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화. 음양굴(4)
23화. 음양굴(4)
본격적인 음양굴 진입 작전을 개시하기 전.
나는 우선 무림맹 섬서지부 소속 조사단 다섯과 총관 언광율, 운공을 이끌고 일전에 발견한 초옥으로 향했다.
“이곳이 제가 마교도를 목격한 장소입니다.”
왜 춘약으로 위장한 독약과, 하얗고 끈끈한 액체를 발견한 그곳 있지 않은가.
진법이 설치된 곳.
음양굴을 습격할 명분을 쌓기 위해선, 이들에게 확실한 증거를 먼저 제시할 필요가 있었으니.
‘이들의 입장에서도 추후 책임을 면하기 위해선, 먼저 확인을 할 필요가 있을 테고.’
매음굴이 아무리 흑도로 분류된다고 해도 명확한 증거도 없이 공격을 하는 건, 강호의 도의에 맞지 않는 일.
이윽고 나는 생문 찾는 법을 설명하며 그들을 안내했다.
이에 그들은 들어오며 연신 감탄을 터뜨리더라.
“천천히 둘러보시죠.”
내 말에 언광율은 조사단 소속 무인들과 넋을 놓고 창고 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대체 생문은 어떻게 찾으신 겁니까. 그전에 이곳은 어찌 발견하셨고요.”
언광율이 문득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이에 내가 대답했다.
“하다 보니 되더군요.”
사실 길게 설명하기엔 시간이 없어 최대한 짧게 대답한 것.
그때 운공이 내 심정을 짐작한 것인지,
나머진 본인이 설명하겠다는 듯한 눈짓을 보냈다.
‘굳이 여기서 시간을 더 빼앗길 필요는 없으니.’
나는 그를 향해 고맙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여주곤, 밖으로 나왔다.
마지막으로 혹여나 일행이 진법의 사문(死門)을 밟을까, 놓친 건 없나 눈으로 빠르게 점검을 마친 뒤.
몸을 돌렸다.
그런데 그때였다.
“금형은 원래 천재입니다.”
문득 등 뒤로 운공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도 몰래 발길이 멈췄다.
“천재요?”
“저보다 더한 천재더군요. 정말 무서울 정도의 천재입니다.”
절로 헛웃음이 나왔다.
잠시 고개를 저었다.
어쩌면 내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운공의 배려인지도 몰랐다.
뭐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이제 여긴 이들에게 맡겨두고.’
마침내 음양굴의 거사를 지휘하러 이동할 차례인 것이다.
***
음양굴 인근.
“표두님!”
“뭔가.”
“급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막 진법의 설치를 마무리 지어갈 때였다.
나는 대답을 하며 마지막으로 내가 설치한 진법을 둘러봤다.
이제 이곳에 선기만 불어넣으면, 표사들의 숫자가 대략 열 배 정도로 부풀려 보일 터.
그럼 적들은 지레 겁을 먹고 혼란에 빠질 테고.
‘표사들은 그럼에도 빠져나가려고 하는 놈들만 제압하면 될 테지.’
이러면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선의 성과를 낼 수 있을 터.
빠르게 최종 점검을 마친 뒤, 다시 예의 그 표사를 봤다.
“말해봐라.”
그런데 이제 보니,
‘무슨 일이지?’
내게 찾아온 표사의 얼굴이 여간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뭐랄까.
말하기를 저어하는 느낌?
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무슨 일이지?”
표사가 말했다.
“방금 음양굴로 수상한 놈들이 들어가는 것이 목격됐다고 합니다. 대략 열 명 정도라고···.”
“수상한 놈들?”
왜 저런 표정을 짓나 했더니.
애초에 음양굴이란 곳은 매음굴이니.
그곳을 들락날락거리는 사람들 중엔 제대로 된 사람이 더 적을 정도였다.
‘헌데 수상한 사람들이라 표현을 한다라.’
그때였다.
“사실. 저흰 잘 모르겠는데, 소령이 그러더라고요. 표두님께 빨리 말씀을 전하라고요.”
순간 번쩍 눈이 뜨였다.
소령이 허튼 일로 그리 말했을 것 같진 않았다.
소령이 누군가.
명확하진 않지만 하오문에 적을 뒀던 인물 아닌가.
동시에 한 가지 불길한 생각이 뇌리를 탁 두드렸다.
‘설마.’
생각이 빠르게 정리되기 시작했다.
‘천마신교의 마인들이 나타난 건가.’
절로 입술이 짓이겨졌다.
그 말이 나타내는 건, 명확했다.
지금이 음양굴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순간이란 것.
높은 확률로 그랬다.
사실 직감이 그리 말하고 있었다.
‘이토록 공교롭다니.’
실제론 운이 좋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만약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이미 소멸해버린 음양굴을 보며 속앓이만 했을 테니.
어쩌면 이런 걸 두고 운명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소령은 어디 있지?”
“혹시 또 다른 수상한 자는 없나 살피고 있습니다.”
“그래. 알겠다.”
물론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은 수두룩했다.
허나 지금은 한가롭게 생각을 거듭할 시간이 없었다.
지금은 몸을 움직여야 할 때.
‘최소한 음양굴의 간부들은 사로잡아야 해.’
당연히 간부에 음양굴주도 포함이다.
그들을 사로잡아야 심문할 기회라도 있을 테니.
나는 재빨리 진법을 발동시키기 위해 표사들에게 말했다.
“모두 본인의 위치로.”
당장 들어가지 않고 진법을 먼저 발동시키는 것은 마인들의 행동에 압박을 가하기 위함도 있었다.
마인들 또한 추후 퇴로를 생각해야 할 테니.
“어서 일러둔 위치로 움직여라!”
내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표사들. 물론 그러면서도 줄곧 이동을 하긴 한다.
이곳에 있는 표사들의 대부분이 금태천 휘하의 표사들이니 특히 그런 것.
그들을 대표해 금태천이 의아한 얼굴로 물어왔다.
“갑자기 무슨 일 있어?”
그도 일단 내가 지정해준 장소로 이동을 하고 있긴 했다.
간략하게 대답해주었다.
“지금 바로 진법을 발현시킬 거다.”
“진법?”
금태천은 이후 운공 도사님도 안 왔는데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물어왔다.
허나 나는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일일이 입으로 설명하긴 입 아프니.’
곧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몸속의 천마신기를 움직였다.
천마신기가 기다렸다는 듯이 그르렁거렸다.
쿠구구-
그걸 재빠르게 휘돌렸다.
난폭하게 선기를 그러쥔 뒤.
몸 밖으로 내던졌다.
휘익-
동시에 번쩍 눈을 떴다.
슈우욱!
이윽고 일대에 광풍이 불었다.
점점 불어나는 금화표국의 표사들.
···삼십. 육십. 백이십. 삼백.
흡사 거대한 사람의 파도와 같았다.
부풀어 오르는 구름과 같기도 했다.
물론 개중엔 엉덩방아를 찧은 표사들도 수두룩했다.
‘설명을 해줬음에도 놀란 걸 테지.’
어쩔 수 없었다.
“모두 복면을 쓰도록!”
표사들에게 소리쳤다.
척척.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절도 있게 복면을 착용하는 표사들.
이로써 복면을 쓴 삼백 명의 괴인들이 음양굴을 포위하는 모양새가 된 것.
‘이제 이곳의 지휘는 태천이에게 맡기고···.’
고개를 들어 금태천을 봤다.
어느덧 일류 초입에 들어선 금태천.
어제 준 가르침에 의해 성취를 본 것이다.
‘가르침을 주길 잘했네.’
이정도면 이곳을 지휘하는 데에는 무리 없을 터.
다만.
‘근데 왜 저렇게 넋을 놓고 있을까.’
금태천에게 다가가 눈을 맞췄다.
금태천의 눈동자가 잘게 떨리고 있었다.
설마 이 몸이 진법을 쓴 것에 놀란 것인가.
혹은 질투?
아니 절망일 테지.
대략 그의 심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래줄 시간이 없어.’
애도 아니고.
눈을 맞춘 채 금태천의 어깨를 꾹 그러쥐었다.
금태천의 입에서 미약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를 향해 말했다.
“내가 없을 땐 네가 책임자다.”
금태천도 곧 정신을 차린 모양.
그의 뒤통수를 툭툭 쓰다듬어주곤 몸을 돌렸다.
문득 소령과 눈이 마주쳤다.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든든하군.’
분명 그녀 또한 큰 힘이 될 터.
삼백 명의 표사와 소령을 등 뒤에 둔 채,
보무도 당당히, 음양굴을 향해 경신법을 밟았다.
***
전심전력을 다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온 마음과 힘을 다한다는 뜻.
그리고 지금 내가 꼭 그래야 했다.
예상대로 음양굴은 이미 습격을 당하고 있었다.
약에 취해 죽는 줄도 모른 채 목이 떨어지는 사람도 수두룩했고.
벌거벗은 채 미친놈처럼 뛰어다니는 놈들도 수두룩했다.
인세의 지옥이 있다면 이곳이 그럴 것 같았다.
‘아까 열댓 명이 들어왔다고 했지?’
들어온 마인의 수는 열댓 명이었지만,
애초에 매음굴에서 약을 하고 있던 무인들의 숫자도 적지 않은 상황.
약에 취한 무인들은 무턱대고 칼을 휘둘렀고.
결국 피아식별 없는 칼부림의 현장이 펼쳐졌다.
발작을 하거나 백치가 된 것처럼 보이는 무인들의 숫자도 상당수.
‘마기에 노출 된 걸 테지.’
춘약을 먹고 마기에 노출된 모습.
물론 덕분에 나는 적들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실신을 한 놈들이 있는 방향을 따라가면 그들이 있을 터.
대략적인 상황 판단을 마쳤으니, 이제 선택을 해야 했다.
여기서 누굴 구하고 누굴 포기할 것인가.
다행히 전생의 기억이 있어 음양굴 간부들이 쓰는 방의 위치는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직원 전용 비상구의 위치 또한 알았고.
보법을 밟아 피보라 속 무인들을 스쳐지나갔다.
종남파의 보법에서 착안을 하여 스스로 깨친 보법.
무명(無名)의 보법.
일견 그들의 경신법인 진천공(震天功)과 같기도 하고.
얼핏 잠영보(潛影步)와 같기도 했다.
심지어는 공방일체의 묘리가 섞인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와 비슷하기도 했다.
중간 중간 앞길을 가로막는 놈들만 빠르게 제압 후 계속 보법을 밟았다.
‘굳이 여기서 손속을 섞으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으니.’
허나.
‘점점 거치적거리는 놈들의 숫자가 늘어나는군.’
심처로 향할수록 밀집된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났다.
잠시 걸음을 멈췄다.
그러며 생각했다.
최대한 빠르게 그들을 스쳐가려면 어찌해야 할까.
‘아무래도.’
지금의 보법을 보다 패도적으로 바꿔야 했다.
앞길을 막는 자들이 알아서 비켜서도록.
그리고 그 방법으론···.
‘보법의 이름을 정해야겠군.’
무릇 이름이 가지는 힘은 무시할 수 없는 법.
가령 똑같은 잠영보라고 해도 잠영보란 이름을 의식한 채 밟으면,
잠영(潛影; 그림자를 감춘다.)이란 뜻을 의식하여 본능적으로 보다 은밀하게 밟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잠시 고민하다 눈을 빛냈다.
‘일단 제왕보(帝王步)라 하자.’
제왕보.
제왕의 앞길을 막을 자는 어디도 존재하지 않으니.
제왕보(帝王步)를 밟았다.
임금 앞의 신하들이 갈라지듯 사람들을 갈라졌다.
내력이 깊지 못한 자들은 이 몸이 근처로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나자빠지며 길을 비켜섰고.
내력이 깊은 자들도 일단 본능적으로 경계하며 옆으로 몸을 피했다.
일단 이정도면 되었다.
소기의 목적은 이룬 셈.
빠르게 음양굴 간부들이 있을 만한 곳들을 돌아다녔다.
주로 비상구 근처였다.
물론 비상구도 진즉에 막혀있는 상태.
아마 마인들이 그랬을 터.
나는 그 앞에서 안절부절못하는 음양굴 간부들에게 말했다.
“살고 싶으면 나를 따라라.”
역설적으로 그랬다.
마인들은 이들을 문답무용으로 죽이고 있었으니.
최소한 이 몸에 붙는 것이 나을 터.
물론 설득할 시간은 부족했다.
그러나 굳이 설득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죽어나가는 자들이 수두룩했으니.
최소한 이들도 머리가 있다면, 내 말을 따를 터.
살고 싶은 자들로 만들어진 긴 꼬리를 뒤에 매단 채, 점점 심처로 향했다.
이따금씩 마주치는 마인들은 가차 없이 죽여 나갔다.
이윽고 도착한 굴주실.
여기 음양굴주가 있을 터.
그때였다.
슈욱-
굴주실의 문을 뚫고 이 몸을 향해 파고드는 날카로운 쇠붙이.
가볍게 고개만 움직여 피해냈다.
문 뒤에 사람이 있는 모양.
‘마인은 아니야.’
검로가 단순한 걸 보면, 제대로 무공을 익힌 자도 아니었다.
아마 음양굴주가 문 뒤에 있는 듯.
그리고 그 말은 그가 아직 살아 있다는 뜻.
내심 안도가 되었다.
나는 곧 내 뒤를 따라왔던 음양굴의 간부들을 음양굴주가 있는 방안으로 몰아넣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곧 복면을 쓴 마인이 나타났기 때문.
마인이 말했다.
“뭐하는 놈이냐.”
그리고 그 주위로 모여드는 남녀 한쌍의 마인들.
‘총 세 명.’
이 몸이 이곳에 오면서 죽인 마인의 숫자가 얼추 일곱이니.
대략 남은 놈들이 한 곳에 모인 것일 터.
‘저놈이 대장인가.’
그리고 개중엔 특히 기세가 강렬해 보이는 놈도 섞여 있었다.
대장으로 보이는 놈이 말했다.
“다시 묻겠다, 뭐하는 놈인데 우리의 행차를 방해하느냐.”
나는 잠시 고민했다.
무어라 대답할까.
그러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부교주가 시켜서 왔다.”
"뭐? 부교주?"
일종의 허장성세.
쉽게 말해 놈들을 떠본 것이다.
순간 몸이 빳빳하게 굳는 그들.
당황하는 모양새였다.
다만.
“웃기는 소리.”
오히려 전의를 다진다.
이에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믿지 않는 걸 보니, 이 습격에 강불해는 직접 연관이 없나 보군.’
물론 회심의 미소를 지은 것과는 별개로 의문은 깊어졌다.
허면 대체 누가 습격을 벌인 것일까.
몇 마디 질문을 더 던지고 싶었으나, 놈들은 그걸 기다려주지 않았다.
턱 밑으로 날아오는 날카로운 비도.
나는 그대로 상체를 뒤로 넘기며 피해냈다.
그때 음양굴주실에서 고성이 들려왔다.
“굴주님!”
이후 들려오는 기침소리.
‘피를 토하는 건가.’
대략 말과 상황을 돌아봤을 때, 음양굴주가 피를 토한 것과 같은 상황.
‘젠장.’
입술을 깨물었다.
원랜 이들과 조금 어울려주며 계속 반응을 떠볼 생각이었다.
허나.
‘음양굴주의 몸상태가 어떤지 모르니.’
선택을 해야 했다.
그리고.
‘여기선 당연히 음양굴주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양은 누가 더 많을지 알 수 없었다.
다만 내게 진실을 말할 가능성은 음양굴주가 더 높은 상황.
고민은 짧았고.
행동은 빨랐다.
우선 대장으로 보이는 놈에게 달려들었다.
‘저놈을 먼저 제압하면 나머지 것들은 금방 오합지졸이 되겠지.’
나머지 놈들이 저놈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걸 보면 분명 그랬다.
빠르게 찔러오는 놈의 검.
검에 선명한 붉은색 검기가 맺혀 있었다.
나는 그대로 제왕보를 밟았다.
제왕은 뒤로 물러나지 않으니.
놈과의 거리를 좁혀 가며 연신 놈의 찌르기를 피해냈다.
슈욱- 슉!
뺨을 스치고 지나가는 붉은 검기.
허나 결국 맞히지 못하면 아무런 쓸모도 없는 것.
마침내.
촤악!
들고 있던 검을 횡으로 휘둘러 놈의 목을 도려냈다.
피분수가 뿜어진다.
놈의 머리가 공중에서 빙그르르 돌았다.
이후 나머지 적들도 처리했다.
역시나 지휘체계가 무너지니 놈들은 더 이상 내 적수가 되질 못했다.
마지막 한 놈은 어금니에 있던 화골산을 깨물고 자진하더라.
***
결론부터 말하면, 음양굴주는 죽어가고 있었다.
‘독인가.’
애초에 독에 중독되어 있던 상황인 것 같았다.
아마 거사를 치르기 전에 누군가 이미 손을 써둔 상황인 듯.
다만 그럼에도 음양굴주를 선택한 것은 결과적으로 반쯤 성공이었다.
그에게 물었다.
“왜 그들이 너희를 학살한 것이지?”
최소한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은 들을 수 있었기 때문.
죽어가는 놈이라 그런지, 그리 큰 저항 없이 털어놨다.
이후 간부들 또한 심문했다.
다만 그들은 약간의 저항이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내 신위를 목격했기 때문에 잔뜩 겁을 먹은 상황이었고.
“네들 지금 독에 중독된 건 아나?”
춘약을 이용해 겁박을 하니, 지레 겁을 먹더라.
돌아다니며 백치가 되거나 발작을 일으킨 무인들을 보여주니, 얼굴이 핼쑥해지더라.
마지막으로 바깥에 포진한 우리 측 표사들을 보여줬다.
"히익!"
삼백의 군사는 아무 데서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닌 법.
놈들 또한 알고 있는 정보를 실토했다.
그래서 모은 모든 정보를 한 줄로 정리해보면.
“이 일의 꼭대기에 척굉이 있단 건가.”
척굉은 강불해의 심복.
과거 청염단을 강불해에게 받았던 놈이기도 했다.
그리고 염화마인이란 별호를 얻고 일개 마졸에서 단번에 부대주 자리를 꿰찬 인물.
아무래도 놈의 행방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