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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성, 돌아오다-166화 (166/251)

166화― 후생가외(後生可畏)(1)

“그럼 사왕련과 현재 남궁세가가 부딪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이냐?”

검성의 물음에 안명은 천통자를 보았다. 자신이 답해야 될 것 같았으나 검성은 천통자를 향해 묻고 있었다.

“저보다는 남궁세가의 분들에게 물으시는 게...”

천통자가 눈치를 보며 말했다. 검성이야 거침없이 자신에게 묻고 있지만 남궁세가 사람들은 기분이 나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했다.

다행히 질문을 한 상대가 검성이었고 대부분 검성에게 호의적인 사람들이여서 그런지 전혀 그런 내색은 보이지 않았다.

“이런... 내가 실수를 했구나. 천통자에게 뭐든 묻는 게 버릇이 돼서 미안하구나. 현 상황은 어떠하냐?”

검성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남궁세가의 가주인 남궁인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고 검성의 태도에서 전혀 악의가 없음을 알았던 모두는 예를 보였다.

“괜찮습니다. 저보다는 안명이 말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안명.”

“네, 가주님.”

남궁인의 말에 안명이 답하고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입을 열었다.

“사파에서는 많은 수의 인원들이 현재 사왕련으로 집결하고 있습니다. 그 수가 현재 저희 남궁세가에 있는 전부를 합쳐도 대략 두 배 이상은 차이가 날 듯 합니다.”

“어차피 사람의 수가 중요한 싸움은 아니니 수의 차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의 차이보다 극심한 게 절정의 고수의 차이일 듯 합니다.”

안명이 말을 하며 표정이 어두워졌고 그의 말에 천통자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안명이 말하는 절정 고수의 차이는 이미 천통자도 비천을 통해 남궁세가로 온 무사들에 대한 파악과 사왕련으로 집결하고 있는 사파 고수들의 면면을 살피고 있었기에 잘 알고 있었다.

“현재 검성과 약선께서 함께 하셔서 든든한 상황이긴 하나 남궁세가로 지원을 보낸 대다수의 문파들은 금전적인 지원과 현물 위주의 지원이 많았던지라...”

“현재 상황에선 각 문파에서도 최고수들의 차출은 힘들 겁니다. 사왕련만 있는 것도 아니고 각지의 사파들이 동시에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에 더욱요.”

천통자의 말에 안명도 동의를 하면서도 그들의 지원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남궁세가와 사왕련이 전면전을 시작한다면 각지에서도 사파들과 정파들 간의 대규모 격돌이 시작될 것이고 각 문파들은 남궁세가로 병력을 지원하기가 힘든 게 맞았다.

수도 부족한 상황에서 사왕련의 사왕과 수좌의 절정 고수들을 상대해야 될 남궁세가의 부담은 엄청났다.

그나마 검성과 약선이라는 존재 그리고 사왕련 서열 이십 위의 수좌 세 명을 단칼에 베어낸 이윤후가 있기에 의지는 되는 상황이었다.

“사왕련에서 내가 알아야할 상대가 있느냐?”

듣고 있던 검성의 물음에 이번엔 천통자가 답했다.

“환영신마가 다시 사왕련으로 복귀했다면 그를 포함하여 사왕련의 련주인 독고진 그리고 사왕이라 불리는 미후왕 수라마검 흑룡창제 혈음귀조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왕련 이전의 련주 직속의 잠룡대라는 조직의 수장인 장명이라는 자의 무공도 사왕에 필적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잠룡대의 장명이라면...”

“이 소협... 아니 소문주께서 일전에 만났다고 이야기했던 그자가 맞습니다.”

이윤후의 중얼거림에 천통자가 곧바로 답해줬다. 애초에 잠룡대의 존재는 비천도 파악하고 있었지만 대주가 누군지는 몰랐다가 이윤후가 무림행 당시 그들이 유인경을 추격해왔다고 천통자에게 말해주어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었다.

천통자는 비천회에 바로 장명이 잠룡대주라는 사실을 알리고 그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고 이미 조사를 마친 상황이었다.

“사왕련 서열 이십 위의 고수들 중 일곱이 사왕련에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고 이 소협 아니 소문주에게 죽은 셋을 제외한 나머지는 자신들의 문파로 돌아가 준비를 하는 상황인 듯 합니다.”

천통자의 말에 남궁인이나 안명은 크게 놀라고 있었다. 남궁세가도 무림맹의 정보망이나 남궁세가내의 정보를 통해 파악하고 있었던 내용들이었지만 사왕련의 수좌들의 수까지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자세한 상황을 이야기하는 천통자의 정보력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의천문의 정보력이 대단하군요. 무림맹이 아직 개편중이다 보니 지금까지의 정보를 개방에서 받았는데 아직 사왕련 수좌들의 정확한 위치와 수를 파악하지 못했다하였는데...”

안명의 말에 천통자는 뜨끔하며 슬며시 자리에 앉았다. 보통 자신의 정보력을 자랑하겠지만 의천문 같이 신생문에서 개방보다 많은 정보를 취급하고 있다는 건 그 누구도 이해 못할 부분이었다.

‘이런 너무 나섰나... 검성께서도 둘이 있을 때 물으시지... 내가 너무 신나했군.’

천통자는 실수를 했음을 느꼈고 무마해달라는 듯 검성을 보았다.

“흠... 무림맹에서는 무슨 말은 없었느냐?”

검성은 그런 천통자의 뜻을 알았기에 바로 안명에게 다른 것을 물어 화제를 돌렸다.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지?”

“소림의 혜원과 무당의 현우자가 내게 찾아와 자신들이 무림맹을 개선하는데 힘을 실어 달라 했었다. 물론 이름뿐인 지원만 하겠다고 했지만 그들은 불마사와 만독곡 그리고 마교에 대한 대비를 하겠다고 했는데 그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는지 묻는 것이다.”

“아... 아직 그런 부분까지는 이야기가 없었습니다. 저도 모르는 내용인지라...”

안명과 남궁인은 무림맹주직을 내려놓고 바로 남궁세가로 향했기에 자신들이 낙향한 이후의 무림맹에 대한 소식에 어두웠다.

검성도 예상했지만 안명같이 똑똑한 자가 천통자에 대한 의심을 시작했기에 일부로 물은 것이었다.

“너희가 모를 수도 있는 부분이겠구나. 너희는 이곳 일만으로도 바쁠 텐데 내가 괜한 것을 물은 거 같구나.”

“아닙니다. 저희도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가주님. 창연입니다.”

갑자기 밖에서 창연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다들 조용해졌다. 회의를 진행 중임에도 창연이 알려온 다는 것은 급한 일이라는 것이었기에 다들 밖을 집중하고 있었다.

“급하게 보고 드릴 일이 있습니다.”

“들어오너라.”

남궁인의 허락이 떨어지자 문이 열리며 창연이 들어왔고 모두에게 예를 취하곤 남궁인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이야기했다.

보고를 들은 남궁인의 표정이 시시각각 심각해졌고 창연에게 무언가를 빠르게 지시했다. 창연이 급히 방을 나서자 궁금했던 천통자는 검성을 쳐다보았다.

자신을 빼고 모두가 창연이 작게 귀엣말로 보고를 했지만 알아들은 듯 해보였다.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결국 천통자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사파들이 백마곡에서 무림맹에서 지원오던 무사들을 습격했다고 합니다. 급하게 전서구로 도움을 요청했다하여 지원을 보내었는데... 늦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군요.”

남궁인의 말에 천통자는 대충 예상하고 있던 내용이라 놀라진 않았다. 이 시간에 급하게 올 보고는 뻔했기 때문이었다.

“거리가 먼가요?”

“무림맹에서 오던 지원 무사들이 백리(百里)정도 떨어진 휴녕현을 지나다가 습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바로 창룡대주가 지원을 갔다하는데 다만 몇이라도 구해야 할 것인데...”

남궁인은 난감한 듯 이야기했다. 무림맹에서는 이번 남궁세가의 일에 큰 지원을 못하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구파일방에서 각기 차출한 백여 명 정도의 지원을 보내준다 했었다.

그 지원 병력이 사파의 급습을 받아 위험에 빠진 것이었다.

“무림맹에서 보낸 지원이라면 구파일방의 정예들로 이루어진 자들이 아닙니까? 백마곡의 습격에 당할 리가 없을 텐데요.”

천통자도 이미 비천을 통해 무림맹이 남궁세가에 보낸 지원을 알고 있었고 무림맹을 개편하는 와중에도 그간 고생한 남궁인에 대한 고마움에서인지 구파일방이 특별히 정예들로 짜여 진 새로 개설된 천무단(天武團)에서 백여 명의 지원을 보냈다.

“기습을 받은 탓도 있지만 백마곡의 인원 외에도 흑천마군(黑天魔君)과 혈수괴의(血手怪醫)가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마군과 괴의... 사왕련의 수좌 둘이 포함된 습격이라면 아무리 구파일방의 정예들이라고해도 힘들긴 하겠군요.”

천통자는 위치를 파악하고 있지 못한 두 명의 사왕련 수좌의 별호가 나오자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천무단은 젊은 무인들로 이루어진 새로 편성된 무단이었고 서로 합을 맞춰보지도 못했을 게 분명했다.

그런 천무단이 사왕련의 절정고수 둘이 포함된 습격을 잘 막아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사부님 제가 백아와 함께 가보는 것이 어떨까요?”

듣고 있던 이윤후가 상황이 급박함을 느끼고는 나섰고 그의 말에 검성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와 함께 가자. 무림맹에서 보낸 무사들이 모두 당한다면 남궁세가에게도 좋지 못할 터 도와주어야겠지.”

“네. 알겠습니다.”

이윤후는 검성이 함께 간다는 소리에 기쁜 듯 보였다. 자신의 실력을 검성 앞에서 보여줄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이 기회라 생각했다.

검성 또한 이윤후가 나서자 제자의 실력이 궁금하기도 했고 혹시나 모를 변수를 생각하여 같이 가겠다고 나선 것이었다.

“검성께서 직접 나서주신다고 하니 정말 감사합니다. 부탁드립니다.”

남궁인은 검성과 이윤후에게 북해설응이 있다는 것을 남궁나연을 통해 들은 상황이었고 그들이 나서준다면 금방 지원을 갈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윤후의 실력을 직접 볼 기회이니 나쁘지 않구나. 내가 그들에게 가볼 터이니 걱정 말고 기다리거라.”

빼액-

어느새 밖에 나간 이윤후가 백아를 불렀는지 남궁세가의 밤하늘에 백아의 울음소리가 울리며 백아가 창룡원의 마당으로 하강하고 있었다.

검성이 밖으로 나서자 모두가 따라 밖으로 나왔고 어느새 땅에 내려서 대기하고 있는 백아의 모습을 처음 본 남궁인은 놀라고 있었다.

안명과 남궁나연은 이미 본적이 있었으나 백아의 크기가 이전보다 한층 더 커져있어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보았던 백아는 크게 다치면서 이윤후가 오행상생의 술로 기를 나누면서 덩치가 더욱 커진 상황이었다.

“조심하세요.”

이윤후는 이미 백아에 올라타 있었고 검성이 백아의 곁으로 가자 약선이 검성을 향해 나지막하게 말했다.

“윤후의 실력을 애령만 보았으니 나도 볼 기회라 생각하고 가는 것이니 걱정 할 것 없을 듯 하군.”

“그래도 조심하세요. 이미 선인의 반열에 든 그대에게 이런 걱정이 필요치 않겠지만 전 늘 그대를 걱정하고 있어요.”

“흠... 다녀오겠소.”

약선의 진심이 담긴 말에 검성은 부담스러웠는지 헛기침을 하고는 백아에 올라탔고 그 모습에 천통자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가 검성의 눈빛에 입을 다물었다.

빼액-

검성까지 자신에게 올라타자 백아는 한차례 크게 울음을 터트리더니 지면을 박차고 날아올랐고 수직으로 상승하다 금세 남서쪽을 향해 사라졌다.

“걱정하지 마시고 들어가시죠. 검성에게 위협을 가할 자는 현 무림에 마교의 천마와 불마사의 활불 정도가 아니고서야... 걱정 없을 겁니다.”

“알고 있다. 그저 괜히 저 사람이 내 곁을 떠날 때마다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구나.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가시지를 않아.”

약선의 말에 천통자는 안타까운 듯 그녀를 잠시보다 이내 시선을 돌렸다. 검성이 서문환에게 했던 말을 천통자도 들었기에 약선을 향한 검성의 마음이 어떤지 아는 천통자로서는 약선의 마음이 더욱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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