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세일소-103화 (103/201)

#   103 - 광세일소_한추영 - 1517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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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화산검전(華山劍戰) (7)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모두 어디론가 사라지고 어느새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고 보니 독고양에게 정작 가장 중요한 중양신공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했다.

석추명은 망연자실한 기분이 들었다. 독고양을 만나려고 신교의 추격대에 쫓기고, 화산파 장문인과 제자들을 속이면서까지 검동으로 들어왔지만 그의 괴팍한 성격을 생각하면 이 모든 것이 다 부질없는 짓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석추명은 불길한 생각을 떨쳐 내려고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어쨌든 검동에 들어와서 독고양 선배를 만나지 않았는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직 모를 일이다. 이렇게 쉽게 포기할 수는 없다. 스승님, 제가 버틸 수 있도록 힘을 주십시오.

다시 마음을 다져 먹은 다음 고개를 들었다. 마침 어슴푸레 먼동이 뜨고 있어 어제와는 달리 주변 사물이 조금씩 눈에 들어왔다. 자신이 서 있는 곳은 끝을 알 수 없는 만장절벽으로 어젯밤 자신이 달려왔던 허공 위의 다리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절벽 너머로는 운무만 자욱했다.

절벽 반대편으로는 화산에서는 볼 수 없는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었다. 검동(劍洞)은 낙안봉 근처에 있는 골짜기가 분명한데 골짜기 안에 또 다른 세상이 있어 전경(全景)이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았다.

석추명은 주위를 한번 살펴보려는 생각에 즉시 경공을 펼쳐 동쪽으로 달렸다. 몇 리를 채 못 가서 수백 년은 된 듯한 거대한 나무들이 하늘을 가리며 울창하게 자라는 수림이 나타났다. 그 수림의 한가운데는 맑고 시원한 물이 굼실대며 흐르는 제법 큰 개천이 있었고, 수림 끝에는 깎아지른 절벽이 구름을 뚫고 솟아 있었다.

지금까지 석추명이 달려온 거리만 하더라도 20리는 족히 될 텐데 그 어디에도 인적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화산십수들도 모두 어디로 숨었는지 한 명도 찾을 수가 없었다.

수림 끝 절벽에 다다른 석추명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아침 햇살에 바람마저 잦아든 듯 검동 전체가 오롯이 적막 속에 빠져 있었다.

석추명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까마득한 절벽 위에서 독수리 한 마리가 먹이라도 발견했는지 공중을 선회하고 있었다. 저놈 아침밥이 무얼까 싶어서 독수리가 선회하는 절벽 아래로 눈길을 돌리는데 별안간 어디선가 다급한 짐승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응?”

날카롭게 울부짖는 그 소리는 겁에 잔뜩 질린 듯했다. 석추명은 측은한 마음이 들어 즉시 그 소리가 나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수십 장 앞으로 나아가자 놀랍게도 온몸이 눈처럼 새하얀 작은 짐승 한 마리가 막다른 바위벽에 내몰린 채 커다란 구렁이 두 마리에 둘러싸여 애처롭게 울고 있었다.

구렁이 한 놈은 금빛이고 다른 놈은 은빛으로 길이가 10여 척이 넘고 굵기가 어른 허벅지만 했다. 특이한 것은 두 마리 모두 대가리 옆에 커다란 용 지느러미 같은 것을 달고 눈앞의 짐승을 향해 독이 오른 듯 활짝 펼치고 있었다.

“세상에 저런 구렁이가 있던가? 혹시 말로만 듣던 영물(靈物)인가?”

구렁이 두 마리는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다가 번갈아 흰털 짐승을 맹렬히 물려고 했지만, 그 짐승의 움직임이 어찌나 빠른지 공격이 번번이 실패했다. 심지어 석추명 자신의 공력으로도 그 짐승의 움직임을 쫓아갈 수 없을 정도였다.

“저게 뭐지? 고양이인가? 아니 여우인가?”

그 짐승의 생김새는 고양이와 여우를 합쳐 놓은 것 같았는데 두 귀가 유달리 크고 길었으며 그사이에 작은 뿔 하나가 솟아 있었고, 놀랍게도 꼬리가 두 개였다. 그뿐만 아니라 신기하게도 두 눈 색깔이 파란색과 주황색으로 서로 달랐다. 세상에 이런 짐승이 있다니 석추명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 짐승은 구렁이의 공격을 잽싸게 피하며 쉴 새 없이 애절한 울음소리를 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석추명은 그 짐승을 구해주려고 돌멩이 두 개를 주워들고 구렁이 머리를 향해 하나씩 세차게 튕겨냈다. 대가리에 돌멩이를 정통으로 맞은 구렁이들은 온몸을 비틀며 괴로워했다. 적지 않은 내력을 실어 튕겼건만 가죽이 얼마나 두꺼운지 두 마리 모두 꿈틀거리기만 할 뿐 죽지는 않았다.

구렁이가 돌멩이에 맞아 경계를 풀자 안에 갇혀 있던 흰 짐승이 순식간에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 짐승은 고양이처럼 석추명의 다리에 제 몸을 비비며 한번 갸르릉 울더니 숲속으로 쏜살같이 사라졌다. 그 짐승이 사라지자 구렁이 두 마리도 어느 틈엔가 사라지고 없었다.

석추명은 신기한 동물들이 사라진 방향을 잠시 쳐다보다가 다시 검동을 둘러보기로 하고 이번에는 서쪽으로 움직였다.

검동은 상당히 넓어 좌우 너비가 2-30리가 넘었다. 다만 특이하게도 자신이 건너온 곳만 제외하면 삼면이 모두 하늘에 닿을 듯이 아득한 만장절벽으로 에워싸여 있었다. 절벽의 표면이 거울처럼 매끈한 데다 미끌미끌한 이끼마저 자라고 있어 제아무리 경공의 대가라 하더라도 날개가 없는 한 절벽을 넘어 나가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검동으로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통로는 자신이 들어온 길이 유일한 것 같았다. 물론 그 길도 까마득한 낭떠러지기는 매한가지였지만.

석추명은 30일 동안 독고양의 말대로 수련이나 하기로 했다. 그동안 쫓겨 다니느라 사실 제대로 수련을 하지 못했다. 마침 여기는 자신을 방해할 사람이 없으니 스승이 전수해준 숭양일기검을 좀 더 세밀하게 수련할 수 있었다.

그렇게 수련에 재미를 붙이다 보니 7일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8일째 되던 날, 그날도 석추명은 나무 열매를 따 배를 채우고 다시 수련을 시작하려는데 눈앞에 며칠 전에 자기가 구해주었던 여우고양이가 나타나서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하얀 털이 푹신해 보이는 그 짐승은 고양이보다 귀여웠다.

“우리 구면이로구나, 그렇지?”

석추명이 반가운 마음에 손을 내밀자 그놈이 쪼르르 달려와 냄새를 맡는가 싶더니 금세 자기의 팔을 타고 어깨로 올라가 앉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하얀 털이 수북한 꼬리를 마치 목도리처럼 석추명의 목에 두르더니 꼬리 끝을 살랑살랑 흔들며 뺨을 간지럽혔다.

“간지러워, 그만해.”

석추명이 웃으며 말하는데 눈앞에 똑같이 생긴 짐승이 한 마리 더 나타났다. 어깨 위의 놈은 하얀 녀석인데 눈앞에 있는 녀석은 온통 털이 새까맣다는 게 차이점이었다. 이 녀석의 눈 색깔은 연두색과 연한 보라색으로 마치 감람석과 자수정이 한 알씩 박혀 있는 듯했다.

“친구를 데려왔구나.”

검은 녀석이 나타나자 어깨 위에 있던 하얀 녀석이 고개를 들어 검은 녀석을 바라보더니 다시 금세 풀쩍 뛰어 그 녀석에게 다가갔다. 흑백 두 마리의 짐승은 무척 친한 듯 서로 몸을 비비며 갸르릉 거리더니 석추명을 바라보며 따라오라는 듯 낮게 울었다.

석추명은 신기한 마음에 걸음을 내디디며 그 녀석들 뒤를 쫓자, 두 짐승은 곧 달리기 시작했다. 몸집이 고양이 정도밖에 안 되는데 걸음이 무척 빨랐다. 석추명은 괜히 은근히 호승심이 생겼다. 그래도 명색이 무공고수인데 고양이에게 뒤져서야 되겠는가. 그러나 공력을 전력으로 끌어올려 경공을 전개해도 그 두 마리의 짐승을 앞서갈 수는 없었다.

한참을 달려가던 고양이가 거대한 나무 앞에서 갑자기 걸음을 멈추며 갸르릉 소리를 냈다. 그 나무는 어른 서너 명이 양팔을 펼쳐도 다 감싸지 못할 만큼 둘레가 두꺼웠다. 그 나무 밑동에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큰 구멍이 파여 있었다.

석추명은 이상한 생각이 들어 그 구멍을 살펴보다가 깜짝 놀랐다. 그 나무 속에 사람이 한 명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이 아닌가. 옷차림을 보아하니 화산십수 중 한 명이 분명했다.

석추명이 얼른 들어가 그 사람을 흔들었다.

“이보시오, 이보시오!”

쓰러진 사람은 기광(基光)이라는 사람이었다. 검동에 들어오기 전 대연각에서 장문인이 화산십수들을 하나하나 소개했기에 석추명은 화산십수들의 얼굴과 이름은 알고 있었다.

몇 차례 흔들었지만 기광은 깨어나지 않았다. 혹시 숨이 끊어진 것은 아닌가 싶어 코끝에 손을 대어보고, 맥박이 뛰는지 확인도 해보았으나 다행히 별 이상은 없었다. 그렇다면 설마 잠든 것인가? 그러나 그것도 말이 되지 않았다. 화산십수 정도의 고수라면 아무리 깊은 잠이 들었어도 자신이 다가오면 즉시 알아챌 텐데 기광은 석추명이 아무리 흔들어도 깨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독인가 싶어서 손톱 밑과 입술을 확인해 보았지만 역시 특별한 증상은 없었다.

그때 하얀 고양이가 갸르릉 하고 울더니 기광의 코 주위를 킁킁거리며 냄새 맡았다.

“왜 그러는 거야?”

석추명은 영문을 몰라 하얀 고양이를 기광의 얼굴에서 떼어 놓았지만 이번에는 검은 고양이가 기광의 얼굴 주위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고는 갸르릉 하고 울었다. 짐승들이 뭐라고 자신에게 알려주는 것 같았으나 말이 통하지 않으니 답답했다.

잠든 것 같은 기광의 모습을 한참 바라보던 석추명의 머릿속에 사소혜가 자랑하던 말이 문득 떠올랐다.

“내 사시산(四時散)을 맡은 사람은 꼬박 하루가 넘도록 잠이 들죠. 열두 시진이 지나기 전에는 아무리 흔들어도 절대 깨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 오독신교의 몽혼약이 무섭죠. 호호호, 대주님도 재우고 싶은 사람 있으면 말만 하세요. 아니면 직접 몸으로 확인해 보실래요?”

설마 몽혼약인가? 몽혼약이라면 말이 되었다. 지금 기광의 증상은 깊이 잠든 사람과 똑같았다. 하지만 누가 감히 화산십수에게 몽혼약을 쓴단 말인가?

또 하나 이상한 점은 그렇게 몽혼약을 써서 재운 다음, 사람이나 짐승이 쉽게 찾지 못하도록 나무 밑둥 아래 숨겨 두었다는 점이었다. 화산십수의 원수가 뭣 하러 그런 수고를 했을까?

석추명은 혹시 기광이 깨어날까 봐 옆에서 3일을 지켜보았으나 기광은 도무지 깰 생각을 하지 않았다. 석추명은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누가 화산십수를 노리는 것일까?

3일이 지나자 석추명을 기광에게 이끌고 나서 사라졌던 고양이들이 다시 나타났다. 그러고는 이번에도 석추명을 향해 지난번처럼 갸르릉 하고 울더니 어디론가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이상한 생각에 석추명은 즉시 경공을 발휘하여 고양이를 뒤쫓았다.

몇 리쯤 갔을까? 이번에는 작은 바위 동굴 속으로 고양이 두 마리가 쏙 들어갔다. 석추명은 만일을 대비해서 공력을 끌어올려 단단히 경계태세를 갖추고 동굴 안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앗!”

석추명은 이번에도 놀라 짧게 소리를 질렀다. 동굴 안에는 또 한 명의 화산십수가 쓰러져 있는 것이 아닌가. 얼른 달려가 살펴보니 증상이 기광과 똑같았다. 이 사람도 몽혼약에 빠진 듯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어떤 놈이 감히 이런 무도한 짓을 한단 말인가?”

벌써 두 명의 화산십수가 당했다. 누구 짓인지는 모르지만 어쩌면 제3, 제4의 희생자가 또 생길 수도 있었다. 누군가가 또 당하지 않도록 막아야 하지만 도대체 누구 짓인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어디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석추명은 자신을 동굴로 데려온 고양이 두 마리에게 눈길을 돌렸다. 저 두 영물이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저 둘을 따라왔더니 몽혼약에 중독된 사람들을 찾았다. 무엇인가 특이한 능력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혹시 몽혼약에 중독되기 전에 미리 알 수는 없을까?

석추명이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중독되기 전에 막아야 하는데 얘들아 미리 좀 알 수 없을까?”

그러자 두 여우 고양이들은 그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 커다란 두 귀를 쫑긋 세우고 벌떡 일어나더니 다시 어디론가 달려가며 연신 석추명을 뒤돌아보았다. 따라오라는 신호가 분명했다.

이제 여우 고양이들에 대한 믿음이 생긴 석추명은 전속력을 두 영물의 뒤를 쫓았다. 한참을 가다 보니 다시 울창한 수림이 나왔는데 문득 100여 장 멀리 나무 그늘에서 사람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여우 고양이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꼬리를 바짝 치켜든 채 경계하듯 그 두 사람에게 살금살금 다가가는 것이 아닌가. 석추명은 정신이 번쩍 들어 몸을 최대한 숨기고 귀에 공력을 집중했다.

“사형, 모두 어디로 숨었는지 보이지 않는군요. 사형제들끼리 이렇게 경쟁을 하려니 이것 참 마음이 불편합니다. 하하하.”

석추명은 발소리를 죽이고 두 사람에게 발각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가까이 다가갔다. 말을 꺼낸 사람은 마군(馬君)이라는 사람이 분명했다. 선우호와 비슷한 또래로 범상치 않은 기세와 느낌이 들었던 청년 고수였다.

“그러게나 말이야. 검동에서 혼자 수련하라니, 당최 태상장로님의 의중을 모르겠군. 암튼, 그래도 신검(神劍)이라 불리는 분인데 무엇인가 뜻이 있겠지.”

마군의 말에 중후한 인상의 사람이 신중하게 답변했다. 나이도 마군보다 대여섯 살 정도는 많아 보였다.

“사형, 태상장로님의 직계제자가 되면 태상장로님의 무공을 모두 배울 수 있을까요?”

“화산신검은 일인전승이라 하니 아마 그렇지 않겠나?”

“화산신검이라. 하하하, 정말 대단할 것 같습니다. 화산제일수보다 화산신검이 더 구미에 당기기는 하네요.”

마군이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자네의 실력이 나보다 월등하니 가능할 수도 있겠지. 나는 자네와 선우 사제 두 사람 중에서 이번 화산제일수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네.”

“사형이 계신데 저희들이 어찌 감히 그런 생각을 품겠습니까? 사형, 그런데 혼자서 수련하려니 자꾸 잡념만 생기고 잘 안 되는군요. 같이 대련 한번 하실래요? 혼자 하는 것보다 그게 더 낫지 않겠습니까?”

“그것 좋겠군. 사제의 검법은 장문인께서도 극찬하셨으니 오늘 내 한 수 배움세.”

“하하하, 사형께서 이 아우를 계속 부끄럽게 만드시는군요. 자, 그럼 시작합니다.”

말을 마친 두 사람은 각자 검을 꺼내들고 비무를 시작했다. 두 사람 모두 수백 명에 달하는 화산파 제자들 가운데서 10명에 드는 만큼 검술의 경지가 자못 비범했다. 두 사람이 쓰는 검법은 화산파가 자랑하는 매화검법이 분명했다.

매화만천(梅花滿天). 검을 휘두를 때마다 허공에 매화꽃의 잔상이 생겼다가 스르르 사라졌다. 두 사람의 검법을 주시하던 석추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삼십 대 초중반의 나이에 저 정도의 검법이라니 대단하기는 하군!’

하지만 곤륜제일검객이라 불리던 초의공의 검법을 이미 접했던 석추명의 눈에 두 사람의 무공은 ‘신검’자가 붙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저 정도로 화산제일수가 되지는 못하겠지?’

챙챙챙챙. 검광이 난무하며 검이 숨 막히게 부딪히는 가운데 돌연 검은 고양이가 긴장한 듯 그르릉 거리더니 두 사람을 향해 난데없이 뛰어들었다. 그 모습에 석추명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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