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세일소-3화 (3/201)

#   3 - 광세일소_한추영 - 1171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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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화. 운명의 수레바퀴는 구르기 시작하고 (1)

책을 주고 도망치던 사내가 약속한 사흘이 지났지만 사내는 나타나지 않았다. 추명은 혹시나 해서 그 이후로도 매일 책을 가지고 그 장소를 서성거렸지만 마찬가지였다.

까막눈인 추명은 책에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하진은 달랐다. 섬서성의 무림 명가에서 자란 하진은 한눈에 그 책이 무공서임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하진은 무공을 전혀 할 줄 몰랐다. 다른 무가의 자식들은 세 살이 되면 무공수련을 시작했지만 기 대협은 무공보다 인성이 우선이라며 아들이 여덟 살이 되기 전에는 무공을 배울 수 없다고 못 박았던 것이다.

대신 기하진은 무공서를 탐독했다. 그래서 비록 무공을 펼칠 줄은 몰랐지만 무공 이론에 대해서는 해박했다. 기의 운용이나 혈도, 초식 명칭 등도 익숙했고 각 문파에 어떤 무공들이 있는지도 잘 알았다. 다행히 아버지는 그것까지 막지는 않으셨다.

중양일지가 무공비급임을 알아본 기하진은 추명 몰래 틈만 나면 그 책을 꺼내서 보았다. 부모님의 복수를 하려면 무공을 익혀야 했다.

아직 나이가 어려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어려운 내용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중양일지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책을 읽다 보니 하진은 이 책이 평범한 무공서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

마음 같아서는 책을 돌려주고 싶지 않았지만 추명에게 잔소리를 들을까 봐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생각다 못한 하진은 책 욕심에 그만 추명 모르게 책 앞쪽 몇 장을 슬그머니 찢어서 숨겼다. 그리고는 시치미를 뚝 떼고 모른 척했다.

책을 주고 갔던 사내가 온다고 하던 날로부터 한 달쯤 지났을 때, 그날도 추명은 고집스럽게 책을 품에 넣고 사내와 만났던 그 담벼락 밑으로 가서 한참을 기다렸다.

“형, 이제 포기하자. 그 아저씨는 안 올 것 같아.”

하진의 말에 추명도 이제는 정말 안 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흘 후에 온다던 사람이 한 달을 꼬박 기다려도 오지 않으니 뭔가 변고가 생긴 게 분명했다.

추명은 어쩔 수 없이 그러자고 대답하려는 순간, 누군가가 추명과 하진을 휙 낚아채더니 그대로 날리기 시작했다. 두 소년이 깜짝 놀라 쳐다보니 한 달 전에 만났던 그 사내였다. 사내는 그때보다 몰골이 더 초췌했다. 옷에 묻은 핏자국도 더 많아진 듯했다.

사내가 두 아이를 양팔로 안고 발로 땅을 박차니 갑자기 몸이 나는 듯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두 소년은 말을 타본 적은 없지만 아마 달리는 말도 그처럼 빠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

추명이 놀랍고 반가워서 소리를 내자, 사내가 입을 앞으로 내밀며 ‘쉿!’하는 시늉을 지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다급한 사내의 표정에 추명은 말을 하려다 말고 사내의 뒤를 살펴보았다. 뒤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사내는 일각 여를 달린 뒤 인적이 드문 곳에 두 아이를 내려놓았다.

“여기 책이요.”

추명이 얼른 품에서 책을 꺼냈다.

“매일 같이 와서 아저씨 기다렸어요.”

추명의 말에 사내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른도 지키기 어려운 약속인데 어린아이가 한 달 동안 매일 같이 왔다고 하니 장하고 대견한 생각이 들었다.

“고맙구나, 꼬마야.”

사내가 책을 받고서 추명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때 사내가 갑자기 귀를 쫑긋 세우더니 고개를 뒤로 돌렸다.

“정말 끈질긴 놈들이로구나. 여기까지 따라오다니...!”

사내의 눈빛이 흔들렸다.

“아무도 안 보이는데요?”

추명이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두 아이의 귀에는 발자국 소리는커녕 개 짖는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사내는 잠시 뭔가를 생각하는 듯하더니 갑자기 중양일지를 반으로 쭉 찢었다.

“아무래도 오늘 내가 살아나가기는 틀린 것 같구나. 설령 그렇더라도 이 책을 통째로 넘길 수는 없지.”

사내가 책 뒷부분을 석추명에게 주며 말했다.

“얘야, 너는 아직 어린데도 신의가 이렇게 대단하니 어른보다 훨씬 낫구나. 그래서 이 아저씨가 아무래도 어린 너에게 한 번 더 부탁해야 할 것만 같다. 나중에 백련신교의 장로 한 분이 이 책을 찾으러 올 거야. 응룡검 황보라는 분인데 이 책을 잘 가지고 있다가 그분에게 넘겨주어라. 이마에 점이 하나 있고 그 점에서 긴 터럭이 나 있는 분이니 금방 알아볼 수 있을 게다.”

말을 마친 사내는 벌떡 일어나더니 기하진과 석추명에게 어서 도망가라는 듯이 손짓을 하며 말했다.

“얘들아, 나 육굉이 죽어서도 너희들의 은혜를 잊지 않으마. 그럼 꼭 부탁하마.”

사내가 두 발로 땅을 박차니 몸이 새처럼 공중으로 훌쩍 날아올랐다. 그 순간, 공기를 찢는 날카로운 파공음이 들리더니 짧은 화살 수십 대가 사내를 향해 날아왔다. 적이 가까이 왔음을 직감한 사내는 혹시 아이들이 다칠까 봐 즉시 칼을 휘둘러 화살을 모두 쳐냈다.

화살이 날아오자 석추명은 깜짝 놀랐다. 마침 이 일대는 석추명이 훤히 꿰뚫고 있던 터라 얼른 하진의 손을 잡고 근처 담벼락 아래 개구멍으로 몸을 숨겼다.

추명이 개구멍으로 바라보니 지난번에 봤던 무림맹 사람들이 한 손에 검을 들고 공중에서 신장(神將)처럼 쏟아져 내려오는 것이 아닌가! 족히 수십 명은 되어 보였다.

“네놈의 운도 여기까지이다. 중양일지를 썩 내놓지 못할까!”

무림맹 사람 중 제일 앞에 있는 사람이 호통을 쳤다. 그러자 육굉이 껄껄껄 웃었다.

“그 책을 왜 내게서 찾느냐? 그리고 중양일지가 무림맹의 물건이라도 된단 말이냐?”

육굉의 말에 호통을 치던 무인이 눈을 부라렸다.

“그럼 그 물건이 마교의 소유란 말이냐?”

“하하하, 왕중양이 죽은 지 이백 년이 넘었으니 당연히 먼저 찾은 자가 임자이거늘, 어찌 이 어르신을 이렇게 쫓아다닌단 말이냐?”

“흥! 건방진 놈. 염라대왕을 목전에 두고도 큰소리를 치다니.”

중양일지를 가지고 도망치던 사람은 백련신교(白蓮神敎) 참룡대(斬龍隊)의 대주 육굉(陸宏)이었다. 그리고 그에게 호통을 치는 사람은 무림맹의 첩보조직인 암영단(暗影團) 단주 석문(昔紋)이었다. 암영단은 중양일지를 되찾기 위해 육굉을 석 달 동안 쫓던 중이었다.

“어서 중양일지를 내놓아라!”

석문의 말에 육굉이 코웃음을 쳤다.

“재주 있으면 뺏어 보아라!”

그 말과 동시에 육굉이 대도를 꺼내어 두 손으로 붙잡았다. 칼이 어찌나 큰지 어른 키만 했고, 도신(刀身)이 무척 넓었다. 바로 참룡대의 독보적인 병기, 참룡도(斬龍刀)였다.

육굉이 참룡도를 휘두르자 칼에서 웅웅, 바람 소리가 났다.

“건방진 놈! 쳐랏!”

석문의 호령에 네 명의 단원들이 육굉을 둘러싸고 공격해 들어갔다. 암영단은 무림맹의 네 개 단(團) 중 암살과 정보수집을 전담하는 부대. 지금까지 그 어떤 자객이나 살수도 암영단을 뚫지 못했을 만큼 단원들 하나하나가 일류고수들로만 이루어진 부대였다.

그중에서도 맹주에게 직접 무공을 배운 단주 석문은 무공실력이 고강하고 손속이 잔인해서 강호에서는 그를 귀영검객(鬼影劍客)이라고 불렀다.

단원 네 명이 육굉을 가운데 두고 둘러싸더니 동시에 검을 일직선으로 내뻗으며 찔러 들어갔다. 검을 뻗는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흰빛이 번쩍인다 싶더니 어느새 검이 육굉의 몸에 꽂혀 들어갔다.

하지만 육굉도 만만치 않은 고수였다. 육굉은 얍! 기합 소리를 지르며 참룡도를 휘둘러 네 사람의 검을 한꺼번에 막아냈다.

참룡도는 칼이 크고 무거운 만큼 한 번 휘두를 때의 힘이 무시무시했다. 육굉의 참룡도에 검이 부딪히자 네 개의 검은 모조리 부러지고 말았다. 육굉의 무공에 석문은 속으로 뜨끔했다.

‘저놈의 별호가 대력도(大力刀)라고 하더니 과연 팔뚝의 힘이 무지막지하구나. 석 달간의 추격으로 체력이 심하게 고갈되었을 텐데도 저 정도의 위력이라니!’

석문은 미간을 좁히며 눈살을 찌푸렸다.

“다 잡은 물고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인정 사정 두지 말고 몰아쳐라.”

단주의 말에 단원들은 즉시 짧게 ‘존명!’하고 구령을 붙였다.

또 다른 단원들이 합격(合擊)을 이루어 사방에서 폭풍우가 몰아치듯 육굉을 다시 공격해 들어왔다. 네 사람이 미리 짠 듯 찌르고, 베고, 빠지면서도 마치 한 사람인 양 법도가 엄정하여 전혀 혼란스럽지 않았다.

육굉은 점점 손발이 바빠지며 숨이 가빠왔다. 자신의 몸이 정상적이라면 이런 피라미쯤이야 단칼에 베어버리겠지만 오랫동안 쫓기며 심한 부상을 입은 터라 공력이 오 할도 채 발휘되지 않았다.

어차피 이 자리에서 살아나가지 못할 운명이라면 저승 갈 때 한 명이라도 더 동무로 삼아야 하리라. 이를 악다문 육굉이 남은 공력을 끌어올려 자신의 독문절기인 대력참룡도법을 극성으로 펼쳐냈다.

웅웅.

거대한 용이 아가리를 벌리고 달려들 듯, 곧추세운 참룡도에서 무시무시한 칼바람이 쏟아졌다. 육굉은 오른쪽에 있는 암영단원의 다리를 공격하는가 싶더니 별안간 몸을 홱 돌리며 왼쪽에 있는 단원의 옆구리를 베었다.

“윽!”

암영단원 한 명이 신음 소리를 내며 옆구리를 붙잡았다. 움켜쥔 옆구리에선 붉은 피가 철철 흘러내렸다.

한 명이 부상을 입자 합격진은 바로 허물어졌다. 다른 세 명이 잠깐 당황하는 사이, 육굉은 대갈일성을 지르며 또 한 명을 공격했다. 공격을 받은 단원은 급히 검을 세워 육굉의 참룡도를 막았지만 쨍강,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이 부러지고 말았다.

검이 부러진 단원은 참룡도가 그 기세를 이어 자신에게 날아오자 사색이 되었다. 그때 챙, 하는 소리와 함께 좌우에 서 있던 동료들이 검을 가위 모양으로 만들며 참룡도를 위로 쳐냈다. 그와 동시에 석문이 검을 뽑아 들고 번개같이 육굉의 등을 찔러 들어갔다.

귀신 그림자 같은 빠르기라더니 정말 석문의 검초가 기이하리만큼 빨랐다.

육굉은 귀에서 쐐액 하고 바람 소리가 난다 싶더니 어느새 등이 뜨끔해졌다. 석문의 검에 당한 것이다. 만약 일대일로 싸웠다면 이리 허무하게 당하지는 않았을 텐데 체력이 고갈 난 상황에서 연합공격을 받자 그만 어이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석문의 검이 그대로 육굉의 등을 찌르더니 가슴 앞으로 검날이 튀어나왔다.

윽!

육굉이 짧은 비명을 지르더니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섰다. 붉은 선혈이 육굉의 가슴에서 칼날을 타고 흘러내렸다.

담장 밑에 숨어서 이를 지켜보던 석추명과 기하진은 너무 놀라 두 손으로 자신들의 입을 꼭 막았다. 사람이 눈앞에서 칼에 찔리는 모습은 난생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육굉은 잠시 아이들이 숨어 있는 곳을 쳐다보나 싶더니 그대로 땅바닥에 고꾸라졌다.

육굉이 쓰러지자 석문은 검을 뽑아 재차 육굉의 아랫배를 찔렀다. 혹시라도 살아날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정파인 무림맹의 검객이 하기에는 너무나 잔인한 처사였다.

“뒤져라!”

석문이 명령을 내리자 단원 하나가 육굉에게 다가가 품을 더듬었다.

“찾았습니다!”

단원이 육굉의 품에서 책자를 꺼내어 석문에게 바쳤다. 빛이 바랜 책자의 겉표지에 ‘중양일지(重陽日誌)’라는 글씨가 단아한 필체로 적혀 있었다.

“오! 이것이 바로 중양진인이 일신의 무공을 기록한 책이로구나.”

중양일지를 바라보는 석문의 눈이 이채를 띄었다. 책장을 스르르 넘기던 석문의 눈빛이 갑자기 차가워졌다.

“이게 전부더냐?”

석문이 책에서 고개를 들어 육굉의 품을 살피던 수하에게 물었다.

“예.”

그러자 석문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 직접 육굉의 품을 뒤지기 시작했다. 육굉은 어느새 숨이 끊어져 싸늘한 시신이 되어 있었다.

다급하게 육굉의 시신을 더듬던 석문이 손길을 멈추었다.

“이놈이 책의 일부를 숨겼다. 간악한 마교 새끼!”

석문이 분통을 참지 못하고 육굉의 시신을 발로 걷어찼다.

“그동안 이놈을 추격하던 경로를 역으로 따라간다. 분명히 어딘가에 숨겨놓았을 것이다. 반드시 찾아야 한다!”

“존명!”

무림맹 암영단원들은 부상한 단원을 부축했다. 석문은 주위를 둘러보다가 돌연 석추명과 기하진이 숨은 담벼락을 잠시 노려보았다.

석추명과 기하진은 금세라도 들킬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했지만, 다행히 석문은 그대로 돌아서더니 사라졌다.

암영단이 사라진 뒤에도 한참 동안 꼼짝 않던 석추명과 기하진은 쭈그리고 앉은 다리에 쥐가 나서야 겨우 개구멍에서 나올 생각을 했다.

“아까 무림맹 사람들이 우릴 봤어. 분명히 다시 되돌아올 거야. 어서 달아나야 해.”

석추명은 불안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그러나 기하진은 화가 난 듯 죽은 육굉의 시신만 노려보고 있었다.

“하진아, 어서 가자.”

석추명이 기하진의 손을 잡아끌자 그때야 기하진은 마지못한 듯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미 해가 져서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석추명은 홀로 있을 예린이가 걱정되었다. 틀림없이 지금쯤 자신들이 오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며 무서워하고 있을 것이다.

두 소년이 종종걸음을 옮기는데 갑자기 뒤에서 사람 소리가 났다.

“육굉! 자네가 결국...! 미안하네. 내가 너무 늦었네.”

두 소년이 놀라 뒤를 돌아보니 키가 큰 문사 차림의 남자가 쓰러진 육굉을 부여안고 있었다. 중년 남성은 육굉을 잘 아는지 육굉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석추명은 육굉이 한 말이 생각나서 달아나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중년 남성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정말 이마에 큰 점이 하나 있고 그 점에서 긴 터럭이 한 가닥 나 있었다. 응룡검 황보라는 사람이 분명해 보였다.

석추명은 두려웠지만 육굉이 죽기 전에 한 부탁을 들어주고 싶었다.

“하진아, 넌 여기 꼼짝 말고 있어. 내가 가서 저 아저씨에게 이 책을 건네주고 올게.”

기하진은 석추명의 말에 대답도 없이 계속 육굉을 노려보았지만 석추명은 기하진의 태도가 이상한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아저씨, 아저씨 이름이 뭐예요?”

황보는 육굉이 죽어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 없는데 난데없이 어린 소년이 나타나 이름을 묻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너는 누구냐? 어찌하여 내 이름을 묻는 것이냐?”

황보는 백련신교의 사대 호교장로 중 한 명이었다. 백련신교는 교주 바로 밑에 네 명의 장로가 있는데 황보는 그중 두 번째로 자신의 예하에 참룡대(斬龍隊)를 두고 있었다. 육굉은 그 참룡대의 대주였다.

백련신교의 사대장로는 네 명 모두 검의 고수여서 강호에서는 그들을 사대검왕(四大劍王)이라고 불렀다. 황보의 별호는 응룡검(鷹龍劍)이었다.

“혹시 아저씨가 응룡검 황보라는 분이신가요?”

황보는 어린 소년의 입에서 자신의 별호와 이름이 나오자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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