붙어야 하는데 뭘. 그런 게 다 불필요하게 동작이 커지는 일에 속하는 것이거든? 일 장도 사실은 긴 건데, 아무튼 익숙하지 않은 것 같으니 해 온 대로 하게. 난 괜찮으니까.”
일 장도 길다!
들어 보지 못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말 그대로 일 장이라면 세 걸음 간격이었다. 한 걸음을 전진하며 칼을 휘두르면 바로 상대의 몸에 닿는 위험천만한 거리였는데, 이보다 더 짧으면 그냥 팔만 길게 뻗어도 칼이 서로에게 닿는 그런 간격인 것이었다.
이런 상태의 겨룸이란 거의 없었다. 짧아도 이 장, 삼 장까지도 거리를 두고 서로를 노리곤 했던 것이다.
‘이해가 가지 않는 소릴 하는군.’
이에 장청은 크게 의아했으나 뭔가 생각이 있어서 하는 말이거니, 신경 쓰지 않고 번뜩이는 눈으로 추룡을 예의주시하며 지그시 목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며 호흡을 조절했다.
추룡은 그냥 평소대로 싱겁게 웃는 모습으로 그다지 힘줘 목검을 잡지도 않은 모습으로 중단, 발만 주먹 한 개의 간격으로 붙이듯 앞뒤로 나란히 놓은 상태였고.
오른발을 앞에 두고 왼발을 붙이듯 주먹 하나 간격으로 뒤에 놓은 후 살짝 발꿈치를 든 채 허리를 꼿꼿이 편 자세였다. 그냥 통나무 같은 그런 자세.
일반에서 전무하다 싶을 정도로 쓰지 않는 자세기도 했다.
‘너무 뻣뻣해 보이는데……!’
이에 물러서서 보는 친구들은 적잖게 의아했고, 마주 선 장청 역시 의아한 기색이 되었다.
‘엇……?’
하지만 곧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친구들은 그렇다 치고, 마주 선 장청의 표정이 한순간 크게 긴장되기 시작했던 것인데, 어찌 된 일인지 처음 봤을 때는 뭐 저런 자세를 잡았나 했던 통나무같이 선 추룡의 뻣뻣한 모습이 막상 공격해 가기 위해 예의주시하자 기이하게도 달라져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희한치도 않게 점차 몸이 가늘어져 가는 느낌이 들더니 오래잖아 목검 속에 다 가려져 버린 듯한 그런 느낌이 들기 시작했던 것!
다시 말해 사람은 보이지도 않고 목검만 보이는 듯한 그런 느낌이 되었던 것이다.
‘뭔가?’
이에 장청은 멈칫, 공격해 가려던 것을 중지했고, 잠시 호흡을 늦춰 다시 보니 추룡은 처음 그대로 목검을 중단으로 든 채 싱거운 듯 웃으며 그대로 그냥 서 있다.
‘착각인가?’
이에 장청은 다시 공격해 가려고 호흡을 가누며 추룡을 살폈다. 그러자 순간 또 그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
역시 추룡은 처음 그대로 그냥 서 있었지만 장청의 눈에는 다시 몸이 목검 속에 다 가려져 버리는 듯한 그런 이해도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던 것.
‘뭐가 이런 일이……!’
당연히 장청으로서는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마주 섰으니 치고 들어가야 할 것인데 이래서야 공격하고 말고 할 여지가 없다.
어쩔 수 없이 장청은 호흡을 다시 조절한 후 자세나 목검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애쓰며 그냥 추룡의 모습을 보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리고 순간.
“하아아압!”
급기야 추룡의 모습이 확연히 보인다 싶은 느낌이 듦과 함께 최대의 속도로 쉭, 전진해 나가며 섬전처럼 목검을 추룡에게 휘두르고자 했다.
하지만 순간이었다.
“움직임이 너무 크대도?”
“흡……?”
“엇……?”
장내에는 더욱 어처구니없다 싶은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짓쳐 간 장청은 추룡을 향해 목검을 휘두르지조차 못했던 것이다.
들이닥친 그가 목검을 치켜들어 후려치려는 사이! 뻣뻣이 서 있던 추룡이 슬쩍 마주 나가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장검을 앞으로 쭉 뻗어 냈는데, 황당하게도 그게 바로 장청의 목에 닿았던 것.
당연히 장청의 안색은 핼쑥하게 핏기를 잃을 수밖에 없었고, 보고 있던 친구들조차 자신도 모르게 짤막한 외침을 토하며 실색한 표정을 짓고 말았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정말 상식 밖의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이 장 거리, 장청 본인도 그러했지만 모두가 본 것은 분명히 용감무쌍하게 외침을 토하며 전진해 나가 목검을 후려치는 장청의 모습이었다. 한데 닿아 있는 것은 추룡의 목검이 아닌가. 그 밖에는 그냥 추룡의 몸이 약간 앞으로 나가는 것만 봤을 뿐이다.
“뭐야?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엄청나게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뭐, 추룡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겨눴던 목검을 접어 들며 이야기했다.
“이야기했듯 불필요한 동작이 너무 많아서 생긴 현상일세. 얼핏 생각하면 이 장의 거리가 가까운 것 같지만 의외로 멀거든? 냉정히 주시하면 쳐 오는 사이 상대의 움직임이 다 보인단 말일세. 짧은 간격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즉각 반격의 기회가 되네. 공격할 기회도 없이 당하게 되는 거지.”
친구들에게는 이해가 가지 않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손도 쓸 수 없을 정도로 간단히 장청이 당했다는 것은 확실한 일이고, 이에 당황해 장청은 다시 겨루기를 청했다.
“방심하거나 한 것도 아닌데…… 한 번만 더 해 보세! 이해가 잘 가지 않아서.”
추룡은 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게. 좀 더 신중히 해서.”
장청은 다시 목검을 겨눴다. 거리는 역시 이 장 정도였다.
추룡은 일 장 거리도 멀다고 했지만 그렇게 가깝게 맞붙어서 비무를 해 본 적이 없어 역시 위험하다 생각했던 것이다.
제대로 싸우기도 전에 맞붙자마자 바로 승부가 날 정도의 위험한 거리인 게 틀림없기도 했다.
대신 이번에는 처음과 달리 신중을 기하였다. 바로 쳐 가지 않고 추룡을 중심으로 서서히 원을 그리며 공격할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추룡은 변함없이 꼿꼿이 허리를 편 채 중간에 서서 발꿈치를 든 왼발을 축으로 해 장청이 옆으로 돌아갈 때마다 그냥 아주 조금씩 오른발을 떼어 방향만 바꾸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움직임이 거의 없는 상태로 그의 자세는 똑같고, 비례해 돌고 있고 장청의 보폭만 커지고 있었던 것.
“하아아압!”
그리고 다시 어느 한순간, 주위를 돌던 장청은 추룡이 발의 위치를 바꾸는 기회를 봐 다시 쩡, 하는 외침과 함께 쉭, 처음보다 더 빨리 최대의 속도를 다해 추룡을 덮쳐 왔다.
“미안하네.”
“헛……?”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순간 추룡은 허리를 푹 낮추며 또다시 무찌르기, 목검을 쭉 앞으로 뻗어 냈는데, 이번에는 목검의 끝이 장청의 명치에 닿았던 것이다.
귀신이 곡할 노릇으로, 장청으로서는 그야말로 입에 거품을 물 일인 셈이다.
“다시 말하지만 동작이 다 보이는 간격이라서. 정말 좋지 않거든.”
사실이라면 그대로 좋지 않은 게 확실했다.
친구들로서는 분명히 어찌 된 일인지 알 수 없었지만 상대가 공격하는 쪽의 수법이나 움직임을 간파한다면 역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너무 기가 차서 장청은 할 말을 잃어버렸고, 결국 보고 있던 임백호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섰다.
“봐도 내 이런 희한한 일은 처음 보는 것 같네. 막 형은 거의 움직이지도 않는 것 같은데……. 이번에는 내가 한번 해 봄세.”
마시에서도 보여 줬듯 친구들 중 가장 무서운 검을 쓰는 그! 입문 시험에서도 차석을 차지한 실력이었다.
하지만 뭐, 추룡은 임백호가 나서자 나서는 대로 또 웃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게.”
임백호는 눈을 번뜩이며 곧 추룡과 마주 섰다.
추룡과 같은 중단 자세! 장청이 당한 것을 봤고 들은 것이 있었으므로 그는 두말도 하지 않고 시작부터 일 장 간격, 뻗어 내면 서로의 검이 맞닿을 정도로 가까이 마주 섰다.
어차피 거리를 두면 당할 수 있으니 일격으로 승부를 가리는 한이 있더라도, 이른 것처럼 단거리에서 승부를 내자는 생각이었다.
맞닿을 듯이 보이는 눈과 눈! 든 것이 목검이고 비무라서 이나마 할 수 있는 것이지 실제로는 무서운 일이었다. 진검을 들고 정말 승부를 겨루는 일이라면 그야말로 ‘앗!’ 하는 사이에 목숨이 날아가 버릴 수도 있었다.
그런 만큼 섣불리 손을 쓸 수도 없었다.
일단 추룡은 이런 싸움법에 익숙해져 있는 것 같았고, 자신은 익숙하지 않아 어떻게 공격해 가고 방어할지 답이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칼을 쳐들거나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이런 가까운 거리에서는 쳐드는 사이 바로 허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중단으로 돌려쳐도 똑같이 허가 드러났다.
그렇다면……!
“하아압!”
지켜보는 친구들까지 손에 땀을 쥐는 속에 번뜩이는 눈으로 추룡을 직시하던 임백호는 결국 최상이다 싶은 방법을 찾았다. 들어 칠 수도 없고 휘두를 수도 없었으므로 추룡이 했듯 그대로 훅! 앞으로 나아가며 찌르기를 시도했던 것!
타탁!
“흡!”
“아……!”
하지만 그것으로 또한 승부는 바로 결정 났다. 찰나 추룡은 실로 엄청나다 싶은 움직임을 보여 줬는데, 임백호의 목검이 파고드는 순간 들고 있던 목검의 끝으로 탁! 번개같이 찔러 오는 임백호의 목검의 끝을 한 자가량 비껴 쳐 방향을 바꾸어 놓음과 동시에 또한 그대로 앞으로 쭉, 밀어내어 그의 목에다 들이대었던 것!
이야기한 대로 동작은 또한 크지 않았다. 설명은 길었지만 승부는 그야말로 눈 깜박할 사이에 끝이 났는데 이렇게 빠른 순간에 승부가 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추룡이 말한 절약형 움직임에 있었던 것 같았다.
방어하고자 친 놀림이 한 자가량, 더불어 목검 끝이 함께 앞으로 뻗어 나갔으므로 칼놀림은 두 번이었지만 움직임은 한 줄에 이어져 한 동작처럼 보일 정도로 빨랐던 것이다.
어쨌건 승부는 났다. 든 것이 진검이고 정말 싸움이었다면 장청과 임백호는 목이 갈라져 피 분수와 함께 쓰러진 셈이었다.
“이야……!”
보고 있던 친구들의 눈이 또 한 번 휘둥그레짐과 함께 일제히 입에서 경탄성이 터져 나왔다.
“신기神技로군!”
너무 허망한 패배에 임백호조차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 되었다.
그러나 뭐, 추룡은 변함없이 웃으며 친구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 줬다.
“신기가 아니라 이런 싸움 방식에 그냥 내가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 걸세. 비교해 자네들은 경험이 없어서 그런 거고. 조금만 익숙해지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일세. 별거 아닌 것이지.”
정말 별것이 아닐 수 있을까? 사천 명이 응시했던 입문 시험에서 차석을 한 임백호가 단숨에 당한 상태인데?
그야말로 말도 아닌 것이었다.
하지만 뭐, 친구들은 무조건 배우고 봐야 했다. 말 그대로 이것은 자신들로서는 보기도 처음인 기적 같은 기술이었으니.
“하하하! 제일 약하다고 하던 막 형이 말이지! 입문 시험에서도 구십삼 위, 꼬리에 붙은 친구가 이래도 되는 것인가? 가르쳐 주게! 정말 배우고 싶네!”
추룡은 자만하는 기색 없이 늘 그래 왔듯 웃으며 이야기해 줬다.
“응, 도움이 될 것 같으면 좋지. 그럼 일단 배운 것을 조금씩만 정리해 보세. 우선해야 할 것은 불필요한 움직임을 없애는 걸세. 그것만 해도 지금보다 한결 좋아질 것인데, 공통으로 아는 것이 무왕검이니 무왕검으로 시작하는 거야. 지난번에 봤을 테니 어떤 동작에서 허가 드러나는 것인지 알 걸세. 그 동작부터 싹 없애 보세. 짧게 치는 움직임에 맞추는 것으로.”
“뭐건 좋으니까 어서 그 소금鹽검법을 가르쳐 줘!”
“응, 그럼 일 식부터. 대신 이건 결정적일 때 외에는 남에게 보여 주지 않기야? 자칫하면 악충보 사람들에게 욕을 먹을 수 있는 일이니.”
“절대 약속하겠네!”
마침내 친구들의 새로운 수련이 시작되었다.
“하아압! 하압!”
하지만 잘하는 것인지 무언지,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었다. 신통하다 싶으니 배우긴 하는데 인색하다 싶을 정도로 움직임에 짠 이 괴상한 검이 과연 도움이 될는지. 희한치도 않게 무왕검법이란 명칭까지 소금검법으로 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어마어마한 비리를 모르는 채 붉은 허리띠들은 변함없이 눈을 번뜩이며 열심히 신입들을 잘 가르치고 있었다.
“자세를 정확히 해라! 무엇이건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다음 휴일까지 검의 기초를 마치고 창법을 배운다! 석 달 안에 기마술, 전술까지 다 마쳐야 하므로 머뭇댈 시간이 없다! 배울 때 최선을 다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