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극악무도-116화 (116/143)

116화. 이별의 방식 (2)

2018.05.13.

홀로 남은 유서하는 견무겸이 떠나기 전에 남긴 말을 떠올렸다.

ㅡ자시(자정) 쯤에 제가 남쪽 경비들의 시선을 끌겠습니다. 횃불이 꺼질 때가 신호이니, 그때를 틈타 남쪽 샛길로 빠져나오시면 됩니다.

해가 지면서 점차 주변이 어두워지자, 유서하는 약속 시간이 다가옴을 느꼈다.

핏.

곧 타오르던 횃불이 하나둘씩 꺼지기 시작했다. 그 현상이 견무겸이 보낸 신호임을 직감한 유서하는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

유서하는 견무겸과 약속된 남쪽 방면으로 움직이기 전에 정신을 집중하여 주변 기척을 살폈다.

주변에서는 작은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 사실을 확인한 유서하는 문득 의문이 들었다.

비천검문의 경계가 너무 허술했다. 마치 비천검문 무인들이 전부 자리를 뜬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유서하는 잠시 의아한 마음을 품었으나, 곧 다른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이런 식으로 떠나고 싶지는 않았는데.’

비천검문은 자신이 태어나서 지금까지 겪었던, 행복했던 추억은 물론 괴로웠던 순간까지 모두 간직한 소중한 보금자리였다.

문파 내의 사람들 역시 그저 단순한 동료 사이가 아니었다. 그들은 피를 나눈 가족과 다르지 않았다.

그런 소중한 이들과 제대로 작별조차 하지 못하고 떠나야만 한다는 사실이 못내 유서하의 마음을 괴롭혔다.

유서하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나약해지려는 마음을 다잡았다.

앞으로 남은 인생은 진무량과 함께하겠다고 스스로에게 맹세했다. 그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괴롭더라도 이 자리를 벗어나야만 했다.

유서하는 경공을 펼쳐, 비어 있는 남쪽 샛길로 움직였다.

경공을 펼치며 한참 나아가던 유서하는, 꺾어지는 대로에서 머물고 있는 견무겸을 발견했다.

유서하는 경공을 늦추면서 견무겸 앞에 멈춰 섰다.

“고마워 무겸. 네 덕에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어.”

“죄송합니다. 아가씨.”

감사 인사를 전하는 유서하를 향해 견무겸은 대뜸 용서를 빌었다.

이내 견무겸의 뒤로 횃불이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서 점차 피어나는 횃불은 기척을 감추고 있던 비천검문 문도들을 밝혔다.

남녀노소의 구별 없이 모인 수백 명의 비천검문 문도들은 정돈된 대열을 유지한 채 유서하의 앞길을 막아섰다.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모인 비천검문 사람들을 확인한 유서하는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빽빽이 모인 군중 속에서 비천검문의 태상장로 장백령이 걸어나와 유서하에게 말을 걸었다.

“문주께서 자숙하라 명했거늘, 이 늦은 시간에 어딜 가려는 것이냐?”

유서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장백령은 뒤쪽에 모여 있는 문도들을 향해 가볍게 손짓을 전한 뒤에 유서하를 향해 말했다.

“고개를 들거라.”

“……!”

눈앞의 광경을 확인한 유서하는 당황하여 커진 눈을 깜빡였다.

앞을 가로막고 있던 비천검문의 무인들이 양옆으로 갈라져, 길을 터 주고 있었다.

영문을 알 수 없어 멍하니 서 있는 유서하를 향해 장백령이 다가갔다.

“우리는 너를 막지 않을 것이다. 너는 네가 원하는 길을 가거라.”

장백령은 따뜻한 손길로 유서하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을 이었다.

“단, 비천검문을 떠난다고 해서 네가 혼자라는 생각은 결단코 하지 말거라. 비록 떨어져 있더라도 우린 언제나 너와 함께할 것이다.”

“장로님…….”

유서하의 두 눈이 붉어지면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장백령은 먹먹해진 목소리를 애써 감췄다.

“영영 헤어지는 것도 아닌데 어찌 눈물을 보이는 게냐. 네 스스로 정한 길을 향해 떠나려는 참이다. 어깨를 피고 당당하게 가거라.”

유서하는 목이 메어 차마 대답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이내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마신 뒤에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그리고는 비천검문 문도들이 좌우로 갈라져 터 준 길을 향해 걸어갔다.

비천검문 사람들은 걸어가는 유서하를 향해 한마디씩 응원의 말을 건넸다.

“아가씨 언제나 건강하셔야 합니다.”

“어디에 계시든 항상 아가씨를 응원하겠습니다.”

유서하는 목소리만 듣고도 말을 건넨 이들이 누군지 알 수 있었다. 그중에는 나이가 지긋한 비천검문의 장로와 호법들의 목소리도 섞여있었다.

“나는 아무 걱정도 하지 않는다. 네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아이임을 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네가 마음먹는다면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비천검문에서 가깝게 지냈던 여인들 역시 떠나는 유서하를 격려해 주었다.

“아가씨, 보고 싶을 거예요.”

“항상 기다리고 있을 테니, 언제든 돌아오셔도 돼요.”

진심 가득한 축복을 들으며 유서하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마지막 대열에서 기다리던 견무겸이 유서하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혹여라도 위험한 일을 겪으시면 언제든 연락하십시오. 목숨을 걸고서라도 아가씨를 지키러 가겠습니다.”

마침내 문도들을 모두 지나친 유서하는 뒤로 돌아섰다. 그러고는 글썽이는 눈물을 닦고 비천검문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했다.

모두의 얼굴을 눈에 담은 뒤에 유서하는 고개를 깊이 숙이면서 씩씩한 목소리로 뜻을 전했다.

“모두 고맙습니다. 평생 여러분의 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 * *

짧지만 길었던 유서하와의 작별을 마치고, 장백령은 홀로 남은 유월천을 찾아갔다.

장백령은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유월천을 꾸짖었다.

“쯧쯧. 하여간 청승은…….”

“청승이라니? 유난히 달이 밝아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네.”

“이 친구야. 그런 걸 청승이라고 하는 게야.”

유월천은 멋쩍은지 헛기침을 내뱉은 뒤에 화제를 돌렸다.

“서하는 무사히 떠났는가?”

“그게 그렇게 궁금하면 직접 확인하지 그랬나. 문도들이 서하와 제대로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한 게 자네이지 않은가.”

유월천은 오래 전부터 유서하가 비천검문을 떠날 결심을 했다는 걸 눈치챘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러 견무겸에게 경계를 맡겨 유서하의 탈출을 도운 것이다.

그리고 장백령을 통해 견무겸의 뒤를 밟게 하여 유서하가 어디로 움직일지까지 모두 파악해 냈다.

유월천을 향해 장백령이 물었다.

“어찌 서하를 만나지 않은 겐가?”

“집 떠나는 딸자식이 뭐가 예쁘다고 배웅까지…….”

“또 마음에도 없는 소릴.”

장백령은 단칼에 유월천의 말을 잘랐다. 유월천은 어딘지 모르게 씁쓸한 웃음을 흘린 뒤에 본심을 말했다.

“서하를 웃는 모습으로 보내 줄 자신이 없었네. 아비가 돼서 칠칠치 못하게 눈물이나 흘려, 딸아이의 결심을 방해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장백령 또한 가족을 둔 입장으로서 유월천의 생각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복잡한 마음이 든 장백령은 괜히 유월천에게 역정을 냈다.

“으휴! 하여간 자네도 참 서툴러.”

유월천은 특유의 처진 눈꼬리가 더욱 내려갔다.

“서하가 무사히 떠났으면 됐네. 영영 안 볼 사이도 아니고, 다음에 만날 때는 분명 웃으면서 마주할 수 있을 게야.”

대답을 마친 유월천은 고개를 돌려 유서하가 떠난 방향을 쳐다보았다.

이미 유서하의 뒷모습조차 보이지 않았으나, 유월천은 한참 동안 그 자리에서 서서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서하야, 부디 행복하거라.’

* * *

광동성에서 멀리 떨어진 운부에 위치한 여월산.

그리 가파른 산은 아니었으나,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모두 여월산에 오르기를 거렸다.

음기가 가득하여 대낮에도 어둡고,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자자했기 때문이다. 또한 인근 마을과도 멀리 떨어져 있어 자주 왕래할 이유도 없었다.

바로 그 여월산이 위지운과 주백기를 비롯한 멸천대가 마교의 감시를 피해 숨은 임시 은신처였다.

여월산으로 흩어졌던 멸천대를 모이게 한 이는 위지운이었다.

과거 살막에서 최고의 살수로 불렸던 위지운은 각지의 은신처의 대해 익히 파악하고 있었다.

위지운의 판단으로 마교의 눈을 피하면서 많은 인파가 머무를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바로 여월산이었다.

마교는 무림맹과의 분쟁에 집중하고 있어, 여월산의 모여 있는 멸천대의 위치를 아직까지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

여느 때처럼 철저한 경계를 펼치던 위지운은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임시로 만든 거점으로 돌아왔다.

미리 물을 길러 둔 수통을 가져가려 할 때, 위지운의 옆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말을 걸어 왔다.

“……대주께서는 아직 연락이 없는 것이냐?”

위지운은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낮밤을 가리지 않고 똑같은 질문을 해 대는 주백기에게 화를 내지 않기 위한 위지운의 필사적인 노력이었다.

“출발했다는 연락을 받은 뒤로 제법 시간이 흘렀으니, 곧 도착하시겠지.”

“……걱정이군.”

위지운은 굳이 묻지 않아도 주백기가 염려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천군위의 호위무사였던 여도강으로부터 더 이상 연락이 오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여도강은 지금까지 단 한 번 수하를 통해 위지운과 접선하여 진무량과 만날 뜻을 전했을 뿐. 그 뒤로는 어떤 접촉도 해 오지 않았다.

여도강은 진무량이 뜻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물.

당연히 진무량은 도착하자마자 여도강의 행방을 찾을 텐데, 그에 대해 아무것도 파악한 것이 없으니 주백기의 마음은 편할 수 없었다.

위지운이 퉁명스레 대답했다.

“여도강이 연락이 없는 게 우리 탓은 아니잖아. 접선해 왔던 건 분명히 사실이고.”

“……확실히 만난 거지?”

주백기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훑어보자, 위지운은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내젓고서 대답했다.

“그래. 여도강이 보낸 놈이 내 눈앞에 나타나서 대주의 행방을 물었다. 왜? 내가 거짓말이라도 하는 것 같으냐?”

위지운의 설명에도 주백기는 못마땅한 기색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내 주백기가 위지운에게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해가 어느 쪽에서 뜨지?”

“동쪽.”

주백기는 곰곰이 고민한 뒤에 다시 입을 열었다.

“……안 되겠군. 분명히 맞는 소리를 해도 네놈 말은 믿을 수가 없어.”

“흐흐흥. 네놈이 이렇게 말을 돌리는 놈인 줄 몰랐군.”

위지운은 괴상한 웃음소리를 냈다. 그 소리는 화가 한계까지 차올라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마다 나오는 위지운의 특이한 습관이었다.

당장에라도 주백기를 향해 달려들 자세를 취하며 위지운이 말을 이었다.

“앞으론 그냥 싸우자고 말해 이 자식아. 빨리 창 뽑아.”

평소라면 울컥해서 창을 뽑아 들었을 주백기였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관두련다.”

“호오. 네놈이 웬일로 순순히 물러서는 것이냐.”

“……약한 놈을 괴롭히는 취미는 없다. 이제 넌 내 상대가 못 돼.”

마교에서 진무량과 헤어진 뒤부터 주백기는 극단적인 수련을 통해서 스스로를 단련시켜 왔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을 감싸는 허물을 벗어 버리고, 한 단계 더 높은 경지에 다다랐다.

주백기의 눈에 더 이상 위지운은 자신의 상대가 아니었다.

“이 자식이 뭘 잘못 주워 먹었나.”

바뀐 주백기의 반응은 위지운의 속을 더욱 끓게 했다. 단단히 화가 난 위지운이 거칠게 소리를 내질렀다.

“때마침 너 같은 놈의 숨통을 단숨에 끊어낼 초식을 완성시킨 참인데 잘됐네. 오늘 아주 끝장을 보자.”

위지운은 허리춤에서 검을 뽑음과 동시에 주백기를 향해 달려들었다. 주백기 역시 쌍철극을 비껴들며 응전할 태세를 취했다.

묵직한 쌍철극과 위지운의 날카로운 쇄검이 부딪치기 직전, 그 사이로 엄청난 속도 그림자가 파고들었다.

챙! 캉!

서로를 향해 일격을 날린 위지운과 주백기는 갑자기 중간을 비집고 들어온 창에 막혀 버렸다.

두 사람은 갑자기 난입한 상대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보았다.

동시에 두 사람의 일격을 받아낸 그 사내는 바로 진무량이었으니까.

진무량은 가볍게 염옥창을 휘둘러 위지운과 주백기를 떨어뜨려 놓은 뒤에 말했다.

“네놈들은 허구하날 싸움질이냐. 지겹지도 않아?”

진무량을 확인한 주백기는 곧바로 정중하게 예를 갖췄다.

“대주님을 뵙습니다.”

위지운 또한 주백기와의 신경전은 다 잊었는지, 멋쩍게 웃으며 진무량을 반겼다.

“이거 참, 하도 오랜만이라 못 알아볼 뻔 했네. 어쨌든 오랜만이오.”

진무량은 슬쩍 봤을 뿐인데도 위지운과 주백기 모두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공의 성취를 이뤄냈음을 간파했다.

다만 그보다 더 앞선 진무량의 감정은 반가움이었다.

늘 티격태격하긴 해도 위지운과 주백기를 바라봤을 땐 늘 듬직한 마음이 들었으니까.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며 진무량이 말했다.

“대원들을 모두 불러 모아라. 이제부터 구중련을 완전히 산산조각 낼 계획을 세울 것이다.”

* * *

담무흔은 강호를 멸망시키기 위해 숨겨 두었던 구중련의 정예 고수들을 이끌고, 몸소 무림맹을 향해 나아갔다.

그에 더해 철혈단을 중심으로 편성된 마교의 무인들을 몽원양이 통솔하여 함께 진군하니, 그 위세가 어찌나 드높은지 나는 새가 떨어진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야말로 마교를 장악한 구중련의 핵심 전력이 모두 움직이는 중이었다.

물론, 그런 화급을 다투는 정보를 철두철미한 무림맹이 놓칠 리 없었다.

무림맹의 군사 제갈휘는 섭고명에게 담무흔의 위치를 비롯하여 그를 따르는 무인들의 신상까지 낱낱이 파악하여 보고했다.

“구중련이 대대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보아 전면전은 피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구중련 놈들이 이렇게까지는 나오지 않길 바랐거늘. 끝내 어느 한쪽이 부서져야 끝나는 싸움을 시작하겠다는 거군.”

섭고명은 분노하여 길길이 날뛰지 않았으며, 그렇다고 압도적인 구중련의 위세에 주눅 들지도 않았다.

그는 격앙된 감정과 냉정한 이성 사이에서 가장 온전한 정신 상태를 유지했다.

무림맹주 섭고명이 입을 열었다.

“구중련이 검을 뽑아들었을 진데, 우리도 이대로 있을 수는 없지 않겠나?”

“그렇습니다.”

섭고명이 벌떡 몸을 일으켜 제갈휘를 향해 말했다.

“자, 그럼 출발하세.”

섭고명과 제갈휘는 함께 맹주실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길게 이어진 복도를 걸어 나가 무림맹 건물 밖으로 나가는 문 앞에 도착했다.

섭고명이 문손잡이에 손을 갖다 댔을 때, 문틈 사이로부터 화끈한 열기가 전해져 왔다.

그는 주저 없이 양손으로 무림맹의 문을 열어젖혔다.

투쾅!

밖에는 무림맹의 속한 수백 개의 문파의 일원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중원 무림의 총본산 소림을 필두로 무당파와 화산파가 선두에 위치했으며, 그 뒤로도 한 지역을 대표하는 문파의 일원들이 즐비하게 모여 있었다.

그중에는 남궁세가 또한 자리하였는데, 남궁세가의 가주 남궁현일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무림에서 이름을 떨치는 이들은 모두 이 자리에 모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인파였다.

그런 쟁쟁한 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니 공기마저 변해 후끈후끈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모여 있는 무림맹의 고수들을 바라보던 섭고명은 슬며시 입 꼬리를 올렸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첩자 색출을 어느 정도 끝냈으니, 더 이상 구중련의 건방진 만행을 두고 볼 필요가 없어졌다.

즉, 이제부터는 무림맹도 총력전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는 뜻.

섭고명은 고개를 돌려 평소와 똑같은 차분한 어조로 제갈휘를 향해 말했다.

“자,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인 반격을 시작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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