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오문-166화 (166/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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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보를 내딛는 순간 비천마왕의 신형이 세 개로 늘어났다. 영호천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얄팍한 수군.”

영호천의 고검이 둘 사이의 공간을 갈랐다.

슈파팟.

옥빛의 강기가 파도치듯 찔러왔지만 비천마왕의 눈가에는 웃음기가 남아있었다. 다시 내딛어지는 일보. 비천마왕의 신형은 아홉 개로 불어나며 영호천의 강기를 피해냈다.

영호천의 얼굴에 가벼운 놀람이 번졌다.

“제법이군.”

찔러가던 고검이 옆으로 그어졌다. 한번의 베기에 비천마왕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총 다섯 개의 강기가 뻗어나갔다.

“흥!”

코웃음 친 비천마왕의 손에 핏빛 강기가 뿜어져 나왔다.

콰쾅.

폭음과 함께 비천마왕의 신형이 뒤로 두 걸음 물러났다. 경력의 여파를 흘려낸 비천마왕의 얼굴이 찡그려졌다.

수라마교에서도 비천(飛天)의 이름을 받은 자. 수라마교의 수많은 무인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신법과 보법을 가졌었다. 십팔마왕 중에도 자신만큼의 신법을 가진 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그런 자신의 보법이 채 펼쳐지기도 전에 영호천에게 막혔다. 비천마왕의 입가가 말려 올라갔다.

“역시인가? 가벼이 볼 수 없는 자로군.”

비천마왕의 말에 영호천은 고개를 들어 죽립 밑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비천의 이름을 받은 자가 맞나?”

영호천의 말에 비천마왕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웃기는군!”

비천마왕의 신형이 길게 늘어진다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영호천을 향해 달려들었다. 연속적으로 내뻗는 비천마왕의 장심에서 비천폭뢰환이 뻗어왔다.

영호천은 차분히 고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고검의 베기에 비천마왕을 향해 날아가는 검강의 횟수가 늘어났다. 비천폭뢰환과 닿을 쯤에는 이미 옥빛의 검강이 촘촘히 막을 친 상황이었다.

콰쾅.

격렬한 폭음과 함께 비천폭뢰환에 의해 뚫어진 검막 사이로 몸을 날린 비천마왕의 두 눈이 커졌다.

“스스로 뛰어드는 군.”

영호천의 고검 끝에 모인 선명한 옥빛의 강환이 두 눈을 아리게 만들었다.

콰쾅.

다급히 펼친 비천폭뢰환이 옥빛의 강환을 막는 듯싶었지만 그 여력을 감당하지 못했다. 비천마왕의 신형이 뒤로 정신없이 밀려나자 영호천이 처음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제대로 하는게 좋을 거다.”

영호천의 말에 비천마왕의 입가에 괴소가 흘렀다.

“크흐흐.”

비천마왕은 몸을 일으켜 세우며 영호천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역시 강하긴 하군. 하지만 이 정도라면 본교에서 걱정했던 것  만큼은 아니야.”

비천마왕의 말을 들으며 영호천은 다시 한 걸음을 내딛었다.

“나도 우려했던 만큼 네가 강하지 않아 신기해하는 중이다. 좀 더 보여 봐라.”

비천마왕은 영호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수라역천공(修羅逆天功)만으로도 네놈을 죽일 수 있을 것 같군.”

“글쎄?”

영호천은 걸음을 옮기며 고검을 들어 올렸다. 비천마왕의 목을 향해 겨누어진 고검.

“시험해 볼까?”

영호천의 검이 둘 사이의 공간을 갈랐다. 둘 사이의 공간을 가로지르는 옥빛의 검강에 비천마왕의 눈에서 혈광이 뿜어져 나왔다.

“수라철마강(修羅鐵魔?)!”

비천마왕의 전신을 휘감은 검붉은 혈광이 뻗어 나와 옥빛의 검강에 부딪쳤다.

콰콰쾅.

지금까지와는 비견되기 힘든 만큼의 충돌음과 함께 둘 다 일장 가까이 밀려났다. 영호천의 가는 입술이 미소를 베어 물었다.

“강호에 나온 이후로 처음으로 목숨을 걸어보는군.”

“크흐흐. 그 목숨 내가 가져가마.”

비천마왕의 혈광 가득한 눈을 보며 영호천은 고검을 움켜쥐었다.

“와라.”

“크흐흐. 좋다."

영호천의 전신에서 옥빛의 강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혈광으로 번뜩이던 비천마왕의 신형에서 지금까지와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붉은 혈광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차창.

뒤늦게 달려온 만큼 더욱 서두른 영호천의 지원군이 둘로 갈렸다. 낭인천의 무사들은 현무부대로 나머지 동철이 이끄는 무인들은 백호부대를 향했다.

동철이 팔신장을 맡는 사이 복상과 함께 앞으로 나온 유청운의 검이 쉬지 않고 적들을 베어갔다.

스걱.

“크헉!”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쓰러지는 백호부대원을 지나가며 유청운의 검이 다시 한번 뻗어갔다. 머리를 베어오는 도세. 유청운의 신형이 물처럼 부드럽게 흐르며 손에서는 현류십삼검의 오의가 풀어져 나왔다.

“크윽!”

다시 검을 휘두르려던 유청운은 자리에서 멈춰 섰다. 그의 앞을 막아서는 거한. 팔신장을 보고 유청운은 씁쓸하게 웃었다.

“대체 몇 명이나 있는 거요?”

유청운의 물음에 팔신장이 피식 거렸다.

“우리는 북천에서 팔신장이라 불리는 자들. 자네의 검이 나를 이곳으로 부르더군.”

유청운의 시선이 그의 뒤를 향해졌다. 그가 지나온 길에 쓰러져 있는 지원군의 무인들. 그동안 친해졌던 이들의 얼굴도 보였다. 유청운의 검이 팔신장을 향해 겨누어졌다.

“물러날 생각은 없습니다.”

유청운의 검을 바라보며 팔신장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기대해 보지.”

팔신장의 들어올려진 주먹에 맺히는 강환을 보며 유청운은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 자신의 경지로는 넘볼 수 없는 자. 하지만 자신이 막아야 했다. 팔신장 하나가 전장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했다.

“받아보라!”

텅.

팔신장의 진각에 이은 강환의 공격에 유청운은 이를 악물며 몸을 틀었다.

콰쾅.

유청운이 미처 피하지 못한 강환의 측면을 치는 강기 덕에 간신히 피해냈다.

유청운의 시선은 자신의 뒤에 생긴 구덩이에게서 강기가 날아온 방향으로 틀어졌다. 까치집을 한 복상이 머리를 긁적였다.

“형님. 이런 놈을 혼자 맡으시려 하십니까?”

복상의 말에 유청운은 웃음을 지었다.

“고맙네.”

복상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같이 하시죠.”

“좋지.”

땅을 박차고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복상과 유청운을 보며 팔신장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얼마든지 오라!”

정신없이 달려오는 청의 은검대의 고수를 보며 조예림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장을 이탈할리 없는 청의문의 정예다. 하지만 그의 품에 안긴 사람의 얼굴을 본 조예림은 다급히 마주 달려갔다.

“아버지!”

“소문주님. 문주님을 부탁드립니다.”

조예림은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가는 청의 은검대 고수를 볼 틈도 없이 조상의 맥을 짚었다. 가닥가닥 끊어진 진기.

조예림은 다급히 침을 꺼내들어 조상의 전신에 꼽기 시작했다. 하후추가 다쳤을 때 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었다. 무공의 회복이 문제가 아니다. 조금만 실수를 해도 죽을 판이었다. 시술을 하는 오른손이 오늘따라 더욱 떨려왔다.

“되었다.”

갑작스런 조상의 말에 조예림이 놀라 시술을 멈추었다. 조상은 손을 들어 조예림의 얼굴을 매만졌다. 조예림의 새하얀 얼굴에 조상의 피 묻은 손이 더욱 붉게 보였다.

조상의 얼굴에 화색이 도는 것을 본 조예림의 두 눈에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회광반조의 현상이다. 죽기 전 마지막으로 돌아오는 화색. 이미 손을 쓰기에는 너무 늦어 있었다.

조예림은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뺨을 쓰다듬는 조상의 손을 잡았다. 피 묻은 붉은 손을 잡는 조예림의 푸른 손을 보며 조상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제법 성취가 있었구나.”

“부문주님이 열성으로 가르쳐 주시니까요. 아직 그분의 진전을 다 잇지 못했어요.”

조상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조상은 조예림의 손을 잡으며 말을 이었다.

“아버님의 폐관 수련이 끝나실 때가 되었다.”

“예.”

조상은 조예림의 손을 힘주어 잡았다.

“아버님에게 죄를 짓는구나. 허허.”

조예림은 말없이 눈물만을 흘렸다. 조상은 조예림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이제 네가 청의문주다.”

“알겠어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조예림의 손을 쥐며 조상은 천천히 두 눈을 감았다.

“청의문의 앞날보다 너의 앞날을 더 걱정 하거라.”

“흑흑. 아버지!”

뒤늦게 달려온 낭인천의 무사들이 현무부대원들을 처음에는 밀어 붙이는 듯싶었지만 그것도 잠시 수적 열세를 극복 못하고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도병우가 이를 악물었다.

“저런 멍청한 것들 때문에 되는게 없군.”

도병우의 시선이 궁역과 호각으로 겨루고 있는 두 명의 낭인들을 향했다.

“아무리 자기네 멋대로 돌아다니는 녀석들이라지만 낭인들을 대표하던 녀석들이 관리조차 안하다니.”

도병우도 용병단의 단주를 하며 낭인들이 자신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전장에서라면 낭인들은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

되레 그들 때문에 연환강편조차 쓸 수 없는 상태. 절로 한숨이 튀어나왔다.

도병우의 옆에 서 있던 하후추가 패검을 들어올리는 모습이 보였다.

“누구냐?”

“북천방의 팔신장이다.”

도병우는 낭인 둘의 머리를 움켜쥔 채 서 있는 팔신장을 보며 뒷걸음 질 쳤다. 확실히 자신보다는 윗줄의 고수라는 것을 전신으로 느끼게 해주는 상대였다. 하후추는 도병우의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

“도군사는 병력을 우회해서 현무부대의 뒤를 노려주시오.”

하후추의 말에 도병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대로 병력을 쉬게 할 수는 없는 일.

“나를 따라와라.”

연환강편을 펼치는 무인들을 대동하고 달려 나가는 도병우를 보며 팔신장이 피식 거렸다.

“너는 누구냐?”

팔신장의 물음에 하후추는 패검으로 팔신장의 목을 겨누었다.

“청의문 외문주 하후추다.”

“흐흐흐. 생각지 못한 대어로군.”

팔신장은 두 손에 들린 낭인을 좌우로 던진 채 하후추를 향해 신형을 날렸다.

콰콰쾅.

가장 요란한 소리를 내며 격돌한 유세운의 신형이 허공을 날아 땅에 떨어졌다.

퍽.

“크윽!”

경신술을 펼칠 틈도 없었다. 세 번이나 은광천세를 펼쳤지만 매번 북천광폭살에 막혔다. 깊이 숨을 들이마신 유세운은 이청형을 쏘아 보았다. 태연한 기색으로 다가오는 이청형을 보니 울화통이 터질 것만 같았다.

사부를 욕보인 자인데. 그런 자가 코앞에서 웃고 있는 모습을 지켜만 본다는 것에 스스로 화가 치솟았다.

이청형은 자신의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미소 지었다.

“잘 해봐야 한 번 더 인가?”

이청형의 말에 유세운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은광천세를 연속해서 세 번이나 펼친 것만 해도 대단했다. 자연지기 조차 제대로 거두어지지 않는 지금. 이청형의 말대로 잘해봐야 한번의 기회밖에 없었다.

이청형은 유세운의 삼 장 앞에 멈춰 섰다.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셈인가?”

이청형의 말에 유세운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자신의 상황으로는 도저히 그를 상대할 방법이 없었다.

‘제길! 천하에 나를 당할 놈 몇 놈 없을 거라고 하더니!’

들리지도 않을 테지만 은태정을 향해 투덜거리던 유세운의 눈이 빛났다. 은태정이 마지막으로 보여줬던 한 수. 광오패를 깎아주며 보여주었던 한 수가 불현듯 떠올랐다.

이청형은 유세운이 생각에 잠긴 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더 이상 기다려줄 수 없겠군.”

이청형의 전신에서 지금까지와는 비견될 수 없을 만큼의 짙은 푸른빛이 세어 나오기 시작했다.

“심검에 이른 고수에 대한 예의로 전력을 다한 북천광폭살로 마지막을 장식해주마.”

이청형이 말을 하고 있음에도 유세운의 정신은 그날 은태정이 보여줬던 한수를 떠올리고 있었다. 마치 다시 한번 펼쳐진 듯한 광검의 운용이 눈앞에 아른 거렸다.

섬세하게 움직이며 광오패를 깎아 가던 은빛 광채의 운용. 서서히 드러나는 광오패의 모습과 사부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청형의 전신에서 폭발적으로 푸른빛이 터져 나왔다.

“받아라! 북천광폭살!”

이청형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온 푸른빛이 화살마냥 유세운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유세운은 자신의 눈이 부시도록 덤벼드는 푸른빛의 무리를 보며 입가에 장난끼 어린 미소가 그려졌다.

깊이 들이마시는 호흡. 전신으로 들어오는 자연지기가 내면의 우주에서 소용돌이치며 뿜어져 나왔다.

유세운의 입에서 일갈이 터져 나왔다.

“은광천세!”

츄아아악.

이청형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전력을 다한 북천광폭살의 푸른빛이 유세운을 삼키려는 찰나. 유세운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온 은빛의 기운이 모든 것을 삼켰다. 유세운의 모습도. 자신의 북천광폭살의 강기도.

일순 모든 전장의 무림인들이 멈춰 섰다. 하늘 높이 치솟은 은빛의 반구. 십장의 높이나 되는 은빛의 반구를 보며 모든 이들의 손이 멈춰졌다.

은빛의 반구가 서서히 사라지며 그 자리에 유세운만이 서 있었다. 광천주 이청형의 푸른빛의 강기도 이청형 본인도 그 자리에는 남아 있지 않았다.

“쿨럭.”

한사발이나 토해지는 선혈에 유세운은 한숨을 내쉬었다.

“제길! 주화입마인가?”

한숨의 자연지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땅을 향해 쓰러지던 유세운은 다급히 자신의 몸을 받아드는 손길에 침침해지는 눈을 들었다.

“괜찮으십니까?”

관백의 걱정스런 표정을 보며 유세운은 피식 웃었다.

“괜찮…”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유세운의 고개가 떨구어 졌다.

잠시 손을 멈추고 치솟았던 은빛의 반구를 바라보던 비천마왕의 혈안에 이채가 띄어졌다.

“뭐지 저건?”

영호천은 은빛의 반구가 서서히 사라지는 곳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벌써 저 경지에?”

비천마왕의 혈안이 영호천을 향해졌다. 영호천은 비천마왕의 시선을 받으며 말을 이었다.

“아마 광검의 초입에 들은 듯 하군.”

영호천의 말에 놀란 비천마왕은 잠시 후 웃음을 터트렸다.

“크흐흐. 웃기는 소리마라. 광검에 들었던 두 무공 중 어느 것도 저런 특징을 가진 것은 없었다. 네놈도 잘 알지 않느냐.”

비천마왕의 말에 영호천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또 다른 무공이 있지 말란 법은 없지.”

비천마왕은 고개를 내저으며 땅을 박찼다.

“그딴 소린 집어 치워라! 네놈을 죽이고 이곳에 있는 모든 무인을 도륙 내 주마!”

달려오는 비천마왕을 보며 영호천은 자신의 고검을 머리위로 집어 던졌다. 비천마왕의 입가에 비웃음이 걸렸다.

“흐흐. 삶을 포기 한 거냐? 수라역천공!”

비천마왕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핏빛의 광채가 아수라의 형상을 띄었다. 번뜩이는 이빨로 모든 것을 물어뜯을 듯 다가오는 아수라의 형상을 보던 영호천의 손이 하늘로 향해졌다.

영호천의 손이 하늘을 가리키자 그의 고검이 머리위에서 선회하기 시작했다. 이기어검의 묘리. 선회하는 고검을 눈부신 옥빛의 광채가 뒤덮어갔다. 반경 오장에 달하는 거대한 옥빛의 륜이 만들어졌다.

“천륜회선강(天輪回旋?)!”

쉬아악.

옥빛의 륜이 아수라의 목을 가르고 달려오던 비천마왕의 수급마저 함께 베어냈다.

“켁!”

선회하며 돌아오는 옥빛의 검을 받아든 영호천은 비천마왕의 부릅떠진 두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번에는 너희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영호천은 받아든 고검을 움켜쥐고 다시 한번 전장을 향해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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