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 마교관-509화 (509/670)

# 509

귀환 마교관

509화

타다다다닷!

어두운 밤.

그림자 하나가 숲속을 빠른 속도로 헤치며 내달렸다.

인영은 그야말로 날다람쥐가 가지를 타고 이동하듯 유연하고 신속했다.

그리고 그 못지않은 속도로 뒤를 바짝 추격하는 복면인들!

“서랏!”

“잡아랏!”

“놈을 놓치면 안 된다!”

한참을 앞서 달리는 인영이 뒤를 힐끔 돌아보았다.

그가 이를 빠득 갈았다.

‘젠장! 저 끈질긴 것들!’

그는 바로 구강룡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어느 순간 숲이 끝나는가 싶더니 시야 가득 커다란 강줄기가 나타났다.

촤츠츠츠츠츠읏!

바닥에 미끄러지듯 멈춰 선 구강룡은 눈앞에 도도히 흐르는 시커먼 강물을 바라보았다.

“헉, 헉, 헉…!”

그의 눈빛에 낙담이 어렸다.

천천히 심호흡을 한 그가 왼쪽 어깨에 박힌 화살을 뽑아냈다.

팍!

곧이어 얼른 점혈로 지혈했다.

‘좋지 않군.’

내공을 워낙 많이 소모한데다 여기저기 입은 부상이 만만치 않다.

그 중에서도 화살이 박혔던 어깨와 오른쪽 허벅지의 기다란 자상이었다.

제때 점혈을 해서 출혈은 멈췄지만 여전히 뼈가 시릴 듯 욱신거렸다.

마침내 숲속에서 추격자들이 하나둘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휙, 휙, 휙!

그들은 구강룡을 에워싸듯 부채꼴 모양으로 흩어졌다.

구강룡이 이를 빠득 갈고는 복면인들을 훑어보았다.

모두 열다섯.

“이 개새끼들…! 네놈들 정체가 뭐냐?”

그러자 수장으로 보이는 복면인이 비릿한 눈웃음을 지으면서 걸어 나왔다.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말을 마친 그가 수신호를 보내자, 복면인 다섯 명이 동시에 달려들었다.

파바바바밧!

“치잇!”

구강룡이 혀를 차고는 바닥을 차고 화살처럼 쏘아져 나갔다.

쒸에에에엑!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검기!

고개를 숙여서 상대의 검신을 아슬아슬하게 피한 구강룡이 곧바로 검기를 대각선으로 베어 올렸다.

촤아악!

“크아악!”

가슴이 갈라진 복면인 하나가 피를 흩뿌리며 그대로 고꾸라졌다.

“노오옴!”

두 번째 복면인이 구강룡의 옆구리를 베어 들어왔다.

구강룡은 그대로 그에게 부딪쳐 갔다.

그의 무공 특색으로 말하자면 강공일변도라고 할 수 있었다.

피츗!

복면인의 검이 어깨를 스쳤지만, 구강룡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대신 빠른 속도로 검을 세 번 연속으로 내질렀다.

푹! 푹푹!

제일 먼저 허벅지의 요혈을 찔러 방어를 무력화시켰고, 복부와 목을 찔러서 즉사하도록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목에 박힌 검을 뽑아내면서 배후를 치고 오던 세 번째 복면인의 목을 날려 버렸다.

촤아아악!

툭, 데굴데굴…!

목을 잃은 복면인이 그대로 쓰러지면서 피를 울컥울컥 뿜어냈다.

“이런 개새끼!”

“죽어엇!”

복면인 둘이 동시에 몸을 날려 왔다.

이번에도 구강룡은 피하지 않았다.

대신 두 눈 가득 살광을 번뜩이며 검을 열십자로 휘저으며 달려들었다.

촤촤아아악!

그의 특기 중 하나인 추풍십자검법(秋風十字劍法)이었다.

순식간에 한쪽 팔을 잃어버린 두 명의 복면인이 찢어질 듯한 비명을 내지르면서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그렇게 다섯 복면인을 모두 쓰러뜨린 구강룡은 몸을 회전하며 중심을 잡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비틀거리고 말았다.

얼른 검을 거꾸로 꽂아 지팡이처럼 지탱한 후에야 겨우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헉, 헉, 허억…!”

짝짝짝.

수장 복면인이 박수를 쳤다.

“과연 대단하군. 어지간한 대문파 장문인들과 맞먹는 실력이라더니 명불허전이군.”

“…….”

“하지만 지금쯤이면 부상도 깊고 공력도 바닥을 드러냈을 테지.”

구강룡이 싸늘하게 웃었다.

“글쎄… 어떨까?”

“후후. 허세를 부리는 것도 때가 맞아야 할 터. 지금 그 꼴로 부리는 허세는 가여울 지경이야.”

“닥치고 덤벼라!”

구강룡이 버럭 소리치자, 수장 복면인이 엄중한 표정으로 말했다.

“좋다. 다들 동귀어진 할 각오로 한꺼번에 쳐라!”

“존명!”

순간 복면인들이 일제히 기합성을 터뜨리며 구강룡을 향해 달려들었다.

구강룡은 싸늘하게 식은 시선으로 적들을 훑었다.

모두 열 명.

‘이래서야… 그 방법밖엔 없나?’

두 번은 쓰기 싫었던 방법.

하지만 공력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선택지가 없다.

쉬이이이이잇!

생각을 거듭하는 사이 밤공기를 가르며 검기가 섬광처럼 날아들었다.

구강룡이 몸을 낮게 숙이고는 곧장 적의 품으로 파고들면서 검을 거꾸로 쥐고 사선으로 그어 올렸다.

슈컥!

“크아악!”

다리 하나가 완전히 잘려 나간 복면인이 비명을 내지르며 고꾸라졌다.

‘아홉!’

“노오옴!”

또 다른 복면인이 구강룡 배후에 나타나 그대로 검을 들어 올린 채 내려찍었다.

쉬이이이익!

파박!

얼른 몸을 날린 구강룡이 바닥을 굴렀다.

쉬푹!

구강룡의 옆구리를 아슬아슬하게 스친 검이 그대로 흙바닥에 내려 꽂혔다.

찰나,

쉬파밧!

구강룡이 팽이처럼 회전하면서 일어나자, 진흙이 사방으로 튀었다.

“크읏!”

그가 눈을 감고 물러나는 복면인에게 빛살처럼 쇄도해서 검을 내질렀다.

푸욱!

‘여덟!’

심장을 관통한 검을 빼내면서 그대로 반대편에서 달려드는 적의 목을 일검에 베었다.

쉬컥!

“크악!”

‘일곱!’

촤아아앗!

구강룡이 오른발로 반원을 그리며 미끄러지듯 중심을 잡았다.

순간 울컥 치미는 구토를 참지 못해 배를 부여잡고는 구역질을 했다.

“쿠웨에엑!”

시뻘건 핏덩이가 토해져 나왔다.

원래 부상이 심각한 상태였는데, 급격히 공력을 소모하다 보니 내상이 깊어진 모양이었다.

“카아악, 퉤!”

피 섞인 침을 뱉은 구강룡이 소매로 입을 스윽 닦아내고는 자신을 에워싼 일곱 명의 복면인들을 보았다.

‘일곱…! 이제 하나만 더!’

마침 수장 복면인이 진심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적이지만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군. 하지만….”

그가 검을 한 차례 휘젓더니 한 걸음 다가섰다.

“이젠 그 검을 들고 있을 힘도 없을 테지.”

구강룡이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한 놈 죽일 수 있을 정도의 힘은 남아 있다.”

수장 복면인이 피식 웃었다.

“일검이라… 설마 우리가 죽음이 두려워서 공격을 주저할 것으로 보이는가? 그 한 놈에 재수 없이 걸릴까 봐? 그런 거라면 잘못 짚었다. 이 녀석들은 명에 죽고 명에 산다. 네가 그 하나를 처치하는 순간, 너는 죽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일곱이니까.”

“흐흐. 내가 살풍단에 있을 때 말이지. 이십대 일로 싸운 적이 있었다. 그 녀석들을 죽이고, 죽이고 또 죽여도 네놈들처럼 악착같이 달려들더군. 그런데 내가 여기 서 있다는 건 무슨 뜻인지 알겠지? 네놈들은 좆 됐다는 뜻이야. 마지막 몇 놈만 살았을 때, 내가 그놈들을 순식간에 죽여 버렸거든. 나한테 하나 죽일 수 있는 힘이 남아 있다는 건 그런 뜻이야.”

수장 복면인이 혀를 찼다.

“쯧… 그 정도 허세면 병이다. 더 이상 대화할 것도 없다. 쳐라!”

“존명!”

“와라!”

쉬이이이이잇!

푸른 빛줄기가 구강룡의 코끝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구강룡은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검신을 확인하고는 곧장 몸을 숙이며 파고들어 검을 위로 들어올렸다.

푸콱!

“컥! 커…억!”

구강룡의 입매가 히죽 치켜 올라갔다.

‘됐다…! 여섯이다!’

그 순간!

쉬이이잇, 푸욱!

“커읍!”

구강룡은 왼쪽 옆구리를 뚫으며 튀어나온 검신을 보았다.

그 순간,

쉬이잇, 푹! 푹!

“커윽!”

오른쪽 허벅지를 뚫고 박힌 검신과 왼쪽 어깨를 관통한 검신!

“크으으윽…!”

지독한 고통에 어금니를 빠득 갈면서 몸을 뒤트는 순간,

쉬이이이잇!

다시 한 번 허공을 가르는 소리에 이어 정신을 잃어버릴 듯한 통증이 복부와 팔에서 느껴졌다.

푹! 푹…!

한 자루의 검은 복부를 관통했고, 다른 한 자루는 왼팔을 관통했다.

순식간에 다섯 개의 검이 꽂히면서 구강룡의 몸은 고슴도치처럼 변해 버렸다.

털썩…!

구강룡이 한쪽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푹 숙였다.

그의 입가에서 피가 걸쭉하게 늘어졌다.

저벅저벅…!

마침 정면에서 수장 복면인이 차분한 표정으로 걸어왔다.

심장을 관통한 검을 빼내면서 그대로 반대편에서 달려드는 적의 목을 일검에 베었다.

쉬컥!

“크악!”

‘일곱!’

촤아아앗!

구강룡이 오른발로 반원을 그리며 미끄러지듯 중심을 잡았다.

순간 울컥 치미는 구토를 참지 못해 배를 부여잡고는 구역질을 했다.

“쿠웨에엑!”

시뻘건 핏덩이가 토해져 나왔다.

원래 부상이 심각한 상태였는데, 급격히 공력을 소모하다 보니 내상이 깊어진 모양이었다.

“카아악, 퉤!”

피 섞인 침을 뱉은 구강룡이 소매로 입을 스윽 닦아내고는 자신을 에워싼 일곱 명의 복면인들을 보았다.

‘일곱…! 이제 하나만 더!’

마침 수장 복면인이 진심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적이지만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군. 하지만….”

그가 검을 한 차례 휘젓더니 한 걸음 다가섰다.

“이젠 그 검을 들고 있을 힘도 없을 테지.”

구강룡이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한 놈 죽일 수 있을 정도의 힘은 남아 있다.”

수장 복면인이 피식 웃었다.

“일검이라… 설마 우리가 죽음이 두려워서 공격을 주저할 것으로 보이는가? 그 한 놈에 재수 없이 걸릴까 봐? 그런 거라면 잘못 짚었다. 이 녀석들은 명에 죽고 명에 산다. 네가 그 하나를 처치하는 순간, 너는 죽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일곱이니까.”

“흐흐. 내가 살풍단에 있을 때 말이지. 이십대 일로 싸운 적이 있었다. 그 녀석들을 죽이고, 죽이고 또 죽여도 네놈들처럼 악착같이 달려들더군. 그런데 내가 여기 서 있다는 건 무슨 뜻인지 알겠지? 네놈들은 좆 됐다는 뜻이야. 마지막 몇 놈만 살았을 때, 내가 그놈들을 순식간에 죽여 버렸거든. 나한테 하나 죽일 수 있는 힘이 남아 있다는 건 그런 뜻이야.”

수장 복면인이 혀를 찼다.

“쯧… 그 정도 허세면 병이다. 더 이상 대화할 것도 없다. 쳐라!”

“존명!”

“와라!”

쉬이이이이잇!

푸른 빛줄기가 구강룡의 코끝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구강룡은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검신을 확인하고는 곧장 몸을 숙이며 파고들어 검을 위로 들어올렸다.

푸콱!

“컥! 커…억!”

구강룡의 입매가 히죽 치켜 올라갔다.

‘됐다…! 여섯이다!’

그 순간!

쉬이이잇, 푸욱!

“커읍!”

구강룡은 왼쪽 옆구리를 뚫으며 튀어나온 검신을 보았다.

그 순간,

쉬이잇, 푹! 푹!

“커윽!”

오른쪽 허벅지를 뚫고 박힌 검신과 왼쪽 어깨를 관통한 검신!

“크으으윽…!”

지독한 고통에 어금니를 빠득 갈면서 몸을 뒤트는 순간,

쉬이이이잇!

다시 한 번 허공을 가르는 소리에 이어 정신을 잃어버릴 듯한 통증이 복부와 팔에서 느껴졌다.

푹! 푹…!

한 자루의 검은 복부를 관통했고, 다른 한 자루는 왼팔을 관통했다.

순식간에 다섯 개의 검이 꽂히면서 구강룡의 몸은 고슴도치처럼 변해 버렸다.

털썩…!

구강룡이 한쪽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푹 숙였다.

그의 입가에서 피가 걸쭉하게 늘어졌다.

저벅저벅…!

마침 정면에서 수장 복면인이 차분한 표정으로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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