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극악무도-59화 (59/143)

59화. 망설임

2017.10.26.

석정의 대로가 아닌 다른 장소에도 멸천대의 표식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견무겸과 함께 비천검문으로 이동하면서 진무량은 그 표식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진무량의 생각이 더욱 깊어졌다.

처음에는 잘못 본 것이 아닌지 의심해보았으나, 결코 그럴 리 없었다. 평생을 몸담았던 멸천대의 표식을 잘못 본다는 건 가당치도 않은 일.

정확한 숫자나 위치까지는 알 수 없지만, 멸천대가 이 주변에 있는 것만은 확실했다.

그렇다면 내공을 운용할 수 없는 지금 상황에서 최고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멸천대가 곁에 있다면, 무림맹의 추격을 뿌리치고 마교로 돌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파의 영역을 벗어나면 제아무리 유월천이라고 하더라도 힘을 쓸 수 없을 터.

마교에 되돌아간다고 해서 당장 내공을 되찾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내상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게다가 아직 수중에는 금정신단도 가지고 있는 상태.

한번 경험했던 만큼 진무량은 금정신단의 효과를 확신했다. 금정신단을 이용한다면, 유월천에게 당한 내상을 치유할 수 있는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왜.’

지금 느끼고 있는 이 감정을 도저히 머리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망설임.

아무리 생각을 해도 주저할 이유가 단 하나도 없었다.

허나 분명 지금 자신은 망설이고 있었다.

진무량의 생각이 깊어질수록 밤하늘은 점점 어두워져만 가고 있었다.

* * *

아침 일찍 잠에서 깬 유서하는 비천검문 내에 따로 마련해둔 진무량의 거처로 향했다.

염옥창을 건넬 수 있다는 사실을 진무량에게 곧바로 알리고 싶었으나, 그때는 시간이 너무 늦었기에 지금에서야 그의 처소로 향하게 된 것이다.

어쨌든 기쁜 소식을 진무량에게 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유서하의 발걸음은 한결 더 가벼웠다.

곧 진무량의 거처에 도착한 유서하는 문 앞에서 기척을 살폈다.

“잠시 들어가도 될까요?”

방 안에서는 분명 진무량의 기척이 느껴졌으나, 예상과 달리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의문을 느낀 유서하는 살짝 문을 열어 방 안을 살폈다. 곧 창가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있는 진무량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이야.”

평소와 달리 시큰하게 느껴질 정도로 차가운 진무량의 목소리.

유서하가 한층 조심스러운 어조로 대답했다.

“잠시 볼일이 있어서요. 지금 많이 바쁘신가요?”

“아니.”

냉랭한 진무량의 반응을 조금 바꿔보고자, 유서하는 조금 더 밝은 어조로 말했다.

“기쁜 소식을 전하려고 왔어요. 잠깐 나가야 하는데, 지금 시간 있으신가요?”

“곧 나가지.”

유서하에게 향한 진무량의 시선은 명백히 나가있으라는 뜻을 알렸다.

“……네, 그럼 전 밖에 기다리고 있을게요.”

진무량에게서는 또 다시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유서하는 방을 나서면서 잠깐 고개를 돌려 진무량을 바라보았다.

평소의 진무량이면 궁금증을 표하거나 이런저런 대화가 이어졌을 텐데, 지금은 전혀 그럴 기색이 없었다.

사소한 행동을 제외하더라도, 확실히 요즘 진무량의 분위기는 분명 달라져 있었다.

여정을 함께하는 동안, 조금씩이지만 진무량을 감싸고 있던 날카로운 분위기가 누그러져 갔다. 특히 요 근래 더욱 더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헌데 지금은 마치 처음 진무량을 만났던 그 순간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방문을 나선 유서하의 처량한 시선이 땅으로 향했다.

‘조금은 친해진 줄 알았는데’

혼자만의 착각이었을까.

하지만 진무량에게 어떤 질문도 할 수가 없었다.

언제나 동료라고 생각해왔지만, 실상 진무량의 어려움이나 고민이 있다고 해도 아무것도 들어줄 수가 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그가 고민을 털어놓지도 않을뿐더러, 자신 역시 도울 수 있는 것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진무량과의 거리가 한없이 멀게만 느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진무량이 방문을 열고 나왔다. 유서하는 앞장서서 진무량과 함께 비천검문의 무기고로 향했다.

무기고 주변을 지키는 비천검문의 무인들이 제법 많이 있었으나, 장백령이 미리 언질을 해놓은 덕에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었다.

곁에서 걷고 있는 진무량을 향해 유서하가 말을 걸었다.

“어디로 가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

진무량은 무표정한 얼굴로 함께 걸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편치 않아 보이는 진무량의 심기를 헤아려, 영문을 모르면서도 유서하는 그에게 더 이상 말을 걸지 않았다.

어색한 분위기를 풍기며 걷던 두 사람은 곧 비천검문의 무기고에 도착했다. 무기고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횃불이 놓여있었다.

비천검문의 무기고는 지하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컴컴한 내부를 밝히기 위한 횃불을 미리 배치해둔 것이었다.

그 사실을 익히 알고 있는 유서하는 한발 먼저 다가가 횃불을 집어 들었다.

어두컴컴한 지하로 가는 길을 횃불로 비추며 두 사람은 비천검문의 무기고로 향했다.

복잡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찬 진무량은 묵묵히 유서하의 뒤를 따라 걸었다. 그러던 중 순간적으로 진무량의 감각이 꿈틀거렸다.

우우웅.

미세한 떨림이 느껴짐과 동시에 들리는 미명.

익숙한 감각을 느낀 진무량은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컴컴한 무기고 내부를 걸어 나갔다.

지하에 있는 무기고 내부에 도착하자, 유서하는 염옥창을 찾기 위해 주변에 걸린 등에 불을 붙였다.

하나씩 등에 불을 붙일수록 컴컴했던 지하가 조금씩 환해졌다.

유서하는 본격적으로 염옥창을 찾으려 주변을 두리번거렸으나,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미 진무량은 염옥창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없이 많은 사선을 함께 넘은 염옥창의 기운을 진무량은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이윽고 진무량이 걸음이 서서히 멈췄다.

그의 앞에는 수없이 많은 무기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염옥창이 사선으로 서 있었다.

특별히 치장된 것은 없었으나, 염옥창은 여타의 창들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존재감을 뽐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녹이 전혀 슬지 않은 채 번뜩이는 은빛 창날. 날카로운 창끝은 가로막는 것은 당장이라도 꿰뚫어버릴 듯 예리했다.

진무량은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칠 척이 훌쩍 넘는 염옥창의 중간 부분을 쥐었다.

삼 년 만에 느끼는 염옥창의 감촉은 너무나 익숙했다. 방금 전까지 쥐고 있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당장 이 순간만은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돌던 멸천대의 생각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느껴지는 건 오직 손에 쥐고 있는 염옥창의 감촉뿐이었다.

잠시 동안 진무량은 아무런 움직임 없이 염옥창을 굳게 쥐었다.

우우웅.

염옥창 또한 진무량을 반기듯 다시 한번 미세하게 떨렸다.

오랜만에 염옥창의 떨림을 느낀 진무량의 한쪽 입꼬리가 자연스레 올라갔다.

웃는 모습을 확인한 유서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갑자기 분위기가 바뀐 진무량을 걱정하던 유서하에게, 순간적으로 보인 그의 미소는 마음의 짐을 덜어주기 충분했다.

허나 염옥창과 재회의 기쁨도 잠시, 서서히 웃음이 사라진 진무량은 어느새 다시 싸늘한 무표정으로 변했다.

이곳으로 오기 전부터 진무량은 앞으로 나아갈 행보를 정한 상태였다.

“너한테 할 말이 있어.”

진무량은 떨어져 있는 유서하를 향해 다가가지 않고, 멀리 선 채로 말했다.

“……말하세요. 들어줄게요.”

알 수 없는 불길함을 느낀 유서하는 주먹을 꽉 쥔 채 대답했다.

진무량의 눈빛, 목소리 그 모든 것에서 싸늘한 냉기가 흘렀다. 마주하고 있음에도 한없이 멀리 느껴지는 감정. 마치 거대한 벽이 진무량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 같았다.

진무량의 입이 천천히 움직이려던 찰나, 무기고 밖에서 견무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가씨, 여기 계십니까?”

진무량은 씁쓸하게 조소를 지으며 화제를 돌렸다.

“널 찾고 있나 보군.”

유서하는 견무겸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진무량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다른 것들을 신경 쓰지 못했다.

오랜만에 비천검문에 방문한 만큼, 밀린 일들이 아직 남아 있었다. 헌데 아무런 언질 없이 사라졌으니, 호위무사인 견무겸이 유서하를 찾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진무량이 말했다.

“꽤나 애타게 주인을 찾는 것 같은데 가봐.”

“아까 하려던 말이 있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그리 급한 건 아니야. 급하게 널 찾는 걸 보면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은데, 다 끝나고 날 찾아와. 그럼 그때 말해줄게.”

진무량은 염옥창을 들고 유서하의 옆을 지나쳤다.

유서하는 걱정과 의문이 섞인 눈빛으로 진무량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늘 봐왔던 그의 뒷모습이 유독 낯설게 느껴졌다.

* * *

처소로 돌아온 진무량은 염옥창을 한쪽 벽에 걸쳐 두었다. 그러고는 의자에 앉아 품속에서 가면을 꺼냈다.

흉악한 나찰이 그려진 가면과 염옥창.

모두 과거 자신을 상징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이젠 다시 그때로 돌아가야 한다.

잠깐 망설였던 건 사실이다.

망설임의 원인 역시 찾아냈다. 떠나려는 결심을 내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얼굴이 있었으니까.

‘그간 정이라도 들었던 건가.’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떠나려는 결심을 망설이게 만든 건 유서하였다.

지금까지는 오직 내공을 되찾기 위한 수단으로서만 유서하를 이용한다고 여겼다. 당연히 떠날 때도 일말의 망설임 없이 떠날 수 있을 줄 알았다.

허나 막상 떠날 때가 되니, 유서하와 함께했던 이유가 단지 그녀를 이용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뭐든지 자신과 정반대로 생각하는 유서하에게 점점 호기심이 생겼고, 그 호기심은 흥미로 바뀌었다.

유서하의 입장에서도 악연으로 얽힌 자신과 행동하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언제나 거짓 없이 먼저 손을 내밀었고, 진심으로 자신을 위해주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래서일까.

처음에는 불편하기만 했던 동행이, 지금에 와서 다시 돌이켜 봤을 때 그리 싫지 않은 추억으로 변해버린 것은.

허나 모든 것은 잠깐의 망설임이었을 뿐이다. 더는 머뭇거리지 않는다.

‘멸천대를 찾아서 마교로 돌아간다.’

애초에 여기는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니었다.

또한, 언제까지 내공을 일으키지 못하는 지금 상태로 살아갈 수도 없었다.

진무량은 손에 쥔 가면을 들어 올려 얼굴에 갖다 댔다.

피부에 느껴지는 차가운 가면의 감촉이 얼굴에서 느껴지자, 마지막으로 조금 남아있던 망설임마저 완전히 사라졌다.

피도 눈물도 없는 악인으로 불린 자신에게 애초에 망설임 따위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금세 어둠이 찾아왔다. 해가 빨리 져서인지, 그날따라 유독 평소보다 주변이 어두웠다.

방문을 열고 들어온 유서하를 향해 진무량은 여느 때처럼 가볍게 조소를 지으며 말했다.

“생각보다 일찍 왔군.”

“최대한 서둘렀는데, 기다리지 않으셨다면 다행이네요.”

사실 유서하는 하루 종일 진무량의 생각으로 다른 것들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여 해야 할 일들을 최소한으로 마친 채, 최대한 서둘러 진무량의 거처를 방문한 것이었다.

진무량을 바라보며 유서하가 말했다.

“제게 하려고 했던 말이 뭔가요?”

“별로 대단한 건 아니야.”

멸천대를 만나려면 우선 비천검문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유서하의 도움이 필요했다.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진무량 또한 유서하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유서하에게 어설픈 꾀를 쓰는 건 오히려 들켜서 독이 될 확률이 높다.

그녀를 움직이는 방법은 오히려 가장 단순한 것에 있다.

어떤 잔꾀도 섞여 있지 않은 평범한 요구. 그것이야말로 유서하가 가장 의심하지 않는 방법이다.

“잠깐 비천검문 밖으로 나가려고 해.”

“이유가 뭐죠?”

“오랜만에 되찾은 염옥창을 사용해보고 싶기도 하고, 안에만 있자니 좀 답답해서.”

두 사람의 대화에 순간 유서하의 옆에 있던 견무겸이 끼어들었다.

“뭔가 수상하군. 그렇다면 내가 같이 움직이겠다.”

진무량을 혼자 두는 건 분명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다. 허나 견무겸 또한 오늘의 진무량이 평소와 같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다만 그가 진무량을 의심하게 된 것은 그 행동에서 뭔가 다른 것이 보였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는 함께하는 내내 진무량의 생각이 무엇인지 전혀 가늠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가 오늘의 진무량을 수상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유서하가 평소와 달리 진무량을 경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함께한 유서하의 생각이라면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하여 견무겸은 평소라면 넘겼을 수도 있는 진무량의 요구를 의심하게 된 것이다.

진무량은 태연스럽게 말했다.

“수상할 것도 많군. 비천검문이 바로 옆에 있는데 뭐가 그렇게 걱정이야?”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안 된다. 원래 네놈은 감시해야 할 대상. 지금까지 자유롭게 움직였던 것 자체가 아가씨의 배려였다.”

견무겸에게 그만두라는 눈짓을 보내며, 유서하가 진무량을 향해 말했다.

“요즘 고민이 있는 것 같던데, 혹시 그것 때문인가요?”

“……알고 있었군. 그 때문이기도 해.”

솔직히 유서하 또한 진무량을 혼자 내보내는 걸 찬성하고 싶지 않았다. 그가 요새 감추고 있는 것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허나 유서하의 입에서 나온 건 생각과 전혀 반대되는 말이었다.

“알겠어요. 오랜만에 되찾은 염옥창도 마음껏 사용하시고, 말 못할 사정이 있다면 전부 털어버리고 돌아오세요.”

유서하를 말리려는 듯 견무겸이 큰소리로 외쳤다.

“아가씨!”

유서하는 손으로 견무겸을 저지하며 계속해서 말했다.

“하룻밤 시간 드릴게요. 내일 아침까지는 돌아와 주세요.”

유서하는 진무량과 정면으로 눈을 마주쳤다.

딱히 신뢰받을 행동을 해왔던 것은 아니지만, 언제까지나 진무량을 의심하고만 싶지 않았다.

마음을 굳힌 유서하는 품속에서 비천검문을 통행할 때 쓰는 패를 꺼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진무량을 향해 건넸다.

“염옥창은 사람들이 알아볼 수 없게 가리시고, 비천검문 내에서 통행을 막는 자가 있다면 이걸 보여주세요. 그러면 모두 물러설 거예요.”

진무량에게 통행패를 건네며 유서하가 말했다.

"위험한 일은 알아서 피하겠지만, 그래도 항상 조심하시구요.”

유서하에게서 통행패를 받는 진무량의 손이 아주 미세하게 떨렸다.

“…….”

하지만 진무량은 통행패를 품속에 넣은 채, 아무 대답 없이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진무량의 기척이 완전히 사라지자, 견무겸이 유서하를 향해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정말 괜찮겠습니까? 들키지 않게 제가 미행이라도…….”

유서하가 고개를 저었다.

진무량과 함께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순간은, 그를 억압하고 있는 것 같은 자신을 발견할 때였다.

말뿐이 아닌 진심으로 동료가 되고 싶었다.

동료란 결국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 그렇지 않다면 언젠가 깨질 수밖에 없는 관계인 것이다.

‘부디 무사히 돌아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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