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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악무도-138화 (138/143)

138화. 접근.

2018.07.29.

새카만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저녁. 가끔 불어오는 포근한 바람소리만이 고요한 장내를 스쳐갔다.

연이은 구중련과의 혈투가 잠시 교착 상태에 빠지자, 강호 무인들은 잠시나마 지친 몸을 쉴 수 있었다.

모두 휴식을 취하느라 여념이 없었으나, 단 한 군데만은 달랐다. 꺼지지 않는 촛불이 힘겹게 어둠을 몰아내고 있는 곳은 바로 진무량이 머무는 천막이었다.

진무량은 손에 든 지도를 촛불에 비춰가며 인근 지형들을 세세히 살폈다.

‘반드시 이 기회를 살려야 한다.’

현재 구중련은 막대한 타격을 입고 휘청거리는 중이었다. 지금이야말로 몰아쳐서 상대의 숨통을 끊어놓을 적기임이 틀림없었다.

담무흔은 전장에서 실로 막대한 명성을 쌓아올렸다.

혈혈단신으로 명문문파들을 수없이 격파하고, 무림맹 측에서 심혈을 기울인 매복과 함정조차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심지어 무림맹주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이지 않았던가.

담무흔은 이미 존재감만으로도 강호 무사들을 떨게 하기 충분했다.

패색이 짙은 구중련을 쉽게 공격하지 못하는 단 하나의 이유도 바로 담무흔이었다.

진무량 역시 담무흔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구중련의 뿌리는 결국 담무흔. 그를 제거하지 못하고선 구중련을 멸망시킬 방법은 없었다.

‘이제부터 어떻게 움직일 생각이냐.’

강호 무사들의 활약 덕분에 몽원양은 대패했고, 담무흔은 궁지에 몰렸다. 물자를 공급할 방법도 없으니, 어떤 식으로든 승부수를 걸어올 터.

그렇다면 상대가 취할 그 비장의 한 수를 역으로 되받아쳐야 했다. 뜻대로만 된다면 구중련과 전쟁 자체가 종결될 것이었다.

허나 반대로 여기서 담무흔을 놓친다면 지금까지 쌓아올린 성과들을 모두 잃게 된다.

구중련 타도를 결의한 뒤부터 치룬 모든 혈투들의 의미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즉, 이 순간이 바로 앞으로 전쟁의 승패를 가를 가장 중요한 승부처였다.

진무량은 심각하게 굳은 표정으로 다시 수북하게 쌓인 문서들을 검토해나갔다.

한참을 구중련에 대해 분석하던 중, 진무량은 바로 뒤까지 근접한 수상한 기척을 감지했다.

휘익!

진무량은 본능적으로 신형을 회전시키고서 상대를 제압하려했다.

허나 곧 진무량은 굳은 듯이 움직임이 멈췄다. 눈앞에 선 상대는 바로 유서하였기 때문이다.

유서하를 확인한 진무량은 당황을 금치 못하고는 서둘러 치켜든 손부터 내렸다.

“뭐야, 언제 왔어? 기척이라도 좀 하지. 놀랐잖아.”

“밖에서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어서요. 혹시 무슨 일이 있나 해서…….”

진무량은 유서하에게 어색한 어조로 사과했다.

“집중하고 있어서 네 소리를 못 들었나봐. 나 때문에 놀랐지, 미안해.”

“괜찮아요. 그런데 뭘 하고 있었던 거예요?”

유서하는 자연스레 진무량이 보고 있던 종이로 시선이 향했다.

유서하는 단번에 서찰에 적힌 내용이 구중련과 관련된 정보들임을 알 수 있었다. 사실 진무량이 확인 중인 서찰들은 이미 유서하와 함께 검토했던 것들이었다.

하여 스치듯 내용을 읽었을 뿐인데도, 서찰에 적힌 내용이 무엇인지 단번에 파악한 것이다.

유서하는 주변을 가득 채운 지도와 서찰들을 훑어보며 말했다.

“이 시간까지 쉬지도 않고, 이것들을 보고 있었던 거예요? 일전에 저랑 확인한 적도 있었고, 그 뒤에도 틈틈이 살펴서 이미 서찰에 무슨 내용이 쓰여 있는지 다 외우고 있잖아요.”

“그건 맞는데 혹시 내가 무심코 놓친 사실이 있을까 싶어서.”

유서하는 안쓰러운 눈길로 진무량을 바라보았다.

근래 진무량은 누구보다 고된 일정을 견뎌왔다.

대부분의 군중들은 구중련과 전쟁에서 진무량이 승리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것이다. 허나 승리의 내면에는 막대한 노력이 숨어 있다.

구중련의 규모부터 시작하여 지형, 기후, 시일, 게다가 상대의 심리까지 정확하게 파악해낸 덕이다. 심지어 진무량은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데 끝나지 않고, 자신이 계획한 작전을 몸소 실행하지 않았는가.

가까운 시일만 보더라도 진무량은 구중련 본진을 습격하여 몽원양을 비롯한 수많은 고수들과 맞섰다. 그에 더해 남궁지를 비롯한 수많은 무사들을 통솔하여 구중련에게 심대한 타격까지 입혔다.

제아무리 고강한 무공을 지녔다 한들, 진무량 역시 피와 살로 이뤄진 사람.

피로가 쌓이면 힘들고, 상처가 거듭되면 아프다.

그저 진무량은 괴로움에 익숙해져 정작 스스로 무리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를 뿐이다.

허나 내색하지 않는다고 해서 고통이 사라지는 건 분명 아니다.

유서하는 덥석 진무량의 손목을 붙잡았다.

“잠깐 따라와요.”

진무량은 졸지에 유서하에게 이끌려 어두운 밤 산길로 끌려나왔다.

“어딜 가려는 거야?”

유서하는 갑자기 우뚝 자리에 서더니 진무량을 향해 말했다.

“앉아요.”

유서하의 태도는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단호했다. 그렇기에 진무량은 순순히 유서하의 말에 따랐다.

진무량이 살짝 눈치를 살피는 와중에 유서하가 말했다.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이대로 있어요.”

“이렇게 넋 놓고 있을 시간 없어. 지금이라도…….”

“요새 제대로 잠을 잔적도 없잖아요. 몸이 지치면 둔해지기 마련이고, 생각이 많아지면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없는 법이에요.”

“…….”

“그러니까 잠깐이라도 아무 생각하지 말고 쉬어요.”

진무량은 유서하의 뜻대로 머릿속을 비우려 애썼다.

고민을 지우는 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의지와 달리 잡념들이 문득문득 떠올랐기 때문이다.

진무량은 잡념을 떨치기 위해 천천히 눈을 감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평소 느끼지 못했던 감각들이 하나둘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호흡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걸 자각하자 왠지 어색한 생각이 들었고, 살짝 손가락을 움직였을 때는 근육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선명하게 느껴졌다.

이윽고 진무량은 천천히 눈을 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별이었다.

마치 하늘을 수놓은 듯 촘촘하게 떠 있는 별.

유난히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자 문득 우스운 기분이 들었다.

언제 마지막으로 별을 봤는지 기억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슨 고민이 그리 많았기에,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조차 없었단 말인가.

왠지 모를 허무함도 잠시, 곧 다시 여러 가지 상념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진무량이 유서하에게 말을 걸었다.

“잠깐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있어봤는데, 더 이상은 무리야. 잡념을 버리는 게 예상 외로 쉽지 않네.”

“익숙하지 않으니까 당연한 거예요. 그렇지만 누구에게나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은 꼭 필요해요. 그러니까 가끔씩이라도 시간 내서 연습해 봐요. 어려우면 오늘처럼 제가 도와드릴게요.”

“그러지. 널 불러낼 명분도 생긴 셈이니 나도 좋아.”

진무량과 유서하는 서로를 마주보며 환하게 웃었다.

잠시 후에 유서하가 진무량을 향해 질문했다.

“근데 무슨 고민을 그렇게 심각하게 하고 있었던 거예요?”

“아무것도 아니야. 지금 생각해 보니 쓸데없는 걱정이었어.”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현재 정보만으로 담무흔의 정확한 다음 행보까지는 예측할 수 없었다.

즉, 이미 오래전에 외운 구중련의 정보들을 다시 분석하고, 수백 가지 가정을 세우는 건 헛된 시도였다는 뜻이다.

한 걸음 물러서서 생각해 보니 그토록 골똘히 열중해도 풀리지 않던 고민이 쉽게 해결됐다.

여태까지 너무 한 가지 일에 몰두하다보니, 오히려 해답에서 멀어졌던 것이다.

무엇보다 이제껏 진무량이 숱한 강적들과 싸워 승리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에는 유연한 생각이 존재했다.

긴장과 경직된 마음가짐은 애당초 진무량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우선 구중련 놈들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볼까.”

* * *

몽원양은 구중련의 고수들을 한자리로 집결시켰다.

담무흔의 명령에 따라 퇴각하기 위한 준비를 끝마쳤기 때문이다.

다만 몽원양은 효과적인 퇴로를 찾아내지는 못했다.

강호의 무사들은 사방을 에워싼 채 철통같은 경계태세를 취하는 중이었다. 그중 어디에도 빈틈이 없었기에, 퇴로로 삼기 적합한 곳이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렇기에 몽원양은 구중련의 근거지로 향하는 경로 중 가장 빠른 길을 퇴로로 삼았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우선시해야 할 점은 강호 무사들의 포위로부터 벗어나는 것이었다. 당장 몸을 피하기에는 익숙한 장소만 한 곳이 없는 법.

하여 몽원양은 목적지로 구중련의 본거지를 선택했다.

속속들이 모이기 시작한 구중련의 고수들은 어느새 한자리에 집결했다.

그 모습을 확인한 몽원양은 서둘러 담무흔을 찾아갔다.

“련주님, 모든 준비를 끝마쳤습니다.”

원양의 보고를 들은 담무흔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몽원양은 구중련의 고수들이 집결한 장소로 담무흔을 안내했다.

담무흔은 높이 솟은 지대에 올라 구중련의 고수들을 쭉 훑어보았다.

담무흔은 어떤 말이나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허나 몽원양은 담무흔의 등장만으로도 구중련 고수들의 눈빛이 변하는 것을 똑똑히 느꼈다.

현실적으로 현 상황을 따져봤을 때 구중련은 분명 심각한 위기에 빠졌음이 틀림없었다.

강호 무사들에게 포위되어 후퇴조차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실제로 구중련 고수들 중에서도 절망에 빠져 의기소침한 이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허나 담무흔과 마주하자, 구중련 무사들의 두려움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얼마 전까지 공포에 젖어 있었음이 거짓이었던 것처럼 투지가 넘실거리는 눈동자로 변한 것이다.

그 이유는 오직 한 가지였다.

담무흔을 향한 절대적인 신뢰.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뒤집히는 난관이 닥쳐도 담무흔과 함께라면 능히 헤쳐 나갈 수 있으리란 믿음이었다.

이윽고 굳게 닫혀 있던 담무흔의 입이 열렸다.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들은 오직 내 뒤를 쫓아오기만 하면 된다.”

담무흔은 팔을 가로로 뻗었다. 그에 따라 소매가 거칠게 펄럭였다.

“그렇다면 언제나 그러했듯,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존명!”

뒤이어 한마음 한뜻으로 단결된 구중련 무인들의 포효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위풍당당하게 선두로 나선 담무흔의 뒤로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한 구중련 고수들이 따랐다.

몽원양의 전언에 따라 북동쪽 대로를 따라 움직이던 담무흔은 곧 그 근방을 경계 중이던 패도황씨가(敗刀黃氏家)와 마주쳤다.

정, 사, 마 무인들은 담무흔을 붙잡기 위해 구중련이 포진 중이었던 곳을 중심으로 넓게 천라지망을 펼쳐놓았다.

겹겹이 쌓인 포위망에서 패도황씨가는 제 일진을 맡은 자들이었다.

무엇보다 패도황씨가는 무림맹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중에서도 명문이었기에, 천라지망에서 책임이 막중한 제일진을 담당하게 된 것이었다.

패도황씨가의 가주, 황동명(黃冬溟)은 손가락을 펴 선두에 선 담무흔을 가리켰다.

“모두 똑똑히 봐두어라! 저놈이 구중련주 담무흔이다!”

얼굴을 찡그린 담무흔은 한쪽 귀를 막았다.

“시끄러운 놈이군.”

완전히 무시하는 담무흔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황동명은 우악스레 소리쳤다.

“송사리들에겐 눈길도 줄 필요 없다. 일제히 담무흔을 노려라! 놈을 잡으면 강호 역사에 영원히 이름을 새기리라!”

패도황씨가 일원들은 패기롭게 담무흔을 향해 달려들었다.

본래 패도황씨가는 외공을 바탕으로 한 막강한 힘으로 정평이 자자한 세가.

맨손으로 바위도 가루로 만들 정도의 악력을 지닌 패도황씨가 일원들은 순식간에 담무흔을 포위했다.

순식간에 한 사내가 먼저 담무흔의 손목을 움켜쥐었고, 나머지 패도황씨가 일원들도 잇따라 달려들어 잡히는 대로 담무흔을 붙들었다.

“구린내 나니까, 엉겨 붙지 마.”

담무흔은 가볍게 체외로 내기를 발산했다. 다만 그 기운이 어찌나 강맹한지, 담무흔을 붙잡고 있던 패도황씨가 일원들은 뿜어져 나오는 이기지 못하고 모두 저 멀리로 튕겨나갔다.

뒤이어 담무흔은 경공을 펼쳐 황동명에게로 접근했다.

물론, 장내에 어느 누구도 담무흔의 신형을 눈으로 쫓을 수 없었다. 그 정도로 담무흔의 무공은 일반적인 상식의 궤를 완전히 벗어난 것이었다.

황동명 또한 마찬가지. 그는 순식간에 코앞까지 다가온 담무흔을 아연실색한 채로 바라보았다.

황동명은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담무흔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담무흔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손바닥을 펴서 황동명의 주먹을 붙잡았다.

“호통에 대한 답례는 해줘야겠지.”

담무흔은 단숨에 황동명의 주먹을 감싼 손바닥에 힘을 주었다.

빠드드득!

움켜쥐는 담무흔의 악력을 이기지 못하고, 황동명의 주먹은 부러지다 못해 가루처럼 으깨졌다.

“으아아아악!”

황동명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땅바닥을 뒹굴었다.

담무흔은 인정사정없이 나뒹구는 황동명의 머리를 짓밟았다.

“죽기 직전까지 시끄러운 놈이군.”

패도황씨가의 무사들을 비롯하여 무림맹 무사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검조차 뽑지 않은 담무흔을 상대로 패도황씨가의 가주가 무참하게 패배한 것이다.

허나 처참하게 숨이 끊어지는 가주의 모습을 보고도 패도황씨가 무인들은 땅에 붙은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담무흔으로부터 전해지는 살기가 주박이 되어 사지를 옥죄고 있었기 때문이다.

담무흔은 무심하게 구중련의 고수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너희도 얌전히 있을 필요 없다. 이놈들을 한 명도 살려두지 말고 철저히 유린하라.”

담무흔의 명령에 따라 몽원양을 비롯한 구중련의 고수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담무흔은 시간이 소모되더라도 천라지망의 일진을 전멸시킬 생각이었다.

강호 무사들이 펼친 천라지망은 촘촘히 일대를 뒤덮고 있을 터.

그렇다면 처음부터 서두를 필요 없었다. 그보다 무림맹의 기세를 확실하게 꺾어놓는 편이 더 이로웠다.

천라지망의 제일진이 전멸하면 상대는 더욱 조심스럽게 움직일 것이었다. 주의를 필요로 한다는 건 속도가 더뎌진다는 뜻.

자연스레 강호 무인들의 발은 늦어지게 될 테고, 그에 더해 도망치는 인상까지 감출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거양득이었다.

이는 담무흔이 강호인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고라 할 수 있었다.

* * *

갑작스러운 담무흔의 행보는 전역에 퍼진 강호무사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천라지망의 일진이 무참하게 도륙당한 사실은 멸천대의 진영에도 전해졌다.

연시우는 전서구를 통해 전달받은 소식을 진무량에게 전했다.

“대주님, 담무흔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천라지망 일진이 완전히 부서졌다고 합니다.”

진무량은 날카로운 눈빛을 빛내며 연시우에게 명령했다.

“멸천대원들을 모두 여기로 불러라. 내 직접 담무흔을 쫓을 것이다.”

이미 전투 준비를 마치고 대기 중이던 멸천대는 순식간에 진무량에게로 모여들었다.

이윽고 진무량은 멸천대를 이끌고, 담무흔이 출현한 곳으로 나아갔다.

마침내 진무량과 담무흔 사이의 거리가 좁혀지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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