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세일소-29화 (29/201)

#   29 - 광세일소_한추영 - 1236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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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화. 첫 번째 임무 (2)

“누구냐!”

사소혜는 주인도 없는 수라각에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들이닥치자 화가 나서 앙칼지게 소리쳤다.

그러나 흑의인들은 사소혜는 본체만체 순식간에 몸을 날리더니 수라각 안 이곳저곳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내 말이 말 같지 않아?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이리 분탕질을 치는 거야!”

사소혜가 백련신교에 들어온 지는 꽤 되었지만, 오랫동안 교주 부인의 처소인 불모전에서만 있었기 때문에 명왕대의 존재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게다가 명왕대는 업무 특성상 늘 드러나지 않게 일을 하므로 신교 내에서도 사실 명왕대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흑의인들이 교주가 보낸 명왕대임을 알 리 없는 사소혜는 자신의 말이 계속해서 무시당하자 화가 났다. 가뜩이나 성격이 화끈한 사소혜는 결국 참지 못하고 손에 공력을 모아 옆에 있는 흑의인을 공격했다.

“이런 개잡놈들을 봤나. 누님이 물으면 공손히 답을 해야지!”

사소혜의 우장이 번개같이 우측에 있던 흑의인의 등을 치는가 싶더니 즉시 몸을 놀려 좌측에 있던 흑의인의 하체를 휩쓸어 갔다.

쭉쭉 빵빵 늘씬하게 뻗은 사소혜의 다리가 좌측 흑의인의 낭심을 걷어찼다.

몸에 달라붙는 치마는 옆이 터져 다리를 뻗기 편했는데 엉덩이 바로 아래까지 갈라져 있어 다리를 쳐들 때마다 치마 속이 보일 듯 아슬아슬했다.

흑의인들이 일반 무사들이었다면 아마 사소혜의 늘씬한 다리와 아슬아슬한 치마에 넋이 나가 공격을 막지 못하고 모두 나가떨어졌으리라.

사소혜 또한 자신의 이 각선미 공격이 먹혀들지 않았던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늘 자신만만했다.

이놈들, 이제 자신의 주요부위가 터질 듯한 고통에 주저앉아 눈물을 찔끔 흘리겠지 하고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났다.

하지만 사소혜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사소혜의 공격을 받던 흑의인은 사소혜의 다리가 닿자 즉시 손을 뻗어 발목을 붙잡고 위로 던져버린 것이다.

그 바람에 흑의인의 바로 코앞에서 치마가 홱 뒤집혔지만 흑의인은 눈동자 한번 깜박이지 않았다. 마치 나뭇조각이나 돌조각을 바라보는 듯 아무런 감정이 실리지 않은 눈길이었다.

사소혜는 뜻밖의 공격에 공중제비를 한번 돌고 다시 후원 바닥으로 민첩하게 내려앉았다.

젠장!

사소혜의 눈길이 샐쭉해졌다. 대번에 흑의인들이 보통이 아님을 깨달았다.

“네놈들 정체가 뭐냐?”

사소혜가 묻자 흑의인 중 하나가 사소혜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마치 무덤 속에서 울려 나오듯 차갑고 음산한 목소리였다.

“네년이 불모전의 비호를 받는다고 해도 두 번 다시 우리 일을 방해한다면 목숨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상대방은 사소혜가 누구인지, 어디 소속인지를 아는 듯한 눈치였다. 즉, 자신은 노출되어 있고 상대방의 정체는 알 수 없으니, 교내에서의 위치도 자신보다 높을 가능성이 컸다.

사소혜는 속으로 적잖이 당황했지만 이 정도의 협박에 굴할 성격이 아니었다.

흑의인들에게 협박을 받자 오히려 오기가 발동했다.

“오호라! 내가 누군지 알면서도 감히 한번 붙어보겠다? 네놈들이 내 목숨을 가져갈 수 있는지 어디 한번 해보자.”

사소혜가 펄럭이는 치맛자락을 뒷 허리춤에 찔러 넣으며 흑의인들의 두목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치마 속에 숨겨져 있던 늘씬한 다리가 새하얀 각선미를 뽐내면서 드러났다.

그리고는 허리에 감고 있던 황금빛의 연편(軟鞭)을 풀더니 오른손으로는 채찍 손잡이를 잡고 왼손으로는 채찍 끝을 부여잡아 채찍을 잡아당기며 탕탕 소리를 냈다.

그 금빛 채찍이 바로 금사신편(金蛇神鞭)인데 금사신편 48수는 사소혜의 독문절기였다.

사소혜가 자신들을 노려보며 도발을 하자 명왕대주도 두 눈에서 시퍼런 불꽃을 뿜으며 허리춤의 검에 손을 갖다 댔다. 금방이라도 서로 맞붙을 듯한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그때였다.

“멈추시오!”

돌연 우렁찬 소리가 들려오자 명왕대주와 사소혜는 모두 손을 멈추고 소리가 난 곳을 돌아보았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신임 수라대주 석추명이었다.

석추명은 사부의 처소에서 외부인들끼리 싸움을 벌이려고 하자 화가 나서 큰소리로 멈추게 한 것이다.

“이게 뭣들 하는 짓입니까? 여기는 뢰정 장로님의 처소입니다. 외부인들은 썩 나가주십시오!”

석추명의 호통에 명왕대주가 콧방귀를 뀌었다.

“애송이 대주가 사태 분간을 못 하는군.”

그러더니 부하들을 향해 소리쳤다.

“뭣들 하느냐? 어서 수색해라.”

명왕대주가 자신의 말은 들은 척도 않고 다시 수색명령을 내리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석추명이 명왕대원을 향해 몸을 날렸다.

스스슥. 검을 검집에서 뽑지도 않은 채 휘두르자 명왕대원 세 사람이 순식간에 혈도를 점혈당했다. 실로 놀라운 수법이었다.

“물러나라고 했소이다!”

석추명이 명왕대주를 노려보며 말했다. 명왕대주는 석추명을 바라보며 검집에서 검을 빼들었다.

“뢰정을 잡아오라는 교주님의 명을 너도 듣지 않았느냐?”

“여기에는 분명히 곡절이 있을 것이오. 교주님께는 내가 직접 아뢸 테니 이만 돌아가시오. 그렇지 않으면 내 손이 무정하다 마시오.”

뢰정의 말에 명왕대주가 앙천대소를 터뜨렸다.

“우하하하. 고작 비무대회에서 우승한 것으로 기고만장한 꼴이라니. 오냐, 네놈 버르장머리부터 고쳐주마.”

명왕대주가 검을 뽑아 일직선으로 찔러왔다. 명왕대는 백련신교의 실전부대인 4개 부대와 달리 교주의 직할대로 교주가 직접 뽑기 때문에 무공실력이 고강하기 그지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비밀임무를 주로 수행하는 탓에 전력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비무대회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일격필살. 과연 명왕대주의 검은 비무대회 출전자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발검과 동시에 검끝은 이미 석추명의 심장을 찌르고 있었다. 무시무시한 속도였지만 바람 소리 하나 내지 않아 검이 언제 찔러 들어왔는지 알 수조차 없었다. 그러나 석추명도 명왕대주의 실력이 다른 네 대주보다 뛰어나리라고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검이 찔러 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석추명의 검이 불을 뿜었다. 챙! 명왕대주의 검만큼이나 빠른 속도였다. 그 자리에 있던 맹환과 사소혜는 석추명이 언제 검을 뽑았는지 알지도 못했는데 검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자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애송이가 한 가닥 재주는 있군.”

명왕대주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떠올랐다. 석추명의 눈가에 결연한 빛이 한순간 짙어지더니 석추명이 선제공격에 나섰다. 검을 휘두르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육안으로는 검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마치 두 사람이 한 무리의 검광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헉!”

맹환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석추명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한 교주의 말이 이제야 비로소 이해되었던 것이다. 자신으로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도저히 따를 수 없는 속도였다.

명왕대주는 석추명의 무공이 예상보다 훨씬 뛰어나자 속으로 적잖이 당황했다. 명왕대주는 석추명의 무공이 고작해야 부대주들 가운데 좀 뛰어난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자신과 막상막하의 실력을 보이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수십 초를 겨루었지만 팽팽한 기세가 이어질 뿐, 승기를 잡을 수가 없었다.

명왕대주는 챙, 소리를 내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분기를 참는 듯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지금까지 신교 내에서 자신을 능가하는 사람은 교주를 제외하고는 네 명의 장로가 유일했다. 그조차도 사실 제대로 싸워본 것이 아니라서 내심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약관의 새파란 애송이 따위가 자신과 평수를 이루다니! 자존심이 상한 명왕대주가 검을 거두었다.

“오늘은 이만 가마. 교주님께는 네놈이 막았다고 보고하마.”

명왕대주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석추명을 노려보더니 갑자기 공중에서 퍽, 하고 사라졌다. 나머지 대원들도 대주를 따라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사소혜는 자신에게 무례하게 굴던 명왕대주를 석추명이 쫓아내자 호기심이 생겨 석추명을 요리조리 살펴보았다.

“아직 애송이는 맞는 듯한데...?”

사소혜의 말에 석추명이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외부인은 나가라는 말, 못 들었소?”

그러나 사소혜는 그런 석추명에게 급 관심을 표시했다.

“호호호, 외부인이라니요? 나는 불모님의 명을 받고 온 사소혜라고 해요. 귀하가 이번 비무대회의 우승자인 석 부대주이군요.”

사소혜의 말에 옆에서 얼이 빠져 한참 동안 석추명을 바라보던 맹환이 인상을 구기며 목소리를 높였다.

“부대주라니, 이 분은 신임 수라대 대주시다. 이 몸이 부대주이고!”

“아하, 신임 대주시구나. 그나저나 이번 비무대회는 무공이 아니라 얼굴로 했나 봐요? 신교에 온 이후로 이렇게 잘생긴 대주는 처음 봐요.”

사소혜가 석추명을 지그시 바라보며 석추명 주위를 한 바퀴 돌았다.

“이렇게 젊은데 벌써 정혼자가 있는 것은 아니겠죠?”

사소혜의 노골적인 관심에 석추명은 어이가 없는 눈으로 사소혜를 바라보았다. 사소혜는 그런 석추명을 바라보며 대담하게도 혀를 내밀어 입술을 낼름 핥았다.

“소혜야, 경거망동 말아라!”

그때 수라각 대문 쪽에서 책망하는 듯한 엄한 소리가 들려왔다. 석추명이 고개를 돌려보니 눈앞이 화사해질 정도의 여인이 수라각 대문 안으로 가볍게 들어서고 있었다. 흑단 같은 머리에 칠보(七寶)로 세공한 화사한 나비 머리 장식이 인상적이었다. 바로 사소혜의 주인이자 교주의 부인인 불모(佛母) 황연화였다.

황연화가 나타나자 사소혜는 나쁜 짓을 하다가 들킨 아이처럼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하얗고 가지런한 이빨이 붉은 입술 새로 살짝 보였다.

“불모님을 뵙습니다.”

사소혜가 내키지 않은 듯 입을 삐죽거리며 살짝 앉았다 일어서며 인사를 했다. 황연화는 엄한 눈빛으로 사소혜를 잠시 쏘아보고는 석추명에게 고개를 돌렸다.

“석 대주께는 제가 대신 사과드리지요. 버르장머리가 좀 없긴 하지만 나쁜 아이는 아니랍니다.”

“불모님을 뵙습니다.”

석추명과 맹환도 얼른 황연화에게 허리를 숙였다. 황연화는 교주의 부인이고 불모전의 주인이지만 사실 교도들은 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석추명과 맹환도 오늘에서야 처음 보게 된 것이다.

석추명은 황연화를 보자 가벼운 현기증과 함께 가슴이 울렁거렸다. 몸매를 다 드러낼 정도로 야한 옷을 입은 사소혜를 봐도 담담했었는데 단정한 옷차림의 황연화에게서는 무언가에 씌기라도 한 듯이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명왕대는 왔다 갔느냐?”

석추명은 황연화의 목소리에 번쩍 정신이 들었다. 아차! 스승님은, 스승님은 어떻게 되셨을까?

“예. 방금 왔다 그냥 물러갔습니다.”

사소혜가 황연화의 물음에 답했다.

“시킨 일은 잘 이행했겠지?”

“예. 뢰 장로께서는....”

“됐다. 우린 이만 돌아가자꾸나.”

사소혜가 눈치 없이 쫑알대며 미주알고주알 말하려 하자 황연화가 얼른 사소혜의 입을 막았다. 황연화는 수라각 문을 나서다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고개를 돌려 석추명을 바라보았다.

“교주님의 명을 받으셨지요?”

“예.”

“석 대주에게는 교주님의 명과 스승의 목숨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요?”

황연화가 호수 같은 눈빛으로 석추명의 눈을 바라보며 담담히 물었다. 황연화는 석추명이 뢰정의 제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네가 진정으로 스승을 잡아들이겠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석추명은 황연화의 질문에 바로 답을 하지 않은 채 한참 동안 황연화의 눈을 바라보았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저는... 스승님의 제자이기 이전에 신교의 교도입니다. 스승님께서도 늘 신교의 교도로서 근본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저는... 스승님이 가르치신 대로 할 생각입니다.”

그러나 황연화는 한 자, 한 자 천천히 내뱉는 석추명의 눈빛에 고뇌가 서려 있음을 눈치챘다.

황연화는 석추명의 대답을 듣자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교주님의 명은 이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는 잘 생각해보세요.”

그 말을 남기고 황연화는 수라각 문을 나섰다. 황연화가 나가자 사소혜는 석추명을 바라보며 배시시 눈웃음을 흘리더니 얼른 황연화를 뒤쫓아갔다.

석추명은 황연화의 말에 망연자실해서 우두커니 서 있었다. 수라대주로 임명받은 첫날, 첫 번째 임무부터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

“교주님, 뢰 장로를 잡아들이는 일을 재고해 주십시오. 뢰 장로는 교주님을 속일 사람이 아닙니다.”

야심한 시각, 석추명이 교주전 바닥에 엎드려 뢰정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었다. 몇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교주전에 홀로 엎드린 석추명의 모습이 외로워 보였다. 교주 남무궁은 단상에 앉아 그런 석추명을 말없이 한참 동안 내려다보더니 갑자기 아래로 내려왔다.

“일어나라. 같이 갈 때가 있다.”

교주가 석추명을 돌아보지도 않고 문밖으로 나가자 석추명이 얼른 뒤를 따라나섰다.

교주는 이중 삼중으로 삼엄한 경계가 펼쳐진 전각 안으로 들어섰다. 잠시 걸음을 옮기자 울퉁불퉁한 석벽이 드러났다. 석벽은 지하로 쭉 이어져 있었고 드문드문 타오르는 횃불이 길을 밝히고 있었다. 걸음을 옮길수록 석벽이 축축해지며 차가운 한기가 올라왔다.

석추명은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교주는 아무 소리도 없이 걸음만 옮겼다. 지하로 난 길의 주요 요소마다 중무장한 경계병들이 서 있다. 경계병들의 복장이 명왕대와 같은 걸로 봐서 저들도 명왕대원인 듯했다.

한참을 내려가던 교주가 드디어 발걸음을 멈추었다.

“문을 열어라.”

“예. 교주님”

경계병들이 두꺼운 철문을 열자 말로만 듣던 지하 뇌옥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중, 삼중의 두꺼운 쇠고랑을 찬 채 감금된 죄인들의 모습은 참혹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교주가 친히 지하 뇌옥에 들어오자 교주를 알아본 죄인들이 옥문에 들러붙어 살려달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교주를 안내하던 옥문대장이 죄인들을 향해 쇠채찍을 휘둘렀다.

“조용히 해라!”

교주는 죄인들의 호소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걸음을 옮기더니 드디어 한 뇌옥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석 대주는 저자를 알아보겠느냐?”

교주의 말에 석추명은 뇌옥 안을 바라보았다. 뼈와 가죽만 앙상하게 남은 노인이 고개를 힘없이 떨군 채 쇠고랑을 차고 벽에 매달려 있었다. 백발은 봉두난발로 엉망이 되어 있었고 피부에는 상처와 피고름이 가득했다. 가까이 가지 않았는데도 악취가 진동하고 노인의 발밑에서는 쥐가 왔다 갔다 하며 발을 깨물었지만 노인은 죽은 듯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잘 모르겠습니다.”

석추명의 말에 교주가 미소를 지었다.

“은인을 몰라보다니.... 저자가 바로 석 대주를 신교로 데려온 황 장로이다.”

그 말에 석추명은 깜짝 놀라 눈을 비비고 다시 바라보았다. 모습이 완전히 바뀌어 얼른 알아보지 못했지만 자신을 살려준 응룡검 황보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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