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걸황무적-203화 (204/328)

203. 장강수로채

동문상국으로 향해 가는 일행은 장강의 수로와 육로를 번갈아 이용하며 빠르게 강소성으로 향했다.

그렇게 사천성으로 넘어간 후에는.

남하림의 일행 사이에 한 명이 더 합류했다.

구천신품을 찾기 위해 검문의 유미령이 동행한 것.

“너무한 거 아닙니까? 최소한 근처까지는 와야 하잖아요.”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강소성에 빨리 가야 해서.”

“그건 알지만. 그게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유미령은 남하림이 마교에서 나왔다는 소식을 기다리던 도중 걸비의 전서를 받았다.

전서를 처음 폈을 때는 잘못 본 줄 알았다.

미안한데 지사포까지 와서 만나는 게 어떻겠냐는 내용.

강소성까지 가는 데 바쁘다나.

지사포까지 가려면 유미령이 있던 곳에서 이틀은 내달려야 했다.

하지만 그녀 또한 강소성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었기에, 투덜거리면서도 남하림의 뜻을 따랐다.

휘리리릭-

유미령은 배 선수에 앉아 바람을 맞으며 앞을 보았다.

오랜만에 배를 타니 기분이 좋았다.

파도가 부서지면서 물방울이 공중으로 흩날리는 시원함이 느껴졌다.

“누나!”

유미령의 뒤로 황보궁이 다가왔다.

황보궁은 그녀의 합류를 가장 반겼다.

대형을 따라다니지 않았다면 언제 검문의 청영 유미령을 누나라고 부를 수 있었겠는가.

유미령에 비해 덩치가 두 배나 컸지만, 눈망울이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모습이 꽤나 귀여웠다.

“궁아. 왜?”

“식사할 시간이라서요.”

“그래?”

유미령은 미련 없이 선수에서 일어났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일행이 식사를 할 때 함께해야 했다.

‘대체 어디서 준비를 해오는지 모르겠지만, 항상 최고급 음식이 준비가 되어 있단 말이지.’

은하궁에서 사천성 성도평야로 가던 길에 이미 겪은 적이 있는 신기한 경험이다.

“누나, 대형을 좋아하세요?”

“……!”

뜬금없는 황보궁의 한마디.

앞서가던 유미령이 멈칫했다.

“궁아, 뭐라는 거야?”

“헤헤헤, 그냥 느낌이 그래서요. 누나가 대형을 보면 다른 분들과 다르게 보는 것 같아서요.”

‘궁아가 저렇게 본다는 건…….’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보이는 건가?

“궁아. 난 그를 좋아하지 않아. 그도 나를 좋아하지 않고.”

“알겠어요. 누나, 가요.”

“어…… 그래.”

뜬금없이 묻고는 산뜻하게 받아들이는 대답.

유미령은 고개를 절레 저으며 성큼 걷는 황보궁의 뒤를 따랐다.

배 안에는 음식들이 펼쳐져 있었다.

‘역시.’

고급 객잔에서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요리들이 탁자 위에 한가득 놓여 있었다.

향긋한 향이 피어올랐다.

“앉으세요.”

음식을 보자 입맛이 돋았다.

처음 보는 음식이 눈앞에 있었다.

“이건 뭔가요?”

“대소송고(袋燒松茹)란 요리인데…… 송이버섯으로 만든 요리이지요. 배를 타면서 속이 좋지 않을 텐데, 이럴 땐 향긋한 송이가 최고거든요.”

“크크크크, 이거 참! 내가 말년에 복 받은 게 아닌가 모르겠군. 돈 많은 녀석과 같이 다니니 이렇게 호강하는구나.”

탈혼마제는 송이를 하나 집어 입에 넣었다

툭!

가볍게 입안에서 씹히는 느낌이 좋았다.

입가에 퍼져 나가는 송이 향이 정신을 맑게 해주었다.

“오호…… 송이, 송이 하는 이유가 있었군.”

유미령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신기한 맛이네요.”

유미령과 탈혼마제의 젓가락이 바쁘게 움직였다.

처음 만난 날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면서 화들짝 놀랐다.

탈혼마제란 사실에 놀랐고.

유극지와 검후 예설란의 자식이란 사실에 놀랐다.

하지만 잠시 뒤, 두 사람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갈무리했다.

식사를 한 지 반각이 지날 때였다.

“공자님……!”

선실 밖에서 남하림을 찾는 소리가 들려왔다.

“네. 무슨 일인가요?”

“밖에…….”

“잠시만요.”

남하림이 선실 밖으로 나왔다.

“식사 중에 죄송합니다만 저기…… 앞에…….”

남하림은 선장이 가리킨 선수 앞을 보았다.

멀리서 다가오는 배 한 척.

“저 배는 무엇인가요?”

“저들은…… 그것이, 장강수로채 소속의 삼협채입니다.”

선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장강수로채.

뱃길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이들은 마치 저승사자와 같았다.

“그래요?”

장강수로채에 대한 소문은 많이 들었다.

남천상국도 수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바빠서 잊을 뻔했네. 장강수로채도 한번 만나보고 싶었지.’

남하림은 잘됐다고 생각했다.

덜컹!

그때, 팽유도가 선실 밖으로 나왔다.

“형, 무슨 일이 있어요?”

남하림이 보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자, 거대한 기(旗)가 펄럭이는 배가 보였다.

“어라? 장강수로채인 것 같아요.”

팽유도의 목소리가 컸는지 선실에 있던 일행이 우르르 밖으로 나왔다.

“뭐라고? 장강수로채라고?”

그들의 목소리에는 두려움이나 걱정이 묻어 있지 않았다.

오히려 재미있는 일을 발견한 아이들처럼 맑은 목소리.

“저게 수적들이구나. 처음 봤어.”

“철각 형, 저기 배 옆에 화포도 있어.”

“정말이네? 우와…….”

성철각과 팽유도는 지금까지 군선처럼 화포가 달린 배를 본 적이 없었다.

“신기하네. 우리 저기 올라가서 한 번 볼까?”

“히, 그럴까요?”

두 사람은 서로 얼굴을 보며 씩 웃었다.

수적선의 돛대 위에서 두 개의 깃발이 펄럭였다.

장강수로채의 기와 삼협채 수적기.

수적선이 가까이 다가오더니 일행이 타고 있는 배에 위협적으로 붙었다.

휘이익.

수적선에서 쇠고리가 달린 고리가 날아왔다.

터억!

먹이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잡아채는 갈고리.

남하림은 수적들이 하는 짓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크하하핫! 이놈들! 우린 장강수로채의 영웅이시다!”

수적선의 갑판에서 수적들 수십 명이 고개를 내밀었다.

삼협채 부채주 조발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오우…… 웬 떡이냐?”

유미령을 본 조발의 눈이 커졌다.

“크크큭, 어제 횡재할 꿈을 꾸었는데 이런 미인을 만나게 될 줄은……!”

조발은 당장 걸어놓은 배로 넘어가려고 했다.

그때였다.

어찌 된 일인지, 도망가지 못하도록 잡아놓은 배에서 반대로 일곱 명의 인물들이 넘어왔다.

‘무…… 림인!’

그들의 신법은 절륜했다.

가볍게 올라선 일곱 명의 모습.

조발은 특히 거지 청년들의 모습에 눈이 크게 뜨였다.

눈칫밥 하나로 사십 평생을 살아온 몸.

‘아…… 조…… 때따……!’

다섯 명이 누구인지 머릿속에 강하게 들이박혔다.

“걸…… 협오…… 성.”

“오, 장강에서 수적질을 하던 분들이 눈썰미 하나는 죽이는군.”

팽유도는 히죽거리며 조발을 향해 눈꼬리를 접었다.

“저어…… 여, 여기는 어인 일로……?”

“우리를 잡은 쪽은 당신들이 아닌가? 그걸 왜 우리에게 묻지?”

“……!”

조발은 이마에서 식은땀이 비 오듯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이들은 천마와도 싸웠다.

일곱 명밖에 안 된다고 해도, 자신들이 어떻게 싸워 이길 수 있는 상대는 아니었다.

털썩!

조발은 살기 위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한 번만 목숨을 살려주십시오.”

“뜬금없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 수적질을 일삼는 도적들이 살기를 바라는가?”

호통 치는 소리가 마치 저승의 길목에서 들려오는 소리처럼 섬뜩했다.

‘헉…….’

부복한 그는 이마를 쾅 찧으며 소리쳤다.

“후개님! 부디 한 번만 살려주신다면 절대로 수적질을 하지 않겠습니다!”

“아하하, 수적질을 안 하겠다니? 미친 게 아니오? 수적이 수적질을 안 한다는 건 죽겠다는 말인데. 흐음, 수적을 그만두겠다는 뜻인가?”

“……그, 그건…….”

“보시오. 그건 아니지 않소? 수적은 그만두지 못하는데 수적질은 안 하겠다? 당신은 본인을 놀리는 게 분명하니 그에 합당한 벌을 내리겠소.”

남하림은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내가 알기로 장강수로채 때문에 남천상국이 꽤 피해를 입었다지.”

“죄…… 송합니다. 앞으로 남천…… 상국의 상단은 건드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난 수적들 말은 믿지 않소이다.”

슈우우욱-

남하림은 조발의 머리에 무단의 힘을 쏟아냈다.

“어어억!”

조발의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래도 어찌 함부로 죽일 수 있겠소. 살려주는 대신, 앞으로 그대는 내력을 쓸 수 없을 것이오.”

“후…… 개님.”

“아니면 죽든지. 둘 중 하나를 택하면 되오.”

삼협채 부채주 조발이 당하는 모습을 지켜본 수적들 가운데, 담구장은 그사이 상대가 몇 명인지 세고 있었다.

‘겨우…… 일곱 명이다.’

어디 가면 주위 상황을 무시하고 항상 나서기 좋아하는 인물이 꼭 하나씩은 있다.

수적선 안에는 오십 명의 수적들이 있었다.

육지라면 모를까, 배는 장소가 한정되어 있다.

‘단숨에 밀어붙인다면 장강에 빠뜨릴 수 있다……!’

담구장은 수하들을 향해 눈짓을 보냈다.

#NAME?

-네, 넵. 알겠습니다. 담 조장님을 따르겠습니다……!

‘걸협오성을 밀어내면 겁 많은 부채주 대신 내가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담구장은 기회를 보았다.

그리고 후개가 옆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수하들을 뒤에 두고 외쳤다.

“저놈들을 몰아내라!!”

“히익!!”

까무러칠 듯한 조발의 비명을 배경으로,

담구장이 막도를 들고서 남하림을 향해 달렸다.

뒤로는 수하들이 당연히 따를 거라 자신했다.

하지만.

“와…… 아…… 아아?”

담구장은 앞을 막아선 이휘연과 시선이 마주쳤다.

움직인 사람은 그 혼자.

“허억!’”

담구장은 천살성의 기를 받아낼 수 없었다.

휘청!

그는 다리가 풀린 채 뒤로 물러났다.

‘저…… 저 새끼들이…….’

한 놈도 따라 오지 않았다.

남하림은 담구장을 향해 손가락 하나를 펼쳤다.

“오호, 멋지군. 강단이 있네.”

“…….”

“보아하니 수하들과 같이 행동하기로 했는데 당신 말을 안 들은 것 같구만. 맞소이까?”

“그렇소.”

“쯧쯧, 수하들이 어찌 상관의 명을 거부할 수 있겠소. 당신에게 기회를 줄 테니, 손을 보시오.”

“정말…… 입니까?”

남하림의 말에 담구장의 표정이 변하기 시작했다.

“고맙습니다.”

담구정은 뒤에 선 수하들을 향해 살기를 뿜으며 다가갔다.

“방금 나를 따른다고 하지 않았나?”

“조, 조…… 장님, 죽을…… 죄를…….”

“죽을죄를 졌으면 죽어야겠지!”

휘이익!

퍽! 퍽! 퍽! 퍽!

담구정의 구타는 쉬지 않고 이어졌다.

입이 터지고, 코에서 피가 흐르며, 눈에서는 눈물이 떨어졌다.

“헉헉.”

담구정은 숨을 몰아쉬었다.

마지막 수하까지 바닥에 때려눕혔다.

“수고했소. 하지만 당신도 상관을 몰아내고자 했으니. 그에 합당한 벌을 받아야지?”

“에?”

퍼어억!

담구장 또한 조발처럼 내력이 사라졌다.

담구장과 조발은 바닥에 나란히 앉았다.

조발은 죽일 듯 담구장을 노려보았다.

‘너…… 이 새끼…… 감히 배신을……!’

담구장은 고개를 돌려 조발의 시선을 피했다.

“무독, 이 정도 배면 강소성에 더 빨리 가겠지?”

“아마도.”

“잘됐다! 우리 이걸 타고 가자.”

“부장아, 타고 가는 건 좋지만 우리들끼리 배를 몰 순 없잖아?”

“여기들 있잖아. 이 사람들이 배를 몰면 되지. 안 그래?”

“그건 그렇지만. 해주려나?”

“휘연 형이 부탁하면 안 들어줄 사람이 없어.”

이휘연이 피식 웃었다.

스으으으윽-

그가 수적들을 보며 태극흑검을 천천히 잡아당겼다.

“후개의 말을 잘 들었겠지? 네놈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둘 중 하나다. 죽느냐, 배를 모느냐. 택하라.”

“걸협오성님의 명을 따르겠습니다!”

담구장이 먼저 소리쳤다.

“소인도 따르겠습니다!!”

하나둘씩 손을 들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 * *

남하림의 생각대로 수적선은 빨랐다.

장강의 물결을 빠르게 치고 나갔다.

“거의 두 배 정도 빠른 것 같아요.”

“그러게. 진작 장강수로채에서 하나 빼앗아 오는 건데. 아쉽다.”

탈혼마제는 남하림의 말을 듣다가 우스워졌다.

아무리 봐도 신기한 놈들이다.

“네놈은 아무리 봐도 정파의 무림인 같지가 않아.”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하는 짓이 정파인들이 마음에 가지는 정의가 아니지 않은가? 꼭 사파나 마도에서 하는 것처럼 행동을 하니 그런 생각이 들지.”

“어떤 부분에서요?”

“전부.”

“아항…….”

남하림은 고개를 끄덕였다.

“인정하는 것을 보니 알고는 있는 모양이군. 캬칵.”

“모르지는 않지만 정파인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아닌 것 같네요. 굳이 정사마를 딱딱 가르도록 선을 긋지 않았으면 합니다.”

“크캬하하하! 세상 사람들이 네 녀석의 진면목을 모르고 있구나!”

탈혼마제는 이상하게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정사마를 떠나 후개 남하림은 인간다웠다.

‘저놈들이 불쌍할 뿐이지. 하필이면 골라도 후개가 탄 배를 건드리다니…….’

이휘연의 눈빛 아래 주눅이 든 채 배를 움직이는 수적들.

그들은 꼼짝도 못한 채,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피우우우우웅-

공중 위에서 들려오는 소리.

한마디 말도 하지 못한 채 뱃일을 하던 조발의 얼굴에 안도의 표정이 나왔다.

방금 전에 들렸던 소리는 삼협채의 신호.

남하림은 뒤에서 날아온 신호 소리에 조발을 바라보았다.

“이봐요. 이게 무슨 소립니까?”

“…….”

조발은 바로 대답을 하지 않았다.

스팟!

이휘연이 바로 검을 뽑았다.

“믿는 구석이 있는 모양이군. 살고 싶은 모양이지만, 그 전에 네놈은 죽는다.”

“그그, 그게 아니라……! 뭔지 몰라서…… 입니다.”

“거짓말을 해도 죽는다. 일단 팔 하나.”

스걱-

“아아악!”

조발의 오른팔이 순식간에 잘려 나갔다.

“이번에는 목이다.”

이휘연의 목소리에서 오직 살기만이 느껴졌다.

‘커억, 이자는 정말 죽일 거야……!’

이휘연의 손에 들린 태극흑검이 다시 움직이려는 순간.

“방금 저 신호는 삼협채에서 보낸 신호입니다!!”

담구정이 달려 나오면서 소리쳤다.

‘저 새끼가……!!’

조발은 한 발 빠르게 달려 나온 담구정을 노려보았다.

‘담구정…… 네놈만큼은 필히 손을 봐주리라…….’

* * *

삼협채 채주 우좌선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저놈은 대체 뭐 하는 것이지?”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건만, 부채주 조발이 탄 배는 장강 아래를 향해 계속해서 내려갔다.

“채주님. 이상합니다. 배 갑판에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조발, 이놈이 미치지 않고서야 할 수 없는 짓이겠지.”

“제 생각에는 무슨 일이 생긴 듯합니다. 우선 잡아야 할 겁니다.”

“알겠다. 무조건 잡아라.”

“넵. 알겠습니다.”

수항대주 교동은 수하들을 향해 소리쳤다.

“빨리 노를 저어라!”

파파파앗!

삼협채의 수적선이 파도를 부수기 시작했다.

끼이이익-

남하림이 화포를 한 대 가뿐히 끌고 나왔다.

화포를 바라보는 얼굴은 신이 난 듯 기대감에 가득 차 있었다.

“이걸 꼭 한번 써보고 싶었는데…… 아주 잘됐어.”

두구구구구-

폭탄을 화포 안에 밀어 넣었다.

“이렇게 하면 되지?”

“네, 넵. 맞습니다. 각도를 맞추고 불을 붙이시면 됩니다.”

남하림은 멀리서 다가오는 수적선을 향해 불을 댕겼다.

“흐.”

찌지지지직-

화포의 심지가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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