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극악무도-39화 (39/143)

39화. 거리에서 만난 소녀

2017.08.17.

진무량과 유서하, 견무겸은 황룡표국 일행을 떠나 부지런히 말을 타고 달렸다.

그들은 곧 사파의 영역에 돌입하였고, 그때부터는 더욱 은밀히 움직여 곧 영사문이 자리하고 있는 지역에 도착했다.

영사문은 곡아라고 불리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곳은 영사문을 포함한 여러 사파의 문파들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었다.

곡아에 도착한 유서하 일행은 거리를 가득 메운 행인들 때문에 말에서 내려 걸었다.

유서하는 한 손으로 말을 끌면서 주위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예상대로 곳곳에서 검을 차고 다니는 무림인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확실히 사파에서 유명한 영사문이 있는 곳이어서 그런지, 거리에 보이는 무림인의 수가 보통 마을보다 훨씬 많았다.

유서하는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살핌과 동시에, 지금까지 지나온 곳들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다.

“히이이힝!”

유서하가 은밀하게 주변을 살피며 걷고 있을 때, 진무량이 끌고 있던 말이 거칠게 투레질을 했다.

진무량은 별로 놀라지 않고 익숙하게 투레질을 하는 말을 진정시켰다. 그러자 흥분했던 말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온순하게 변했다.

유서하가 진무량을 향해 말했다.

“말이 당신을 참 잘 따르는 것 같네요.”

영사문까지 오면서 이와 비슷한 일은 빈번하게 일어났다.

진무량의 말은 특히나 성질이 난폭해서, 유서하나 견무겸이 가까이 가는 것만으로도 거칠게 날뛰었다. 허나 진무량에게만은 순한 양처럼 얌전했다.

진무량이 말했다.

“말을 다루는 건 익숙하니까.”

멸천대는 언제나 말을 타고서 천하를 누비고 다녔다.

진무량이 멸천대주로 있었을 적, 그를 상징하는 것들 중에 하나가 바로 함께 전장을 누비던 말, 흑풍이었다.

은소연에게서 받은 말은 오랜 시간 자신과 함께했던 흑풍과 많이 닮아있었다.

생김새는 조금 다르지만, 자존심이 센 성격뿐 아니라 주인으로 인정하지 않은 자들에게 낯을 가리는 것까지.

가만히 눈앞에 있는 말을 보다 보면, 과거 수많은 사지를 함께 뛰어넘었던 흑풍이 떠올랐다. 그러니 아무래도 더 마음이 갈 수밖에 없었다.

어쩔 때는 오랜 시간 자신의 곁을 지켜온 흑풍이 함께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안해질 때도 있었다.

유서하 또한 진무량이 얼마나 말을 아끼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은소연에게서 말을 받았을 때 진무량의 감정을 느꼈던 건 분명 착각이 아니었다.

진무량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까지는 여전히 파악할 수 없었으나, 그가 지금 어떤 심정인지 정도는 이제 알 수 있게 되었다.

미묘한 감정의 변화까지는 아직 모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그의 기분은 알게 된 것이다.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유서하는 조금이라도 진무량과 가까워진 것처럼 느꼈고, 순수하게 그 사실을 기뻐했다.

진무량은 자신을 바라보며 조그맣게 웃음을 띠고 있는 유서하를 향해 말했다.

“왜 혼자 웃고 있어?”

“아무것도 아니에요.”

유서하는 서둘러 입가에 웃음을 지우며 말을 이었다.

“일단 주변 객잔으로 가죠. 짐도 풀어야 하고, 말도 쉬게 해야 하니까요.”

주변에 적당한 객잔을 찾은 유서하는 조심스럽게 인파를 헤치고, 그곳을 향해 움직였다.

쿵!

객잔 입구에 거의 당도했을 때쯤, 그곳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벽을 치는 소리와 함께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서하가 그곳을 바라보니, 골목길에서 덩치가 산만한 사내 세 명이 어린 소녀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 중 가운데 있던 사내가 얼굴을 흉악하게 일그러뜨리며 소녀를 향해 말했다.

“네가 훔친 거 다 알고 있는데, 어디서 거짓말을 해!”

열다섯 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 여자 아이는 잔뜩 겁을 집어 먹은 듯, 눈을 내리깔고 겨우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전 정말 훔치지 않았어요…….”

이내 그 소녀의 눈가에 눈물까지 그렁그렁 맺혔다. 가뜩이나 귀여운 인상의 소녀인데 눈물까지 맺히니, 그 모습이 너무나 처량해 보였다.

어린 소녀가 위험하다고 생각되자, 유서하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움직였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유서하의 행동을 예측이라도 한 듯, 견무겸이 그녀를 제지하며 말했다.

“저희는 최대한 눈에 띄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조금만 더 지켜보다가, 저 아이가 정말 위험해진다면 그때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알았어.”

일리가 있는 견무겸의 의견에 유서하는 다급한 마음을 억누르며 대답했다.

유서하는 초조한 눈빛으로 위협을 받고 있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덩치가 큰 사내들은 일방적으로 소리를 질렀고, 어린 소녀는 겁을 집어먹고 제대로 대답도 하지 못했다.

어린 소녀의 작은 목소리는 덩치 큰 사내의 화를 더욱 돋웠다.

결국 답답함을 이기지 못한 덩치 큰 사내는, 자신의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네년이 한 걸 다 알고 있는데 언제까지 발뺌을 할 생각이야……!”

탁.

덩치 큰 사내는 치켜든 손은 본인의 의지와 달리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가 고개를 돌리니, 어느새 자신의 손목을 굳세게 움켜쥐고 있는 견무겸이 보였다.

견무겸은 덩치 큰 사내의 손목을 붙잡은 채 말했다.

“어린 아이를 억지로 몰아붙이다가, 결국 힘을 쓰는 것이 어른이 할 짓인가?”

덩치 큰 사내는 잠시 당황했던 기색을 감추고서 견무겸에게 발악하듯이 소리를 질렀다.

“넌 뭐야!”

“이 아이와 풀어야 할 것이 있다면, 힘을 쓰지 말고 어른답게 정중히 해결해라.”

“이 자식이 어디서 잘난 척 훈계질이야!”

덩치 큰 사내는 붙잡히지 않은 손으로 가까이 있는 견무겸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쯧.”

견무겸은 짧게 혀를 차면서 간단하게 목을 비틀어 덩치 큰 사내의 주먹을 피해냈다. 그리고 그의 손목을 살짝 꺾었다.

덩치 큰 사내의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비명을 질렀다.

“으아악!”

견무겸은 붙잡고 있던 상대의 손목을 순식간에 잡아당겨서 그의 입속에 쑤셔 넣어 버렸다.

“우웁!”

덩치 큰 사내는 졸지에 자신의 주먹을 입속에 넣게 되었다.

제대로 소리도 못 지른 채 발악하던 덩치 큰 사내는, 겨우 제정신을 차리고 입속에 박힌 주먹을 빼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다른 사내들이 견무겸을 향해 적의를 내비치며 다가갔다.

“감히 우리 형님을!”

“이 자식이 겁도 없이!”

견무겸은 달려드는 자들의 엉성한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실력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

겨우 삼류 정도의 수준. 그는 비천검문의 무공을 사용하지 않기로 정했다.

날아드는 주먹의 궤도를 쉽게 예측한 견무겸은, 상대의 공격을 피하면서 순식간에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곧장 그들의 복부에 주먹을 한 번씩 날렸다.

퍽! 퍽!

“컥!”

“꾸억!”

묵직한 견무겸의 주먹이 복부에 꽂힌 두 사내는 동시에 신음을 내뱉었다.

삼류 무공조차 제대로 익히지 못한 그들에게 견무겸의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처음 견무겸에게 손목이 꺾였던 덩치 큰 사내는 바닥에 쓰러진 채로 눈알을 굴리며 상황을 살폈다. 그는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음을 직감하고 급히 몸을 일으켜 도망치며 외쳤다.

“튀어라!”

그 외침에 따라 쓰러졌던 사내들도 몸을 절뚝거리면서 덩치 큰 사내의 뒤를 따랐다.

견무겸은 그들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위협을 당하던 소녀를 바라보았다.

어느새 소녀의 옆에는 유서하가 다가가 있었다. 그녀는 쓰고 있는 죽립을 살짝 들어 올리면서 소녀의 상태를 살폈다.

“다친 곳은 없니?”

유서하의 질문에 갑자기 소녀의 큰 눈망울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져내렸다.

“……네. 흑흑.”

소녀는 대답을 한 후에 울음을 참듯이 숨을 거칠게 들이마셨다.

유서하는 몸을 낮춘 채, 소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괜찮아.”

소녀는 입술을 내민 채 서글프게 흐느끼더니,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흐에에엥!”

큰 소리로 울어 젖히기 시작한 소녀는 쉽게 울음을 멈출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휴우.”

유서하는 난감한 듯이 한숨을 쉬었다.

서글프게 우는 소녀의 울음소리에 점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이처럼 처량하게 울고 있는 소녀를 버려두고 갈 수는 없었다.

마음을 굳힌 유서하가 견무겸을 향해 말했다.

“일단 진정이 될 때까지 데리고 있자.”

* * *

유서하 일행은 길에서 만난 소녀를 데리고 가까운 객잔으로 향했다.

객잔 안에 들어온 이후로도, 소녀의 울음은 그칠 만하면 다시 이어지기를 반복했다.

유서하는 소녀를 달래며 간신히 이름 정도만 들을 수 있었다. 소녀는 자신의 이름을 묵소정(黙少情)이라고 말했다.

“흐윽. 흐윽.”

묵소정의 울음이 그치는 것처럼 보이자 얼른 유서하가 물었다.

“소정아. 왜 그곳에 있었던 거니?”

“흑흑…… 흐에에엥!”

유서하는 다시 서글프게 울기 시작하는 묵소정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어떤 상황인지 말을 해야 도와줄 수 있을 텐데, 물어보면 그저 울기만 하니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평소라면 묵소정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천천히 그녀를 도와주었겠으나, 이곳은 영사문의 영역. 서둘러 영사문의 대한 조사를 해야 할 때에 우는 아이를 느긋하게 돌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렇다고 이렇게 서럽게 우는 아이를 내칠 수도 없으니,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은 묵소정이 울음을 그치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마음을 추스른 뒤, 도움을 줘도 늦지 않을 것이다.

결단을 내린 유서하가 진무량을 향해 말했다.

“저랑 무겸은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잠깐 나가볼게요. 소정이를 두고 갈 테니, 잠시만 돌봐주세요.”

“그러지.”

진무량은 앉아있는 의자 등받이에 편안히 몸을 기대면서 대답했다.

견무겸은 진무량을 바라보며 ‘설마 잡아먹는 것은 아니겠지.’ 라고 생각했으나,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유서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을 안고 견무겸과 함께 방을 나갔다.

유서하가 떠나자, 묵소정은 더 큰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흑! 흑! 흐에에엥!”

진무량은 잠시 묵소정의 울음소리를 듣다가 짜증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거짓 울음인거 다 알고 있으니까, 시끄럽게 굴지 마.”

진무량이 말이 끝나는 순간, 한껏 서럽게 흐느끼던 묵소정의 울음이 거짓말처럼 그쳤다.

묵소정은 소매로 슥슥 자신의 눈물을 닦아냈다.

눈이 벌겋게 충혈되고 콧물까지 흐르고 있었으나, 그녀의 눈빛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역시 오라버니는 눈치채고 있는 것 같았어.”

방금까지 가늘게 떨리던 목소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평온한 말투로 묵소정이 말했다.

“누가 네 오라버니야?”

“누구겠어? 여기 있는 사람이 나 말고 오라버니밖에 없는데.”

묵소정은 십 대 소녀 특유의 반짝이는 눈빛으로 진무량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근데 오라버니는 왜 내가 거짓말하는 걸 알면서도 일행들에게 말하지 않았어?”

“남의 일에 신경 쓰지 말고, 시끄러우니까 얼른 나가.”

묵소정은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진무량을 바라보았다.

‘왜 내가 거짓말을 하는 걸 알면서도 동료들에게 말하지 않았을까.’

한껏 머리를 굴리던 묵소정은 진무량의 생각을 눈치챘다는 듯, 우쭐해진 어조로 말했다.

“오라버니는 같이 있던 사람들하고 사이가 좋지 않은 거구나. 그치?”

진무량은 아예 상대를 하지 않을 생각으로 묵소정의 말을 무시했다.

허나 그의 의도와 달리, 묵소정은 대답을 하지 않는 진무량을 보면서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고 확신했다.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묵소정이 말했다.

“역시 그럴 줄 알았어. 하여간 난 눈치가 너무 빨라서 문제라니까.”

“…….”

“사실 내가 연기하는 것도 오라버니한테는 안 통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어. 오라버니는 속고 있다는 낌새가 전혀 없었거든.”

진무량은 끝없이 혼자서 조잘대는 묵소정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묵소정의 예상대로, 그녀가 거짓 연기를 하는 것은 곧바로 알아차렸다.

다만 특별히 그것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묵소정이 무공을 익힌 흔적도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굳이 그녀가 연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유서하에게 말해줄 이유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어쩌다가 묵소정과 둘만 남겨지게 된 것이다. 하여 적당히 그녀를 쫓아버리고 혼자 조용히 휴식을 취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묵소정은 떠나지 않고, 혼자서 끝없이 재잘거리고 있었다.

“오라버니가 나를 그저 그런 도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건 절대 아니야. 지금 상황이 좀 꼬여서 그렇지……. 그보다 그 돼지 같은 놈들이 만약 내 몸에 손가락 하나라도 갖다 댔어봐. 그럼 그놈들…….”

슬슬 쉬지 않고 떠드는 묵소정이 짜증나기 시작한 진무량이 말했다.

“네가 도둑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어. 겉으로 보이는 것들을 뺀다면, 네가 차고 있는 값비싼 팔찌나 신고 있는 당혜는 도둑질로 가질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니까.”

쉴 새 없이 조잘거리던 묵소정의 입이 단번에 멈췄고, 진무량의 말이 이어졌다.

“보통 사람들이 엄두도 못 낼 정도의 값비싼 물건을 가지고 있는 보아 꽤나 부잣집 꼬마인 것 같고. 근데 호위도 없이 돌아다니면서 좀도둑질을 하는 걸 보면 가출이나 한 거겠지.”

“…….”

“뭐 어쨌든, 지금쯤 철없는 아가씨를 찾고 있는 사람이 꽤 많을 거야.”

정곡을 찔린 묵소정은 낯빛이 굳으며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오라버니도 눈치가 제법이네.”

묵소정은 앞으로 진무량이 어떻게 행동할지 눈치를 살폈다.

진무량은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 그럼 얼른 사라져.”

묵소정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 그게 전부야?”

지금까지 묵소정이 만났던 상대들과 진무량의 반응은 달랐다.

수없이 많이 가출하면서 가끔 자신의 정체가 드러났던 적도 있었다.

그때마다 보였던 사람들의 반응은 늘 똑같았다.

초라한 행색이었을 때는 관심조차 주지 않던 사람들의 반응이 순식간에 변하는 것이다.

갑자기 태도가 변해서는, 탐욕스러운 눈빛을 감추면서 거짓 연기를 시작한다. 그러고는 어느 가문의 자제인지묻거나 안전하게 데려다 주겠다는 등, 입 발린 소리를 지껄이곤 했다.

가끔 초라한 행색일 때 자신을 도와주려던 사람들도 있었으나, 그들은 자신의 사정 따윈 알고 싶어 하지도 않으면서 의미 없는 설교나 해댈 뿐이었다.

묵소정이 말했다.

“그게 끝이야? 하다못해 어느 가문 출신인지도 안 물어봐? 한몫 크게 잡을 수도 있잖아.”

“그럴 생각 없고, 너한테 아무런 관심 없으니까 빨리 사라져.”

묵소정은 한참동안 조용히 진무량을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거짓으로 웃으며 행동했다.

수없이 봐왔던 어른들의 가식적인 모습들.

일부러 심한 장난을 쳤을 때도, 주위 사람들은 모두 억지웃음만 지을 뿐 한마디도 나무라지 않았다.

속마음은 뻔히 보이는데.

그래서 한 번쯤은 만나보고 싶었다.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사람을.

묵소정이 진무량을 향해 말했다.

“오라버니는 이름이 뭐야?”

“그건 또 왜?”

“오라버니한테 관심이 생겼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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