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극악무도-102화 (102/143)

102화. 비천검문 (3)

2018.03.25.

‘저 괴물이 왜 여기 있는 거지?’

진무량을 목격한 혈랑대원들은 당황한 속내를 감췄다.

진무량의 정체를 알아보는 데까진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한때 마교에서 사대신마로 군림했던 그의 존재가 뇌리에 선명히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진무량이 어떤 인물인지 잘 알고 있는 만큼 혈랑대원들의 공포심은 극대화됐다.

그럼에도 그들은 전혀 물러서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상대가 제 아무리 뛰어난 고수라도, 혈랑대에겐 주어진 명령이 최우선이었기 때문이다.

마치 피의 굶주린 늑대처럼 주어진 명령을 달성해 내는 것이야말로 혈랑대의 긍지였다. 그리고 이번에 그들이 받은 명령은 검선을 죽일 때까지 시간을 버는 것이었다.

가장 직위가 높은 혈랑대원은 곧 네 명의 수하들에게 전음을 보냈다.

ㅡ진법을 이용해 단숨에 공격을 퍼붓는다.

혈랑대원들은 명령에 따라 미리 익혀 두었던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러자 곧 허영오행진이 발동되면서 수많은 허영이 주변 공간을 가득 메워 갔다.

이내 수백 명의 인파가 일제히 진무량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사방에서 수많은 적들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진무량은 눈 한 번 깜짝이지 않은 채 평온함을 유지했다.

혈랑대원들이 지척까지 접근한 뒤에야 비로소 진무량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술을 이용한다면 내 상대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나?”

진무량은 사선으로 빗겨든 염옥창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

집중해서 진무량을 살피던 남궁지는 놀라움에 두 눈을 부릅떴다.

진무량의 움직임은 너무나도 느려 보였다. 허나 곧 그 생각이 착각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사방에서 미친 듯이 진무량을 향해 달려들던 혈랑대원들은 제자리에 멈춰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 광경은 마치 멈춘 시간 속에서 진무량 홀로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남궁지는 곧 스스로 헛것을 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허나 그런 광경을 보게 된 건 결코 우연이나 진법의 영향 따위가 아니었다.

진무량이 휘두르는 염옥창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레 펼쳐진 광경.

즉, 저절로 그런 착각이 들 만큼 진무량이 휘두르는 창의 움직임이 깨끗하고 완벽했던 것이다.

비릿한 조소를 지으며 진무량이 말했다.

“그 생각이 얼마나 가당치 않은 건지 알려 주지.”

천천히 움직이는 염옥창의 궤적에 따라서 사라지지 않는 잔상이 생겨갔다.

지독한 환의 묘리를 품은 염옥창의 잔상은 끝없이 늘어갔다. 이윽고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 염옥창은 혈랑대원들의 허상을 향해 쏘아졌다.

파바바바바박!

염옥창은 접근해 오는 수백 명의 허상들을 모조리 꿰뚫었다.

그때마다 허상들은 연기처럼 흩어져 갔고, 허상 속에 숨어 기회를 엿보던 혈랑대원들도 무사하지 못했다. 그들은 제대로 검도 부딪히지 못한 채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염옥창의 휘말려 버렸다.

경이로운 진무량의 무용을 경험한 혈랑대원들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전원 숨이 끊어졌다.

‘점점 더 강해지는구나.’

남궁지는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진무량의 성장 속도는 놀라웠다.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면 무공의 성취가 늦어지는 것이 보통이었으나, 그는 예외였다.

지금의 진무량은 손무엽과 겨뤘을 때의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으니까. 그는 분명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공의 진보를 이뤄냈음이 틀림없었다.

그 생각이 들었을 때 잠깐 동안은 좌절감마저 느껴야 했다.

그토록 열심히 수련했는데도 격차가 줄기는커녕, 더욱 늘었다는 사실을 실감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고자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 이유는 내면 깊숙한 곳에서부터 드는 경외심이었다.

처음에는 그 마음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너무도 강한 그의 모습이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모든 걸 포기하고 편해지기보다, 괴롭더라도 더 정진하여 진무량과 나란히 서고 싶었다.

너무도 강한 진무량의 존재자체가 자극이 된 셈이었다. 그 자극은 현실에 안주하려하는 스스로를 채찍질하게 되고, 더 높은 경지를 바라보게 했다.

뚫어지게 진무량을 바라보던 남궁지가 입을 열었다.

“그대가 어떻게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이오?”

진무량은 영사문에서부터 비천검문의 행적을 쫓아왔다.

거대문파인 비천검문이 대대적으로 움직이다 보니, 그들의 뒤를 쫓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겨우 그들을 따라잡았을 때, 천기자의 진법에 빠지게 된 것이었다.

우선 진무량은 멀리서 비천검문의 움직임을 주시할 생각이었다. 헌데 의도치 않게 진법에 갇히게 되었고, 곧 비천검문 일행이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만 진법 속에 있다 보니 사태가 얼마나 위급한지 파악할 수는 없었다. 결국 진무량은 직접 나서기로 결심했고, 진법 내부로 들어와 남궁지와 만나게 된 것이었다.

다만 진무량은 자신의 행적을 굳이 남궁지에게 설명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보다 당장 해결해야 할 궁금증이 먼저였다.

진무량은 남궁지의 말을 무시한 채, 다짜고짜 질문을 던졌다.

“여기 서하도 있는 건가?”

처음 건넨 진무량의 질문은 완전히 남궁지의 예상을 벗어났다. 이내 남궁지가 얼떨떨한 어조로 대답했다.

“유 소저는 앞서 출발한 선발대에 합류하여 이곳에 없소.”

그제야 진무량은 안심하는 기색을 보였다. 이윽고 그는 현재 함정에 빠진 비천검문에 대한 관심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래? 그럼 난 이만.”

당장 남궁지를 향해 등을 돌리면서 진무량이 말을 덧붙였다.

“나를 만났단 말은 아무한테도 하지 마. 내 충고는 새겨듣는 게 좋을 거야.”

남궁지는 돌아서서 걸어가는 진무량을 잽싸게 불렀다.

“잠시만 기다리시오. 혹시 비천검문을 도울 생각이 있다면 꼭 부탁드릴 게 있소.”

남궁지는 서둘러 진무량의 앞길을 막아서면서 말을 이었다.

“이 진법은 검선 어르신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구중련의 함정이 틀림없소. 서둘러 돕지 않는다면…….”

“그 늙은이는 그렇게 쉽게 죽지 않아. 놈이 근처에 있다면 곧 이곳도 정리되겠군.”

“그렇지 않소.”

이어서 남궁지는 진법에 빠지기 전까지 상황과 자신이 파악한 바를 정리하여 진무량에게 간략하게 전달했다.

남궁지가 전하는 사실을 들을수록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할 수 있었고, 점점 진무량의 표정도 심각하게 굳어 갔다.

남궁지가 마지막으로 진무량을 향해 말을 덧붙였다.

“구중련이 아무 생각 없이 이런 짓을 벌일 놈들이 아니라는 건 그대도 알고 있지 않소?”

진무량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구중련은 결코 얕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들이 정말 유월천을 제거할 생각이라면 진법은 물론, 다른 함정들도 준비해 뒀을 터. 유월천의 신변이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었다.

평소였다면 유월천이 죽을 위험에 처했다고 하더라도 관여하지 않았겠으나,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여기서 유월천이 죽으면 비천검문은 구심점을 완전히 잃게 된다. 그 상태로 구중련의 진격을 막으려 한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비천검문은 구중련에게 완전히 부서져 버릴 것이다.

“하여간 귀찮은 늙은이 같으니라고.”

진무량은 짜증스런 한숨을 내뱉은 뒤 남궁지를 향해 말했다.

“너, 진법에 대해서는 좀 알고 있나?”

남궁세가의 장자인 남궁지는 어렸을 적부터 수많은 교육을 받고 자랐다. 진법에 대해서도 제법 식견이 높았으나, 천기자가 펼친 허영오행진을 파훼할 정도는 아니었다.

대답을 망설이던 남궁지가 입을 열었다.

“면목 없지만 진법을 깨는 건 무리요. 진법에 빠졌을 때부터 유심히 살펴보았으나, 전혀 생문을 찾을 수 없었소.”

당장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떨어진 유월천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무턱대고 진법 내부를 돌아다닌다고 해도 유월천과 만날 확률은 희박하기에, 방법은 진법을 파훼하는 것밖에 없었다.

진무량은 남궁지와 다른 생각을 꺼내 놓았다.

“완전히 진법을 파훼할 필요 없어. 어쨌든 목적은 유월천을 찾아내는 거니까.”

“달리 방법이 있소?”

“생문 말고 사문을 찾으면 돼.”

진법의 생문과 사문은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었다.

진법을 파훼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생문을 찾아야만 한다. 오직 생문을 통해서만 진법을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문은 진법 깊숙한 곳으로 빠지도록 안배된 일종의 함정이었다.

‘설마!’

진무량의 대답을 곰곰이 곱씹어 보던 남궁지는 순간적으로 그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보통 사문은 진법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진법 중심부로 끌어들인다.

즉 거꾸로 생각하면, 사문을 통해 움직이다 보면 진법의 중심부로 향할 수 있다는 뜻.

진무량은 냉정한 어조로 생각을 전했다.

“놈들의 목전이 유월천이라면 그를 죽일 장소를 가장 신중하게 정했을 거야. 그리고 아마도 그곳은 진법 내에서도 가장 깊숙한 중심부겠지.”

“사문이라면 분명 내가 찾을 수 있소. 허나 그대의 가정은 추측일 뿐, 틀릴 수도 있지 않소?”

“그럼 여기서 얌전히 기다릴 생각인가?”

“…….”

“내 추측은 대부분 맞으니까, 걱정 말고 앞장이나 서.”

* * *

채애앵!

청아한 금속음이 허영오행진 내부에서 연신 울려 퍼졌다.

유월천은 숨 쉴 틈 없이 압박해 오는 혈랑대원들의 검격을 수없이 받아냈다. 그러자 오히려 압박감을 느끼는 쪽은 합격을 펼치는 수십 명의 혈랑대 쪽이었다.

혈랑대의 부대주이자, 유월천을 처단하는 임무를 맡은 상관호(常觀湖)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정녕 칠무제라는 명성이 헛된 것은 아니었구나.’

유월천의 움직임은 마치 부드러운 대나무를 연상케 했다.

거친 바람이 몰아칠 때 이리저리 흔들리지만 결코 부러지지 않는 모습. 그처럼 유월천은 사방에서 날아드는 거센 혈랑대원들의 검격을 모두 받아냈다.

제아무리 전력을 다한 일격도 유월천이 쥔 청류검에 닿는 순간, 나비의 날갯짓처럼 가볍게 변해 버리는 것이었다.

부드러움은 강함을 이긴다.

그 묘리 그대로 상대의 힘을 교묘하게 흘려버리는 유월천의 초식인 호접연무검(湖蝶連舞劍)이었다.

연신 허공을 가르는 상관호의 검격. 허나 그는 그럴수록 더 거세게 공격해 나갔다.

상관호는 마교 서열 이십 위 안에 꼽히는 고수.

당연히 검을 맞댄 유월천의 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말인즉, 멀쩡한 상태의 그와 대적했을 때 입을 피해도 짐작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기에 기회가 있을 때, 확실하게 유월천의 숨통을 끊어 놓을 작정이었다.

휘이익!

유월천은 고개를 뒤로 젖혀 간신히 상대의 검격을 흘려보냈다.

유월천 특유의 웃는 얼굴상은 변하지 않았지만, 뺨을 타고 흐르는 식은땀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

전력을 다해 치고 들어오는 상대의 공격을 흘려보내는 그의 모습은 얼핏 여유롭게 보일 정도였으나,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점점 온몸이 의지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무형심인지독으로 인해 마비가 진행되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눈앞은 한치 앞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흐려졌고, 미각과 후각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유월천이 기대고 있는 건 오직 청류검을 쥔 손의 감각뿐이었다.

청류검을 통해 전해지는 촉각만을 이용해 거센 혈랑대원들의 검격을 모조리 받아내고 있는 것이었다.

허나 마지막 남은 촉각마저 옅어져 갔다. 이제는 몸이 마비되는 사실조차 인지할 수 없을 정도였다.

‘여기까지인가…….’

검을 맞댄 상관호는 곧 유월천의 상태를 알아차렸다.

그가 회심의 일격을 준비하려던 찰나, 진무량의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거봐, 내 예상은 거의 다 적중한다고 했지.”

태연스러운 진무량의 반응과 달리 남궁지는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수십 명의 혈랑대원들에게 둘러싸인 유월천의 모습이 너무도 위태롭게 보였기 때문이다.

“이럴 때가 아니지 않소. 당장…….”

진무량은 당장 유월천에게 달려가려는 남궁지를 붙잡았다. 남궁지는 진무량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우선은 그의 뜻에 따라 걸음을 멈췄다.

진무량은 태연스러운 어조로 유월천을 향해 말을 걸었다.

“한심하게 꼴이 그게 뭐야?”

미약해진 청각은 간신히 진무량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유월천 또한 예상치 못한 진무량의 출현에 적잖이 놀랐으나, 언제나 감정을 겉으로 내비치지 않았다.

“원래 나이가 들면 삭신이 쑤시는 법이네. 아마 자네도 곧 알게 될 걸세.”

“하여간 곧 죽어도 주둥이는…….”

진무량이 유월천과 쓸데없는 대화를 나눈 이유는 자신의 존재를 혈랑대원들에게 확실히 알리기 위함이었다.

그의 의도대로 상관호를 비롯한 혈랑대원들은 갑자기 등장한 진무량을 살피느라 정신없었다.

진무량은 열심히 눈알을 굴리는 혈랑대원들을 쭉 돌아보다가 상관호와 눈이 마주쳤다. 마교에서도 제법 명성을 떨쳤던 상관호는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진무량의 날카로운 시선이 상관호를 향해 쏘아졌다.

“아는 얼굴도 있군. 내가 누군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겠지?”

“네놈이 어찌 여기에……?”

진무량은 가소롭다는 듯 조소를 흘렸다.

“쓸데없는 걸 궁금해하지 마. 너흰 그저 살아나갈 궁리나 열심히 하라고. 난 눈에 띤 구중련 놈들을 살려 둘 생각이 없거든.”

이윽고 진무량이 서서히 기세를 일으키자 주변 분위기가 변해 갔다.

대적할 의지마저 꺾어 버리는 파괴적인 기운과 더불어 주변 공기마저 무겁게 짓누르는 농도 짙은 살기.

상관호는 흡사 지옥 나찰을 연상케 하는 진무량의 그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다.

신마희의 당시 수없이 동료들을 짓밟았던 진무량의 그 모습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상관호는 즉시 천기자를 향해 전음을 날렸다.

ㅡ지금 즉시 이곳을 벗어나야 하오.

ㅡ유월천을 처리하지 못했거늘, 그게 무슨 소리인가?

상관호는 본능적으로 도망쳐야 함을 느꼈다. 사실상 진무량이 등장한 순간, 모든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것이나 다름없었다.

진무량이 마음먹고 날뛴다면 허영오행진 안의 혈랑대원들이 모두 덤벼도 상대가 되지 않을 테니까.

ㅡ죽고 싶다면 혼자 남아도 상관없소.

상관호의 전음을 전해들은 천기자는 얼굴을 구겼다.

유월천을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이 분명했으나, 혈랑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 결국 남은 선택지는 이대로 도망치는 것밖에 없었다.

못내 아쉬운 듯한 그의 시선이 유월천을 향했다.

‘유월천. 그대는 곧 다시 만나게 될 걸세.’

천기자는 발밑에 일정하게 놓아 둔 나뭇가지와 돌멩이를 움직였다. 그것은 모두 허영오행진을 이루기 위해 배치해 둔 것이었다.

진법의 근간을 이루는 매개체가 움직이자, 허영오행진도 변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진법 내의 공간은 그대로 유지한 채, 혈랑대원들이 하나둘씩 사라져 갔다.

진무량은 구태여 혈랑대원들의 뒤를 쫓지 않았다.

진법 속에 갇힌 상태이다 보니, 함부로 움직이는 건 위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혈랑대원들보다 더 흥미로운 대상이 눈앞에 있었다.

진무량은 유월천을 향해 한 걸음씩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유월천의 지척까지 다가선 뒤에야 진무량의 입이 열렸다.

“네놈의 뻔뻔한 낯짝을 보는 것도 오랜만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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