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화. 탈옥
2017.09.03.
다급한 발걸음으로 이동하던 엄성천은 저 멀리서 사일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꽤나 거리가 떨어져 있음에도 들려오는 거친 숨소리. 더불어 뿜어져 나오는 사일성의 투박한 살기를 있자니, 엄성천은 벌써부터 몸이 움츠러들었다.
조심스럽게 사일성을 향해 다가간 엄성천이 입을 열었다.
“대주님……. 흐읍!”
사일성과 눈을 마주친 엄성천은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놀란 숨을 들이마셨다.
피를 칠갑한 행색의 불타는 듯한 안광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사일성은, 마치 피를 갈구하는 짐승처럼 보였다.
사일성은 온몸에 피를 뒤집어 쓴 행색이었으나, 정작 그의 몸에는 작은 상처조차 보이지 않았다.
즉, 저 몸에 묻은 피들은 전부 다른 사람의 피라는 뜻.
꿀꺽.
엄성천은 저도 모르게 마른침이 목구멍 안으로 삼켰다.
‘저자를 적으로 만났던 상대의 심정은 도대체 어떠했을까.’
절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을 대답해줄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죽었을 테니까.
엄성천은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묵위현과 진무량을 겨루게 하려던 계획이 실패했습니다.”
“잘됐군.”
예상외의 대답에 엄성천이 당황하는 사이, 사일성의 말이 이어졌다.
“두 놈 다 내 앞으로 데려와. 영사문의 늙은이들로는 나의 갈증이 채워지지 않는다.”
엄성천은 대답을 잊고 멍하니 사일성을 바라보았다.
이곳에 오기 전, 영사문 장로들의 암살에 참가했던 백살대의 보고를 들었다.
사일성의 무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가 영사문의 장로들을 쉽게 도륙할 것이란 예상은 했다.
허나 예상외의 피해가 있었으니, 사일성과 함께 갔던 몇몇 백살대원의 죽음이었다.
그들 또한 사일성의 손에 죽은 것이다.
‘대주께서 용호쌍검을 들었을 때는 조심하라고, 내 그리 일렀거늘.’
사일성이 피를 본 순간, 아군과 적의 구분은 없다. 그저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도륙할 뿐이다.
엄성천이 입을 열었다.
“대주께서 그 두 놈들 중, 한 명을 처리할 수 있도록 조취를 취하겠습니다.”
비릿한 살소를 머금은 채 사일성의 입이 열렸다.
“적포신군과 귀혈악인, 둘 중 누가 내 상대인 게냐.”
“귀혈악인 진무량입니다.”
줄곧 무표정하던 사일성의 양쪽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흐흐흐. 잘됐군. 내가 가장 강호에서 만나보고 싶었던 놈이 바로 그놈이었거든.”
대놓고 살기를 띤 사일성의 웃음소리는, 마치 숨이 끊어질 때 지르는 여인의 비명소리만큼이나 섬뜩했다.
엄성천은 절로 두려운 감정이 일었으나, 그와 동시에 자신감이 생겼다.
비록 진무량과 묵위현을 겨루게 하는 계획에는 실패했으나, 아직 비장의 한 수인 사일성이 남아 있는 것이다.
* * *
유서하와 진무량, 견무겸은 각자 쇠사슬에 몸이 묶인 채 영사문 지하에 있는 뇌옥에 갇힌 상태였다.
뇌옥은 썩은 내가 진동했으며 사방에 단단한 창살이 박혀 있었다.
쇠사슬로 몸을 결박해서인지, 뇌옥 근처에는 딱히 경계를 서는 자들이 없었다. 허나 뇌옥 밖으로 향하는 통로에는 여지없이 영사문의 무인들이 철통같은 경계를 펴고 있었다.
뇌옥에 갇힌 긴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유서하는 침착하게 상황을 돌이켜보고 있는 중이었다.
이내 생각을 마친 유서하는, 쇠사슬을 풀기 위해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던 견무겸을 향해 말을 걸었다.
“나와 따로 있을 때, 이번 고희연을 조사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어?”
견무겸은 곧바로 하던 행동을 멈추고, 유서하의 질문에 대해서 생각했다.
“모두 기억하고 있습니다.”
묵위현의 고희연은 워낙 널리 알려졌던 사실이기 때문에 특별히 많은 조사를 할 필요가 없었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의 숫자도 적었다.
유서하가 말했다.
“그렇다면 소기의 목적이었던 구중련에 대한 단서는 잡았어.”
“그것을 어떻게……?”
“아무래도 이 함정은 너무 완벽해. 우리가 고희연에 잠입한 것을 보고 즉흥적으로 대처한 게 아니야. 그러기에는 함정의 준비가 너무나도 잘되어 있어.”
영사문 장로들의 암살. 그리고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일련의 과정. 그것들은 모두 갑작스러운 임시방편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유서하가 말을 이었다.
“구중련은 이미 우리가 이곳으로 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어. 즉, 우리가 고희연에 참석하기 전, 곡아에서 만났던 사람들 중 구중련의 첩자가 있었다는 뜻이야.”
상황을 이해한 견무겸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의 신분을 알아채고, 미리 함정을 만들어 놓은 것이군요.”
“그리고 또 한 가지. 구중련의 목적은 우리와 영사문을 겨루게 하는 것이었어. 그렇다면 적어도 적포신군 묵위현이 구중련과 관련이 없다는 것도 알 수 있지.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수확이야.”
견무겸은 감탄의 눈빛으로 유서하를 바라보았다.
다급한 상황일수록 사람은 쉽게 냉정을 잃고 이성적으로 판단한지 못한다.
그와 달리 유서하는 전혀 흔들리지 않은 것이다. 또한 폭넓게 상황을 바라보고서 정확한 핵심을 짚어냈다.
이런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유서하의 대담함과 꼼꼼한 성격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리라.
별다른 행동 없이 있던 진무량을 향해 유서하가 말을 걸었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시죠?”
“음?”
천연덕스럽게 반문하는 진무량을 향해 유서하가 말했다.
“당신이 아무 말도 안하고 있을 때는, 분명 뭔가 생각에 잠겨있을 때잖아요.”
“그건 또 어떻게 알았지?”
“항상 당신을 주시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럼 이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말해 봐요.”
진무량은 별 상관없다는 듯, 어깨를 한 번 들썩이고 난 뒤 입을 열었다.
“흘러가는 상황으로 볼 때, 누군가가 너희와 나를 함정에 빠뜨린 건 확실해. 어쨌든 그 당시에는 여기 갇히는 걸 선택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빠져나가야지.”
몸을 결박하고 있는 쇠사슬을 당기며 진무량이 말을 이었다.
“지금도 영사문 안에는 나와 너희를 노리고 있는 놈들이 있을 테고, 지금 이 상태로 만나면 놈들의 뜻대로 될 테니까.”
견무겸이 기대감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이곳에서 빠져나갈 만한 좋은 방법이라도 있는 것이냐?”
“흐음.”
짧게 헛기침을 하는 진무량을 보고 견무겸은 더욱 기대감이 커졌다.
진무량이 말했다.
“멍청한 놈. 그런 방법이 있었으면 진작 사용해서 여기를 나갔겠지.”
“뭐, 뭣!”
순간 울컥한 견무겸이었으나, 지금은 쓸데없이 진무량과 다툴 때가 아님을 알고 있었다.
한참 뇌옥을 빠져나가기 위해 고민하던 중, 뇌옥의 입구 쪽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얼핏 들리는 간수들의 목소리로 미루어 볼 때, 꽤나 난처한 상황에 처한 것 같았다. 유서하는 더욱 정신을 집중해서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여러 목소리가 섞여 자세히 들리지는 않았으나, 그중 유독 도드라지는 목소리가 있었다.
익숙한 어린 소녀 특유의 목소리. 유서하는 그 목소리의 주인이 묵소정이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지금 제 몸에 손을 대시려는 거예요?”
날카로운 묵소정의 음성의 당황한 듯한 간수의 대답이 이어졌다.
“어찌 제가 감히 그럴 수가 있겠습니까? 다만 이곳은…….”
“됐고, 저 누군지 아시잖아요. 당장 길을 비켜요. 안에 있는 사람과 할 말이 있으니까.”
“저…… 그것이…….”
그 뒤에도 이런저런 대화가 오갔고, 결국 간수는 묵소정의 고집을 이기지 못했다.
이내 묵중한 철문이 열리는 소리가 울렸다.
철컹!
그러고는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이어졌고, 조그마한 봇짐을 들고 있는 묵소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묵소정은 평소 때의 밝은 표정이 아닌, 딱딱하게 굳은 얼굴이었다.
차가운 시선을 진무량에게 던지며 묵소정이 입을 열었다.
“오라버니가 할아버지들을 전부 죽였어?”
무심한 눈으로 묵소정을 바라보며 진무량이 말했다.
“그게 왜 궁금한데?”
“내 질문에 먼저 대답해.”
“대답은 정해져 있잖아. 설사 내가 영사문의 장로들을 다 죽였다고 하더라도, 지금 네 물음에 그렇다고 자백이라도 할 것 같아?”
“…….”
묵소정은 입을 꽉 다문 채로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묵소정 또한 마음속으로는 영사문 장로들이 살해당한 사건과 진무량 일행이 연관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암살이 목적이라면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것은 은밀함이다. 그것은 어린 아이라도 알 수 있는 사실.
허나 이들은 거리에서 위험에 빠진 자신을 구해주고, 머물고 있는 객잔에도 데려가 주었다.
애초에 이곳에 오면서부터 생각을 끝내두었던 것들이다. 다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다.
묵소정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는 뇌옥의 창살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방금 간수에게서 받은 열쇠로 자물쇠를 열었다.
끼익.
묵소정이 뇌옥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인상을 찌푸리며 진무량이 말했다.
“뭐하는 거야.”
“이곳에 갇힌 사람들 중에 몸 성히 다시 밖으로 돌아간 사람은 없어. 게다가 밖에서는 모두 오라버니 일행을 죽여야 한다는 말뿐이야. 그렇지만 난 오라버니가 죽는 걸 보고 싶지 않아.”
묵소정은 우선 진무량의 몸을 결박하고 있는 쇠사슬을 풀어주고, 유서하를 향해 다가갔다.
유서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묵소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런 행동을 해도 괜찮겠어요?”
“어떻게든 되겠죠. 전 후회할 짓은 하지 않아요. 그리고 은혜를 입거나 원한을 품으면 꼭 그만큼 되갚아 줘야 하고요.”
묵소정이 말을 이었다.
“저를 구해주신 보답을 하고 싶기도 하고, 오라버니가 죽지 않는 다른 방법도 없으니까 어쩔 수 없죠.”
묵소정은 가지고 왔던 봇짐을 풀면서 진무량을 향해 말했다.
“뺏긴 무기들은 바로 위층에 간수들이 보관하고 있어. 그러니까 굳이 필요하지 않다면 그대로 도망치는 것이 좋을 거야.”
묵소정이 푼 봇짐 안에는 영사문의 문양이 새겨진 의복이 있었다.
“내 호위무사들이 입는 의복인데, 이걸 입고 있으면 이곳을 빠져나간 뒤에도 당장 눈에 띄는 일은 없을 거야.”
진무량은 묵소정이 가져온 의복 중 한 벌을 집어 들었다.
유서하와 견무겸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묵소정이 가져온 의복을 하나씩 가져갔다.
“그러고 보니 오라버니는 아직 이름도 알려주지 않았잖아. 오라버니는 이름이 뭐야? 그걸 알아야 다시 찾아갈 수 있잖아.”
묵소정의 물음에 진무량이 짧게 대답했다.
“진무량.”
예상외로 순순히 대답하는 진무량을 향해 묵소정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내 질문에 이렇게 순순히 대답해 준 건 처음인 것 같은데. 혹시 또 거짓말하는 거 아니야?”
묵소정의 눈매가 얇게 변하면서 의심스러운 감정을 드러냈다.
덤덤한 어조로 진무량이 말했다.
“거짓말만 해서는 상대도 속지 않아. 진실을 말하면서 교묘하게 거짓을 섞는 것이 거짓말의 핵심이지. 남을 잘 속이려면 잘 기억해 둬.”
묵소정에게 받은 의복을 걸친 유서하가 묵소정을 향해 말했다.
“이번 영사문 장로들을 살해한 범인은 저희가 아니에요. 그리고 그들은 저희가 쫓고 있는 자들이기도 해요.”
유서하는 결연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 반드시 그들을 잡아서 저희의 누명을 벗고, 아가씨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도 밝히도록 할게요.”
묵소정이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유서하와 견무겸이 뇌옥을 걸어 나갔고, 진무량은 잠시 묵소정의 앞에 멈춰 섰다.
진무량은 묵소정의 머리에 가볍게 손을 올리고 무심하게 말했다.
“그럼 또 보자.”
그 말을 끝으로 진무량은 유서하와 함께 밖으로 통하는 통로를 향해 걸어 나갔다.
묵소정은 진무량의 손이 닿았던 머리를 매만지며 얼굴이 붉어졌다.
‘도무지 뭐가 거짓말인지 진담인지 모르겠다니까.’
* * *
적포신군 묵위현의 집무실에 두 사람이 자리하고 있었다.
상석에 앉은 사람은 그 방에 주인 묵위현이었고, 그와 마주 앉아 있는 자는 묵위현의 장남인 묵자강이었다.
“지금 당장 사로잡은 비천검문 일행을 죽여야 합니다! 연무장에 모였던 놈들도 겉으로만 아버지를 따르는 척했을 뿐, 지금쯤 사문으로 돌아가 불평을 털어놓고 있을 것입니다!”
묵자강이 항의하듯이 거친 목소리로 묵위현에게 말했다.
“이번 사건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일. 사파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비천검문 놈들을 죽여야만 합니다!”
묵자강은 일련의 사건에 대해서 좀 더 강경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여겼다. 그는 지금 당장에라도 비천검문 놈들의 목을 비틀어 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특히 눈매가 사나웠던 그놈! 감히 사파의 지존이신 아버지께 천연덕스럽게 반말을 뱉어대다니!’
“사파의 명예를 지키는 것은, 장로들을 죽인 놈을 찾아내서 그에 합당한 벌을 내리는 것이다.”
흥분한 묵자강을 향해 묵위현은 평온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저 비천검문 놈들을 죽이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서 영사문을 도발한 자들을 놓치는 것이야말로, 사파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니라.”
“장로들을 죽인 것은 비천검문 놈들이 확실합니다! 그게 아니면 왜 정체를 숨기고 이곳까지 찾아왔겠습니까?
“아직 아무것도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지 않느냐.”
묵휘현의 눈빛이 가라앉으며 짐짓 엄중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어떤 무리라 할지라도, 수장만은 가장 냉정하고 침착해야 한다. 결국 수장이 내린 결론에 따라 그 무리가 전부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수장은 어디로도 치우치지 않고, 가장 올바른 결론을 내려야만 하는 것이니라.”
묵위현의 진중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묵자강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아버님께서는 장로들을 죽인 범인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디에도 치우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 다만 비천검문이 뜬금없이 우리를 도발할 이유를 찾을 수가 없구나.”
영사문의 영역 안에서 장로들을 죽인 것은 사실상 정면승부를 선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허나 근래 비천검문은 전혀 그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았다.
묵위현이 말을 이었다.
“뭔가 석연치가 않아. 이번 사건은 숨겨진 일이 더 있는 것 같구나.”
그때 집무실 밖에서 다급한 영사문 무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주님! 가둬두었던 비천검문 놈들이 모두 탈옥을 했다고 합니다!”
묵자강이 인상을 찌푸리며 묵위현을 향해 말했다.
“뭣이! 이 무슨……. 아버지 어찌하실 것입니까?”
인상을 찌푸린 채 묵위현이 말했다.
“어쨌든 당장 그들을 놓칠 수는 없다. 장로들을 살해한 사건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되, 나머지는 전력으로 놈들을 쫓는다.”
“명을 따르겠습니다.”
당장 몸을 일으키려는 묵자강을 향해 묵위현이 말했다.
“탈옥한 놈들 중, 특히 위험한 자가 한 명 섞여 있다. 그러니 섣불리 공격하지 말고, 내게 보고하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하여라.”
“알겠습니다.”
묵자강이 신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평소 묵위현은 결코 허튼 소리를 함부로 내뱉지 않는다. 이번에도 반드시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묵자강은 자리를 박차고 집무실 밖으로 향했다.
이미 바깥에는 영사문의 무인들이 모여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 즉시 비천검문 놈들을 추격한다! 우선은 놈들의 위치를 찾는 것에만 주력하라.”
모여 있는 영사문 무인들을 향해 묵자강이 우렁찬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인근 문파들에게도 모두 전서를 보내라. 어떻게든 놈들을 찾아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