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화. 음공 (2)
2018.05.06.
유서하와 무언의 신경전을 벌이던 호율은 손목에 찬 팔찌를 가볍게 흔들었다.
거슬리는 상대와 겨룰 때는 가급적 초반에 승부를 내는 편이 이롭다.
게다가 앞선 연시우와의 일전을 통해 부상당한 오른팔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 상황.
하여 호율은 유서하와의 승부를 오래 끌 생각이 없었다. 단숨에 숨통을 끊어 버린다면 유서하가 허튼 짓을 할 시간도 없을 터.
짤랑짤랑.
호율의 손목에 찬 금팔찌가 흔들리면서 금속음이 퍼져 나갔다. 들릴 듯 말 듯한 미세한 그 소리 속에는 호율의 중후한 내력이 잔뜩 실려 있었다.
호율이 펼쳐 내는 음공은 구곡음결(九曲音訣).
듣는 상대의 감각을 둔화시키는 음공이었다.
촌각의 순간에 생사가 갈리는 승부에서 한순간의 방심은 곧바로 죽음과 이어지는 법.
하여 뛰어난 무인일수록 모든 감각을 끌어올려 적의 작은 움직임까지 놓치지 않는다. 시각은 유심히 상대의 모습을 쫓고, 근육은 늘 긴장된 상태를 유지한다.
허나 호율의 구곡음결 앞에서는 그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금속음을 통해 흘러나오는 구곡음결은 정신을 지배하여, 소리를 듣는 모든 이들은 순간적으로 완전히 무방비 상태로 변해 버린다.
‘일격으로 숨통을 끊어 주마.’
호율은 유서하가 완전히 구곡음결의 노출됐다고 판단하고, 단숨에 경공을 펼쳐 유서하의 정면으로 돌격했다.
움켜쥔 호율의 주먹이 반월을 그리며 무방비 상태인 유서하를 향해 뻗어 나갔다.
휘이익!
호율은 뼈와 살이 뭉개지면서 내지르는 유서하의 비명을 기대했으나, 정작 들려온 것은 자신의 주먹이 허공을 가르는 소리뿐이었다.
호율의 주먹이 유서하의 안면을 관통한 순간, 그녀의 신형이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윽고 호율의 귓가에 유서하의 음성이 들려왔다.
“설마 그 정도 음공이 통할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죠?”
호율은 목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급히 고개를 돌려 유서하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녀는 이십 보 이상 떨어진 곳에 위치한 상태였다.
호율은 은밀히 구곡음결을 펼쳤다고 생각했지만, 음을 다루는 솜씨가 탁월한 유서하를 속일 수는 없었다.
그녀는 구곡음결이 흘러나오는 순간부터 호율의 급습을 예견했다.
그리고 호율이 달려든 순간에 쇄심음을 연주하여, 그에게 환영을 보게 한 것이었다.
자존심이 상한 호율은 한껏 날카로워진 눈빛으로 유서하를 노려보았다.
“건방지구나.”
이내 호율이 거칠게 오른팔을 흔들었고, 그에 따라 금팔찌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한껏 요란스러워진 금속음은 구곡음결과 유명구혼악을 동시에 펼쳐 냈다.
유명구혼악은 연시우를 절체절명의 위기로 몰아넣었던 호율의 절기.
구곡음결은 감각을 둔화시키고, 유명구혼악은 상대의 움직임을 멎게 한다.
즉, 호율은 유서하를 확실히 끝장내기 위해서 필살의 수를 꺼내 든 것이었다.
짤랑짤랑.
두 가지 음을 동시에 펼쳐 내던 호율은 급작스럽게 움직였다. 방금 전 실패했던 공격과 달리 속도보다 은밀함을 중시하여 유서하의 사각을 향해 쇄도해 들어갔다.
휘이익!
허나 이번에도 호율의 주먹은 애먼 허공을 가를 뿐, 유서하에게 닿지 못했다.
공격에 실패한 호율은 유서하의 기척이 느껴지는 방면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예상보다 더 제법이구나. 이번 일격마저 피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는데.”
동시에 펼쳐 내는 두 개의 음을 해독한 것까진 어떻게든 납득할 수 있었으나, 필살의 마음가짐으로 펼친 자신의 경공에서부터 벗어났다는 건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흩날리는 앞머리를 가볍게 쓸어 올리며 유서하가 대답했다.
“당신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으니까요.”
상대적으로 느린 유서하가 호율의 경공에서 빠져나갈 수 있었던 것은 음공을 통해 발달한 청력 덕분이었다.
집중력이 극에 달한 유서하는 호율의 모든 소리를 감지해 냈다. 움직일 때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는 물론, 미세한 숨소리까지.
호율에게서부터 일정하게 들려오던 소리가 갑작스레 변해 갔고, 그 사실을 통해 유서하는 한발 먼저 움직여 호율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유서하가 무릎 위에 금을 두고 앉아 음공을 펼칠 자세를 취했다.
“이번에는 저의 음공을 한번 받아 보시죠.”
유서하의 섬섬옥수가 현을 누르는 것을 시작으로 연주가 시작되었다.
디리리링―!
느린 박자로 시작된 곡조는 저음으로 가라앉으며, 점점 더 무겁게 느껴지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유서하가 비약적인 무공의 성취를 이룬 뒤에 오직 음파의 파괴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고안해 낸 곡조.
ㅡ귀형음혼류 철비쇄금음(鐵琵碎金音).
묵직한 느낌의 곡조에 따라 유서하를 중심으로 무형의 음파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스치는 것만으로도 바위가 바스러져 버릴 정도에 강맹한 기운이 모여들자, 유서하 주변의 공간이 일그러지게 보일 정도가 되었다.
팅―! 티디딩―!
현을 누르던 유서하의 손이 떨리는 것을 시작으로 무형의 음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서하를 감싸고 있던 음파들은 모조리 하늘을 향해 치솟았고, 이내 일제히 호율을 향해 무시무시한 속도로 떨어져 내렸다.
콰과과과광!
폭우처럼 쏟아진 음파는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그로 인해 지면에 족히 사 장(10미터)이 넘는 구덩이가 생길 정도였다.
유서하는 폭발의 여파로 흩날리는 흙먼지 속을 유심히 살폈다.
그리고 마침내 깊이 팬 구덩이 속에서 호율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은 듯, 멀쩡한 상태였다. 완전히 아수라장이 되어 버린 주변 환경과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의복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호율이 말했다.
“제길. 옷이 더러워졌잖아.”
깊인 패인 구덩이와 더불어 슬쩍 주변 경광만 살펴봐도 유서하가 펼친 철비쇄금음의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익히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호율의 몸에 생채기조차 나지 않은 이유는, 그가 방어를 목적으로 두른 호신강기를 유서하의 음파가 깨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호율이 폴짝 뛰어서 넓게 파인 구덩이 위로 올라왔다.
“요란한 것치곤 위력이 별로였어.”
짤랑짤랑.
말을 마친 호율은 곧바로 유서하를 향해 파고들었다.
그에 맞서 유서하는 즉시 쇄심음을 연주. 환영을 형성해 호율을 속이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유서하가 날린 회심에 음파가 통하지 않자, 호율은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었다.
망설임이 사라진 호율은 거침없이 유서하를 향해 쏘아져 나갔다.
음공의 집중할 수밖에 없는 유서하와 달리, 호율은 음공을 사용하면서도 자유로이 움직였다.
호율이 마교 내에서 음공의 일인자로 불리는 이유는, 복잡한 음공을 사용하면서도 행동에 제약이 없기 때문이었다.
금속음을 통해 상대를 교란하면서도 권(拳)장(掌)으로 상대를 타격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음공의 완성형이라 할 수 있었다.
눈앞의 환영을 간파한 호율은 재빨리 신형을 돌려, 저 멀리 떨어진 유서하를 향해 권강을 쏘아 보냈다.
티디디딩―!
유서하는 급히 금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빠른 박자에 절로 심장이 뛰는 곡조로서, 음막을 통해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는 파음지망이었다.
쿠구구궁!
유서하는 파음지망을 연주해 간신히 호율이 쏘아낸 강기를 비껴 나가게 했다.
급히 경공을 펼쳐 인근을 벗어난 유서하는 호율을 쓰러뜨릴 방법을 모색했다.
도망치기만 해서는 이길 수 없다는 건 자명한 사실.
‘어떻게든 호신강기를 뚫을 수만 있다면…….’
호율의 호신강기를 뚫고 일격을 성공시킨다면 제아무리 호율이라 하더라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었다.
문제는 호신강기를 뚫어낼 방법.
그중에서 최하책은 호율의 실수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허나 사대신마로 불리는 호율이 그 같은 실수를 범할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한 가지. 호율이 전혀 예상치 못한 공격을 통해서 호신강기를 뚫어내는 것뿐이었다.
허나 유서하에게 생각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금세 유서하의 위치를 찾아낸 호율이 엄청난 속도로 쫓아왔기 때문이다.
끈질기게 유서하를 추격하면서 호율이 말했다.
“언제까지 도망칠 생각이냐.”
호율은 급격하게 빠른 속도로 유서하를 향해 달라붙었다.
호율은 눈앞의 유서하가 환영이 아님을 직감했다.
지금까지 환영을 마주했을 때마다 느꼈던 묘한 이질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잡았다!’
그 순간, 빠르게 경공을 펼치던 유서하가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움직임에도 호율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유서하가 어떤 수를 써서 빠져 나간다고 해도 확실하게 붙잡을 준비를 함과 동시에, 그녀를 향해 일직선으로 활짝 편 손바닥을 날렸다.
허나 유서하는 호율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행동을 취했다.
도망치지 않고 정면으로 호율을 향해 달려든 것이다.
유서하는 금을 버리고, 손끝에 내공을 집중시켜 날아오는 호율을 향해 뻗었다.
손끝에 모인 내공은 대기를 스치면서 소리가 되었고, 유서하는 그 소리를 음파로 변형시켰다.
음공은 본디 소리를 통해 이뤄지는 것.
그 사실을 응용한 유서하는 금을 통해서가 아닌, 내공을 집중한 손끝에서 소리를 만들어 음파로 변형시켰다.
마침내 유서하와 호율의 손바닥이 정면으로 부딪쳤다.
쩌저저정―!
두 사람의 손바닥에 실린 상반된 기운은 마치 서로의 존재를 용납하지 못하는 듯 길길이 날뛰었다.
그리고 점차 팽팽했던 균형이 깨지기 시작했다.
조금씩 밀리는 쪽은 호율이었다.
‘젠장할!’
애초에 호율은 유서하가 도망칠 것을 염두에 두어 추격할 힘을 남겨 두느라 전력을 다하지 못했다. 또한 갑작스런 유서하의 반격을 예상하지 못했던 탓도 있었다.
허나 그 어떤 사실들도 모두 변명일 뿐이라고 말하듯, 유서하의 강맹한 기운이 호율을 몰아쳤다.
결국 정면 승부에서 밀린 호율의 오른손이 뒤로 크게 꺾였다.
호율에게서 허점을 발견한 유서하는 즉시 양손에 모든 내력을 실었다.
‘지금이 기회다!’
이렇게 지근거리에서 일격을 가한다면 호율도 제대로 호신강기를 두를 시간이 없을 터.
허나 그때, 호율의 눈이 반짝였다.
눈앞의 여인은 근접 타격전에 익숙지 않은지, 돌이킬 수 없는 큰 실수를 범했다. 승패를 섣부르게 판단하는 바람에, 너무 빨리 전력을 다한 일격을 날린 것이다.
“어림없다!”
힘이 들어간 공격일수록 빈틈도 커지는 법.
정면승부에서 한 번 밀렸다고 한들 반드시 패배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반격을 통해 얼마든지 상황을 역전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호율은 즉시 왼손으로 반격을 가할 생각이었다.
바로 그 순간, 호율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뿔싸!’
왼손에서는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급박한 상황에 처하다 보니, 연시우가 펼친 광라흡원진공에 당해 자신의 왼손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순간적으로 망각한 것이다.
마침내 막대한 내력이 실린 음파를 두른 유서하의 쌍장이 호율의 복부에 정확히 틀어박혔다.
콰과과광!
뇌성벽력과 같은 폭발음과 함께 호율의 신형이 삼십여 장이나 뒤로 날아갔다. 높이 솟은 석벽에 부딪치고서야 호율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쿠르르릉!
호율과 부딪쳤던 석벽마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그야말로 유서하의 고강한 내력이 여실히 전해지는 광경이었다.
이윽고 유서하가 호율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기 시작했다.
“으으윽…….”
호율은 억지로라도 몸을 일으키려 해 봤지만, 신체 중 어느 한 구석도 의지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진퇴양난에 빠진 호율이 어떻게든 살아남을 방법을 궁리했다.
그때 마침 호율을 향해 다가오는 수십 명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혈랑대가 오고 있는 게로구나.’
허나 호율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런……!”
모습을 드러낸 이들은 혈랑대가 아닌, 나찰의 가면을 쓴 멸천대였다.
멸천대의 흑색 갑주에는 혈흔이 가득했는데, 그것들은 모두 혈랑대원들의 피였다.
힘든 전투를 벌이긴 했으나 결국 승리를 거머쥔 쪽은 멸천대였다. 멸천대는 자주 비교 당했던 혈랑대를 꺾음으로서 확실하게 증명한 셈이다.
마교 최강의 타격대는 오직 멸천대뿐이라는 사실을.
유서하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진 호율을 내려다보았다.
“그럼 이제, 길었던 전투에 종지부를 찍도록 하죠.”
* * *
천기자가 죽고 진법에서 빠져나온 장백령은 곧 유서하가 호율을 쓰러뜨렸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남아 있는 구중련 세력들의 사기를 꺾어 놓기 위해, 멸천대는 호율이 죽었다는 사실을 널리 퍼뜨렸다.
그 소식은 기습의 장점을 살려 마교 무인들을 크게 격파 중이던 남궁지의 귀에 들어갔고, 남궁지는 경사스러운 소식을 곧바로 비천검문 무인들에게 전하게 된 것이다.
진법에 갇혔던 구중련의 무리들은 천기자의 말대로 모두 반쯤 실신한 상태였다.
유월천과 비천검문 무인들과 달리, 구중련의 무인들은 천기자의 진법 속에서 갖가지 끔찍한 경험을 해야 했다.
온몸이 불에 지져지는 끔찍한 고통을 느낀 자도 있었고, 몇몇은 헤어나지 못하는 물속에서 끝없이 허우적댔다.
또 누군가는 날카로운 검에 수천 번 몸이 꿰뚫리니 제정신으로 도저히 그 끔찍한 순간을 견뎌 내지 못했다.
마음속 깊은 곳의 공포를 현실로 보여 주는 천기자의 진법은 실로 위력적이었다.
주변을 수색하던 장백령은 유월천의 뒷모습을 발견하고는 서둘러 다가가 말을 걸었다.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겐가? 혹시 소식을 전해 듣지 못한…….”
장백령은 유월천의 뒷모습에서 짙게 밴 쓸쓸한 감정을 눈치챘다. 오랜 지기였기에,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유월천의 감정이 전해져 왔다.
하던 말을 끊은 장백령이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겐가?”
“…….”
유월천은 잠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천기자는 진법이 깨졌음에도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스스로 진법 안에서 죽기로 작정한 것이 틀림없었다.
벗의 무덤조차 만들어 주지 못했다는 사실이 유월천의 마음을 더욱 씁쓸하게 했다.
유월천은 애도의 심정을 조용히 가슴 한쪽에 묻은 뒤에 장백령을 향해 돌아섰다.
“아무것도 아닐세. 그보다 무슨 일인가?”
장백령이 고무된 목소리로 대답했다.
“서하가 사대신마인 호율을 쓰러뜨렸다고 하네.”
예상치 못한 소식에 놀란 유월천이 되물었다.
“그게 정말인가?”
자세한 상황까진 알지 못하나, 그건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현재 마교 무인들의 총대장인 호율이 쓰러졌다는데 달리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장백령이 전해온 말은 그야말로 최고의 희소식이었다.
호율이 쓰러지면 근처 마교 무인들은 완전히 구심점을 잃게 된다.
즉, 호율이 쓰러진 순간 비천검문의 승리가 정해진 것이다.
유월천이 장백령을 향해 말했다.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즉시 문도들을 모아 주게. 단숨에 구중련 놈들을 쓸어버리러 가야겠네.”
유월천의 지휘하에 비천검문 문도들은 혈랑대의 잔당들을 집요하게 공격했고, 결국 구중련의 무리들을 완전히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
즉, 구중련을 상대로 비천검문이 완벽한 승리를 거둔 것이었다.
또한 이는 연이어 패배를 거듭했던 무림맹 세력의 첫 승전보이기도 했다.
구중련의 무리들이 뿔뿔이 흩어져 도망치자, 유월천은 함께 싸운 문도들이 모인 자리에서 손을 번쩍 치켜들며 우렁차게 외쳤다.
“적이 물러났다! 이 전투는 우리들의 승리다!”
수백 명의 비천검문 무인들은 각각 승리의 함성을 내질렀고, 천지가 요동치는 그 함성소리는 한동안 끊이지 않고 지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