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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성, 돌아오다-211화 (211/251)

211화- 북해설응의 전투

“팽가는 임시가주로 선정된 자가 현재 무림 상황을 감안하여 철수했던 팽가의 인원들을 다시 이곳으로 보내겠다고 전해왔다.”

검성의 말에 다들 기뻐했다. 서문세가와 남궁세가 그리고 팽가까지 지원을 온다면 지금까지 빠져나간 인원들의 배는 될게 분명했다. 사실상 오래전부터 이런 상황을 대비해온 소림과 무당이야 정예들을 길러냈지만 평화로운 분위기에 젖어있던 다른 문파들은 제대로 된 세력을 갖추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었다.

종남파에 모인 무림맹 소속의 많은 문파들이 고작 이십여 명도 안 되는 수를 데려온 곳이 대다수였고 그나마 많은 수를 데려온 곳이 팽가였기에 팽가의 복귀를 반긴 것이었다. 팽가도 무림맹의 요직을 꿰차고 있었기에 더욱 그것을 공고히 하기 위해 정예들을 무림맹에 파견한 상황이었고 그래서 팽우산의 기습에 쉽게 무너진 이유이기도 했다.

그리고 서문세가가 합류한다는 것은 약선 또한 온다는 뜻이었고 약선이 온다면 서문세가의 가주인 서문환도 서문세가의 정예들로 꾸려 약선에게 붙여 보낼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빙궁(氷宮)도 움직일 것이다.”

“빙궁이라면 북해빙궁 말입니까? 그들이 여기를 돕겠다고 온다는 말입니까? 검성님.”

검성의 말에 놀라 물은 것은 소천개였다. 대략 이야기를 들었지만 빙궁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듣는지라 제일 놀라 먼저 물었다.

“정확하겐 빙궁의 허락을 받고 북해설응(北海雪鷹)의 부대를 움직일 것이다.”

검성은 말을 하곤 미소를 지었고 검성의 이야기를 바로 이해하지 못한 이들은 서로를 쳐다보고 수군거리고 있었다. 소천개나 북해설응에 대해 아는 자들이야 검성의 말을 바로 알아들었으나 북해빙궁이 부리는 설응에 대해 모르는 자들에겐 생소한 이야기였다.

“북해설응을 부리려면 우두머리인 설응이 이끌어야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빙궁에서 그걸 허락했다는 말입니까?”

소천개는 아무리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재차 물었다. 그도 개방의 방주인지라 사패에 대한 정보는 홍아에게 묻지 않아도 잘 알고 있었다.

빙궁은 사패 세력 중 그나마 무림과 교류도 있고 호의적인 세력이었지만 무림의 역사 속에 북해빙궁이 무림제패를 위해 불마사처럼 무림에 진출한 적도 있었기에 직접적인 격돌도 있었다.

빙궁이 무림에 진출했을 때 가장 피해가 극심했던 것이 북해빙궁의 북해설응들의 공격이었다. 영물인 북해설응이 무리지어 하늘에서 공격해오는 것은 무림인들에게 큰 공포였고 처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큰 피해를 보아야했다.

“현재 북해설응의 우두머리는 윤후가 데리고 있는 설응이다. 그래서 설응을 다루는데도 문제가 없고 설응을 이용하는 것 또한 빙궁의 허락을 받아놓았다.”

“북해설응만 이용할 수 있다면 저들에게 큰 위협이 될 것입니다. 하늘에서 설응 무리들이 선회하는 것만으로 엄청난 공포를 느낄 테니까요.”

소천개는 검성의 합류에도 조금은 걱정스러운 마음이 있었지만 검성이 말한 북해설응의 이용에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뭔가 가능성이 보인 듯한 기분이 들었고 불마사와의 일전에 조금씩 자신감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런 마음은 소천개뿐만이 아니었고 회의장 내에 검성의 말을 들은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다.

한편 회의장의 일이 마무리되는 동안 밖에서도 분주하게 보내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이윤후였다.

이윤후는 검성이 회의장으로 가는 동안 무당과 소림에서 내어준 무인들과 함께 화산의 무인들을 제압하라는 검성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고 있었다.

“화산의 대제자 사마천 맞으시오?”

“그대는 누구인가? 어찌하여 이곳에서 우리 화산을 억압하려하는 것이지?”

화산의 무인들의 수는 백여 명이 넘었으나 이미 한차례 격전을 벌인 후 수가 절반이하로 줄어있었고 사마천도 곳곳이 찢어지고 피로 물들어 있었다.

‘일이 잘 못된 것인가?’

사마천은 기습을 당하며 일이 잘못되었음을 짐작했으나 아무리 일이 잘못되었다고 한들 이렇게 정파의 공격을 받는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기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많은 수를 잃은 후였다.

“나는 의천문의 이윤후라 합니다. 화산의 모든 이들을 잡아들이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뇌절검룡? 네가 왜 이곳에 있는 것이지? 도대체 누가 그런 명을 내린단 말이냐?”

사마천은 예상치 못한 이름이 나오자 당황하며 재차 물었다. 무당과 소림의 무인들이 따르는 것으로 보아 보통의 인물은 아닐 것이라 생각했지만 검성의 제자는 짐작도 못하고 있었다.

‘검성은 진천문과의 인연으로 인해 이곳으로 오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사마령 잘못된 정보를 주었어.’

사마천은 사마령에게 받았던 마지막 서찰을 기억하며 이를 갈았다. 묵령의 죽음을 알려오며 검성이 그 시해자고 그 원한은 모든 일이 마무리 된 후에 처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검성은 진천문과의 인연으로 의천문에서 두문불출하고 있으니 무림맹을 내부에서 흔들고 모든 이들을 포섭하라는 내용이었다.

“도대체 무슨 죄가 있어 화산을 이렇게 억압한다는 말인가? 소림과 무당은 검성에게 붙어먹어 무림맹의 실권을 장악하려 우리 화산을 이렇게 억압하는 것이냐?”

사마천은 자리가 자리인지라 많은 무인들이 보고 있었기에 모두의 감정에 호소하듯 외쳤고 누가 봐도 이상한 그림이었기에 실상을 모르는 이들은 사마천의 말에 수군거리고 있었다.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자들에겐 사마천의 말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모두 들으시오.”

이윤후의 말이 밤하늘에 울려 퍼지듯 쩌렁쩌렁하게 울렸고 모두의 시선이 이윤후에게 집중되었다.

“활불의 선전포고 이후 많은 문파들이 자신들의 안위만 생각한 채 무림의 협의(俠義)와 도의(道義)를 져버린 채 봉문을 하고 아예 불마사에 가담한 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동안 이곳에서 많은 문파를 회유하며 불마사의 편에 서있던 자들이 바로 화산파입니다.”

“말도 안 되는...?”

“설마 그런 일을 화산파가...?”

이윤후의 외침과 동시에 이곳저곳에서 의심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윤후의 말이 너무나 충격적이기도 했고 그의 말을 바로 믿지 않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었다.

“무량수불. 무당의 현원입니다. 검성의 제자인 이 소협의 말은 모두 사실입니다. 무당의 이름을 걸고 보장하지요.”

이윤후의 뒤에 서있던 현원자가 모두가 단번에 믿지 않자 나서서 말했고 그제서야 소란이 잠잠해지며 상황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에 이윤후는 씁쓸했으나 상대가 세력이 강한 화산파이다보니 자신이 검성의 제자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확신을 주지 못했음을 이해했다.

현원자까지 나서서 보증하자 사마천과 화산의 무인들은 더 이상 부인도 하지 못한 채 좌절했고 본인을 보는 시선들이 차가워지기 시작하자 더욱 저항할 힘이 떨어지고 있었다.

‘관 장문인은 어떻게 된 것인가? 이곳이 이렇게 되었다면 회의장은 더욱...’

사마천은 관운경이 이미 잡혔거나 변을 당했을 거라 짐작했고 일단 이곳을 빠져나가는 게 최우선이라 판단하고 은밀하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촤자장-

사마천의 신호와 함께 잠시 의지가 꺾였던 화산의 무인들은 일제히 무기를 다시 들었고 포위하고 있던 이윤후와 소림과 무당의 무인들도 경계하기 시작했다.

“크헉...”

“커헉...”

포위하고 있던 한 쪽에서 소란이 일며 포위선이 붕괴되었고 그곳으로 수십 명의 무인들이 화산의 무인들과 합류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천웅보와 비령단 등 화산에 붙은 문파들의 무인들이었고 대회의실에서 빠져나갔던 수장들과 함께였다.

“일이 잘못되었소. 검성이 나타나 모든 판을 깨트리고 관 장문인은 그에게 잡혀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천웅보의 보주 파일근이 사마천에게 말하곤 주위를 경계하였다. 소림과 무당 무인의 수가 일백이 되지 않았기에 기존에 남아있던 화산파와 방금 자신들이 합류시킨 병력이 훨씬 많음에 미소를 보였다.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인원 차였기에 포위를 하고 있는 모양새도 이상해져가고 있었다.

“일단 이곳을 빠져나갑시다. 여기서 시간을 더 끌면 더 많은 인원이 몰려올 것입니다.”

사마천은 상황이 급변하자 바로 눈빛이 바뀌며 모두에게 말했고 인원이 늘자 다들 사기가 올라 있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은 눈치 챈 것은 바로 다음이었다.

포위하고 있던 소림과 무당의 무인들이 어느 샌가 그들에게서 벗어나 한참을 물러서 있었고 이윤후 만이 조금 더 전진하여 그들과 가까이 서있었다.

“설마 너 혼자 이 많은 수를 상대하겠다거나 그런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사마천은 이윤후의 모습에 조금은 의아함을 느꼈다. 이윤후가 보여준 놀라운 무위에 대한 이야기는 그도 알고 있었지만 현재 이백에 가까운 무인들은 각 문파들의 정예들이었고 거기에 각 문파의 수장들과 자신도 있었는데 이윤후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꺼림칙했다.

“내가 그대들을 상대하지 않을 것이오.”

“그게 무슨?”

이윤후는 한마디와 함께 하늘을 가리켰고 사마천을 비롯한 모두는 자신도 모르게 이윤후가 가리키는 하늘로 고개를 돌렸다.

빼액-

빼액-

하늘을 바라보자 하늘을 가득 채운 거대한 매들의 무리가 보였다.

“북해설응?”

매들의 무리를 알아본 사마천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이윤후를 보았다. 이미 화산파에서 북해설응을 실제로 보기도 했고 검성과 약선이 각각 한 마리씩 데리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던 그였다.

하지만 자신들의 머리 위를 날고 있는 북해설응은 수십여 마리였고 보자마자 압도되어 모두 겁을 먹고 있었다.

“당신들을 상대해줄 것입니다.”

이윤후는 말과 함께 하늘을 향해 무언가 신호를 내렸고 그와 동시에 하늘을 선회하던 백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빼액-

빼액-

백아가 울자 설응 무리는 따라 울며 대열을 갖추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수십여 마리의 설응들이 하강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설응들이 하강하는 모습은 지켜보던 이들에게 경외심과 공포감을 주기 충분했고 화산파와 그 무리들은 하강하는 설응들을 향해 무기를 휘두르며 저항하려했지만 이미 전투태세에 들어간 설응들의 단단한 외피를 보통의 무기로 뚫어내기엔 무리가 있었다.

“크하악...”

“크헉...”

설응들이 하강하여 날카로운 발톱과 거대한 날개를 이용해 공격할 때마다 수십이 쓰러졌고 무인들이 대응하려하자 설응들은 하늘로 상승하며 공격을 회피하였다. 그러기를 몇 차례 되풀이하자 이백에 가까운 화산파와 잔당들의 수는 십여 명도 안 되게 줄어있었다.

그들 중에도 상승무공을 사용하는 몇몇이 있었기에 설응들 중에도 다쳐 날지 못하는 설응들이 있었으나 이윤후가 빠르게 다가가 설응들을 한자리에 모아 보호하였기에 사마천 등이 마무리 하지 못했다.

“어찌... 북해빙궁의 영물들을 네가 부리는 것이냐?”

사마천은 이미 몸 곳곳이 피로 물들어 처참한 모습이었고 마치 울분을 토하듯 이윤후를 향해 물었다. 보통의 무인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이런 싸움에 익숙하지 않았기에 아무리 상승무공을 익힌 사마천이라도 설응과의 싸움에 당황 할 수밖에 없었고 그의 본 실력을 보이기도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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