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극악무도-86화 (86/143)

86화. 신마회의 (2)

2018.01.28.

사대신마라 불리는 감천기와 호율의 직속수하들인 독룡각과 혈랑대.

마교 내에서 늘 첫손가락에 꼽히는 그들의 위명은 결코 헛되거나 과장된 점이 없었다.

눈앞에서 그들의 움직임을 확인하며, 등가휘는 그 사실을 다시 한번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빈틈이 없군.’

저 멀리 보이는 능선부터 촘촘하게 짜인 포위망은 실로 완벽해 보였다.

허나 언제까지 상대의 능력에 감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

독룡각을 비롯한 혈랑대와 철혈부는 명백한 적의를 내비쳤다. 그뿐 아니라 계속되는 그들의 행동은 모두 상식의 선을 벗어났다.

그것들은 모두 멸천대를 확실하게 위협하는 행위.

어쨌든 상대가 먼저 도발을 해 왔으니 응당 그에 따른 대처를 해야 했다.

등가휘는 급하게 곁에 있는 위지운을 불렀다.

“자네는 지금 즉시 여길 빠져나가 다른 조장들을 불러오게.”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우선 도움을 청하는 것.

지금 여기 있는 멸천대원들만으로는 나머지 사대신마의 직속수하들을 모두 상대하기 분명 버거웠다.

비록 완벽한 포위망이라고 하더라도, 위지운이라면 능히 빈틈을 찾아낼 수 있을 터.

또한 그의 경공술이라면 다른 대원들을 부르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인상을 찌푸리며 위지운이 반문했다.

“그럼 너는 어쩔 생각이야?”

“우선 이곳을 지키면서 따로 수하들을 풀어 대주님의 행방을 찾겠네.”

멸천대가 지키는 남문은 당장 집마전과 통하는 유일한 통로라 할 수 있다.

나머지는 장소들은 각각 독룡각과 혈랑대 그리고 철혈단이 장악했음이 분명했다. 당연히 그들은 철저한 경계를 펴고 있을 터.

등가휘는 반드시 지켜야 할 장소가 바로 집마전의 남문임을 직감했다.

진무량과 합류한다 하더라도 무조건 포위를 뚫고 빠져나간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이곳을 빠져나가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멸천대가 하나로 힘을 합친다는 것이었다.

뿔뿔이 흩어진 채 모이지 못한다면 멸천대는 전혀 제 힘을 발휘할 수 없다. 그렇기에 당장 흩어진다고 하더라도, 확실하게 다시 모일 거점이 필요한 것이다.

등가휘는 그 거점을 바로 집마전의 남문으로 정했다.

위지운 역시 그 뜻에 반대하지 않았다. 분명 등가휘의 선택이 최선의 판단임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상대는 포위망을 점차 완성시켜 갔다. 이내 가장 먼저 준비를 마친 혈랑대는 점차 멸천대와 거리를 좁혀 왔다.

얼핏 누더기처럼 보이는 시뻘건 의복을 갖춰 입은 혈랑대는 진한 살기를 여실 없이 드러냈다. 그 모습은 영락없이 굶주린 늑대 무리의 모습이었다.

등가휘가 다급한 눈빛으로 위지운을 쳐다보았다.

“서둘러야 해. 자네에게 멸천대의 운명이 걸려 있네.”

“걱정할 필요 없어. 여기 있는 놈들 중 그 누구도 날 붙잡지 못할 테니까.”

말을 마침과 동시에 위지운은 내공을 끌어올렸다. 그런 그를 붙잡으며 등가휘가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유 소저를 데려와 주게. 다른 누구보다 빨리 데려와야만 하네.”

* * *

덜컹.

둔탁한 소리와 함께 집마전 회의실의 문이 열렸다.

열린 문으로 모습을 드러낸 천군위.

감천기, 호율, 몽원양은 모두 기립하여 마교 교주에 대한 예를 취했다.

천군위는 그들을 지나 가장 상석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오직 마교의 교주만이 자리할 수 있는 좌석이 놓여 있었다.

펄럭.

한차례 옷자락을 털어 낸 천군위는 익숙하게 그 자리에 앉았다.

“모두 앉으시오.”

세 사람은 모두 천군위의 명령에 따랐다. 이내 혈랑대주 호율이 간단한 인사말을 전했다.

“이렇게 다 같이 뵙는 건 참으로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그렇구나. 헌데…….”

빈자를 바라보며 천군위가 말을 이었다.

“진무량은 아직 오지 않은 것이냐?”

독룡각의 수장 감천기가 대답했다.

“콜록 콜록. 그는 조금 늦을 것 같다고 제게 연락이 왔습니다.”

천군위는 인상을 살짝 찡그렸다.

여태까지 진무량이 약속 시간을 어긴 적은 없었다. 잠시 그에 대해서 의문을 느꼈으나, 그 생각이 오래가진 않았다.

몽원양의 까랑까랑한 목소리가 천군위의 상념을 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저희끼리 먼저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래, 하고 싶은 말이 쌓인 모양이군. 먼저 안건을 말해 보게.”

몽원양은 찢어진 눈으로 천군위를 흘겨보며 말했다.

“교주 자리의 승계에 관한 것입니다. 이제 그만 물러나실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천군위는 대답 없이 몽원양의 눈길을 마주했다.

몽원양은 싸늘한 목소리로 천군위의 의심을 확신으로 바꿔 주었다.

“더 확실하게 말해 줘야 합니까? 얌전히 교주 직에서 물러나. 그럼 험한 꼴은 격지 않게 해 주마.”

천군위는 지독히도 차가운 비웃음을 흘렸다.

“네놈의 이런 모습은 첫 만남 이후로 처음이구나. 내게 짓밟힌 뒤로는 늘 뒤에 숨어 수군거리기나 하는 줄 알았거늘.”

“뭣이?”

“겁 많은 네놈이 아무 대책도 없이 나서진 않았을 테고, 숨겨 둔 수가 있다면 꺼내 보아라.”

그때 몽원양의 옆에 앉아 있던 호율이 나섰다.

“이 늙은이의 비장의 수는 절대 아니지만, 우리의 의견도 같아. 서로 귀찮게 힘 빼지 말자고.”

“……콜록 콜록.”

두 사람이 가세하자 몽원양은 더욱 의기양양해졌다.

“이제 상황 파악이 좀 되나?”

몽원양은 천군위의 일그러진 얼굴을 기대했다. 사대신마의 배신은 그로서도 상상하지 못했을 터.

허나 천군위는 몽원양의 기대를 처참하게 깨부쉈다.

“그게 어쨌다는 거지?”

“아직도 모르는가? 너는 이제…….”

천군위의 차가운 목소리가 몽원양의 말을 잘랐다.

“그러니까 묻잖아. 네놈들이 손을 잡은 게 어쨌다는 거냐고.”

이내 천군위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내 자리가 탐난다면 검으로 증명해 보이면 될 것이다.”

이윽고 쏟아지기 시작한 천군위의 기세.

멈칫.

기세를 내뿜는 천군위와 마주한 세 사람은 동시에 몸을 움츠렸다.

여기 모인 이들 중 호락호락한 이는 한 명도 없었다. 그들은 각자 한 세력을 이끄는 수장이자, 천하에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큰 명성을 떨친 자들이었다.

그런 세 사람이 동시에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그들이 모자랐던 탓이 아니다. 내뿜는 천군위의 기세가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난폭했던 것이다.

덜컹.

적막한 침묵만이 감도는 순간, 다시 한번 집마전의 문이 열렸다.

열린 문틈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이는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사내였다.

천군위의 기세에 눌린 몽원양이나 감천기, 호율과 달리 복면을 쓴 사내는 멀쩡했다.

이내 그는 천군위를 마주보며 여유롭게 향해 외쳤다.

“과연, 마교의 지존다운 기세이오.”

갑작스러운 정체불명의 사내의 등장에 천군위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그대는 누구인가?”

“아아, 그 전에 잠시…….”

복면을 쓴 사내는 간단하게 앞으로 손을 내저었다.

그러자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방금까지 온몸을 짓눌렀던 천군위의 기세가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것이다.

복면의 사내는 천연덕스럽게 말을 이었다.

“이래야 대화가 좀 수월하지 않겠소.”

몽원양은 곧바로 복면의 사내에게 예를 취했다.

“련주님을 뵙습니다.”

뒤를 이어 감천기와 호율 또한 복면을 쓴 사내를 향해 머리를 숙였다.

이윽고 복면의 사내 뒤로 적무혁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그야말로 구중련의 수뇌부라 할 수 있는 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었다.

천군위는 다른 이들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오직 복면을 쓴 사내였다.

“내 질문에 먼저 대답하거라.”

“흠.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 구중련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할 테니…….”

복면 사이로 보이는 사내의 눈매가 살짝 휘었다. 대답할 말이 떠오른 것이었다.

“자네를 죽이고 마교의 주인이 될 사람일세.”

천군위는 더 이상의 문답이 필요치 않다는 듯, 자신의 허리춤에서 검을 뽑았다.

“그럴 자격이 있는지는 내 직접 판단해 보지.”

“그거 재밌겠군.”

복면의 사내는 등 뒤에 꽂힌 흑색 검을 뽑아 들었다.

검 자루부터 검신까지 모두 흑색으로 이루어진 장검. 복면의 사내는 그 검을 천군위를 향해 겨눴다.

“마교 제일의 검은 어느 정도인지 내 기대해 보겠네.”

* * *

집마전 내부를 향하던 진무량은 익숙한 신형을 발견했다.

자신의 앞길을 막고 있는 사내는 호리호리한 체격의 낙영신궁을 등에 맨 소천광이었다.

진무량의 모습을 확인한 소천광은 차가운 음성을 내뱉었다.

“기다리고 있었다. 진무량.”

예상치 못한 소천광의 출현에 진무량은 순간 혼란스러웠으나, 그가 나타난 이유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소천광의 뒤에 보이는 무리들이었다.

그들은 각각 독룡각과 혈랑대 그리고 철혈단을 나타내는 의복을 입고 있었다.

”너희들 모두 구중련과 한패였나?”

진무량의 물음에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허나 그 침묵이 긍정을 나타내고 있음은 충분히 짐작 가능했다.

등가휘가 구중련의 흔적을 찾지 못한 이유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마교의 정보를 총괄하다시피 하는 철혈단이 움직였다면 구중련의 존재를 감추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소천광의 고저 없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건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지. 넌 이제 죽을 테니까.”

적무혁을 통해 진무량의 상태는 충분히 전해 들었다.

그는 유서하의 연주 없이 내공을 사용하지 못하는 몸.

그렇기에 적무혁은 신마회의 당일 날 진무량을 죽일 계획을 세운 것이었다.

유서하와 진무량을 완벽하게 떨어뜨려 놓기 위해서.

그렇다면 진무량은 내공을 사용하지 못하는 몸. 즉 삼류 무인이나 진배없다.

그 사실을 모두 알고 있음에도 적무혁은 진무량의 암살에 만전을 기했다. 하여 특별히 선별한 독룡각과 혈랑대의 무인들까지 합류하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완벽하게 짜인 함정. 어떤 수를 쓰든 간에 진무량이 벗어날 방법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소천광은 완벽한 함정에 빠진 진무량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유심히 살폈다.

진무량은 묵묵히 염옥창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비릿한 조소를 지었다.

“더럽게 큰소리치는군. 그런 건 날 죽인 뒤에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허세를 부리는군. 네놈이 내공을 운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뭐? 내공을 운용하지 못하면 네 앞에서 내가 벌벌 기기라도 할 줄 알았나?”

사실 진무량에게 당장 닥친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없었다.

상대는 일류를 훨씬 상회하는 무인들. 내공을 사용하지 못하는 몸으로는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상대에게 굴복할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당장 상대보다 약하다면 무조건 도망치거나 비굴해져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그 외에도 남은 선택지는 있다. 다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겁에 질려 그 선택을 하지 않을 뿐.

당연히 남은 선택지는 정면승부이다.

진무량이 염옥창을 사선으로 비껴 들었다.

“어디 한번 덤벼봐. 네놈들을 모두 상대해 주마.”

“끝까지 재수 없는 놈이군.”

소천광은 말을 끝냄과 동시에 혈랑대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스무 명의 혈랑대원들이 진무량을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뒤이어 독룡각과 철혈단원들 또한 그 뒤를 따랐다.

진무량은 오히려 앞으로 나아가며 정면으로 그들과 맞섰다.

쉬익!

가장 진무량에게 접근한 혈랑대원은 그의 하반신을 노렸다.

진무량은 상대에 움직임을 훤히 읽었다. 평소였다면 가볍게 쳐냈을 일격.

허나 내공을 사용하지 못하기에 진무량은 공중으로 몸을 날렸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독룡각의 무인 두 명이 뛰어오른 진무량을 향해 달려들었다.

상하에서 동시에 날아드는 검격. 진무량은 염옥창을 둥글게 회전시켜 간신히 그 검격을 비껴 냈다.

허나 안도하고 있을 틈은 없었다. 이미 착지지점에서 기다리고 있는 상대가 있었으니까.

이윽고 진무량의 발이 땅에 닿는 순간, 철혈단원은 진무량의 복부에 검을 꽂아 넣었다.

퍼억.

완벽히 급소를 꿰뚫진 못했으나, 검은 진무량의 옆구리에 틀어박혔다.

박힌 검을 빼낸 뒤 확실하게 진무량의 숨통을 끊어 놓으려는 찰나.

“이런!”

당황한 철혈단원은 입 밖으로 난처함을 드러냈다.

진무량이 검을 빼내지 못하도록 자신의 손목을 움켜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한테 이렇게 쉽게 거리를 내주면 안되지.”

진무량은 순식간에 염옥창으로 상대의 목을 꿰뚫어 버렸다.

상대가 쓰러진 뒤에야 진무량은 복부에 박힌 검을 뽑았다. 깊게 파인 상처에서는 피가 철철 흘러넘쳤으나,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찔끔찔끔 덤비지 말고 한 번에 들어와.”

진무량의 사투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독공에 당했는지 어느 순간부터는 앞조차 보이지 않았다.

어디를 베였는지는 이미 인지할 수조차 없었다. 온몸에서 시뻘건 피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기이한 점은 언제부터인가 통증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완전히 의식이 날아가 버린 것은 아니었다.

쏟아지는 상대의 검을 피하고 정확히 빈틈에 창을 찔러 넣었으니까.

다리에 힘이 풀린 진무량은 담벼락에 몸을 기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에 쥔 염옥창으로는 끝없이 상대의 공격을 경계했다.

“또 죽고 싶은 놈은 누구냐? 제일 먼저 덤비는 놈부터 숨통을 끊어 주마.”

이쯤 되니 진무량을 상대하는 무인들은 물론, 소천광까지 원인 모를 오한을 느껴야 했다.

‘저놈은 정말 사람인가.’

수없이 검에 베이고 화살에 꿰뚫렸으나 진무량은 쓰러지지 않았다.

심지어 그에게 당한 무인들의 숫자를 합치면 총 인원의 절반이 족히 넘는 수준이었다.

처음에는 진무량을 죽이기 위해 이토록 많은 무인들을 대동하는 것이 과한 처사라고 여겼다.

내공을 운용하지 못하는 몸으로는 일류 고수 한 명도 상대하지 못할 줄 알았다.

허나 눈앞에 벌어진 상황은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상식 따위로는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눈앞에서 벌어진 현실을 믿지 않을 수조차 없었다. 그야말로 표현할 수 없는 존재가 바로 진무량이었다.

적임에도 불구하고 절로 경외를 표할 정도에 정신력. 허나 그도 얼마 남지 않았다.

결국 한계는 찾아오는 법.

제아무리 뛰어난 정신력이라고 한들, 부상의 여파가 없을 수는 없다. 그 증거로 진무량의 움직임이 처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둔해졌다.

그렇다면 더 이상 자신의 화살을 비껴 내지 못할 터.

화살이 급소에 꽂힌기만 한다면 제아무리 진무량이라고 해도 살아 있을 수 없다.

이내 소천광은 화살이 걸린 낙영신궁을 진무량의 심장을 향해 겨눴다.

디리리링―!

그 순간, 아름다운 금의 연주소리가 울려 퍼졌다.

당황한 소천광은 서둘러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때 진무량의 섬뜩한 목소리가 장내를 울렸다.

“아무래도 나의 버티기 승인 것 같은데.”

헝클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진무량의 안광이 찬란하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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