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
광오문
빠악!
“으악! 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때리실 거예요?”
형산의 광오곡에서 부르짖는 유세운의 절규에 은태정의 태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흐흐흐. 예전에 네가 광검에 이르렀다고 거들먹거릴 때부터 내가 이날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
은태정의 말에 유세운은 눈물을 흘리며 다시 정좌하고 앉았다.
유세운의 모습을 안쓰럽게 바라보던 백연혜의 뒤로는 고소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황혜란이 있었다. 백연혜의 부탁으로 유세운이 풀어준 황혜란은 그 뒤로도 그의 곁에 남아 언젠가 복수 하겠다며 이를 갈고 있었다.
걱정스레 바라보는 백연혜에게 양관척이 웃음을 터트리며 다가왔다.
“사모님. 이곳에 나와 계셨습니까?”
백연혜는 양관척이 오는 것을 보며 웃음을 지었다. 광오문의 재정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광오곡에 머물 수가 없었다. 다른 이들도 모두 지금은 악양에 나가 있는 터였다. 남아있는 것은 곽부절과 육우령 뿐이었다. 양관척은 진부인과 같이 들어서고 있었다.
게다가 유청운이 자신의 두 부인인 조예림과 헌원옥을 데리고 왔다. 유주란도 한 자루 검을 메고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그리고 손님은 올 때 한꺼번에 찾아오는지 검마도의 검사들과 낭인천의 무인들을 모아 강남 무림의 패자로 올라선 검마천(劍魔天)의 천주 천검 영호천과 부천주인 천뇌(天腦) 영호현도 같이 걸음을 했다.
“세운아!”
즐거운 목소리로 들어서는 이는 구파일방의 가장 강력한 무인이라 불리는 태혜검 동철이었다. 심검에 들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었지만 이렇게 찾아오기는 처음이었다. 아마도 유청운이 같이 가자고 말했던 듯했다.
동철은 자신감에 넘치는 모습으로 다가오며 손에 들린 술병을 휘저었다.
“같이 곡차나 하자.”
“하하하! 역시 친구뿐이구나!”
지긋지긋한 수련을 마치게 해준 고마운 친구를 향해 달려가던 유세운의 머리로 은태정의 주먹이 사정없이 날아왔다.
빠악!
“아아악!”
유세운의 비명이 형산에 메아리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