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화. 표행(2)
7화. 표행(2)
화르륵-
시종 하나가 춘추각(春秋閣) 대문 앞 등불에 불을 댕겼다.
이에 어둠에 잠길 뻔한 세상이, 다시 활기차게 변하기 시작했다.
표국은 밤과 낮이 따로 없다.
나는 아름드리나무 아래에 앉아,
금태천의 거처인 춘추각의 입구를 가만히 바라봤다.
국주실을 나와 곧장 이리로 왔으나,
금태천은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
그래서 친히 기다리는 중이었다.
문득 춘추각 앞에 한 쌍의 자매가 보였다.
방년(芳年; 20세 전후)쯤 됐을 법한 여자와 대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
둘은 손을 꼭 잡은 채,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이 몸의 동생인 금태천에게 급한 용무가 있는 모양.
언니로 보이는 여자가 아이의 손에 호호- 입김을 불어준다.
밤바람이 쌀쌀하니, 걱정이 되나 보다.
이내 언니가 동생을 꼬옥 안아줬다.
동생도 언니를 꼬옥 안았다.
참 보기 좋았다.
전생의 나는 따로 형제가 없었다.
애초에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니, 당연한 것일 테다.
그래서 그런지, 우애가 돈독한 형제나 자매를 보노라면, 종종 마음이 촉촉해지곤 했다.
때마침 춘추각 앞으로 이 몸의 동생인 금태천이 도착했다.
자매 중 언니로 보이는 여자가 쪼르르 달려간다.
가서 금태천에게 무어라 통 사정을 한다.
‘섬서로 가는 표행에 끼워달라는 건가?’
내용을 들어보니 그랬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지를 전달하기 위해, 꼭 그곳에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들어보니 돈이 없다는 것 같았다.
금태천이 매몰차게 거절했다.
모양새를 보니 하루이틀 매달린 게 아닌 것 같다.
여자아이가 시무룩한 얼굴을 했다.
하긴. 금태천의 입장에선 괜한 혹을 달 필요가 없긴 했다. 딱히 돈이 되는 일도 아니고.
기억 속의 금태천은 자기애가 상당한 아이이니, 스스로 납득이 되지 않는 이런 일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이다.
사정하는 자매를 뒤로하고 금태천이 춘추각의 문을 열었다.
끼이익-
그때 그곳에서 금태천을 기다리던 시종이 무어라무어라 말했다.
내가 기다리고 있다는 걸 밝히는 것 같았다.
금태천의 고개가 돌아갔다.
눈이 딱 마주쳤다.
나는 손을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툭툭 엉덩이를 털곤, 동생에게 향했다.
***
춘추각 정문 앞.
“내가 분명히 그때 앞으론 얼굴 보지 말자고 했을 텐데?”
금태천의 말이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직감했다.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겠구나.
‘집에서 쫓겨나던 날, 그런 말을 들었던 것 같기도 하군.’
허나 이대로 물러설 순 없었다.
“일단 들어가서 이야기하자꾸나.”
금태천은 잠시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이내 휙- 하고 춘추각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들어가며 문을 닫지 않은 걸 보면, 따라 들어오라는 말인 것 같았다.
‘문전박대는 아닌 걸 보니, 그래도 안 본 사이에 성격이 좀 온순해진 건가?’
그런 생각을 하며 춘추각 안으로 발을 들였다.
내부는 꽤나 번잡했다.
조만간 섬서로 떠나는 표행이 있으니, 그에 대한 준비가 한창인 모양.
금태천이 말했다.
“여기 보이지? 나 바쁘니까 용건만 간단히 말해.”
먼저 용건을 묻다니.
예상보단 대화가 순조로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동생아, 섬서로 가는 표행 말이다.”
막 말을 꺼낼 때였다.
“금태천 표두님. 말씀하셨던 표사 지원자들 인명부입니다.”
춘추각 소속 시종 중 한 명이 후다닥 다가와 말했다.
듣기론 이번 섬서로 떠나는 표행을 위해, 금태천은 자체적으로 표사들을 모집하고 있다는 것 같았다.
그에 대한 보고인 것 같았다.
다만.
‘아무리 급한 용무라고 해도 그렇지.’
나는 잠시 그 시종을 바라봤다.
이야기하고 있는데, 와서 딱 끊다니.
심지어 이 몸은 이 표국의 직계인데.
눈앞의 금태천도 나는 안중에도 없는 듯, 인명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주인이 무시하니 종까지 무시하는 모양이었다.
순조로울 것 같다는 말, 취소해야 할 것 같다.
‘일단 아쉬운 건 나니까, 참자.’
가만히 기다렸다.
잠시 후.
“그래서 어디까지 이야기했지?”
“섬서로 가는 표행 말이다. 그거···.”
“아! 표행. 설마 형도 표사로 지원하러 온 거야?”
짐짓 오해를 한 것 같다.
헌데 금태천의 얼굴에 조소가 맺혀 있었다. 깔깔거리며 주변을 둘러본다.
주변에 있는 그의 부하들도 이곳을 보진 않지만, 피식피식 웃어대기 시작했다.
나를 안으로 들인 이유가 웃음거리를 만들려고 그런 건가?
순간 그런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침착하자.’
나는 다시 차분히 계획을 복기했다.
우선 이 몸은 표사로 지원을 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표두 자리를 양보받기 위해 온 것이다.
혹은 표물을 조금 나눠받아, 명목상이나마 표두의 자리를 맡기 위해 온 것.
사실 둘 중 고르라면 후자가 맞았다.
전자는 타협의 여지도 없을 테니.
‘형님도 이 방법을 염두에 두고 하신 말일 테지.’
동생의 밑으로 형이 들어가는 건 그림이 좋지 않고.
그렇다고 표행을 뺏는 것도 불가할 테니.
아마 유일한 방법일 테다.
살짝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더욱이 내 입장에선, 어차피 섬서 어딘가에 있을 영약을 찾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일 아닌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런데.
“에이. 형. 표사는 아무나 하는 건 줄 알아?”
이젠 노골적으로 무시를 하고 있다.
‘···표두를 맡으러 왔다고 말하면 아주 난리가 나겠군.’
주변에 있던 표사들도 저들끼리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잠시 입맛을 다시다 대꾸했다.
“표사가 아니라, 표두를 하고자 왔다. 형님께도 말씀을 드렸다. 섬서로 가는 표물 중 일부를 내어다오.”
일부러 단도직입적으로 말한 것이다.
어차피 계속 비웃음거리만 될 것 같으니.
차라리 매도 먼저 맞자는 생각이었다. 협상은 그 이후에 진행할 생각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와하하하!”
잠깐의 정적 후, 곧장 폭소가 터져 나왔다.
금태천을 비롯한 근처에 있던 표사와 쟁자수들까지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퍽. 퍽.
배를 잡고 깔깔 대던 금태천이 이내 주먹으로 내 가슴팍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형. 좀 변했다는 말을 듣긴 했는데, 그게 미쳤다는 말이었어?”
활짝 휘어진 눈으로 이 몸을 비웃으며, 주먹질을 한다.
물론 아프진 않았다. 그저 기분이 나쁠 뿐.
문득 이 몸에 깃들어 있던 금태천과의 추억들이 떠올랐다.
어려서부터 무공에 재능이 있었던 동생은 속된 말로 안하무인이었다.
특히나 이 몸을 잔뜩 무시했다. 손찌검도 서슴지 않았다.
형이 부끄럽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했다.
그때와 지금의 상황이 꼭 겹쳐보였다.
‘우선 형으로서 기강부터 잡아야겠군.’
···계획을 조금 수정해야 할 것 같다.
이런 상태에선, 어떤 말을 해도 비웃음거리만 될 테니.
그러니 일단 누가 형인지 확실히 한 다음에.
차분히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차라리 잘됐어.’
빠르게 금태천의 무공 수위를 살폈다.
사실 첫 만남의 순간,
습관적으로 파악을 마친 상태였지만, 일종의 재확인이었다.
‘일류에 살짝 못 미치는 정도. 수련한 무공은 금화표국의 가전무공인 금귀방탄공인 것 같고···.’
굳은살의 모양으로 말미암아, 주력 무기는 검인 것 같았다.
아마 금귀검법(金龜劍法)을 사용할 터.
실제로 느껴지는 기세도 그러했다.
단단한 한 자루의 검과 같은 기세.
‘비교적 권장법은 수련을 많이 하지 않은 것 같군.’
딱 검법을 위한 근육들만 발달해 있었다.
원래라면,
완숙한 이류의 경지는 지금 내 수준으로 상대하기 쉽지 않을 테다.
그러나 상대가 어떤 무공을 사용하는지 훤히 아는 상황 아닌가.
스스로의 오성을 믿기로 했다.
‘마침 나를 비웃던 놈들도 다 이쪽을 보고 있군.’
그들을 한 차례 쭉 훑은 뒤, 금태천을 봤다.
이윽고 이 몸의 가슴팍을 향해 뻗어 오는 주먹을 낚아챘다.
“적당히 해라. 동생아.”
‘이왕이면 가전무공으로 상대해주지.’
금귀수(金龜手)의 묘리를 사용해, 금태천의 주먹을 바깥쪽으로 쳐냈다.
낚아채고. 쳐내고.
금귀란 금(金)으로 만든 거북이[龜]란 뜻.
특유의 단단한 등껍질로 상대의 공격을 튕겨내는 모양새였다.
이내 활짝 열린 금태천의 가슴팍이 보였다.
금태천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윽고 발을 뻗어 이 몸을 걷어차려고 했다.
나는 왼발을 앞으로 쭉 뻗으며, 발길질을 피했다. 그리고 그대로 왼손 손바닥으로 놈의 복부를 밀치듯 타격했다.
퍽! 쭈욱-
우당탕탕.
근 서너 장 가까이 날아간 금태천이 바닥을 뒹굴었다.
저녁을 꽤 근사하게 먹었는지, 온갖 것들을 토해냈다.
우웩-
순간 싸한 공기가 감돌았다.
고개를 돌려, 아까까지 나를 비웃던 금태천의 부하들을 바라봤다.
하나같이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었다.
인명부를 가져왔던 시종은 땀을 뻘뻘 흘리며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저벅저벅.
금태천을 향해 걸어갔다.
이윽고 가만히 그 앞에 서서 동생을 바라봤다.
“동생아, 아무리 못난 형이라도 네 형이다.”
저도 몰래 튀어나온 말이었다.
아마 이 몸뚱어리가 가슴속 깊이 묻어뒀던 말인 것 같았다.
괜히 가슴이 먹먹했다.
그때 동생이 일어나 내게 달려들었다.
그래도 자존심은 있는지, 기습은 하지 않았다.
정정당당하게 공격자세를 잡고, 정면에서 달려들었다.
나는 그대로 옆으로 몸을 회전시키며, 동생의 후방을 차지했다. 이윽고 발을 뻗어 엉덩이를 걷어찼다.
우당탕탕-
재차 같은 상황이 반복되었고.
이번엔 손바닥으로 턱을 올려쳤다.
퍽!
웬만한 아름드리나무의 키만큼 솟았다가, 뚝 떨어졌다.
털썩-
그래도 죽으면 안 되니, 받아줬다.
“이제 이 몸과 대화할 마음이 좀 생기느냐?”
바닥에 내려놓으며 물었다.
그러자 금태천은 소매로 입가에 번진 핏물을 닦아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을 하더니, 이내 표독스러운 눈으로 노려본다.
특유의 호승심이 발동한 것이다.
“···안가에서 죽어라 무공만 연마한 모양인데. 나는 원래 권장법보다 검술이 특기야.”
씩씩거리며 부하에게 부탁해, 목검을 챙겨왔다.
그래도 이성은 남아 있는지, 허리춤에 있는 진검은 뽑지 않았다.
만약 저걸 뽑았으면,
‘아무리 동생이라도 어디 한 군데 이상 부러뜨렸겠지.’
근처에 있던 지게 지팡이를 주워들었다.
금태천이 뿌드득 이를 갈며 말했다.
“···봐주지 말고 똑바로 해.”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다.”
그의 입장에선 무엇보다 내게 졌다는 게 충격적인 모양이다.
한껏 무시하던 형 아닌가.
부끄럽다며 피해 다니던 형 아닌가.
“···권장법이 특기 아니야?”
“이것도 잘하니, 걱정 마라.”
놈이 목검을 뻗어 신중히 이 몸을 겨냥했다.
보폭과 호흡, 느껴지는 기세로 보아, 금귀검법이 확실했다.
다만.
‘금귀검법은 방어와 반격에 특화된 무공이거늘.’
금태천의 기세는 방어보단 공격에 치중된 상태였다.
침착한 척을 하지만, 내심 흥분을 한 상태라 그런 것인지. 아님 무공의 진의를 잘못 파악하고 있는 것인지. 알 방도는 없었다.
그저 뻗어오는 목검을 지게 지팡이로 마주 쳐낼 뿐.
딱. 딱. 딱!
돌려막고.
내리쳐 막고.
비스듬하게 흘려내고.
금태천의 눈동자에 점점 초조함이 차올랐다.
검으로도 쉽지 않으니, 마음이 급해진 모양이다.
‘아직 애는 앤가?’
마침내 큼지막한 동작으로 목검을 내지르는 금태천.
나는 그걸 겨드랑이 사이로 통과시키며, 큰 보폭으로 다가갔다.
금귀검법(金龜劍法)의 진가는 이럴 때 나타난다.
방어로 상대의 빈틈을 만든 뒤, 급소를 찌르는 것.
툭.
금태천의 울대를 찔렀다. 죽일 생각은 없었으니 지팡이에 힘은 싣지 않았다.
···그리고.
털썩.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금태천은 넋 나간 얼굴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내가 지다니.”
어지간히도 충격을 받았는지, 눈도 깜빡이지 않는다.
기억에 따르면, 금태천은 이 지역에서 나름 촉망받는 후기지수였으니. 어쩌면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대화는 내일 다시 해야 하려나?’
상태를 보니, 대화를 나누긴 그른 것 같았다.
잠시 가만히 금태천을 바라봤다.
‘근데 이대로 두면 심마(心魔) 오는 거 아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지간히도 상태가 심각해보였던 것.
뭐라도 말을 해줘야 할 것 같았다.
잠시 고민을 하다, 툭툭 어깨를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네가 약한 것이 아니라, 내가 강한 것이다.”
조금 오글거리는 말이긴 했지만,
이렇게 말하면 최소한 자기비하는 하지 않을 테다.
무릇 심마는 스스로를 향한 의심에서 비롯되는 것.
조금 되바라지긴 했지만, 금태천도 어엿한 금화표국의 일손 아닌가.
가뜩이나 표국 재정도 어려운 판국이니, 망가져선 안 됐다.
이윽고 춘추각의 입구로 향했다.
내 말을 잘라먹었던 시종의 뒤통수를 세차게 후려치며, 힘차게 대문을 열었다.
***
나는 춘추각의 대문을 닫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문득 나오는 길에 어떤 표사가 수군거린 말 때문이었다.
“···근데 아까 말 들어보니까 표물을 맡기 위해 오셨다고 하던데. 그럼 우리 중에 몇몇이 청명각으로 빠지는 거야?”
이 상황에 저런 말을 하다니.
표사들 중에 어지간히도 눈치가 없는 놈이 있나 보다.
근데 또 막상 생각을 해보니.
‘동생 것을 빼앗는 모양새긴 하네.’
남들이 보기에 조금 그럴 것 같긴 했다.
하물며 언뜻 보기에, 그들은 이미 표물의 포장까지 거의 다 마친 상태.
심지어 자체적으로 표사도 뽑고 있다고 했다.
생각보다 준비가 너무도 완벽해서, 도리어 찝찝할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요즘 표국의 평판도 떨어지고 있는 판국이거늘.
괜히 나 때문에 표국의 평판이 더 떨어지는 건 아닐지.
‘이러다 아예 표물 의뢰가 뚝 끊기는 건 아니겠지?’
그때였다.
“언니, 추워.”
문득 아까 봤던 자매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의 유지를 전달해야 한다며, 섬서 행 표행에 꼭 끼워달라고 통 사정을 하던 자매.
여전히 대문 앞에서 금태천을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잠시 우리 형제 사이와 비교가 되어, 가만히 바라봤다.
그런데 그때,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잠깐만. 내가 저 자매를 표물로 받으면?’
생각해보니, 사람도 표물이 될 수 있었다.
어차피 나는 돈이 중요한 것도 아니니.
이러면 굳이 동생에게 표물의 일부를 양도받을 필요가 없었다.
물론 가장 중요한 표행을 떠날 명분도 충분하고.
‘완벽해.’
모든 문제가 단박에 해결될 것이다.
다만 딱 한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
‘근데 이러면 굳이 태천이를 때릴 필요가 있었을까?’
잠시 고민을 하다 피식- 웃었다.
무슨 상관이랴.
그냥 태어나서 처음으로 동생에게 훈계를 한 것이라 생각하면 어떨까?
솔직히 조금 후련한 감도 없지 않아 있었으니.
잠시 밤바람을 느꼈다.
이윽고 걸음을 옮겨, 예의 그 자매에게 향했다.
“잠시 시간 좀 내주실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