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꼬우면 네가 천마 하든가-83화 (83/200)

제83화. 내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식은 죽이 목으로 넘어간다 (3)

놀라고?

뭐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지?

‘이게 대체 무슨 개소린가?’

아이들의 당혹한 표정이 한데 뒤섞이자, 청유백은 미간을 찌푸리며 허탈하게 숨을 내뱉었다.

“허, 설마 지금껏 자라며 놀아 본 적도 없는 건가? ‘놀다’라는 말을 몰라? 오락 말이다.”

“아, 아니. 그게….”

“어려워할 것 없다. 요즘 귀아대는 개인 시간조차도 없는 건가?”

아니, 그건 아닌데.

그게 대체 무슨 빡대가리 같은 말이란 말인가.

아무리 어린 시절이 불우했다 하더라도, 논다는 게 뭔지 정도는 안다.

아이들이니만큼, 여전히 자유 시간에는 수련보다도 쉬는 것이 좋았다.

“아, 아니… 노는 게 뭔지는 아는데요. 하지만, 그게….”

“그럼 뭐가 문제냐?”

다행이라 해야 할지,

청유백은 ‘아아, 이것은 ‘놀이’라는 것이다─즐거움을 가져다주지.’ 따위의 머저리 같은 대사를 내뱉는 대신, 고개를 까딱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당황하는 아이들을 대표하여, 일귀가 가장 앞으로 나서 물었다.

“농은… 아니시지요?”

“내가 너희랑 농담 따먹기 할 정도로 한가한 사람으로 보이나?”

“그… 아, 아닙니다.”

농담이 아니라고?

놀라는 말이 정말 진심이란 말인가?

혹시 누군가가 청유백을 납치하고, 그의 행세를 하기 위해 인피면구를 뒤집어 쓴 것은 아닐까?

아, 제발 그러면 좋을 텐데.

아니, …이게 아니라.

“그러면 시험의 준비는 어떻게 하나요? 단체전인 이상, 뭔가 준비가 필요하잖아요. 저희가 이기기 위해서는….”

삼아는 정신을 차리고 나름 합리적인 질문을 던졌다.

두 아이들도 바로 그거라는 듯이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의 의지를 시험하시려는 것일 거야. 조금 더 배움을 받을 의지가 남아 있는지….’

‘시발, 속을 줄 알고? 놀랬다가 정말 놀면 무슨 꼴을 만들어 버리려고. 헹, 절대 안 속지.’

…물론, 각자의 마음은 조금씩 달랐지만 말이다.

뭐 어떤가. 결과적으로 겉으로 드러나는 질문은 같았다.

구라 치지 말고, 그래서 진짜 뭘 해야 하냐고.

삼아는 신음하며 쩔쩔매다,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쉬면서 자신한테 모자란 게 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라, 그런 거죠?”

하지만, 대답은.

“필요 없다.”

“네?”

“그냥 놀아. 그거면 된다.”

기대와는 전혀 다른 대답이었다.

심지어는 더는 귀찮게 하지 말라는 양, 청유백은 그리 말하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더는 할 말 없다는 명확하고도 강경한 태도.

─끼익.

작은 경첩음과 함께 문이 닫히고, 얼떨결에 셋만 남겨져 버린 아이들은 서로를 돌아보았다.

“어떻게 하지?”

“…정말로 놀라는 걸까?”

“하! 설마. 뭔가… 뭔가 속셈이 있겠지. 당연한 거 아냐!”

이찬은 저 잔악하고 자비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인간이 마냥 평화로운 휴가를 줄 리 없다고 확신했다.

이제 와서 저들이 놀기를 바란다고?

그러면, 방금 심각한 표정으로 어디론가 나갔다 돌아온 것은 대관절 무엇을 위해서란 말인가?

이찬은 대충 던져둔 목도를 주워들고는, 작게 속삭였다.

“분명 저렇게 말해 두고, 정말로 놀고 있으면 경을 치려는 속셈일 거야. 우리끼리라도 해야만 해. 다른 조원들은 언제 돌아오지?”

자신들 세 명을 제외한 일곱 명의 아이들은 청유백의 명령으로 오늘까지도 계속 만마서고를 왕복하고 있었다.

이유조차 몰랐으니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있기는 했지만, 그것이 훈련이 아니라는 것쯤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하루를 멀쩡히 넘기는 것이 소원인 저들과는 다르게, 그 일곱 명은 전혀 힘들어하는 기색조차 없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숫자가 필요했다.

“아마 곧 돌아오겠지. 합격진 연습이라도 하려는 거야?”

“어쩔 수 없어. 우리 셋만으로 할 수 있는 건 없잖아. 최소한, 나는 아직 배운 적 없다고.”

저들이 지금껏 배운 합격진이나 수비진 등의 최소 인원은 열 명이었다.

열 명이 한 조가 되어 움직이고, 열 명이 하나의 작전을 수행하는 것을 기본으로 길러졌다.

이렇게, 열 명 중 오직 셋만이 동떨어져 움직인다는 상황은 상정 외의 것이었다.

좀 더 시간이 지나 한 사람 몫의 실력을 지닌 무사로 성장한다면 무언가 다른 것을 배울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최소한, 그것이 지금은 아니었다.

답이 나오지 않는 침묵이 지나고, 문득 일귀가 아이들에게 손짓했다.

“…잠깐만, 얘들아. 이리 와 봐.”

“뭐?”

“쉿.”

일귀는 그대로 아이들을 데리고 숙소를 벗어났다.

길에서 좀 더 벗어나 수풀을 헤치고 숲으로, 더 깊은 숲으로.

딱히 목적지는 보이지 않았으니, 그저 청유백에게서 멀어지는 것이 목적일 테다.

일귀는 일언반구의 언질도 주지 않았지만, 이찬과 삼아는 익숙하게 일귀의 뒤를 쫓았다.

칠 조의 조장은 일귀였고, 이유가 뭐가 되었든 간에 일단은 따르는 것이 익숙해져 있었다.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은 적당한 공터에서 멈춰 섰다.

“이 정도면 되겠지?”

“뭐가? 선생님이 들으면 안 되는 이야기야?”

“아마도, 일단은.”

“일단은? 뭐, 이쯤 오면 듣지야 못하겠지만….”

그래, 아무리 청유백이라 한들, 이 정도까지 온다면 듣지 못할 것이다.

제 입으로 놀라고 했었으니, 잠깐 자리를 이탈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고 말이다.

하지만,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이찬과 삼아는 순수한 궁금증을 얼굴로 표현했고, 일귀는 곧장 입을 열었다.

“얘들아, 기억 나?”

“뭘?”

“처음에… 죽이고 싶다면 언제든 도전하라고 하셨잖아.”

“…그랬었지.”

분명히 그랬더랬다.

이미 한껏 패서 사경을 헤매게 만들고 나서, 도저히 개길 생각이 들지 않을 때쯤 그리 말했었다.

당연히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니, 지금껏 잊고 있었는데.

“분명히… 그러시기는 했어.”

“…그리고, 중상모략은 은밀스럽게 하라고도 했지. 빌어먹을 인간.”

이찬은 혀를 차며 팔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았던 그때의 기억을 되짚었다.

‘주제도 모르고 덤비느냐’ 따위의 말은 하지 않았다.

은밀스럽게 하라는 것은, 할 거면 제대로 하라는 의미 아니던가.

“설마….”

삼아는 으음, 하고 신음하더니, 미간을 좁히며 일귀를 돌아보았다.

“선생님께 도전해서 실전 같은 경험을 쌓으라는 거다?”

“바로 그거지.”

분명히 무언가, 모종의 숨겨진 저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저들끼리 계획을 세워 자신에게 도전하라는 것.

일귀는 그리 확신했다.

“그렇게 생각하면 아귀가 맞아. 설마 아무 계획도 없이 정말 놀라고 하셨을까?”

아니, 그럴 리가 없지.

그 생각의 근간이 어떤 감정에서 나왔건 간에, 셋은 전부 그리 생각했다.

지금껏 무엇을 위해 그리 지옥 같은 시간을 견뎠는가.

확실히 그 정도의 일이라면 마무리로 걸맞았다.

이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렇게 되면 우리끼리 합을 맞출 수도 있겠지.”

“다른 조원들을 배제하고 말이야?”

“어쩔 수 없어. 같은 훈련을 받지도 않았고… 삼아 너도 알잖아. 이미 차이가 명확해. 걔들이랑 합을 맞추는 건, 오히려 걸리적거릴 뿐이야.”

“그건… 그렇지.”

삼아는 부정할 수 없었다.

기실, 그 아이들을 전력으로 칠 수 있다면 어떻게 수련을 해야 하는지의 고민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열 명을 기준으로 기존에 배웠던 것들을 다시 합을 맞추면 그 뿐인 일이니까.

하지만 그러지는 못할 것이고, 이 세 명이서 어떻게든 결단을 보아야만 했다.

“좋아. 선생님의 숨은 뜻, 난 받아들이겠어.”

“…실패하면 뒤진다고 보는데, 그래도 나도 그 인간 뒤통수 한 번 정도는 후려 봐야겠거든.”

이찬과 삼아가 동의하자, 일귀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전부 동의한 거다.”

일귀의 검과 이찬의 도, 삼아의 창.

전부 간격도 다르고, 세 명이서 펼치는 합격술 같은 것도 연습한 적 없지만, 그조차도 청유백의 의도한 바일 테다.

무에서 유를 끌어올려 어떻게든 대처해 보라고.

‘분명 그런 뜻이겠지!’

그래, 그렇고말고.

일귀는 자신의 생각에 확신을 더하며, 아이들을 돌아보았다.

“좋아, 당장 지금부터 시작하자. 남은 시간은 보름. 닷새 뒤부터 기회를 보기 시작하면…. 한 번 정도는 빈틈이 있을 거야.”

아무리 괴물 같은 인간이라고 한들, 결국 밥도 먹고 잠도 자야 하는 인간.

빈틈을 노려 세 명이서 합공을 가한다면, 분명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찬과 삼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세 명의 계획에 불이 붙었다.

* * *

인간은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이 있기 마련이다.

처맞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이러면 어떨까?

누가 봐도 깝치면 처맞을 게 뻔한 상황에서도, 그 ‘그럴싸한’ 계획이 생각날 수 있을까?

이찬은 지금에 와서야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있었다.

‘아니.’

라고.

“포기해. 포기하면 편해.”

“야! 그렇게 비장하게 세웠던 계획은 어디로 갔는데!”

아, 사람이 짐승을 어떻게 이겨요.

“내가 봤을 땐, 저거 사람 아니야.”

“저거라니, 선생님이셔!”

“빌어먹을, 뭐든 간에.”

이찬은 이 골 때리는 상황에 미간을 짓누르며, 지난 열흘간을 떠올려 보았다.

첫 닷새는 큰 문제없이 지나갔다.

청유백은 무엇을 하는지 방 안에서 나오지를 않았고, 아이들도 매일같이 만마서고로 떠나 저녁에 들어오기 일쑤였으니.

누구도 저들의 수련을 방해하지 않았다.

혹시 청유백에게 들킬까 염려되어 조금 떨어진 공터에서 서로의 합을 맞추었고, 합격술(合挌術)이라 부르기에는 미묘하지만 그래도 나름 구색을 갖추었다.

문제는, 그 다음 닷새였다.

* * *

일단 원초적인 문제가 있었다.

바로, 청유백이 방에서 나오질 않는다는 것.

대체 뭘 하는 거냐고 물어볼 수도 없고, 마냥 들어가서 공격하기에는 방이 좁은 데다가 그 행위 자체가 지나치게 수상쩍었다.

“일단 뭘 하는지부터 확인해야겠어.”

“그래. 도통 밖으로 나오질 않잖아. 어둠의 자식이야?”

셋은 도도도 문에 붙어 문틈 사이로 안을 빼꼼 들여다보았다.

불 하나 없는 어둠 속에서, 청유백이 눈을 감고 가부좌를 틀어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빈틈투성이의 상태로 보였지만, 그렇다고 지금 쳐들어가기엔 그것도 좀 묘했다.

이유라 함은─

“…저거, 뭐 하는 것 같아?”

“글쎄, 운기조식?”

“그러면 건드리면 안 되는 거 아냐? 운기조식 중에 건드리면 안 된다고 배웠는데….”

“우리 기습하는 거 아니었냐? 그런 거 가려야 하는 거야?”

“잘못되면 선생님이 죽잖아. 가령 주화입마라던가….”

“…죽이는 게 목적 아니었어?”

“주화입마에 걸려도 괜찮으시지 않을까? 우리도 치료해 주시는데.”

“아니, 혹시 모르잖아. 정말로 죽으면 그건 그것대로 큰일이고.”

아무튼, 그런 이유로 방 안에 들어가서 죽이는 건 취소.

그러면, 청유백이 잠깐이나마 나올 때를 노려야만 했다.

청유백도 사람인지라, 밥은 먹고 사니까 말이다.

청유백이 유일하게 밖으로 나오는 시점이 밥상이 차려질 때였다.

하루는 청유백이 식당으로 나와 숟가락을 들자, 일귀가 다른 아이들을 돌아보며 신호를 보냈다.

식당 바깥에서, 그리고 천장에서 대기하며 습격의 순간을 맞추는 것이었다.

하지만 찰나, 삼아가 신음하며 입을 열었다.

“정말 이게 맞는 걸까?”

“갑자기 또 무슨 소리야.”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던데….”

“…….”

그건 맞지.

그게 맞냐?

하지만 어떻게 해.

세 가지의 시선이 한 군데에서 부딪치고, 결국 이 작전도 폐기되었다.

방법이 없었다.

방법이!

뭘 어떻게 해볼 각이 안 나오는 것이다.

빈틈을 찌르자니 찌를 수 있는 상황이 나오지를 않고, 그렇다고 멀쩡히 눈 뜨고 있을 때를 노리자니 도저히 방심을 하질 않는다.

“잘 때도 눈 뜨고 자는 것 아닌가 싶더라니까. 분명 자는 것 같은데, 누가 자꾸 날 노려보는 것 같아.”

“기분 탓이라니까.”

“아니, 정말 이상한데….”

결국, 이건 안 되고 저것도 안 되고 하는 의미 없는 투닥거림이 지나가고, 아이들은 결국 청유백의 수면 중에 방을 기습하기로 했다.

설령 깨 있다고 하더라도, 잘 때도 검을 손에 들고 자는 것은 아니니 조금이나마 틈을 더 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야밤을 틈타 아이들은 청유백의 방 앞으로 숨어들었다.

서로의 무기를 품에 꼭 들고, 양쪽 문에 딱 붙어 들어갈 순간을 재었다.

그러다가 문득, 삼아가 걱정스러운 눈초리로 언질했다.

‘근데 진짜 자고 있어서, 그대로 죽어버리면 어떻게 해?’

‘…….’

‘…….’

또다시 침묵.

달빛 아래에서 빛나는 어이없는 눈빛 두 개가 서로 교차하고, 삼아가 조용히 쭈그러졌다.

‘어… 미안.’

‘삼아 너, 한 번만 더 그러면 너부터 눕는 수가 있다. 진짜로.’

‘…….’

이찬의 타박을 일귀가 토닥이며 말리고는, 아이들은 다시금 자세를 잡았다.

‘자, 셋 하면 들어가는 거야.’

‘알겠어.’

‘자. 셋, 둘….’

그리고, 하나.

“흐읍.”

일귀가 작은 숨을 들이쉬며 발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찰나.

방문을 걷어차려는 일귀의 발이 내디뎌지려는 순간─

방 안쪽에서, 청유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얘들아.”

“네, 네?!”

일귀의 발은 살포시 바닥에 다시 내려앉았고, 삼아는 화들짝 놀라 어깨를 떨며 대답했다.

아니, 기습을 해야 하는데 대답을 하면 어쩌라는 건지.

‘야, 이 멍청아!’

‘미, 미안!’

하지만 서로 타박할 시간도 없이, 졸린 듯한 청유백의 잠긴 목소리가 이어졌다.

“내가 요즘 고민이 있다.”

“뭐, 뭔가요…?”

“너희….”

꿀꺽.

서로의 시선이 어지럽게 교차하며, 한순간에 수많은 판단이 오갔다.

뭐지?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들킨 건가?

하지만 시간은 많지 않았다.

무어라 결단을 내리기도 전에, 청유백이 먼저 말을 이었다.

“요즘 뭐 같잖은 합격술 연습 같은 것 하는 거 아니지?”

“…….”

오, 망했는걸?

‘어떻게 하지?’

‘돌입해? 밀어붙여 그냥?’

‘지금 빼면 용서해 주시지 않을까?’

저게 떠보듯 하는 말인지, 아니면 모든 걸 알지만 한 번은 봐주겠다고 하는 말인지 알 도리가 없었다.

일귀는 그냥 방문을 걷어찰까, 다시금 발을 들어 올렸지만, 곧이어 들려온 말에 다시금 살포시 발을 내려놓았다.

“아니리라 믿는다.”

“그, 그쵸….”

“굳이 내가 나서서까지 놀라고 말했는데, 그걸 못 알아 처먹고 쓰잘데기 없는 훈련 같은 걸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말이다.”

“물론이죠….”

“그럼 뭘 하는진 모르겠는데, 야밤에 뻘짓하지 말고 가서 자라. 그림자 흔들려서 정신 사납다.”

“…….”

잠시, 조용한 정적이 세 아이들 사이에 흘렀다.

뻘쭘하다고 해야 할지, 긴장된다고 해야 할지.

아이들은 말없이 걸음을 옮겨 청유백이 아닌, 자신들의 방으로 돌아갔다.

일언반구의 대화도 없었지만, 마치 정해진 행동을 하듯이 저들의 숙소 앞에서 멈춰 서서는, 둥글게 서 마주보았다.

무어라 말하기 어려운 압박의 현장에, 삼아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선생님의 숨겨진 뜻 운운하던 새끼 앞으로 나와.”

“…….”

(다음 편에서 계속)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