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극악무도-20화 (20/143)

20화. 비밀 (2)

2017.06.11.

유월천의 태도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주저함도 없었다.

진무량을 이용하려는 계획이 무림에 퍼지게 되면 분명 반감을 살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유월천이 이처럼 확고하게 뜻을 굳힌 이유는 하나.

강호에 숨어서 암약하고 있는 구중련이라는 세력 때문이었다.

오랫동안 구중련을 쫓아온 유월천은 누구보다 사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으나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을 뿐이다.

구중련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 당장 노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까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허나 한 가지는 확실했다.

그런 거대한 힘을 암암리에 모은 자들은 결코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이제 조금씩 그 발톱을 드러내려 한다는 것을.

머뭇거리던 유서하가 유월천을 향해 말했다.

“꼭 이런 식으로 진무량을 이용해야만 할까요?”

유월천이 생각하는 바를 완전히 모르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약점을 잡고 누군가를 이용해서 목적을 이루려는 방식은 쉽게 납득할 수가 없었다.

“아비가 너를 혈마옥에 보내기 전에 했던 말을 기억하느냐?”

유월천의 물음을 듣고, 유서하는 잠시 망설이다가 이내 대답했다.

“기억하고 있어요.”

“너의 생각보다 진무량은 훨씬 더 위험하고, 상상 이상의 능력이 있는 자란다. 그를 잘만 이용한다면 능히 강호의 부는 피바람을 막을 수도 있어.”

유월천은 진무량의 비범함을 그 누구보다 인정하고 있었다.

진무량은 무림 최악의 공적이라 칭해진다. 그 말을 조금만 달리 생각해 보면, 모든 무림인이 위협적인 존재라고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무량의 능력을 인정하는 이유는, 유월천이 직접 진무량과 검을 섞어보았기 때문이었다.

무인은 검을 통해서 자신을 증명하는 법.

사흘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진무량과 검을 섞으면서 유월천은 그의 강함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유서하가 말했다.

“그럼 앞으로 진무량을 어떻게 할 생각이시죠?”

“당장 그를 사용할 수는 없겠지. 일단은 너의 호위로 쓸 생각이다.”

“아버지…….”

유월천이 유서하의 말을 잘랐다.

“너는 앞으로 구중련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야 한다.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는 알고 있지 않느냐.”

유서하는 다시 한번 침묵을 지켰다.

구중련을 조사하는 임무를 원했던 것은 유서하 본인의 의지이기도 했다.

거대한 힘을 가진 구중련과의 분쟁이 일어난다면 많은 피가 흐를 것은 자명 사실. 유서하는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고 싶었다.

유월천이 말했다.

“지금 당장 움직이라는 뜻은 아니다. 네게도 시간이 필요할 테니, 일단은 쉬면서 생각을 정리하여라.”

유월천 역시 진무량을 유서하의 옆에 두는 것이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허나 진무량을 유서하의 옆에 두는 것은 미리 계획했던 일이었다.

유월천은 구중련을 조사하는 데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유서하라고 판단했다.

유월천은 정파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명성이 드높았기에, 숨어있는 구중련을 조사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구중련에 대해 조사하려면 주변의 눈에 띄지 않게 비밀리에 움직여야 할 때가 많을 것인데, 아무래도 유월천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구중련의 능력을 생각해봤을 때, 저들은 이미 유월천의 존재를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뛰어난 상대에게 타격을 입히는 것은 쉽지 않다. 허나 상대가 생각하지 못한 의표를 찌른다면 반드시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법.

그렇기에 유월천은 유서하를 통해서 구중련의 의표를 찌를 생각이었다.

아직 무림에서 아무런 이름도 떨치고 있지 않은 유서하를, 단지 검선의 여식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주목하고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허나 그럼에도 구중련을 조사하다 보면 너무나 많은 위험이 따를 것은 자명한 일.

유월천은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진무량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내공을 잃었다 해도 진무량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으나, 유월천은 총명하고 명석한 유서하를 믿었다.

유월천이 유서하의 이름을 부르며 말했다.

“서하야. 나는 누구보다 너를 믿는단다. 그럼에도 네게 꼭 당부해두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건 진무량을 믿지 말라는 것이다.”

역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진무량이 마교로 돌아가게 되는 경우였다.

자신의 봉인을 풀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강호라는 곳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정파의 구역 안에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대처할 수 있지만, 마교는 자신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었다.

유월천이 말을 이었다.

“진무량이 옳은 말을 백 번 한다는 것은 너를 속이기 위한 한 번의 거짓말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 녀석은 언제나 상상도 못할 짓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놈이니, 항상 주의해야 한다.”

어떤 일이건 간에 큰 효과를 보는 것에는, 반드시 그에 합당한 위험이 따르는 법.

구중련을 상대하기 위해서 진무량이라는 위험을 감수한다면 최고의 효과를 내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그야말로 최악의 경우가 찾아올 것이었다.

“알겠어요. 아버지.”

힘없는 유서하의 목소리에는 아직도 망설임이 남아있었다.

* * *

호남성 남쪽에 위치한 영덕(英德)에서는 늘 평소 때와 같은 한가한 오후가 이어지고 있었다.

가구 숫자가 적은 영덕에서도 후미진 뒷골목에 위치한 소명객잔에는 만풍방(萬豊幇) 소속 지정수와 그의 동료들이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지정수는 임무를 무사히 마쳐서 흥이 올랐는지, 술을 마시며 동료들과 큰소리로 떠들어댔다.

이런 저런 잡담을 나누며 취기가 거나하게 올랐을 때쯤, 소명객잔 안으로 일련의 무리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저벅. 저벅.

묵직한 발걸음 소리를 내며 모습을 드러낸 그 무리의 숫자는 거의 백 명에 가까울 정도였다.

그들은 모두 평범한 무복을 입고 있었는데, 특이한 점은 모두 제 키보다 훨씬 큰 창을 들고 있었다는 것뿐이었다.

동료들과 술을 마시던 지정수는 의아한 눈길로 소명객잔을 찾은 일련의 무리들을 살폈다.

소명객잔은 번화가와 떨어져 있는 데다 음식의 맛도 그리 좋지 못해서, 단골손님을 제외하면 항상 사람이 별로 없는 곳이었다.

그런 곳에 갑자기 저런 대인원이 찾아오니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모습은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초라한 행색이었다.

마치 먼 곳에서 쉬지 않고 움직이다가 오랜만에 이곳으로 쉬러 온 것 같았다.

이내 무리를 이끄는 것으로 보이는 사내가 입을 열었다.

“주인장.”

그 소리를 듣고, 평범한 인상의 소명객잔의 주인장이 얼른 달려 나갔다.

“어서 오십시오! 바로 주문하시겠습니까?”

소명객잔의 주인장이 반갑게 손님을 맞았다.

평소 장사가 잘 되지 않는 소명객잔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손님들이 찾아오니 주인장의 기분이 한껏 좋아진 상태였다.

무리를 이끄는 것으로 보이는 사내가 대답했다.

“여기서 식사를 할 것이 아니고, 이동하면서 먹을 수 있는 것이 필요하오. 보관이 가능한 음식을 모두 사겠소.”

“알겠습니다! 금방 준비해 드릴 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주인장은 대답을 마치고 얼른 주방으로 들어갔다.

잠깐 동안 일련의 무리들을 살피던 지정수는 잠깐 동안 그들의 정체가 궁금했으나 이내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저들이 누구든지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지.’

지정수는 임무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었고, 오랜만에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있는 지금 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지정수의 동료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다시 잔에 술을 가득 채운 뒤 한 번에 들이켰다.

“크! 좋다!”

착착 감기는 술맛은 절로 탄성을 불렀다.

지정수가 다시 술잔에 술을 따르며 마주보고 있는 만풍방 동료를 향해 물었다.

“자네, 안휘 쪽 사건을 담당하고 있지 않나? 요새 한참 그쪽이 시끄럽던데.”

만풍방은 정보를 사고파는 조직이었다. 정보업계 중에서도 꽤나 규모가 큰 곳이었는데, 각지에 지부를 운영하고 있어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안휘의 정보도 알 수 있었다.

지정수의 맞은편에 앉은 사내는 꽤나 시달렸다고 투덜거리며 술잔에 술을 가득 따라 단숨에 비웠다.

“말도 말게나. 뜬금없이 귀혈악인이 살아있다는 소문이 퍼져서, 그에 대한 조사를 하느라고 진땀을 뺐다네.”

챙그랑!

갑자기 뭔가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정수는 자연스럽게 그 소리가 들린 곳을 쳐다보았다. 그가 바라보고 있는 곳에는, 방금까지 소명객잔의 주인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사내가 보였다.

‘뭐, 뭐하는 거야?’

그 사내의 손에는 깨진 찻잔에 파편들이 박혀있었다.

손으로 움켜쥐어 찻잔을 깨뜨린 것처럼 보였는데, 의아한 것은 얼른 파편을 털어내는 것이 아니라 더욱 세게 그것을 쥐고 있다는 점이었다.

깨진 찻잔의 조각들이 손에 박혀 시뻘건 피가 뚝뚝 흐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내는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

그 사내는 불쑥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지정수와 동료들이 있는 곳을 찾아갔다.

“방금 한 말 좀 더 자세히 말해보시오.”

지정수는 난데없이 찾아와서 아무런 양해도 구하지 않고 말을 거는 사내가 곱게 보이지 않았다.

“예의가 없는 사람이로군. 이름을 밝히지도 않고 갑자기 찾아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오?”

그 사내의 이름은 연시우. 과거 멸천대의 이 조장으로 진무량의 수하였던 사내였다.

물론 연시우는 지정수에게 이름을 밝힐 생각이 전혀 없었다. 정파의 영역 안에서 이름을 밝혔다가 혹시라도 자신의 정체가 탄로날까 봐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멀리 있는 비천검문까지 가는 동안 가장 중요한 건 신분이 발각되지 않는 것이었다.

연시우는 대답 대신 가지고 있던 은자가 들어있는 주머니를 꺼내 지정수가 앞에서 부었다.

투두두두둑.

막대한 양의 은자가 바닥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

연시우가 말했다.

“방금 한 말…… 귀혈악인에 대해 아는 모든 것을 말하시오.”

지정수는 떨어진 은자들을 바라보며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바닥에 떨어진 은자만 하더라도, 자신이 몇 년 동안 일해야 간신히 벌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었다.

만풍방의 규칙대로라면 정보를 사고파는 건 수집책인 자신들의 몫이 아니었지만, 눈앞의 은자들을 보는 순간 규칙 같은 건 머리에서 지워져 버렸다.

지정수의 동료가 떨리는 목소리로 연시우를 향해 말했다.

“안휘에서 귀혈악인이 살아있다는 소문이 잠깐 퍼졌소. 그래서 조사를 해보았으나, 그 뒤로 귀혈악인에 대한 흔적이 어떤 것도 나오지 않더군. 그래서 헛소문일 것이라 추정하고 있소."

“…….”

연시우는 순간적으로 자신이 너무 흥분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이 아는 진무량이라면, 숨고자 마음먹는다면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을 사람이었다.

만에 하나 정체를 들켰다면 상대를 모조리 죽여 입을 막았을 것이었다. 그러니 소문이 퍼진다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했다.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린 것인가.’

연시우는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지정수는 연시우가 돌아가자 재빨리 은자를 챙겼다.

이미 그의 머릿속에 연시우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오로지 이 많은 은자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밖에 없었다.

잠시 후, 소명객잔의 주인장이 육포를 비롯해서 말린 음식들을 한가득 내어왔다.

멸천대의 무인들 몇몇이 음식들을 받았고, 연시우는 음식의 값을 지불했다.

“가자.”

그리 크지 않은 연시우의 목소리에 모든 멸천대 무인들이 반응했다.

순차적으로 밖으로 나간 멸천대 무인들은 자신들이 말을 묶어둔 곳으로 향했고, 연시우도 자신의 애마 청풍의 훌쩍 올라탔다.

이제 겨우 정파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곳에 도착했을 뿐이었다. 호북에 있는 검선의 문파, 비천검문까지 거리는 아직도 많이 남았다.

게다가 이 많은 인원을 이끌면서도 정체를 감춘 채 움직여야 하니 이동 속도가 느려, 비천검문까지 언제쯤 도착할 수 있을지 쉽게 예측할 수가 없었다.

대주의 원수인 검선을 죽이기 위해 정파의 땅을 밟는 순간, 이미 살아서 돌아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허나 복수를 시도하지도 못한 채 허무하게 죽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이럇!”

연시우가 힘차게 외치며 청풍을 달리게 했다.

연시우와 그를 따르는 멸천대원들이 말을 타고 바람처럼 내달렸다.

그들의 목적지인 비천검문을 향해서.

* * *

달이 구름에 가려 유난히 어두웠던 밤이 지나가고, 상쾌한 바람이 부는 새벽이 찾아왔다.

진무량은 자신이 머물고 있는 방에서 나와 객잔에 밖으로 향했다.

유월천의 속내를 알게 된 지도 어느새 시간이 꽤나 흘렀다. 유서하는 진무량, 견무겸과 함께 일단 남궁세가를 나와서 그 근처에 있는 객잔에 머물고 있었다.

유서하는 남궁세가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난 소천광과 손무엽에 대해 유월천과 논의하고 앞으로 계획을 짜는 중이었다.

물론 진무량은 그들이 하는 일에 일말의 관심도 없었다.

공터로 나온 진무량은 손이 닿는 곳에 창을 내려놓고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진무량의 일상은 유월천과 만난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진무량은 새벽녘에 잠에서 깨서 사람이 없는 공터를 찾았다. 그리고 내공을 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거나 창을 휘두르면서 몸을 단련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더라도 진무량이 반드시 지키는 철칙이 그것이었다.

당장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내공을 되찾을 수 있는 실마리를 찾거나 몸을 단련하는 것이 전부였다.

“후우.”

진무량이 크게 심호흡을 했다.

내공을 사용할 수 없는 몸으로 세 시진 이상 잠을 자지 않고, 음식을 먹을 때 빼고는 언제나 창술을 연마하다 보니 몸이 지칠 만도 했다.

진무량이 가만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천천히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를 생각했다.

당장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역시 마교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곳으로 돌아간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 해도 유월천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내공을 찾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마교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포석은 깔아두었으니, 반응을 기다려야겠지.’

마교의 첩자인 벽영오에게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렇다면 반드시 마교에서도 움직임을 취할 것이었다.

다만 그 움직임이 득이 될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마교에는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보다 견제하는 쪽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내공을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오히려 마교 쪽에서 먼저 공격을 할 수도 있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공을 되찾는 일이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마교에서 반대하는 세력들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언제나 그렇듯 발아래로 기어들어갈 테니까.

그리고 그 순간부터 유월천의 대한 복수를 시작할 것이다.

진무량이 감은 눈을 떴다.

얼핏 발소리가 들려오는가 싶더니, 이내 익숙한 여인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유서하였다.

진무량이 말했다.

“꽤나 오랜만이군. 무슨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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