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걸황무적-246화 (247/328)

246. 동맹을 맺다

“여기가 남천상국인 모양이군.”

정문에 천천히 다가서는 노인.

남천상국에 도착한 그는 걸음을 멈추었다.

범상치 않는 외모에서 풍기는 내력을 느꼈는지, 위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걸황을 만나고자 하네. 그에게 연락을 넣어줄 수 있겠는가?”

하루에도 수백 명이 걸황 남하림을 만나기 위해 찾아왔다.

하지만 상국에 온 이후 남하림이 누군가를 만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들은 전부 돌아가야 했다.

“죄송하지만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혈군사라고 하면 금방 알 것이네.”

“……!”

혈군사 기성.

‘허억.’

갑자기 숨이 막히는 듯했다.

그는 정사마를 떠나 무림 최고의 인물 중 일인.

위사는 뒤로 넘어질 뻔했다.

사파의 엄청난 고수가 눈앞에 나타났다.

위사는 커진 두 눈으로 혈군사를 향해 똑바로 섰다.

“놀랄 필요는 없네. 안에 부탁하지.”

“알……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위사는 다급히 정문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상국 안으로 내달렸다.

“역시 상국이라 사람들이 많아.”

기성은 기다리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수많은 장사꾼들이 상국을 드나들고 있었다.

‘중원 제일의 상국이라는 말도 확실하군.’

일각이 지났을 무렵.

안에서 소식을 받고 정문으로 나오는 기척이 들려왔다.

멀리서부터 나타난 아는 얼굴.

‘걸황.’

그만의 거만한 걸음걸이.

어깨를 튕기는 듯한 경쾌한 발걸음으로 남하림이 다가왔다.

저벅저벅.

‘하, 정말이군.’

귀빈각에 연락을 전하기 위해 급하게 달려온 위사에게서 뜻밖의 인물이 찾아왔다는 보고를 받았다.

남하림과 함께 나온 일행도 정문에서 혈군사 기성이 혼자 기다리고 있는 것이 의외인 듯했다.

“어라, 진짜네. 혹시나 했는데…….”

“하림 형, 저자가 왜 찾아왔지?”

“글쎄다. 요즘 무림이 이상하게 돌아가다 보니 뜻밖의 일도 일어나는군. 여하튼 볼일이 있어 왔겠지.”

남하림의 말은 사실이었다.

무엇인가 뒤죽박죽 섞인 듯한 무림의 상황.

남하림의 걸음이 그의 앞에서 멈췄다.

스윽.

적이지만 찾아온 손님.

남하림은 기성에게 포권을 하여 예의를 차렸다.

“무림에서도 잘 보기 힘든 분이 여기까지 어인 일입니까?”

“후후후, 반갑네. 이제는 명실공히 무림의 최고의 인물이 되었군.”

“아직 그 자리에 올라갔다기엔 몇 사람이 더 있지요.”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설백진과 창천주, 그리고 당신도.”

“본인은 빼주게. 걸황인 자네에게는 힘이 드는군.”

“엄살도 심하십니다.”

“…….”

기성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일단 들어가죠. 보는 시선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하지. 앞장서게.”

* * *

남하림은 그를 데리고 귀빈각으로 들어섰다.

기성은 눈을 부릅뜬 인물과 시선이 마주쳤다.

“탈혼마제 선배이신가 보군요. 뵙게 되어서 반갑소이다.”

“자네는 천사회의 혈군사라고 들었네.”

“혈군사는 예전의 신분입니다. 지금은 떠돌아다니는 신세이지요.”

“떠돌아다닌 사람치고는 형편이 꽤 좋아 보이는군. 난 신경 안 써도 되니 저 녀석들과 이야기 잘 하게.”

“알겠소이다.”

탈혼마제는 일부러 자리를 피하려는 듯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노인장, 어디 갑니까?”

“양 총관이 식사나 같이 하자고 하더군. 대충 먹고 오겠다.”

“아, 그렇게 하세요.”

탈혼마제가 밖으로 나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귀빈각으로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후다다다닥.

덜컹!

신소소가 귀빈각의 문을 열고 다급하게 들어섰다.

“그분이 오셨다면서요?”

그녀는 곧바로 기성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아이가?’

신명항이 말하기를 걸황과 딸아이가 함께 있다고 했다.

“아버지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가 그의 여식이군.”

“저희 아버지는 잘 계시나요?”

“신 가주는 잘 있네.”

“아…… 정말 다행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어디에 계세요?”

“지금쯤이면 신려세가에 돌아갔을 게다.”

“후우…….”

신소소는 직접 기성에게 대답을 듣자 안심이 된 듯 숨을 내쉬었다.

남하림이 그녀에게 물었다.

“더 물어볼 건 없어?”

“네, 없어요. 앗, 죄송해요. 제가 나서서…….”

“아니다. 괜찮아.”

남하림은 신소소가 뒤로 물러나자 기성에게 의자를 권했다.

“앉으시죠.”

“고맙네.”

남하림과 기성은 마주 보며 앉았다.

나머지 인물들은 남하림의 뒤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남천상국으로 오는 길에 한 가지 소식을 들었지.”

“그게 무엇입니까?”

“혈사천, 아니, 유천에서 반란이 일어났네. 유천에는 유천전사란 놈들이 있는데, 아쉽게도 실패를 했다더군.”

“진짜 아쉽군요.”

“그렇지. 그들이 성공을 했다면 일이 더 편하게 되었을 텐데.”

“유천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어떻게 되겠나? 유천은 완전히 가짜 설백진의 손아귀로 넘어가는 것일세.”

좋은 소식이 될 뻔했는데.

다행인 것은 반란이 실패했다고 해서 상황이 급박하게 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역시 그를 상대해야 할 모양이군요. 상당히 피곤한 사람이지 않습니까.”

“유천전사까지 밀어낸 것으로 봐서 그의 힘은 예전의 혈사천주보다 강한 것으로 보이네.”

“……알겠습니다. 그에 대해선 앞으로 조심하지요.”

두 사람은 어느 정도 가볍게 대화를 이어갔다.

이젠 기성이 찾아온 이유에 대해서 말을 할 차례였다.

“걸황, 그들 이야기는 그만하고, 이제 우리들 이야기나 해보겠나?”

“그렇게 하죠. 저를 찾아온 이유가 뭡니까?”

“이유가 하나밖에 더 있겠나? 예상은 했겠지만 서로 동맹을 맺자는 것이지.”

“지금까지 나를 죽이려고 이상한 놈들을 많이 보냈던 걸로 기억하는데.”

“걸황이라 해서 대범할 줄 알았건만, 그건 아니었던 모양이군. 그것들을 지금까지 마음에 담고 있었단 말인가?”

“무턱대고 동맹을 맺자고 하면 누가 얼씨구나 좋다고 하겠습니까.”

“…….”

기성은 애매하게 대하는 남하림의 뜻을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

‘완전 능구렁이가 다 되었군. 도저히 속을 읽지 못하겠어.’

“허어, 이거 참. 당황스럽군. 내가 잘못 왔는가?”

“사전에 만나겠다는 연락이라도 줬으면 그사이에 생각이라도 했겠지요.”

“미안하게 됐네.”

“사과는 받아 드리겠습니다.”

“…….”

기성은 남하림의 말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동맹을 원하는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군.’

남하림의 의도를 똑바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한 가지 물어보지요.”

“무엇인가?”

“그때는 왜 나를 죽이려고 했습니까?”

“이유야 간단하지 않나. 구천신품을 찾는데 자꾸 방해를 하니 어쩔 수가 없었지.”

“나를 노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럴 만하군요.”

“이해를 해줘서 고맙다고 해야겠군.”

단번에 인정을 하는 남하림을 보면서 기성은 더욱더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아…… 그리고 구천신품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내가 열 개 전부 찾았습니다.”

‘그것들을 전부?’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긴 하지만, 쉽게 믿기지 않았다.

구천신품을 전부 가지고 있다는 남하림.

표정을 보니 이미 비밀을 푼 것 같았따.

“걸황. 대단하군. 중원에 흩어져 있던 열 개의 구천신품을 전부 찾을 줄은 몰랐네.”

“나도 몰랐습니다. 하나씩 구하다 보니 모두 내 손에 들어오더군요. 천운이 내 손에 들어 있나?”

‘거만한 녀석.’

기성은 잠시 기다렸다.

구천신품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꺼냈으니, 그 속에 숨겨져 있다는 비밀도 이어서 말이 나올 터.

“똑똑하게 비밀도 풀었지요.”

“잘됐군. 나에게도 가르쳐 줄 수 있겠나?”

“못 알려줄 것도 없습니다. 알고 싶습니까?”

기성은 이마에 주름이 살짝 짙어졌다가 풀렸다.

“알고 싶다.”

“좋습니다. 잘 보세요. 두 번은 없습니다.”

슥슥슥.

남하림은 탁자 위에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였다.

“공…… 신…… 해…… 정.”

기성은 손가락을 보며 쓰인 글자를 읽었다.

공신 해정이 누구인지 모르는 게 아니었다.

그가 고개를 들어 남하림을 보았다.

“이게 구천신품의 비밀입니다.”

구천신품을 만든 인물이 공신 해정이었다.

그런데…….

구천신품의 비밀이 공신 해정이라니?

처음에는 무슨 의미인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남하림과 시선이 계속 마주치자, 기성은 그제야 이해한 듯 탄식을 터뜨렸다.

“허어……!”

허탈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일들을 겪었지만…… 이보다 어이없는 일은 처음이군.”

구천신품의 비밀은 바로 창천주의 이름이었던 것.

기성은 몸에 기운이 빠진 듯 잠시나마 의자에 기대어 앉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찬찬히 정신을 차렸다.

“그는 죽었다고 알려진 인물이 아닌가?”

“맞습니다.”

“살아 있었다는 말이군. 무림이 그의 장난에 완전히 당했어.”

창천주가 무림인이라고 생각한 것이 잘못이었다.

“확실히 우린 동맹을 해야겠군.”

“왜죠?”

“왜라니? 그자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지 않는가? 그리고 창천과 설백진을 상대하려면 신무맹만으로는 어렵네.”

“내가 알기로 주천은 거의 망했다고 들었는데. 아닙니까?”

“허허허, 망했다라…… 한편으론 맞는 말이긴 하지. 그놈들에게 당했으니. 하지만 항상 자신의 패 중에서 삼 할은 남겨두라는 말이 있네.”

“삼 할을 숨겨놓았단 뜻입니까?”

“삼 할의 힘이라도 무시하면 안 되네. 주천의 삼 할은 다른 곳보다 훨씬 강하니까. 게다가 사파도 새롭게 연합을 만들 계획이지.”

기성의 표정은 자신만만했다.

“어떤가? 본인과 손을 잡아도 되지 않겠나?”

“동맹을 한다면 언제까지 할 생각입니까?”

“당연히 창천이 사라질 때까지.”

“동맹 제안은 좋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주천의 마지막 목표가 뭔지 알아야겠군요. 창천처럼 무림을 멸살한다든지, 아니면 무림을 일통하겠다는 원대한 목표가 있을 텐데요.”

남하림의 뜻은 확고했다.

창천과 주천의 뜻이 같다면 어려워도 동맹을 맺지 않을 것이었다.

결국에는 두 곳 모두 상대를 해야 할 테니까.

기성도 남하림의 뜻이 어떠한지 모르지 않았다.

‘확고한 녀석이군.’

기성이 구천신품을 찾으려던 목적은 구천마제가 살아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천하제일의 욕망은 무림인이라면 거부할 수 없을 만큼 강렬했다.

하나, 가질 수 없는 욕심은 그저 허황된 꿈일 뿐.

양천의 전인이 나타난 이상 조용히 있는 자리에서 충분히 즐기다가 가는 것이 가장 현명했다.

“양천의 전인이 있는 나타난 이상 그 뜻을 버렸다고 한다면 믿겠는가.”

“……대답은 잘 들었습니다. 동맹을 맺죠. 어떻게 하면 됩니까? 구두로 약속을 할까요? 아니면 서면으로 작성을 할까요?”

“우리 사이에 서면이 필요하겠는가? 구두로 정했다면 그것으로 되네.”

“별로 친한 사이도 아닌데. 여하튼 뒤통수치기 없깁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되는 법이네. 앞으로 잘해보세나.”

남하림과 기성은 동맹을 뜻으로 포권을 했다.

정사동맹.

중원 무림에 정파와 사파의 동맹이 다시 한 번 이루어졌다는 소문이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 * *

남후정의 서신을 받은 네 명의 장인 중 가장 먼저 도착한 인물은 전승이었다.

남천상국에서 전승을 맞이한 사람은 양진명과 남하림.

“전승 님, 오셨습니까?”

“양 총관께서 나오셨군요.”

전승은 그와 인사를 나눈 후 함께한 남하림과 마주 섰다.

“언제 상국에 왔느냐? 여기에서 무림의 영웅을 볼 줄 몰랐구나!”

“늘 건강하시네요. 바쁘실 텐데 귀찮게 오시도록 해서 죄송합니다.”

“후후후,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를 부른 건 국주님이 아닌 모양이군.”

“안에 들어가서 알려 드리겠습니다.”

“알겠다. 그 전에 국주 형님께 먼저 인사를 드려야겠지.”

국주실에 모여 앉은 네 사람.

전승은 자신을 부른 이유가 궁금했다.

남하림은 전승이 도착한 뒤부터 찬찬히 그를 살폈지만, 별다른 모습을 찾지 못했다.

“제가 아저씨를 부른 이유를 알려 드 릴게요.”

“알겠다.”

전승은 서신의 내용으로 수급자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스윽.

남하림은 한 장의 종이를 전승에게 내밀었다.

“이건 사실입니다.”

“…….”

전승은 종이에 적힌 글을 읽었다.

창천상가주 해주민이 적은 내용.

입술이 말랐는지 침을 바른 그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스승인 공신 해정의 후손이라 했던 인물이 가짜였다.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확인을 했습니다.”

“허어……!”

남천상국에서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었다.

수급자가 가짜든 아니든, 나갈 돈은 여전히 사대장인들 몫으로 지급이 되기 때문이다.

“음…… 이게 우리들을 부른 이유는 아니겠지?”

자신들을 부른 이유가 수급자가 바뀌었다는 내용을 알려주기 위해서만은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 눈치챘다.

“맞습니다. 물론 이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더 큰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무엇인가?”

“아저씨도 알고 계실 겁니다. 제가 구천신품을 모으고 있다는 사실을요.”

“알고 있다. 스승님께서 만드신 물건들이지.”

“제가 얼마 전에 열 개의 구천신품을 모두 모았습니다.”

“허어. 정말이더냐? 대단하군!”

“그리고 열 개의 구천신품에서 비밀을 풀었습니다.”

“오오. 정말이냐? 그게 무엇이더냐?”

“공신 해정. 구천신품에서 나타난 글자였습니다.”

“……!”

구천신품의 비밀은 구천마제의 비밀이라 했다.

전승의 몸이 순간 굳어졌다.

구천신품을 만든 인물.

자신의 이름을 숨겨놓았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전승도 모르지 않았다.

“스승님께서…… 구천마제였다는 말이더냐?”

“아닙니다. 구천마제가 아니라 창천주라는 인물이 바로 그입니다.”

“창천주? 창천주는 또 누구를 말하는 것이더냐?”

그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무림인이 아닌 전승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한 잔 드시지요.”

“고, 고맙다.”

전승은 시원하게 목을 축였다.

혼란했던 머릿속이 조금은 안정이 되는 느낌.

“그게 무슨 이야기인지, 모든 것을 말해보게.”

“알겠습니다.”

남하림은 공신 해정이란 인물이 왜 남천상국에 접근을 했는지부터, 창천이란 곳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든 사실을 알려주었다.

‘아…… 아…… 그분께서…….’

전승은 오래전부터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두 분 있었다.

어린 형제들을 거두어준 남진무와 자신들을 제자로 받아들인 해정.

“어르신께서도…… 이 사실을 아느냐?”

“네, 말씀을 드렸습니다.”

“……충격이 크시겠구나.”

“담담하게 받아들이셨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겠지. 두 분께서는 정말 친하게 지내셨으니까.”

하아…….

전승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생각지도 못한 일이 현실로 다가와 있었다.

“그분께서…… 어느 날 동생이 한 명 있는데 불쌍한 처지라며 도와주고 싶다고 하시더군. 그래서 우리 형제들도 그분의 뜻에 따르기로 했어. 그분의 동생이란 사람은 사실 한 번도 본 적은 없었고…… 우리들은 돈을 벌고자 물건들을 만드는 게 아니라…… 상국에 도움이 되고자 만들었을 뿐이니까.”

“네, 잘 알고 있습니다.”

“뭐라고 할 말이 없군. 우리들이 무림을 멸살시키려는 놈들에게 자금원이 되었다니…… 정말 분통이 터지는군.”

“……아저씨들 잘못은 아니잖아요. 자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고맙다. 더 할 말이 없으면 어르신을 만나 뵈러 가야겠다.”

“알겠습니다.”

전승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태남전으로 향하는 그의 발길은 무겁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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