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화. 아군(1)
115화. 아군(1)
“역시 그럴 줄 알았습니다.”
나 또한 내가 천인과 비슷한 무엇인가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는 대답에 대한 제갈천소의 반응이었다.
이윽고 제갈천소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사실 일전에 기관진식의 원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이후로 주욱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적린휘성.”
그러고 보니,
제갈세가에서 그들의 기관진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제갈천소의 반응이 분명 예사롭지 않긴 했다. 연신 감탄을 하는 듯한 반응.
어쨌든 결국 그게 발단이 되어 고민을 하다, 내가 천인이 아닐까 하는 결론을 내렸다는 말이었다.
“그랬습니까.”
“다만 그럼에도 이처럼 본인에게 직접 확인을 할 필요는 있었습니다. 사안이 사안이니까요. 적린휘성도 이해해주실 거라 믿습니다.”
“물론입니다.”
아마 당연한 일일 테다.
무려 마신과 관련된 일.
내가 제갈천소의 입장이라고 해도 분명 이럴 수밖엔.
하물며 나 또한 나름대로 이러한 상황이 차라리 잘되었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도 했다.
마침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 설명하기에, 무척이나 적절한 기회이지 않나.
앞으로 보다 긴밀히 협조하기 위해선, 지금 일정 부분 정보를 공유해둘 필요가 있었다.
잠시 뜸을 들이다 제갈천소를 향해 말했다.
"···그래서 말입니다. 이왕 설명을 시작한 김에 몇 가지만 더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이에 호기심을 보이는 제갈천소.
이후 나는 현 무림이 처한 상황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해주었다.
"···다들 짐작하고 계시겠지만, 지금 창궐하고 있는 강시들은 전부 마신의 강림을 위한 초석이라고 합니다."
물론 당장 이 자리에서 밝히기에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발언들은 최대한 배제를 했지만 말이다.
가령 금화표국과 모산파의 관계라든지.
모산파와 천마신교의 관계라든지.
이런 건 자칫, 와전이 되었다간 골치아플 수 있지 않겠나.
현 무림의 분위기상 천마신교와 연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배척을 당하는 상황이니.
대신 작금의 천마신교는 둘로 갈라져 있으며,
나는 그들 중 부교주 일행과 척을 지고 있다는 걸 중점적으로 말해주었다.
"···시산혈귀 그자는 본인을 천인이라 칭하며, 마신을 불러내려 한다는 것 같더군요."
"잠깐만요, 적린휘성. 그럼 천인이 둘인 겁니까?"
"그건 명확치 않지만. 그 또한 마신을 불러낼 단서를 잡은 것만은 분명합니다. 현재까지 발견한 모든 정황이 그렇게 말하고 있거든요."
말을 하며 잠시 그 정황들에 대해 생각했다.
실제 대호법에게 들은 바에 따라서도 그랬고.
'마신을 만났을 때 느꼈던 바도 그랬지.'
하물며 신녀가 얼마 전, 마신의 혼백이 황실이 있는 북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말도 하지 않았나.
이에 제갈천소는 침음성과 함께 잠시 생각에 잠겼다.
왜 아니 그러겠는가.
"그 또한 마신을 불러낼 단서를 잡았다는 말은···. 적린휘성께서도 여차하면 마신을 불러내는 게 가능하다는 말씀이시군요."
제갈천소의 입장에선 여러 변수가 새로이 발생한 것일 테니, 머리가 아플 수밖에.
"아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그래도 걱정하시는 일들은 최대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중입니다. 얼마 전 사서 어르신과도 비슷한 이야기를 나눴고요."
역사적으로 그래왔듯, 마신의 강림은 세상을 핏물에 담구는 일.
그건 나 또한 바라지 않았다.
실제 힘을 원하느냔 마신의 물음에 거절을 하기도 했지 않나.
너그러운 웃음을 지으며, 가벼이 제갈천소를 달래주었다.
이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는 제갈천소.
사실 그의 입장에선 이 몸을 믿는 것 외엔, 다른 반응을 보이기 힘들기도 했다.
상황의 주도권이 온전히 내 손아귀에 있기 때문.
"알겠습니다. 헌데 사서 어르신이라면···."
그래서인지, 슬쩍 화재를 전환하는 제갈천소였다.
"진무 도사님을 말하는 겁니다. 혹 모르시는 겁니까?"
"아, 압니다. 무림의 큰어르신이지요."
진무.
그는 모산파 후인들의 실질적 장문인 격이 되는 인물이라고 보면 되었다.
무림의 그림자에서 꾸준히 마교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아온 인물.
살아온 세월도 상당하여, 무림맹의 군사 정도 되는 인물은 알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얼마 전까진, 화산파 내에 있는 무림맹 비고를 전담하여 관리하는 역할을 맡아왔기도 했고 말이다.
'정확히는 그곳에 있는 모산파 죽간본을 지키는 게 그분의 일이었다고 하셨었지.'
이후 간단히 진무 도사의 안부를 물어오는 제갈천소였다.
적당히 잘 계신다 대답해주었다.
그 다음엔, 천마신교 내의 온건파 일부를 아군으로 삼고 있다는 말도 넌지시 전했다.
사실 이게 제일 중요한 말이기도 했다.
이전에 건넨 말들은 어쩌면 모두 이 말을 꺼내기 위한 일종의 포석으로 볼 수도 있었다.
현재 내 휘하의 전력 중 가장 강한 이가 좌호법이지 않나.
앞으로도 그가 무리없이 활동을 하기 위해선, 미리 이처럼 이야기해둘 필요가 있었다.
이에 무림맹 수뇌부들은 적잖이 소란스러워졌지만,
"여러분도 짐작하셨을지 모르지만, 시산혈귀는 황실과 손을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이유를 들며, 내 행동의 당위성을 설명해주니 그들의 입장에선 달리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결국 그들로선 마지못해 납득을 할 수밖에.
마지막으론 허리춤에 있는 봉황진검도 보여주었다.
"모산파 도우들의 말에 따르면, 이 검이 마신을 불러내는 열쇠와 같다는 것 같습니다."
"역시 그랬군요."
"군사님은 짐작하고 계셨습니까?"
"저도 그 검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고 있으니까요."
"그럼 혹 이 검의 소재지에 대해 추가로 더 알고 있는 게 있으십니까?"
"그건···."
물론 마지막에 봉황진검을 그들에게 보여준 건, 제갈천소의 반응을 넌지시 떠보기 위함도 있었다.
참고로 제갈세가의 보고에도 봉황진검이 하나 있지 않나.
비록 피딱지가 눌러앉아 있고,
천뇌라는 사람이 사용했던 것이라 넘겨줄 수 없다고 한 물건이지만,
분명 그랬다.
"전에 적린휘성께 말씀드렸던 것들 외엔 추가적인 정보가 없습니다. 혹 생긴다면 제일 먼저 알려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후 몇 마디 말을 더 나누었다.
"···사서 어르신께선 제가 천인과 구도자를 겸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씀도 하시더군요."
"그게 정녕 사실입니까?"
"천인과 구도자가 한 인물인 건 전례가 없었던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정황상 그러한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
그렇게 얼마나 더 대화가 이루어졌을까.
마침내 회의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감숙성의 뜨거운 태양이 하늘 위에 쨍하고 떠올라 있었다.
손으로 볕을 가리며, 방금 나눈 대화의 소득들에 대해 생각했다.
'···좌호법에게 더 이상은 무림맹에 정체를 들킬까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이라 전해줘야겠군.'
무엇보다 이게 제일 먼저 떠올랐다.
마교의 온건파를 포섭했다는 말은 일행 중에 마인이 있어도 간섭하지 말라는 말도 되었다.
기분이 여러모로 썩 괜찮았다.
하여 이 기쁜 소식을 나누기 위해, 막 기사를 펼쳐 좌호법의 위치를 가늠해 보려고 할 때였다.
"적린휘성."
문득 등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맹주 남궁벽이었다.
"맹주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괜찮으면, 잠깐 같이 걷겠나?"
헌데 별안간 이런 말을 건네 오는 것 아닌가.
저도 몰래 고개가 갸웃했다.
'굳이 아까 회의장에서 말하지 않고 이처럼 따로 불러내는 걸 보면···.'
남들 몰래 단 둘이서만 나눠야 하는 말이라도 있는 걸까.
이후 얼마나 같이 산책을 했을까.
남궁벽이 넌지시 이런 말을 해왔다.
"적린휘성, 자넨 맹을 얼마나 믿고 있나."
덜컥.
순간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남궁벽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대체 별안간 이게 무슨 소리일까.
***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내 물음에 남궁벽은 곧 별말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진 말게."
"그래도···."
"그저 맹원들 또한 사람이란 말을 하고 싶었네."
때문에, 불리할 땐 협의를 저버릴 때도 있다는 말을 하더라.
"심지어 명예욕에 불타 아군을 배척하는 사람도 이따금씩 존재하고."
"그렇습니까?"
실제 그간 있었던 정마대전에서도 내부의 배신이 없었던 적이 없었다는 말을 덧붙여 왔다.
"적린휘성, 세상 사람들이 다 자네처럼 정의롭기만 하진 않네."
아마 아까 내가 회의장에서 이런저런 이야길 털어놓는 걸 보고 인간적으로 걱정이 된 모양.
물론 나 또한 모든 이야길 한 건 아니었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이러한 오해도 나쁘진 않지.'
그는 곧 "그냥 노파심에 하는 말이네." 란 말과 함께, 여러 충고를 늘어놓았다.
"명심하겠습니다."
고마웠다.
그러고 보니, 전생과 현생을 통틀어 내게 이런 충고를 해줬던 사람이 또 누가 있었나 싶었다.
"마찬가지로 주변도 너무 믿지 말았으면 하네."
"주변을 말입니까."
이건 또 무슨 말인가 하니···.
"아까 보니, 자네를 구도자라고 부르며 따라다니던 여인이 있던데···."
순간 아차 싶었다.
저도 몰래 잠깐 마른침을 삼켰다.
'역시 맹주님 정도면, 좌호법에게서 수상함을 느낄 수 있는 걸까?'
일단 담담하게 대답했다.
"아까 말씀드린 마교의 온건파가 그녀입니다."
물론 그런 담담함과 별개로 긴장이 되긴 했다.
좌호법과 맹주는 얼마 전까지 철천지 원수와 다름이 없었던 사이이므로···.
곧 그가 말을 이었다.
"다름이 아니라, 맹 내의 무인들 중 몇몇이 내게 와 은밀히 그런 보고를 하더군. 적린휘성 옆에 저런 고수가 함께 있는 게 수상하다고. 그래서 나도 슬쩍 기파를 감지해보니, 불길한 생각이 들더군."
"불길한 생각이요?"
"왜 영웅호걸들은 미색에 약하다고 하지 않는가. 물론 자네 또한 그럴 것이라는 건 아니네만. 혹 적들의 세작이지 않을까 싶어서 묻는 거네."
다행히 좌호법을 향해 적의를 느끼고 물어온 건 아닌 것 같았다.
다만, 그럼에도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적잖이 놀랐다.
참고로 영웅호걸이나 미색이란 단어 때문은 아니었다.
그저.
'저 말은···.'
맹 내에 남궁벽 말고도 좌호법으로부터 수상함을 느낄 만한 고수가 또 있다는 의미가 아닌가.
어지간히 눈썰미가 뛰어난 사람이 아니곤 쉽지 않은 일이었다.
물론 눈썰미만 뛰어나다고 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그들이 진희원처럼 의학을 공부했을 리도 없으니,
이는 달리 말하면···.
'무공적 재능이 상당히 뛰어난 인물들이라는 말이겠지.'
눈썰미가 뛰어다는 건 그런 의미도 되었다.
때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무림맹 내에는 인재가 참 많구나.'
마침 이번 사태를 겪으며, 절대고수들의 부재에 대해 크게 안타까움을 삼키지 않았나.
내가 가지지 못한 떡이라 그런지, 유독 더 커다래보였다.
'그들을 설득해 내 명령을 따르도록 만들 수만 있다면···.'
하물며 개인적으로 그들의 무공을 조금씩 다듬어주어 전력을 강화시켜 준다면···.
부교주 일행과 황실을 상대하는 데에 훨씬 유용할 텐데.
다만 그들은 이미 무림맹에 속한 무인들.
당장 내 휘하의 인물이 되는 게 불가능한 사람들이었다.
그래도 그들이 누구인지 알아나두잔 심정으로 남궁벽에게 물었다.
"혹 그들이 누군지 알 수 있겠습니까?"
"그들이라면?"
"맹주님께 그런 이야기를 한 사람들 말입니다."
"···그건. 미안하네만 말해줄 수 없네. 그들은 나를 믿고 보고를 한 것 아니겠나. 맹주가 되어 그들의 신의를 저버릴 순 없지."
"그렇습니까."
"물론 직접 알아보는 것까진 말리지 않겠네."
"직접이요?"
아쉽지만 당장은 그런 사람들의 존재를 확인한 것만으로도 만족을 해야 했다.
이후 맹주는 가타부타 말을 얹지 않았다.
대신 정체를 알 수 없는 아련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보다 전에 내가 줬던 맹주령은 잘 간수하고 있는가?"
"맹주령 말입니까."
"그 노리개 있지 않나."
과거 대환단과 함께 건넸던 노리개를 말하는 것 같았다.
왜 화산파에 있는 무림맹 비고를 출입할 수 있는 금패를 건넬 때 내게 함께 건넸던 그 물건 있지 않나.
유사시에 맹주와 같은 권한으로 무인들을 소집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는 노리개.
마땅히 쓸 기회가 없었지만, 여전히 가지고는 있었다.
내가 품에서 주섬주섬 노리개를 꺼내들자 곧 남궁벽이 말했다.
"그건 단순히 무인들을 소집할 권리만 있는 게 아니네."
고개를 갸웃하며 남궁벽을 봤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자네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겠지만, 나는 자네를 차기 맹주로 생각하고 있네."
"···."
"그리고 그 말은, 자네가 맹 내에 자체적으로 세력을 형성한다고 해도 큰 문제를 삼지 않을 것이란 말이지. 그리고 맹주령이 있다면, 맹 내의 세력을 형성할 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네."
크게 어려운 말은 아니었다.
'내가 맹 내에 세력을 형성하길 종용하는 것이로군.'
그렇지 않나.
방금 맹주령의 이야기를 꺼낸 건, 세력을 형성할 명분에 대한 이야기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는 세력을 형성할 때,
차기 맹주의 심복이 될 수 있는 기회라는 미끼를 건네라는 이야기도 될 수 있었다.
'좌호법의 수상함을 눈치 챈 무인들이 있다는 말은···.'
어쩌면 내게 맹 내에 인재들이 상당히 많다는 걸 넌지시 알려주기 위해 꺼낸 말일 수도 있겠다.
이후 남궁벽은 자네가 알아서 믿을 만한 자들로 세력을 구성하길 추천한다는 말을 남겼다.
그러더니 곧 공사가 다망하여 나머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를 하자고 하며 자리를 피하더라.
"여러모로 말씀 감사합니다."
"아니네. 오히려 내가 자네에게 감사하고 있네. 자네가 아니었다면, 벌써 이 무림은 수라장이 되었을지도 모르지 않나."
"과찬이십니다."
잠시 멀어지는 남궁벽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봤다.
동시에 방금 남궁벽이 한 말들의 의미를 재차 곱씹어봤다.
일단 전체적으로 배려심이 물씬 묻어 있는 말들이었다.
물론 '맹을 얼마나 믿나?'라고 던전 화두 때문에 조금 심란하기도 했지만···.
손아귀에 있는 맹주령을 잠시 흐뭇하게 바라보다 꾸욱 주먹을 쥐었다.
어쨌든 방금 한 말의 핵심은 이것인 것 같았다.
무림맹 내에 자체적으로 세력을 형성하라는 말.
그리고···.
'어쩌면 내가 이번 일을 겪고, 자체적인 세력을 구축하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는 짐작을 하고, 이런 말을 건넨 걸지도 모르겠군.'
그는 무림맹의 맹주 아닌가.
분명 그정도 혜안은 있을 테다.
괜히 가슴이 찡했다.
물론 그 나름대로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한 걸지도 모른다. 분명 그렇지만···.
'그래도 내게 도움이 되었으니, 고마운 건 고마운 거지.'
이후 걸음을 옮겨, 차분히 맹 내의 무인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내 허리춤엔, 맹주령이란 이름의 노리개가 달랑달랑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얼마나 일대를 돌아다녔을까.
문득 한쪽에 유독 무력이 뛰어난 무인들이 많이 모여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곳에 소령과 좌호법도 있었다.
하물며 몸에 붕대를 감은 금태천도 있었고···.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절로 고개가 갸웃했다.
일단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 그리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