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화. 집결 (2)
2017.11.19.
시간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백 명이 넘는 인원을 수용하고 남을 정도로 거대한 공간. 그 내부에는 멸천대를 상징하는 깃발이 걸려 있었다.
그곳은 뛰어난 공적을 치하하기 위해 마교에서 직접 마련해준 멸천대의 연공실이었다.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연공실 내부에 도착한 위지운은 아주 익숙한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게 누구야?”
넓디넓은 연공실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사내. 그의 풍채는 보통 사람 두 명을 합쳐도 모자랄 정도로, 마치 곰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멸천대의 사 조장 주백기가 아니신가.”
위지운은 과하게 반가운 기색을 내비치며 주백기를 향해 말을 걸었다.
“…….”
“과묵한 건 여전하군. 어떻게 예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
주백기의 인상이 찌푸려지며 굳게 닫힌 입이 열렸다.
“……시끄럽다.”
“맙소사. 그 답답한 말투마저 그대로인 건가. 여전히 세 마디 이상은 못하겠지?”
능글맞은 위지운의 반응에 질렸다는 듯, 주백기가 고개를 옆으로 휙 돌렸다.
위지운은 연공실의 벽에 기대서며 화제를 돌렸다.
“뭐, 나도 너랑 농담이나 하려고 찾아온 건 아니야. 너도 들었겠지? 대주가 살아있다는 소식.”
돌처럼 단단하게 굳어있던 주백기의 신형이 미묘하게 꿈틀거렸다.
“……소문이 사실이냐?”
“나도 모르지. 그 소문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서 여기까지 바쁜 걸음을 한 거니까.”
“……말은 잘하는군.”
“뭐라고?”
“……됐다.”
대놓고 비꼬는 듯한 주백기의 태도와 묘하게 거슬리는 말투. 그 모든 것이 위지운의 심기를 건드렸다.
위지운은 싸늘한 헛웃음을 짓고 나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 내가 농땡이 칠 동안 넌 계속 헛짓거리나 하고 있었던 게냐?”
“…….”
“몇 년째 제자리걸음인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어차피 넌 절대 그놈을 못 찾아.”
육중한 덩치의 주백기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곧바로 옆에 놓아둔 창을 집어 들었다.
“……덤벼. 죽여주지.”
당장에라도 머리통을 부수려 달려들 듯한 주백기의 기세. 허나 위지운 또한 전혀 움츠러들지 않았다.
“가뜩이나 심심하던 차였는데 잘 됐군.”
검집에 꽂혀 있던 위지운의 검이 반쯤 모습을 드러냈을 때, 돌연 중후한 목소리가 연공실 내부를 울렸다.
“그만들 하게. 서로 죽이기 위해 이곳을 찾아온 것은 아니지 않나.”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위지운과 주백기 모두 살의를 거두어들였다.
두 사람 모두 목소리만 들었을 뿐이지만, 그 상대가 누구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멸천대의 일 조장 등가휘가 길게 늘어진 수염을 쓰다듬으며 연공실 내부로 들어왔다.
“모두 모였는가. 삼 년 만에 이렇게 보게 되니 참으로 반갑군.”
“…….”
주백기는 창날을 바닥으로 향하게 하며 묵묵히 침묵을 지켰다.
위지운 또한 반쯤 뽑은 검을 다시 검집에 넣었다. 그러고는 등가휘를 향해 비꼬듯이 말했다.
“하도 귀찮게 연락을 해대니까 직접 찾아올 수밖에 없잖아.”
다소 불쾌하게 느낄 수 있는 위지운의 태도였으나, 등가휘는 전혀 괘념치 않는 듯 푸근한 웃음을 지었다.
“자네들이 부름에 응한 이유가 나의 연락 때문이 아님을 알고 있네. 대주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찾아온 것이 아닌가.”
“…….”
“그래, 그렇다면 본론만 말하지. 대주에 대해 따로 알고 있는 사실이 있나?”
위지운의 물음에 등가휘는 앞섬에서 한 장의 서찰을 꺼내들었다.
“자네들이 당도하기 직전에 도착한 서찰이네. 아마도…….”
음산하게 들릴 정도로 낮게 깔린 주백기의 음성이 등가휘의 말을 잘랐다.
“……본론만 말해.”
“굳이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확인하는 것이 낫겠지.”
등가휘는 말을 끝마침과 동시에 들고 있는 서찰을 주백기에게 던졌다.
주백기는 정확히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서찰을 받았다. 고이 접힌 서찰을 펼치는 순간 주백기의 눈동자가 떨려왔다.
굳이 쓰인 내용을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필체만 보고도 서찰을 쓴 장본인을 충분히 알 수 있었으니까.
주백기가 특유의 느린 어조로 말했다.
“……대주께서 보낸 것이군.”
답답함을 느낀 위지운은 재빨리 주백기의 손에 들린 서찰을 채갔다.
서찰에 적힌 내용은 매우 짤막했다.
―세 놈 모두 내가 있는 곳으로 모여라.
한눈에 들어오는 서찰의 내용을 파악한 위지운은 헛웃음을 터트렸다.
“하! 삼 년 만에 보낸 서찰의 내용이 이게 끝이야?”
등가휘가 화제를 돌렸다.
“서찰의 내용이, 마치 우리가 모여 있다는 것을 예측하고 있는 것 같지 않은가.”
“…….”
잠시 침묵하던 위지운은 얼마 지나지 않아 진무량의 심중을 파악할 수 있었다.
“마교에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렸을 때, 이미 우리가 모일 것이라고 예상한 거군.”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영문을 알 수 없는 두 사람의 대화에 주백기가 끼어들었다.
“……무슨 말이냐?”
주백기를 무시하면서 위지운이 등가휘에게 질문을 던졌다.
“대주의 위치는 파악한 건가?”
“아직일세. 다만 마교의 지부에서 날린 전서구라는 것은 파악했네.”
“마교의 지부라면 어디를 말하는 거지?”
“비천검문 인근에 있는 곳이었네. 아마도 대주는 그 근처에 있을 테지.”
등가휘는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 위해서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자자, 당장 사소한 것들은 모두 제외하지. 이제부터는 우리의 뜻을 확실하게 정해야 하네.”
주백기가 의문을 던졌다.
“……무슨 뜻이지?”
“대주의 명령을 따를 것인지 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마교의 허락 없이 함부로 멸천대를 움직일 수는 없었다.
마교에는 진무량을 견제하는 세력들의 숫자가 훨씬 많았다. 그런 자들이 멸천대가 움직이는 것을 허락할 확률은 희박했다.
게다가 진무량이 연락을 보내온 곳은 정파의 영역.
결국 진무량의 명령을 따르기 위해서는 멸천대가 독단적으로 움직이는 것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마교의 처벌을 각오해야만 했다.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 예상할 수는 없다. 다만 연시우가 마교에서 추방당한 걸로 미루어봤을 때, 그와 비슷한 처벌이 내려질 확률이 높았다.
등가휘는 바로 그 점을 묻고 있는 것이었다.
처벌을 각오하고서라도 진무량의 명령을 따를 것인가.
등가휘는 미리 준비해두었던 지필묵을 두 사람 앞에 내밀었다.
“의견을 하나로 합치기 위해 미리 준비한 것들일세. 우리는 세 명이니 서로의 뜻을 손바닥에 적고 동시에 펼쳐서,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어떤가?”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내리든, 등가휘는 더 이상 멸천대를 흩어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하여 그가 특별히 생각해낸 방법이었다.
주백기의 고개가 미세하게 위아래로 움직였다.
“……나쁘지 않군.”
위지운은 곧바로 붓을 집어 들었다.
“길게 적는 건 귀찮아. 대주의 명령을 따르는 것은 가(可). 마교에 남는 걸 원하면 불가(不可)로 통일하지.”
흔쾌히 등가휘가 대답했다.
“좋은 생각이네.”
가장 먼저 손바닥에 글씨를 쓰기 시작한 쪽은 주백기였다.
‘……대주의 도움이 필요하다.’
뒤이어 붓을 움직이기 시작한 위지운은 순식간에 글씨를 썼다.
‘대주는 반드시 내가 뛰어넘는다. 허나 그러기에는 아직 나의 기량이 모자라.’
마지막으로 붓을 집어든 등가휘는 신중하게 글씨를 써 내려갔다.
‘멸천대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사람은 역시…….’
각자 손바닥에 글씨를 적은 후, 세 사람은 눈짓을 통해 서로 준비가 끝났음을 알렸다.
등가휘가 말했다.
“그럼 손바닥을 보이게.”
등가휘, 위지운, 주백기는 동시에 글씨를 적은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게 했다.
모인 세 사람의 손바닥 위에 적힌 글씨는 모두 똑같았다.
가(可).
“……역시.”
결과를 확인한 후에도 주백기는 완전한 무표정을 유지했다.
등가휘는 손바닥에 쓴 글자들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나직이 혼잣말을 했다.
“애초에 답은 정해져 있었던 게군.”
“쳇, 마음에 안 들어.”
위지운은 고개를 돌리며 툴툴거렸다.
애초에 진무량은 지금의 상황을 예상하고 서신을 보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완벽하게 그의 생각대로 움직였다고 생각하니 괜히 심술이 난 것이다.
등가휘가 말했다.
“그럼 슬슬 움직여야 하지 않겠는가.”
툴툴거렸던 위지운조차 어느새 입가에 진한 웃음이 걸려있었다. 그 또한 진무량을 다시 만나는 순간을 고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쨌든 뜻이 모두 일치하니,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고 있을 이유는 없지.”
주백기는 이미 연공실 밖으로 이어지는 통로까지 걸어간 상태였다.
“……먼저 출발하겠다.”
* * *
펄럭! 펄럭!
휘몰아치는 바람으로 인해 멸천대의 깃발이 거칠게 펄럭였다. 붉은 용이 승천하는 멸천대의 깃발은 해원산을 가득 메웠다.
온전히 한 자리에 모인 멸천대의 위압감은 실로 거대했다.
‘전능’의 등가휘.
‘특공’의 연시우.
‘암살’의 위지운
‘파괴’의 주백기.
각기 개성이 뚜렷한 멸천사성이 한 자리에 모이자, 강호에서 최고로 꼽히는 멸천대의 위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해원산에 모인 멸천대 전원의 시선이 한곳으로 집중됐다.
일제히 그들이 바라보고 있는 곳에는 멸천대주 진무량이 자리하고 있었다.
척.
진무량이 쥐고 있는 염옥창을 번쩍 치켜들었다.
절벽 위에서 그 모습을 확인한 멸천대는 즉각 타고 있는 말에 고삐를 쥐었다.
그리고는 단번에 타고 있는 기마와 함께 수직의 절벽을 타고 내려왔다.
두두두두두두두두!
자욱한 흙먼지와 함께 멸천대는 진무량의 곁으로 모여들었다.
옥진강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주변을 바라보았다.
상황이 완전히 반대가 되어버렸다.
마교 방면에서 멸천대가 도착하면서 인원은 오히려 운학문 쪽이 모자라게 변했다. 또한 절벽을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다면 멸천대의 움직임을 막아낼 수도 없었다.
다수의 인원과 지형적 우위.
멸천대를 함정에 빠뜨리면서 생각해 두었던 모든 것들이 어긋난 것이었다.
‘완벽하게 당했구나.’
당장 눈앞에 멸천대와 겨루는 것은 생각할 수조차 없었다.
하여 옥진강은 어떻게든 후퇴할 방법을 찾았으나, 그 또한 전혀 방법이 없었다.
멸천대에게서 아주 약간의 빈틈조차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역량의 차이가 났단 말인가.’
해원산에 매복하고 있을 때만 하더라도, 모든 것이 뜻대로 흘러가고 있음을 의심하지 않았다.
협곡에서 길을 막고 비천검문의 추격대를 기다리면, 상대가 멸천대라고 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거라 여겼다.
아니, 진무량을 잡을 수 있을 줄 알았다.
허나 지금 눈앞에 펼쳐진 상황은 퇴로조차 찾을 수 없는 최악의 상황.
전혀 예상치 못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뭐가 잘못된 것이지, 어디서부터 계획이 틀어졌는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옥진강은 자신의 검 손잡이를 세게 움켜잡으며, 나약해지는 마음을 다잡았다.
‘이곳을 벗어날 수 없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뿐이다.’
옥진강이 서있는 곳에서 부터 진무량까지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다.
즉, 단숨에 뛰어든다면 충분히 검이 닿을 수 있는 상황.
옥진강은 숨을 죽인 채 마지막 기회를 노렸다.
멸천대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진무량은 운학문의 움직임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곧 때가 되었음을 느꼈다.
“지금이야.”
유서하는 진무량이 말하는 바를 곧바로 눈치챘다.
당장은 진무량의 속내를 알 수 없었으나, 그럼에도 유서하는 진무량을 믿고 금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섬섬옥수가 현을 어루만질 때마다 그와 상반되는 섬뜩한 곡조가 이어졌다.
디리리리링―!
갑작스레 흘러나오는 음률에 의아함을 느낄 새도 없이 흑색 광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스스스스!
진무량을 중심으로 흩날리기 시작한 검은 광풍은 해원산 전체를 뒤덮었다.
우우웅!
이윽고 진무량이 쥐고 있는 염옥창이 반응했다.
진무량의 주변으로 타오르는 듯한 묵색기운.
그것은 마치 당장에라도 폭발할 것 같은 진무량의 마기를 나타내는 것처럼 보였다.
‘이럴 수가.’
진무량의 모습을 바라보던 옥진강은 순간 넋이 나갔다.
진무량의 무위가 뛰어나다는 소문은 수없이 들어왔다.
그 때마다 소문은 결국 과장되기 마련이라고 생각했다.
허나 그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
오히려 세간에 퍼진 진무량의 대한 소문은 그의 무위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턱없이 모자랐다.
‘애초에 승산은 없었던 것인가.’
진무량을 기습하려던 생각은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졌다.
당장 그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몸이 굳었다.
숨조차 의지대로 내쉴 수 없거늘, 기습을 가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했다.
무력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은 비단 옥진강 한 사람이 아니었다.
협곡에 매복하고 있는 운학문의 전 인원이 옥진강과 같은 생각이었다.
‘손 쓸 방법이 없다.’
운학문 모두가 절망감에 젖어 있을 때, 돌연 내공이 실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목소리의 주인은 운학문주 우당현이었다.
“모두 정신 차리거라!”
운학문주 우당현의 불호령이 이어졌다.
“우리는 끝까지 운학문의 긍지를 지킨다!”
이렇게까지 몰린 이상 뒤를 돌아볼 수는 없었다.
가까스로 마음을 다잡은 운학문도들은 우당현을 따라 일제히 검을 치켜들었다.
진무량은 곁에 있는 멸천대를 두고 홀로 앞으로 나섰다.
그의 앞에는 잔뜩 긴장하고 있는 수백 명의 운학문도들이 있었다.
진무량은 묵묵히 말을 몰아 운학문주 우당현의 앞에 섰다.
“운학문의 문주인가?”
“그렇다.”
“수하들의 목숨과 무인으로서의 명예.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그게 무슨 뜻이냐?”
“무인으로서 명예를 선택한다면 너희들을 모두 이 협곡에 묻어주마.”
착 가라앉은 눈동자로 우당현을 바라보며 진무량이 말을 이었다.
“그 반대라면 당장 길을 비켜라. 그렇다면 그 누구도 다치지 않을 것이다.”
“……!”
우당현의 눈동자가 좌우로 크게 흔들렸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에라도 쓸어버릴 수 있는 상대에게 굳이 거짓으로 이런 제안을 할리는 없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선택을 해야만 했다.
이 자리에 혼자만 있었다면 당연히 무인으로서의 명예를 선택했을 것이다.
대의를 저버린 채 연명한다는 것은 분명 수치스러운 일이다. 어쩌면 평생 이 순간을 잊지 못하고 괴로워할 수도 있다.
허나 지금 자신의 곁에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운학문의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목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무겁다.
멸천대와 겨뤄 이길 수 있는 승산이 아주 조금이라도 있다면, 끝까지 맞서 싸웠을 것이다.
허나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이길 승산 따위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마침내 결정을 내린 우당현은 눈을 질끈 감은 채 간신히 입을 열었다.
“모두 길을 비켜주어라.”
우당현의 명령에 따라 협곡을 포위하고 있던 백여 명의 운학문도들이 좌우로 물러났다.
그러자 운학문도들로 막혀 있던 협곡에 넓은 길이 만들어졌다.
진무량은 말을 몰아 가장 먼저 그 대로를 지났다.
늠름한 자태로 말을 몰던 진무량이 정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말했다.
“전원 마교로 돌아간다.”
그 한마디에 수백 명의 멸천대가 진무량의 뒤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