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98장 (99/199)

 # 98

98.

‘역시… 무형지독에는 당할 수 없음이지!’

표영의 눈은 원래 검은 눈동자에 주변 흰자위로 청광을 나타냈었다. 그 후 걸인의 길을 걷고 각성을 이루면서 점차 청광이 사라져 거의 9할이 넘게 청광이 사라져 보통 사람이 볼 때는 전혀 특별할 것이 없게 된 터였다.

하지만 지금 표영의 눈은 흰자위에 수많은 핏줄이 퍼지더니 곧이어 시뻘건 혈광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급기야 검은 눈동자마저 타오르는 횃불처럼 붉게 변해 버리고 말았다.

“우아아악-!”

엄청난 괴성이 표영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앉은 자세 그대로 표영은 양손을 맞잡고 씩씩거렸다. 그 모습은 주위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힘겹게 느껴졌다.

“지존이시여!”

“방주님!”

“방주님!”

이제 눈에서 혈광을 뿌려대는 것에 이어 몸에도 변화가 일었다. 힘줄이 솟아오르고 혈맥이 터질 것처럼 전신에 부풀어 올랐다.

“으아아악-!”

다시금 당가 전체에 표영의 괴성이 울려 퍼졌다. 막강한 내공이 실린 소리인지라 독접각 내전이 들썩이는 듯했고 당가에 머문 사람들치고 그 소리를 듣지 못한 이가 없을 정도였다. 표영이 자리에서 힘겹게 일어나더니 당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어…어… 서 피… 해라……. 어서…….”

당경은 그렇지 않아도 소름이 쫙 돋아나 자리를 물러나려 했었다. 그도 이제껏 무형지독의 위력을 말로만 들었을 뿐 직접 본 적은 없었다. 게다가 한 방울도 아닌 병째로 마셔 버린 것이 아닌가.

그는 신형을 날려 내전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그의 움직임보다는 능파의 동작이 배나 빨랐다.

능파는 갑작스런 변화에 어쩔 줄 모르다가 당경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해독제를 뺏고자 달려든 것이었다. 중도에 멱살이 잡힌 당경은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뒤쪽에 있던 늙은 거지들이 필시 뭔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설마 이 정도의 고수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는 다급한 김에 오른 소매를 털며 독문암기인 환영전을 날렸다. 아니, 분명 자신은 날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안타까운 건 환영전보다 능파의 손이 더 빨랐다는 점이었다.

뚜드득- 와드득-

“으아악!”

순식간에 당경의 오른팔 뼈마디가 바스라져 버렸다. 환영전이고 뭣이고 날릴 겨를이란 없었다. 능파가 포악한 얼굴로 소리쳤다.

“어서 해독약을 내놔라! 만일 네 입에서 해독약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면 너의 한쪽 눈알을 빼 씹어 먹고 그 모습을 너의 남은 한쪽 눈으로 보게 해주겠다!”

당경이 말했다.

‘해독약은 없다.’

하지만 그 말은 마음속에서만 울릴 뿐 차마 입 밖으로 소리가 되어 나오진 못했다. 아무렇지도 않게 뼈를 바스러뜨린 것으로만 봐도 그저 겁주려고 하는 말이 아닐 것은 뻔했다.

그때 한쪽 손으로는 가슴을 움켜쥐고 한 손으로 탁자를 붙잡고 있던 표영이 혈광을 뿜어내며 능파를 향해 말했다.

“그를 보내라.”

능파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무 대꾸도 없이 바라보았다.

‘지존께서는 왜…….’

그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을 뿐 여전히 손을 놓지 않은 것을 보고 표영이 폭풍처럼 소리쳤다.

“어서 놓지 못해. 이 개자식아!”

그제야 능파가 당경을 힘없이 놓았고 어느새 주름이 가득한 눈가에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런 표영의 반응은 그 자리에 있는 누구도 이해할 수 없었다. 심지어 억제에서 풀려난 당경마저도 이해할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마땅히 독에 당했으니 해독제를 얻으려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던가.

“헉헉… 헉헉…….”

표영은 혈광을 뿌리며 수하들을 하나하나 돌아보았다. 능혼은 곁에서 부축하고 있었고, 제갈호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으며, 교청인은 어느새 눈물 범벅이 되어 있었다.

“헉헉… 며, 명심해라. 나… 나의 몸에 타격을 가해야… 한다……. 알아들었느냐?”

표영은 험악하게 변한 겉모습에 비해 스스로의 몸 상태에 대해 온전히 파악하고 있었다. 그가 판단하기로 지금 상태는 중독으로 나타난 현상이 결코 아니었다.

오히려 무형지독은 표영에게 있어서 훌륭한 영약과도 같다고 할 수 있었다. 아까 세 번째 관문인 묘강뇌신충의 독의 정화를 흡수했던 것처럼 지금도 그런 과정을 겪고 있는 것뿐이었다.

문제는 무형지독이 묘강뇌신충과는 비교할 수 없는 함축된 독기를 품고 있다는 점으로 현재 그 독의 정화를 다 소화해 내지 못해 일시적으로 기혈이 팽창된 터였다.

만약 표영이 무형지독을 아주 소량으로 조금씩 복용했다면 이런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너무 많은 양의 독이 몸 안에 들어온 것이다.

그로 인해 온몸으로 골고루 퍼져야 할 독의 정화가 미쳐 뻗어가지 못하고 혈맥 가운데 약한 머리 쪽으로 몰리게 된 것이었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간단했다. 혈맥이 유통될 수 있도록 몸에 큰 자극을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머리로 몰리는 독의 정화가 온몸으로 유유히 퍼질 것이고 그때가 되면 오극전갈 등의 힘이 그것을 흡수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표영이 당경을 밖으로 보낸 것은 머리로 몰린 독이 퍼질 때까지는 이성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심령 깊은 곳에 살심을 품고 있던 당경이 가까이에 있게 되면 그에게 잔악한 살수를 쓰게 될까 봐 정신이 아직 남아 있을 때 그를 밖으로 나가게 했던 것이다.

능파와 능혼, 그리고 제갈호와 교청인은 마음 깊은 곳에서 아끼는 심정이 있는지라 그 와중에도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것을 자세히 설명할 시간이 없는 표영은 그저 타격을 입히라고 말했던 것이다.

표영이 힘겹게 말했지만 그 자리에 누구도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

밑도 끝도 없이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다.

표영이 다시 고함치듯 말했다.

“알아들었냐고 물었다! 알아들었냐니까!”

부르짖듯 외치는 말에 교청인이 보다 못해 울먹이며 말했다.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표영의 옅은 미소가 번졌다. 허나 그것도 잠시.

“으아악!!”

표영은 괴성을 토한 후 양손을 쭉 뻗어 옆에 있던 능혼의 어깨를 잡고 집어 던져 버렸다. 드디어 독의 정화가 머리로 뻗어간 것이다. 만약 당경이 곁에 있었다면 집어 던지지 않고 머리를 날려 버렸을지도 몰랐다.

쿠당탕!

능혼으로서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 벽 쪽에 위치한 서랍장에 처박혔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도 감히 지존에게 대항할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그 가운데 가장 냉정하게 사태를 주시한 사람은 제갈호였다. 그가 보기에 능파와 능혼, 그리고 교청인은 당황함이 역력했고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듯했다.

하지만 제갈호는 방주가 그렇게까지 이야기한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호연장법을 운용해 표영의 가슴을 가격했다.

파팡-

표영의 신형이 두세 걸음 물러나더니만 찰나적으로 혈색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가 다시 핏빛으로 변했다. 그것은 아주 짧은 변화였지만 그것만으로도 능파와 능혼을 이해시키기에 충분했다.

‘뱀의 피를 복용한 걸 생각해 보자. 그때는 피에 깃든 정화를 흡수하기 위해 온몸에 골고루 타격을 가해 힘을 퍼뜨려 한 곳에 몰리지 않도록 하지 않던가. 그 이치와 같은 것일 것이리라. 지존께서는 독인지체라 할 만하고, 거기에 강력한 무형지독을 복용하셨기에 무형지독의 정화를 온몸으로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강한 타격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 바로 그 뜻이었구나! 타격만이 오직 지존을 살릴 수 있는 길이다!’

이치가 뚫리자 행동에 거리낌이 있을 리 없었다. 능파와 능혼이 몸을 날릴 즈음 어느새 제갈호는 표영의 반격을 받고 반대쪽으로 날아가 버렸다.

그곳은 대전의 현관 쪽이었는데 제갈호는 현관 문짝을 박살 내고 대전 앞뜰에까지 굴러 떨어졌다.

밖에는 이미 당가의 모든 무사들이 저마다 무기를 뽑아 들고 모여 있었다. 빠져나간 당경이 아무도 안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고 경계만 서게 한 까닭에 모두는 무기를 빼 들고 안을 주시하기만 했다.

그런 와중에 제갈호가 문짝을 부수고 튕겨져 나오게 되자 내전 안의 광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모인 무리 중에는 당연히 가주인 당문천과 장로들도 지켜보고 있음은 말할 나위 없는 것이었다.

쉭쉭- 파팡- 팡팡-

장력이 난무하는 대전 안의 광경은 한마디로 장관이었다. 서로가 날리는 장력의 힘이 어찌나 세던지 공기가 갈라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거기에 강력한 기운이 발출되면서 공간이 굴절되는 듯한 아지랑이가 물결쳤다.

격돌하는 이는 표영과 능파와 능혼이었다.

표영은 강맹하기 이를 데 없는 강룡십팔장을 두서없이 펼치고 있었고, 능파와 능혼은 시기적절하게 피하면서 온몸을 골고루 타격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내전의 한쪽 구석에서는 교청인이 손을 입에 대고 흐느끼고 있었다.

그런 격돌하는 광경을 지켜보는 당가인들의 표정은 가관이 아니었다. 그건 차마 지켜보기 민망할 정도로 참담한 얼굴들이었다.

가주 당문천과 장로들의 얼굴은 핼쑥해진 지 오래였고 그 아래 수하들은 이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신기에 가까운 몸놀림과 장세의 교환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언제 강호에 저런 인물들이 있었단 말인가. 어찌 소리소문도 없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란 말인가.’

당문천은 두 늙은 거지와 미친 듯 광분하는 젊은 거지를 보며 한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다.

천상신개 엽지혼.

이들은 모두 거렁뱅이 차림을 하고 있었던지라 걸인의 최고수였던 엽지혼이 떠오른 것이다. 중원오대고수 중 한 명으로 10년 전쯤 종적을 감춘 전대 개방방주. 당문천도 엽지혼의 뛰어난 무공에 탄복한 사람 중 하나였다.

‘세상에… 어찌 거지들의 무공이 저리도 뛰어날꼬. 만약 저들이 마음을 달리 먹는다면 심히 감당키 어렵겠구나.’

모두가 놀라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을 때 표영의 안색은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와 함께 머리로 몰렸던 독의 정화가 몸으로 퍼지면서 이성도 회복되었다.

“하하하, 이제 그만 하자.”

표영이 뒤로 펄쩍 뛰며 물러서자 막 장력을 쏘아내던 능파와 능혼이 황급히 힘을 거둬들이고 무릎을 꿇었다.

“속하를 용서하소서.”

“방주님께 무례를 범했습니다.”

말을 하면서도 둘은 마음이 뛸 듯이 기뻤다.

자세한 영문은 모르나 내력이 상승하고 무공이 강해진 것이다. 불귀도에서 겨루어 보았을 때와 비교하자면 한 단계는 더 나아간 상태라고 할 만했다. 표영은 전신이 상쾌해지고 힘이 넘쳐 남을 느끼고 무형지독이 훌륭한 보약이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하, 일어나라. 너희가 아니었다면 위험했을 것이다. 잘해 주었다.”

표영이 다시 본래의 소탈한 모습으로 돌아온 것을 보고 제갈호와 교청인이 가까이 다가왔다. 교청인의 눈 밑으로는 길게 눈물 자국이 묻어 있었다.

표영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청인, 너 어디 아프냐?”

교청인은 쑥스러움과 부끄러움이 들며 짐짓 냉랭하게 답했다.

“흥, 아프긴 어디가 아파요. 독에 당해 헤매시더니 머리가 어떻게 되신 것 아닌가요?”

다른 때 같았으면 능파가 당연히 한마디 쏘아붙였을 테지만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능파도 아까 교청인이 진심으로 걱정한 것을 눈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표영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시선을 밖으로 돌렸다.

거기엔 당가의 고수들이 각기 무기를 뽑아 든 자세 그대로 굳어져 멍한 표정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자,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군. 그럼 이제 다섯 번째 관문을 시작해 볼까?”

그 말에 당가의 모든 이들의 시선이 가주 당문천에게 쏠렸다. 그들의 시선에는 여러 가지 말들이 담겨 있었다.

‘가주는 이제 죽겠구나.’

‘무형지독을 그냥 몸으로 때운 사람과 겨루게 되다니… 이제 당가는 어떻게 될까?’

‘그냥 포기하는 게 낫겠습니다.’

‘설마 하니 무형지독을 넘어설 자가 있으리라고 가주가 생각이나 했을까?’

‘가주는 뭐라고 말할까?’

따가운 시선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당문천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땀만 삐질삐질 흘렸다.

그렇기도 한 것이 이런 경우는 꿈에서조차 상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상식으로 볼 때 최소한 무형지독을 넘어서면서 반 시체가 되어 있어야 정상이었다.

게다가 더욱 황당한 것은 당경이 전해준 귓속말이었다.

“가주님, 무형지독을 저놈이 다 마셔 버렸습니다.”

그 말을 듣고 얼마나 놀랐던가. 그게 어떤 건데 다 마셔 버렸다는 것인가! 그는 아까워 죽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내전 안에서 거지들끼리 미쳐 날뛰며 서로 장력을 교환할 때는 무형지독을 더 마시게 하지 못한 게 한스러웠다.

그걸 다 마신 후 젊은 거지는 지금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말을 걸어오고 있는 것이다.

‘저런 놈을 상대로 독으로 대결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씨파.’

절로 욕이 맴돌았다. 자신이 뿜어낼 수 있는 독은 고작 두 번째 관문인 독왕사 정도의 위력이 있을 뿐이었다. 묘강뇌신충은 물론이고 무형지독에는 발가락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봐야 옳았다.

그렇다고 당문천의 수준이 낮다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단지 표영과 독으로 비교를 하고 보니 애송이에 불과하게 돼버린 것이다.

당문천은 여기에서 그냥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무림인다운 모습을 보이며 최후를 장식해야 할 것인지 선택해야만 했다.

‘아, 씨팔… 나는 왜 그런 관문을 공표했을까!’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마는 당문천은 다시 욕으로 마음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2년 전 오극전갈만 구했더라도 이런 어려움은 당하지 않았으련만…….’

그는 오극전갈을 떠올리자 문득 머리에 한 가지가 스쳤다.

‘어라? 가만… 그러고 보니 저 젊은 거지는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잠시 기억을 뒤적이던 당문천의 눈이 빛을 발했다. 표영을 어디서 보았는지 드디어 생각이 난 것이다.

‘오! 이런 개 같은 일을 봤나! 그때 오극전갈을 알려준 녀석이지 않은가!’

당문천은 굳은 듯 서서 더욱더 많은 땀을 흘렸다.

‘어떻게 저놈이 죽지 않았지? 게다가 저 무공은 대체 어디서 얻은 것일까? 고작 2년밖에 지나지 않았잖는가!’

그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당문천이 아니라 그 누가 온다 해도 이해하지 못하리라. 혼자만의 생각에 갇혀 가만히 서 있던 당문천이 정신을 차렸다. 능파가 기다리기 답답해 소리쳤기 때문이었다.

“야! 너, 거기 언제까지 서 있을 거야! 너, 사람 맞아? 혹시 석상 아니냐?”

당문천은 퍼뜩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돌아보았다. 모두들 자신의 입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지 않은가.

‘그래, 좋다. 결심했어!’

그는 생각을 정리하고 주르륵 표영에게로 달려갔다. 표영을 향하는 그의 얼굴엔 뜻밖에도 환한 미소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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