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견습무사-4화 (4/150)

# 4

눈 뜬 채 코 베이는 세상 (3)

말의 엉덩이나 특정 부분에 자신의 말임을 표시하기 위해 찍는 불도장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특별한 문양으로 쇠를 구부려 불에 달궈 찍어서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하지만 추룡은 마찬가지로 고개를 저었다.

“찍지 않았습니다. 흉한 자국을 내기 싫어서. 붉은 적갈색에 다섯 살배기 암말입니다.”

사직은 애매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말이 한두 필이어야 말이지. 낙인을 찍지 않았다면 역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네. 찍어도 다른 문양으로 바꾸긴 하지만, 그래도 부위를 파악해 증거로 삼는데 그조차 없으면 찾아도 자네 것이라는 증명이 안 되지. 남평은 작은 곳이니까 없어도 되겠지만 도회지에서는 필수인 걸세.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군.”

그대로 소용없는 발고인 셈이었다.

치기배들의 경우는 현행범이라 훔친 주머니를 지니고 있을 때 바로잡아야 추포가 가능했다. 일당에게 건네주거나 하고 나면 잡아도 증거가 없으므로 소용이 없는 것이다.

말 역시 생김이나 특징은 있을 것이지만 비슷하게 생긴 말이 한둘이 아니었다. 특별한 표시 같은 게 없다면 찾을 수가 없었다. 찾아도 상대가 내 것이라 하면 그만인 터인데, 증명하자면 복건의 남평까지 말을 가지고 가야 하는 것이다.

그곳에서 말을 판 사람과 기른 사람을 대질, 확인한 후 정황을 따져 주인을 가려야 하는데, 실제 그런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오가는 것만 두 달인 곳인데 말까지 대동하고 이 시대에 누가 그런 짓을 하고 있겠는가.

주루에 말을 맡길 때 쉰 냥이라 하자 점원이 그 가격으로 고삐를 잡을 수 없다고 했듯 실제 추룡은 매우 싼 가격에 적낭자를 구입한 셈이었다.

그곳이 남평이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망아지를 받아 키운 소유주와 위탁받은 상인, 한차례에 거쳐 넘어온 것이기 때문에 싸게 살 수 있었던 것으로 천하에 탐나는 것이 준마라 하지만 남평 같은 시골에서 준마를 타고 다닐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따라서 매매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만치 가격도 내려가는 것이었다. 이 말이 중원 복판으로 오면 가격은 두 배 가까이 올라갔다.

이동하는 것만도 엄청난 기간이 걸리는 거리인 데다 배에 실을 경우라면 운송비 역시 엄청나기 때문이었다.

여물값을 포함해 추룡만 해도 서 냥이나 주고 태워 온 것이니까, 사람보다 몇 배나 비싼 운송비가 드는 것이었다.

알기까지 했던 상인이므로 역시 거의 반값에 샀다고 봐야 하는 것이었다.

“놈들에게는 요즘이 대목일세. 봄철이라 외지 사람들이 워낙 많이 몰려들 와서. 당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닐세. 하루에도 발고가 백 건이 넘게 들어오는데 그저 개인이 조심하는 수밖에 없지.”

“폐를 끼쳤습니다.”

“난 송기숙宋其肅이라 하네. 혹시라도 그놈들을 다시 보면 일러 주게나.”

불가능한 일이었다.

넓은 항주 어디에서 그들을 다시 찾을 것인가.

“감사합니다.”

추룡은 맥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야기해 봐야 소용이 없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하늘에 걸린 조각달까지 우울해 보였다.

추룡은 다시 서호를 찾아 호변에 앉았다.

특별히 갈 곳도 없고 아는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악왕묘가 있는 선착장 주변이었다.

밤의 서호는 낮보다 오히려 더 운치가 넘쳤다. 북적대던 사람들이 상당수 자취를 감춘 시간, 사방이 고즈넉하고 호수에 거꾸로 비치는 달, 호수 중심 폭에는 홍등을 반짝이는 유람선들이 떠다니고, 아득히 어느 배에선가 가기歌妓의 거문고 소리와 풍류객들의 웃음소리 등이 들려왔다.

하지만 정경들이 추룡의 눈에 들어올 리 없었다.

그냥 쓴웃음만 나왔다.

꿈을 품고 나오자마자 이런 꼴이라니.

그러나 마냥 우울해하고 있을 일이 아니었다. 서둘러 마음을 추슬러야 하는 것이다.

하나하나 주위를 환기해 봤다.

우선 각오할 점은 이제 자신은 개봉으로 갈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이십 일 거리.

말을 타야 이십 일인 셈이었다. 걸어서 가면 석 달이 걸릴 수도 있었다. 여비도 말도 다 잃어버린 상태인 만큼 개봉으로 간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간다고 해도 늦어지면 소용이 없었다. 금릉의 식년시도 그렇지만 개봉의 무관 시험은 때마다 하는 게 아니라 삼 년에 한 번 치러지는 것이었는데 날짜를 놓치고 가 봐야 무얼 한단 말인가.

좋기로는 남평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좋았다. 남평으로 가는 범선을 물색해 사정을 이야기한 후 가서 뱃삯을 치르는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지금 돌아가면 다시 나오기 어려울 것이고, 부친을 볼 면목도 없다.

어떻게든 다음 시험까지 여기에 머물러야 한다는 뜻이 되는 것이다.

‘일단 남경으로 가자!’

속이 상했지만 온실 속의 화초같이 자란 그는 아니었다. 당장은 좀 힘이 들어도 다시 시작해 나무라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다행히 칼 한 자루도 남았다. 넉 자 반의 장검. 검은 원래 사용하는 주인의 체격에 따라 맞춰지지만 일반의 검이 석 자 세 치인 것을 생각하면 대장검이라 할 만하다.

검으로 나무를 한다는 것이 우습기는 하지만 상황이 급한데 어쩌겠는가. 아니, 사실은 이 검 한 자루면 모든 어려움이 다 풀리고도 남을 수 있었다. 자신이 아는 한 이 검은 예사의 것이 아니다.

도검상刀劍商에 팔면 말과 여비는 물론 여간하지 않은 한 모든 것이 다 해결될 수 있을 정도의 검이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는데, 이 검은 부친이 준 것이었다. 젊은 시절 그가 사용했던 것으로 부친을 대하듯 해야 하는 것이다.

마침내 마음이 비워졌다! 다소 힘들더라도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제일 마음에 걸리는 것은 적낭자였지만 그만큼 빼어난 준마이니 어느 주인을 만나더라도 사랑받으며 잘살 수 있을 것이라 안위에 대해 걱정할 일은 아니었다.

“나쁜 놈들이 말이지!”

씩, 생각을 정리하고 나니 입가에 다시 웃음이 돌아왔다.

비로소 주위의 경물이 보이는데 더할 수 없이 아름답다. 하늘에도 달이 있고 호수에도 달이 있고, 은은히 들려오는 가악 소리에 현란하게 색색의 등을 반짝이며 호수 위에 떠다니는 나룻배들.

자신은 오랫동안 보고 싶어 했던 곳에 와 있는 것이었다.

“엿차!”

이윽고 다시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밤이 이슥하니 쉴 자리부터 찾아야 했는데 주머니는 털렸고, 대강 호수 주변의 숲 적당한 곳을 찾아 일단 눈을 붙인 후 새벽에 나무를 할 생각을 했다.

한데 이때였다.

암울함을 털고 걸음을 옮기던 추룡에게 또 뜻밖의 일이 생겼다.

“어라? 거기 가시는 게 혹시 육화탑에서 뵌 형장 아니시오?”

선착장을 스칠 즈음 호수로 나갔던 듯한 소선 한 척이 막 들어와 사람들이 내리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그에게 말을 걸어온 것이었다.

“어? 대형들은?”

돌아본 추룡은 멈칫하는 기색을 떠올렸다.

예기치도 않게 칠 장여 떨어진 곳에 또래의 청년들 다섯이 서 있었다. 낮에 육화탑에서 부딪쳤던 바로 그들이었다.

임백호와 시비가 생겨 휘말렸던 그들.

피식, 다시 쓴웃음이 나왔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좀 더 육화탑에 있었을 것이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쨌거나 아는 내색을 하니 포권을 취해 보였다.

“항주가 좁지 않은데 또 뵙는구려.”

한 눈이 퍼렇게 부은 청년이 실소 지었다.

“그러게. 막 형이라 하셨던 것 같은데, 뱃놀이를 오신 것이오?”

“아니, 그냥 달빛도 좋고 해서 잠시 걷던 참이었소. 뱃놀이를 하고 오시는 길인가 보구려.”

전소라 했던 작고 예쁘장한 청년이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서호에 왔으니 말입니다. 막 형은 혼자 오신 것이오?”

추룡은 대강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낮에 해명해 주신 점 고마웠는데, 정말 혼자요.”

“하……!”

청년들은 서로를 쳐다본 후 추룡에게 포권을 취해 보였다.

“사실이었던 것이구려. 우린 전 형이 시비를 말리기 위해 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억양이 다르다 해도 잠깐 만난 사이에 그렇게 걷긴 힘든 것이라서. 며칠 정도라도 친분이 있었던 줄 알았소.”

“정말 모르던 사이라면 실례 많았소. 낮엔 좀 지나쳤던 것 같소.”

추룡은 그냥 미소 지어 보였다.

“괜찮소. 오해하실 만도 했으니. 하지만 그 임 형도 나쁜 사람 같지는 않던데, 악묘에서 웃은 것은 사실 불초 때문이었소. 진회에게 왜 침을 뱉지 않냐고 묻기에 너무 더러워서 가까이 가기도 싫다 했더니 그게 좀 우스웠던 모양이오. 쾌활한 성품 같으니 그러려니 생각해 주셨으면 고맙겠소.”

“하하! 그런 거였소?”

청년들도 웃음을 터뜨렸다.

“하긴 진짜 더럽긴 하더구만! 수만 명이 오가며 침을 뱉어서 완전히 가까이 가기도 싫긴 하던데. 하하!”

“-!”

이때 전소가 무엇을 발견한 듯 멈칫하는 표정을 지었다.

“잠깐, 막 형! 그런데 의복이 찢어진 것 같구려? 혹시 뭐 잃어버리거나 한 것 없소?”

처음 봤을 때부터 지혜를 보였던 그, 관찰력도 상당한 것 같았다.

추룡은 베어진 옷자락을 만지며 피식, 또 실소 지었다.

“알고 있소. 육화탑에서 나와 시진으로 들어갔다가 투소자들에게 당한 것이오. 솜씨들이 대단하더구려.”

“잡았소?”

추룡은 거듭 고소 지었다.

“말까지 털렸소. 형들도 조심하셔야 할 것 같소.”

“계절이 계절인 만큼 그런 놈들이 많다 해 조심하고 있긴 하지만……. 한데 복건에서 오셨다 들었는데 말까지 털리셨다면 어쩌시려고? 혹시 항주에 아는 분이 계시오?”

추룡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없지만 별로 걱정은 없소. 원래 불초는 남평에서 나무를 했었소. 장작을 팔아 여비를 마련해 온 것인데, 뭐, 또 하면 되겠지.”

“허……?”

그러자 청년들은 다시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

“막 형, 가지 말고 잠깐만 기다리시오. 다들 나 좀 봐.”

전소가 추룡에게 기다리라 하더니 청년들과 함께 저만치로 가서 뭔가 쑥덕공론을 하고는 다시 돌아왔다.

“막 형, 잠시 이야기를 해 봤는데, 고향은 달라도 어째 우린 매우 비슷한 것 같소. 나이도 그렇고. 사실은 우리도 황산성에서 나무를 했었소. 장작을 팔아 여비를 마련해 온 것인데, 숙소로 같이 가시지 않겠소? 복건 이야기도 들을 겸 같이 술이나 한잔했으면 좋겠구려.”

아무래도 추룡의 어려움을 안 그들이 도움이 되어 주자고 합의를 본 것 같았다.

당장 잘 곳도 없는 처지라 고맙긴 했지만 생면부지의 사이에, 추룡은 부담이 되었다.

웃으며 포권을 취해 보였다.

“성의는 고맙지만 마음만 받아들여야 할 것 같구려. 말씀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오.”

어차피 버티기로 한 것, 하루 이틀이 문제도 아니었고, 작정한 대로 새벽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한 터였다.

한데 이때였다.

뭐가 이런 일이 있는지 또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햐! 이놈들 봐라? 존경하는 악 장군의 묘에서 경망스럽게 웃음 어쩌고 하기에 괜찮은 놈들인 줄 알았더니만! 너희들 아직도 막 형을 잡고 시비를 걸고 있는 것이냐?”

막 추룡이 몸을 돌리려는 찰나 선착장 쪽에 유람선이 하나 더 도착했는데 느닷없이 거기에서 또 귀에 익은 음성이 들려왔던 것이다.

“어라? 넌?”

순간 추룡은 물론 전소 등 모두의 얼굴에 한 번 더 흠칫하는 기색이 떠올랐다. 보자 내리는 사람들 속에서 임백호가 눈에 잔뜩 힘을 주고 어깨를 으쓱대며 오고 있었던 것이다.

“저 자식, 또 나타났네? 희한하구먼?”

“희한이나 마나, 자식들아! 도망친 것은 내가 싸우기가 싫어서 그랬던 거지, 왜 쓸데없이 상관도 없는 사람을 붙잡고 그래! 정히 유감이라면 상대해 주겠다. 몽땅 덤벼!”

정말 희한치도 않게 일당이 하루에 세 번이나 부딪친 것이었다.

“임 형, 그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추룡이 다시 중재에 나섰다.

반 시진 후.

“핫핫핫! 그랬단 말인가? 그러니까 육화탑에서 내려간 후 치기를 당했다고? 말까지 날리고?”

특이하게 만난 일당은 선착장 측근의 주루 한자리에 둘러앉아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기묘한 만남으로 인해 화해를 한 것으로서, 사실 좁지도 않은 항주에서 이렇게 모르는 사람들이 하루에 세 번이나 우연히 마주치기란 쉽지가 않다.

알고 보니 임백호도 뱃놀이를 하고 돌아오던 길이었는데 추룡이 전소 일당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을 목격하고 한바탕할 작정으로 들이닥친 상태였던 것 같았다.

추룡이 또 해명함으로 오해가 풀렸고, 전소가 나서서 중재함과 함께 일이 수습되었던 것.

이래서 젊음이 좋은 것이었지만 사실 별로 대단한 일도 아니었다.

전소 외 나머지 네 사람은 각각 장청張靑, 곽영郭英, 문대위文大威, 송민宋珉이란 이름을 지니고 있었는데, 악왕묘에서 추룡이 떠난 후 임백호가 계속 배를 잡고 웃자 이를 본 장청이 ‘미친놈 아닌가’라는 소리를 했고, 여기에 욱한 임백호와 시비가 붙었던 것이다.

친구들이 몰려오자 날쌔게 눈탱이를 쥐어박은 임백호가 내뺐고.

하지만 뭐, 행동을 봐도 알 수 있을 일이지만 아무래도 임백호는 장난기가 좀 있었다.

정말 싸우려고 하면 도망갈 정도의 성격이 아니라는 것.

다들 이 점을 이해했고, 사과의 의미로 임백호가 한턱 쏘기로 하여 주루로 몰려왔던 것이다.

추룡을 생각해 주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는 일이지만 호감이 가는 모습들에 성격들도 밝은 것 같았다. 딱 그만한 나이에 그만그만한 놈들이 모인 것으로, 술이 몇 잔 돌아가자 의기가 투합되면서 곧 친구처럼 변해 가고 있었다.

이래도 저래도 가장 난처한 것은 추룡이었다. 시비가 있었다 해도 별것 아니므로 전소 일당이나 임백호는 웃을 수 있지만 사실 그는 그럴 입장이 못 되는 것이다.

씁쓸히 고소 지었다.

“한심스럽지만, 뭐……!”

“핫핫핫! 그래도 별로 의기소침하진 않군. 나 같으면 눈물 콧물 다 흘리고 있을 것인데.”

전소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말이오. 솔직히 놀라고 있는데, 막 형은 아주 대범하신 성격 같소. 나무를 해서 말까지 마련해 오셨다 들었는데 그건 정말 보통 일이 아니오. 하루 이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나무를 해도 보통 해서 되는 일도 아닌 것이지. 만 리 밖 타지에서 그렇게 마련한 말에 여비까지 잃어버렸다 할 것 같으면 자살이라도 하고 싶을 것인데 그래도 웃으시니.”

임백호의 표정이 얼떨떨해졌다. 그로서는 이제 듣는 이야기.

“없어 보이지 않는데 나무를 해서 말을 샀다고?”

전소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 같소. 있고 없고를 떠나 엄청나게 노력했다는 뜻이오. 그 보람이 잠깐 사이에 날아간 것이니, 금전이나 말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마음을 상실하는 것이오.”

“햐……! 하려 하면 못 할 것은 없겠지만 정말 일이 년으로 될 일이 아닌 것인데……. 집안에서 마련해 준 것인 줄 알았더니만……!”

전소가 고개를 갸웃하더니 아주 뜻밖의 말을 꺼냈다.

“그래서 생각을 좀 해 봤는데 말이오, 막 형. 드문 확률이긴 하지만 잘하면 말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오. 다만 문제는 찾은 다음인데 혹시 가까운 곳에 막 형의 말이라는 것을 증명해 줄 만한 사람이 있소?”

적낭자를 찾을 수 있다.

순간 추룡의 귀가 번쩍 열렸다.

“어떻게……?”

전소는 계속 염두를 굴리며 말을 했다.

“막 형의 운에 달린 것이긴 한데, 일단 말을 훔친 것이 주머니를 베어 낸 녀석들의 짓이기를 바라는 것이오. 치기배 놈들이 말을 타려 하지는 않을 것이니 필경 팔려고 할 것이오. 하지만 알다시피 말은 워낙 비싸기도 할뿐더러 아무 곳에서나 매매되는 것이 아니오. 마시장馬市場에서나 매매되는 것이지. 항주가 아무리 넓다 해도 말을 팔고 사는 곳은 몇 곳 안 될 텐데 그곳을 감시하면서 뒤지면 찾을 수도 있는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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