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화. 내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식은 죽이 목으로 넘어간다 (1)
시간은 어느덧 태양이 뉘엿뉘엿 넘어가는 유시 말(약 오후 7시).
철웅각의 늦은 작업도 슬슬 마무리되어가는 시간이었지만, 묵태곤은 지금껏 아무런 일에도 손을 뻗지 않고 있었다.
그저 제자리에서 계속 불안한 듯 다리를 떨며 신음할 뿐이었다.
그나마, 사정을 알고 있었기에 누구도 질책하는 이는 없었다.
“젠장….”
빌어먹을. 빌어먹을.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라도 뛰쳐나가 이 빌어먹을 적철민 놈을 찢어발기고 싶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적가는 이미 움직였고, 자신이 묵가의 무인들을 움직이게 되면 그때에는 그저 작은 사고로 끝나지 않게 될 텐데.
지금으로서는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청유백 놈을 썩 믿음직스럽다 말하기는 힘들다만….’
그래도 숨겨둔 한 수 정도는 있으니 그리 기고만장했겠지.
그래, 그렇고말고.
그러다 문득.
태양을 등지고 철웅각을 향해 걸어오는 누군가의 인영이 묵태곤의 눈에 비쳤다.
‘저, 저건…!!’
분명 청유백이었다.
파랗던 옷은 피 칠갑이 되어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빼앗고 있었지만, 그딴 건 중요하지 않았다.
까짓것 사람 좀 몇 명 죽일 수도 있지, 왜 그런 걸로 눈총을 줘서 우리 애 기를 죽이고 그러나!
중요한 건, 청유백의 품에 그토록 기다리던 자신의 걸작이 안겨 있었다는 것이다.
어이어이 믿고 있었다고 젠장!
“차, 찾았구나!”
“그래.”
하지만 기묘하게도, 청유백의 대답이 영 시원치 않았다.
잃어버린 물건을 되찾았다면 모름지기 기뻐해야 할진대 말이다.
“근데… 왜 그리 표정이 썩었냐?”
게다가 굳이 저를 찾아왔다는 것은….
묵태곤은 순간 인상을 팍 구기며 물었다.
“설마, 마음에 안 드나?”
묵태곤의 질문에 청유백이 고개를 내저었다.
여전히 표정은 썩어 있었다만, 다행히도 그건 아닌 모양이다.
자신이 이 정도까지 완벽하게 단련해 주었거늘, 그 가치조차 몰라보는 주인의 손에 들어가면 검이 너무 불쌍하게 되었을 테다.
“그러면 왜?”
“별일은 아니다. 검은 훌륭했다. 그저, 무언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이 있지는 않을까 해서 가져온 것뿐이야.”
“아, 그거야 뭐….”
하기사, 그리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갑작스레 검이 도난당한 것이니,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조정할 부분이 남아 있을 수도 있을 법하다.
가령, 칼날받이의 고정이 제대로 안 되어 있기라도 한다면 영문도 모른 채 손모가지가 반으로 썩둑 썰려 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묵태곤은 청유백에게 받아든 홍련검을 뽑아 들어 대충 훑어보더니, 검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안심하며 다시 내밀었다.
“문제는 없다. 애초에 이미 완성했던 물건이었어. 적철민 그 개새끼가 망치진 않았을까 걱정했다만, 기우였군그래. 다행이야!”
묵태곤은 청유백에게 검을 건네곤, 문득 떠오른 질문을 입에 담았다.
“아, 그래. 적철민은 어찌 됐냐?”
“죽었다.”
“주, 죽어?!”
아니, 대체 무슨… 어쩌다가?
순간 묵태곤의 뇌리에 당황을 표현하는 말이 여럿 지나쳤지만, 지금의 심정을 적확하게 나타내기에는 뭣 하나 적절하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한다고 해도 주책, 혹은 불필요한 걱정에 그치리라.
묵태곤은 눈알을 굴리며 적당히 고민하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네가 죽였냐?”
“아니.”
“…그럼 됐다. 주인 잃은 검이 창고에 박혀 있는 꼴을 보는 것만큼 가슴 아픈 일이 또 없거든.”
사정이, 과정이 어찌 되었든 간에 중요한 건 결과였다.
굳이 자신이 그것을 캐물어 좋을 것이 무어 있겠는가.
“자 그럼, 우리 계약은 끝이지?”
묵태곤은 어깨를 으쓱였다.
꽤 좋은 경험이었고, 좋은 거래였다.
하지만, 이 이상 청유백과 연관될 일은 없으리라.
두 번째 시험을 끝으로 천마지회는 본격화되기 시작할 것이고, 어중이떠중이는 죽어나가기 십상일 테니.
‘이제 보니 어중이떠중이 같지는 않다만….’
그래 봐야 별로 상관없는 일이다.
어차피 천마지회의 우승자는 하나.
그리고 그 자리가 청유백의 것은 아닐 테니 말이다.
하지만 청유백은 덤덤히 대꾸했다.
“무슨 소리냐. 그때 했던 약속이 하나 남아 있지 않나?”
그때?
그때라니, 무슨….
아.
묵태곤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 분명 있었다.
검을 고치는 조건으로, 분명 청유백이 제게 속삭였던 약속이 있었더랬다.
하지만, 그건….
“기억하겠지?”
“…허, 그걸 진심으로 했었냐?”
“당연한 말을 하는군.”
“그게 진심으로 한 말이었다고?”
“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언제나 그랬지. 앞으로도 그럴 테고.”
“하하….”
미친놈.
묵태곤은 그리 작게 읊조렸다.
저 새끼가 정말 미친놈은 맞는데…어쩌겠는가.
그걸 약속한 놈 또한 자신인데.
“…하, 좋아. 만약에 해낸다면 말이야. 해주지. 빼 주겠다고.”
그래, 분명 약속했었더랬다.
틀림없이 기억한다.
하지만, 그 조건 또한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 말하기 전에, 네가 그걸 이룰 수 있을지부터 걱정하지 그러냐?”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라. 어차피 잃을 것도 없지 않나?”
“잃을 게 없기는. 그런 약속을 한 것만으로 충분히 잃었거든, 이 개새끼야. 줄을 잘못 섰다는 것 아냐?”
청유백과 묵태곤의 거래는 단순했다.
요구는 하나.
검묘의 검을 하나 꺼내달라는 것.
솔직히, 어이가 없는 요구였다.
이미 백월검과 홍련검이라는 절세의 신검을 둘이나 가진 주제에, 대체 뭐가 더 필요하단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무슨 상관이랴?
묵태곤은 그 거래를 받아들였다.
대신 내건 조건이,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당연할 만큼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내가 두 번째 시험에서 우승하면, 검묘에서 검을 하나 꺼내 달라.
‘지금 생각해도 웃기지도 않는 조건이군. 미친놈 아냐?’
적철진은, 청명휘는 놀고 있다던가?
차라리 녹지연이 그런 요구를 했으면 비웃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니, 하다못해 적우각 정도만 되어도 말이다.
“검묘가 느이 집에서 키우는 개집 이름도 아니고….”
하지만 청유백?
허 참.
묵태곤이 허탈하게 웃자, 청유백은 덤덤히 쏘아붙였다.
“내가 해낸다면 전부 해결되는 일 아닌가?”
“천마지회에서 우승하고, 소교주의 자리를 차지한다면… 그래, 검묘에서 검 하나 더 빼돌리는 것 정도는 용서받을지도 모르지.”
그리고 그 걸음 중 하나는 두 번째 시험에서 우승하는 것일 테고 말이다.
세 번째 시험을 시작으로 천마지회는 본격화된다.
지금까지는 인명의 피해도 없었지만, 세 번째 시험이 시작된다면 어찌 될지 그 누구도 몰랐다.
그러니, 그 세 번째 시험의 시작을 정할 두 번째 시험의 결과가 중요한 것이다.
정말로 청유백이 그 조건을 이루어 낸다면야, 그 정도 일은 충분히 해줄 수 있었다.
애초에 이루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인 조건이었지만 말이다.
‘분명 미친 새끼 같은데, 이리 당당히 말하니 뭐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거 참….’
묵태곤은 대꾸했다.
“그럼 이제 꺼져. 약속은 지킨다. 네가 우승하면 당연히 못 해줄 것도 없지. 근데 그게 지금은 아니잖냐?”
“곧 다시 보게 되겠군.”
“퍽이나.”
청유백은 어깨를 으쓱이며 등을 돌렸다.
다시 보든, 안 보든 간에 알 게 뭔가.
성공한다면 꽤 나쁘지 않은 동아줄을 잡게 되는 것이고, 실패하면 그건 그것대로 생각대로인 일이다.
어느 쪽이든, 묵태곤이 신경 쓸 일은 아닐 터였다.
이대로 떠난다면 조만간은 굳이 얼굴 볼 일도 없으리라.
하지만 문득.
“헌데….”
떠나려던 청유백이 고개를 돌려 공방 한구석의 무언가를 가리켰다.
가리킨 것은 작은 상자였다.
크기가 반 뼘이나 될 법한 흑단 상자.
단검을 담기에도 너무 작았고, 팔찌 등의 장신구를 담기에도 작은 크기의 기묘한 상자였다.
저곳에 담을 만한 물건은, 그래.
반지 정도나 될 것이다.
청유백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저건 뭐지?”
기묘한 기운이 느껴졌다.
기분 나쁘지는 않다.
오히려 친숙하고, 가까운 기운.
그리고 청유백에게 가까운 기운이란, 선기가 아닌 독기와 마기였다.
아주 강력한 독기를 머금은 물건이 저 상자 안에 자리를 잡아 있었다.
묵태곤은 태연히 대꾸했다.
“아… 따로 부탁받은 물건이다. 왜, 알잖냐? 높으신 분들은 비밀이 많은 거.”
“이런 곳에 있을 만한 물건은 아닌 것 같다만.”
“뭘, 신경 쓸 필요 없어. 대장장이에게 들어오는 저런 부탁이 한두 개인 줄 알아?”
“…….”
“신경 쓰지 마라! 나도 나름의 비밀 정도는 있는 법 아니겠냐?”
옳은 말이었다.
궁금하기는 하지만, 어차피 본인의 일은 아닌 바.
청유백은 흐음, 하고 숨을 내쉬며 걸음을 돌렸다.
* * *
석양으로 물든 하늘 가운데, 부연 햇무리가 져 반짝였다.
적가의 장원에서 퍽 멋있게 볼 수 있는 장관이었지만, 근래에는 드물게도 장원은 한산한 채였다.
본디 아직까지도 ‘선물’을 전하기 위한 행렬로 가득했어야 할 테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오늘은 날이 밝아도 적가의 문이 열리지 않고 있었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영문도 모른 채 기다리던 객들은 결국 지쳐 돌아갔고, 지금은 최근에 보기 힘들었던 고요와 적막이 찾아와 있었다.
그리고 그 적막의 한가운데, 적가의 가주전.
적가의 내무를 관리하는 총관, 적여문은 모시는 가주에게 고개를 숙였다.
“철진이가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래? 생각보다 늦었군.”
적가주, 적무혁은 덤덤히 고개를 끄덕였다.
일의 성공 여부는 묻지도 않았다.
이제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 되어 있을 따름이니까.
무엇을 하든 간에 성공은 당연한 것이고, 그것을 어찌 해결했는지, 얼마나 빨리 해결했는지가 중할 따름이다.
이유? 단순하다.
그리 가르쳤으니까.
천마가 되기 위해 태어났고, 천마가 되기 위해 가르침을 받았으니.
이깟 일의 해결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 ‘이깟 일’이다.
적여문은 한순간 울컥하는 마음이 일었지만, 시선도 주지 않은 채 되묻는 적무혁의 질문에 대답해야만 했다.
“지금은 무얼 하고 있지?”
“…귀아대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을 겁니다.”
“진전은?”
“나쁘지 않습니다. 신마단을 쪼개어 먹인 아이들이 특히 두각을 보이고 있고요.”
“그것으론 모자라다. 확실하게 만들어라. 결코 지지 않게!”
“…예.”
적여문은 제가 대답하고서도 순간 아차 싶었다.
대답이 영 시원찮은 것을 깨달은 모양인지, 적무혁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적여문을 돌아보았다.
“뭔가 문제라도 있나?”
문제?
문제가 있냐고?
없다 대답하면 거짓일 것이다.
적철민 그 아이가 어떤 잘못을 했든 간에, 가족으로서 감싸 주어야만 했던 것은 아닌가.
심지어, 그 아이가 철웅각에 갔던 것은 오롯한 자신의 책임이었다.
‘내가 술이라도 깨라고 철웅각에 보낸 것만 아니었다면….’
그랬더라면, 이 사단도 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적여문은 비통한 심정을 이끌고, 가까스로 말문을 열었다.
“…형님, 저희는….”
“그만.”
하지만 못내 열린 입은 한 순간도 되지 않아 곧바로 닫혔다.
적무혁은 후우, 하고 깊게 한숨을 내쉬고는, 성가시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이봐, 적여문이.”
“예, …가주.”
“알잖나. 이제 더 이상 천가는 없어. 이제 적가가 곧 천가야. 마교는 구심점이 필요하고, 우리 적가가 그 중심이 된 것이지.”
“압니다. 이미 백 년도 지난 이야기 아닙니까.”
“그렇지. 백 년도 지난 이야기야. 백 년 동안 마교가 그만큼 쇠락했다는 말이기도 하지.”
지난 백 년간, 마교는 분열하고 그 세가 약해졌으며, 이제는 중원의 떨거지들조차도 마교를 우습게 안다.
“이게 다 명확한 지도자가 없는 탓에 일어난 일이다. 천가가, 패도천마의 후계가 온전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야.”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적가는 여전히 빈자리를 메웠을 뿐인 대체품이었고, 천가를 대신하지는 못했다.
적무혁은 쓰라린 웃음을 지었다.
“허나, 이제는 달라져야지.”
지금껏 그래왔다.
허나, 그 치욕을 자신의 후대에까지 물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마교에 필요한 것은 상징.
군림하는 자로서의 상징이다.
완벽히 능력이 증명된, 그 누구도 저항할 생각을 않는 정상의 상징.
그리고 그것을 위해 길러낸 아들이 적철진이었다.
허나 그러려면, 자연히 ‘완벽’이 필요했다.
적가의 명예에 오점이 있어서는 아니 되었다.
“적가는 그 위상에 걸맞은 명예를 지녀야만 해. 우리는 해야만 하는 일을 한 거야.”
“허나….”
적가가 무너지는 것은 마교가 무너지는 것.
적가의 명예는 곧 마교의 명예다.
즉, 우리의 판단이 곧 정의다.
적무혁은 그리 단언했다.
“우리는 교의 명예를 지킨 것이야. 정확히는, 잘못의 대가를 치르고 바로잡은 것이지.”
한 치의 오점도, 한 치의 떨림도 없다.
당연한 일이었다.
정의를 집행하는 것에, 어찌 떨림이 있을 수 있겠는가.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기로 하지. 이미 끝난 일, 구태여 후회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가주 말씀이 옳습니다.”
“그럼 이만 나가보게. 철진이에게 뭔가 필요한 것은 없는지…쿨럭, 쿨럭!”
적무혁은 돌연, 가슴을 부여잡고는 연신 기침했다.
아니, 숨을 토했다는 표현이 더욱 정확할 것이다.
적여문은 자리를 떠나려다, 문득 고개를 돌려 물었다.
“…근래 기침이 잦아지셨습니다. 편찮으신 곳이라도 있으십니까?”
“편찮기는, 내가 벌써 퇴물인 줄 아나?”
“그 흔한 잔병치레 한 번 없으신 분이 갑자기 기침이니, 노파심이 들 법도 하지요. 녹가의 자문을 구해 보심이 어떠십니까?”
적무혁의 나이가 고작 오십.
그의 무위를 생각하면, 노환으로 병세에 빠질 법한 나이는 아니었다.
아무리 고수라 하여도 전염병이나 독 따위는 피해가지 못하겠지만, 근래의 마교에 전염병은 없었다.
독일 수도 있겠지만… 글쎄.
‘어떤 미친놈이 적가의 가주에게 독살을 시도하겠어.’
적가의 방비도 방비지만, 하독에 대한 대처는 분명 하고 있다.
가주가 중독되었다면, 기미를 보는 하녀도 같은 증세를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또 아니니….’
분명히 기이한 현상이었다.
그리고, 적여문이 몇 번이고 가주에게 되물은 현상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괜찮다며 이리 손사래 치니, 적여문으로서도 무어라 더 할 말이 없었다.
“녹가라면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그의 솜씨가 아주 좋아. 뭐라 그러더라… 특수 피로 해소 시술? 이름이 어쨌든 간에.”
“아니, 그런 것 말고… 아뇨, 됐습니다. 이리 정정하시니, 제가 무얼 걱정하겠습니까.”
무슨 말이고 안 통하는 위인임을 어릴 적부터 안다.
중독이라도 되었다면 본인이 제일 잘 알 테고, 그것을 숨기기보다는 오히려 노발대발할 인간이니 적여문은 곧 걱정을 거두었다.
그리고 그 걱정이 정말 쓸모없다고 쐐기라도 박듯, 적무혁은 뻐근한 어깨를 돌리며 웃었다.
“자네도 맡겨보지 그래? 아주 나른해지는 것이, 한 번 받고 나면 기분이 아주 좋아.”
“하하, 다음엔 고려해 보지요.”
적여문은 적당히 둘러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적무혁의 쇄골 언저리에서 꿈틀거리는…
…무언가의 존재를 전혀 모른 채.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