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 무림외천
꿀꺽.
황보궁은 침을 삼켰다.
고수의 대결.
걸협오성 네 명을 단숨에 무력화시켜 버린 구용성의 무공을 보며 놀랐다.
혹시나 대형도 당하지 않을까 겁이 났다.
하지만,
대형 남하림은 달랐다.
얏호!
저자의 얼굴에 주먹을 시원하게 한 방 먹였다.
‘대형은 이길 수 있을 거야!’
우우우웅-
구용성의 손가락 끝에서 기(氣)가 뭉치며 구(球)가 만들어졌다.
슈우우우-
한 자까지 커진 구(球).
기의 완벽한 결정체가 곧바로 남하림을 향했다.
스윽.
남하림도 호신강기를 일으키며 한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우우우우웅-
구용성이 만들어낸 구(球)와 비슷한 내력이 뻗어 나왔다.
단지 다른 점은, 구(球)가 아닌 막(膜)이라는 것.
파아아아아아아앙-!
위이이이잉-
두 기가 부딪히면서 굉음과 함께 바람을 일으켰다.
“역시 살려두기에는 겁나는 놈이군.”
한 번에 끝이 날 줄 알았거늘 그게 아니었다.
구용성의 눈빛은 서서히 살기에 물들었다.
얼마나 버티는지 볼까?
샥샥샥-
후개 남하림.
무공을 익힌 후 지금처럼 전력을 끌어낸 경우는 그가 처음이었다.
그럼에도, 자신이 마음먹고 신법을 펼친다면 저놈이 잡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부지불식간 남하림의 뒤에 나타난 구용성이 손을 뻗었다.
핏!
‘쿡. 잡았다……!’
하지만,
푸시시시-
자신 있게 뻗었던 손이 남하림의 등을 통과한 채 지나쳐 갔다.
뭐지?
남하림이 사라지는 동안 기의 움직임을 느끼지 못했다.
스륵-
오히려 그의 뒤쪽에서 남하림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봐. 네가 아무리 이상하게 움직여도 다 보인다니까.”
쿠와아아앙-!
강룡십팔장이 남하림의 손끝에서 펼쳐졌다.
구용성도 대단했다.
그 짧은 순간, 몸을 틀어 남하림을 돌아섰다.
파아아아앙-!
호신강기를 일으킨 양손이 남하림의 일장을 막아냈다.
주르르르르륵-
결국 막아내긴 했지만 강맹한 위력에 일 장(丈) 뒤로 밀려갔다.
거지 같은 놈에게……!
생각지도 못한 일격에 몸이 떨렸다.
내 몸을 건드릴 수 있는 놈은 구천밖에 없거늘.
구천의 후예도 아닌 놈이……!
개방의 무공이 아무리 강한들 이 정도의 위력을 가질 수 없을 텐데.
남하림의 공격에 구용성은 자존심이 상했다.
“죽을상을 쓰는구만.”
“…….”
“표정을 보니 거지에게 당한 게 엄청 분한 것 같군.”
남하림이 그를 향해 비꼬듯 말했다.
“당신 생각대로 잘 안 되지? 죽이기 힘들지?”
“큭, 크하! 마음대로 지껄여라, 후개. 방금까지는 간단하게 몸을 풀었을 뿐. 지금부터 다를 것이다.”
“진짜 자존심이 꽤나 상한 모양이군. 하하.”
남하림의 웃음의 구용성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솔직히 인정한다. 개방의 무공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거든. 네놈들을 죽인 후 개방 무공을 자세히 살펴봐야겠어.”
찌이이이잉-
구용성의 전신에서 나온 기가 단숨에 두 사람을 감쌌다.
남하림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두 사람을 감싼 공간 밖이 보이지 않았다.
하, 엄청나잖아.
기(氣)만으로 공간을 만들어낼 정도라면, 대체 얼마나 내력이 강한 것인지 궁금했다.
“후개. 둘 중 한 명이 죽어야 여기를 나갈 수 있지.”
“친절하게 그런 것까지 설명을 해주는군.”
“일부러 느긋하게 보이려고 할 필요 없어. 속으로 엄청 놀랐잖아?”
“혹시 자랑하고 싶어서 이걸 보여 주는 것은 아니겠지?”
“크크큭.”
구용성은 살심이라는 게 뭔지 지금에야 알았다.
“너…… 진짜…… 죽는다.”
“이런, 지금까지는 그냥 해본 말이었나? 어째 사람이 신빙성이 떨어져.”
스윽-
구용성이 손을 들어 올렸다.
우우우우웅.
결계에 갇힌 듯 주변을 감싼 기가 남하림의 전신을 죄여오기 시작했다.
“우욱.”
크으…… 뭐야…….
온몸을 짓누르는 기의 압력에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단전에 힘을 주며 내력을 끌어 올렸지만.
구용성이 펼친 기에 단전이 막혀 내력이 움직이지 않았다.
“킥, 거지 놈아. 똑바로 들어라. 이것이 바로 기의 무덤인 기묘공공(氣墓空功)이라는 것이다.”
구용성은 이것만은 절대로 이겨낼 수 없을 것이라 단정했다.
스스스스스스스-
남하림은 무의식적으로 금강수체의 자세를 취했다.
그분이 말씀하셨다.
단전에서만 힘이 나오는 건 아니다.
사람은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존재.
금강수체란 하늘과 땅의 힘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하늘을 맞닿는 머리와 땅을 밟은 발.
서로 다른 두 기운이 남하림의 몸으로 들어왔다.
우우욱-
거대한 기가 들어서자 전신의 혈맥이 터져 나갈 듯했다.
번쩍.
콰아아앙!
그들을 가두었던 기묘공공이 터졌다.
‘허억, 허억.’
바닥에 쓰러진 채 거친 숨을 내쉬는 구용성의 눈빛이 흔들렸다.
양천금강력.
분명히…… 자신이 알고 있는 힘이었다.
이건…… 구천의 양천이야.
“후…… 개…… 네놈이…… 양천의 전인일 줄은…….”
구용성의 마지막 한마디.
털썩.
구용성은 눈도 감지 못한 채 숨이 끊어졌다.
* * *
휘이이잉-
한바탕 싸움이 스쳐간 자리.
그 아래로 한 인영이 내려섰다.
문령이 돌무덤을 보았다.
“구천이 아닌 놈이 구천의 힘을 보여주다니…… 이런 힘은 그분의 수호위가밖에 없는데…… 설마…… 이런……!”
기분 나쁜 생각이 떠올랐다.
십천이라고 떠들고 다니던 새로운 신비 세력.
설마설마했는데 사실이었다.
죽은 이 녀석이 십천이 틀림없었다.
무극도신공을 중원에 푼 것만으로도 확신할 수 있다.
문령의 표정이 굳어졌다.
방금 그는 두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십천이 실제로 움직인다는 사실과,
후개 남하림이 양천(陽天)의 전인이라는 것이었다.
* * *
룰루 루루루-
황보궁은 기분이 좋았다.
덩치가 산만 한 녀석이 앞에서 가볍게 폴짝대는 모습이 귀여웠다.
“저 녀석, 왜 저렇게 기분이 좋냐?”
“그게, 싸움 잘하는 형이 있다면서 신난다고 며칠 동안 싱글벙글이네요.”
남하림은 미소를 지었다.
싸움 잘하는 형이라.
애들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구나.
“완전 애긴 애야.”
황보궁은 어깨를 들썩들썩거리며 걸었다.
‘어라……?’
길가에서 점통을 메고 있는 노인.
천기누설(天機漏洩).
신통방통(神通旁通).
청색과 홍색의 깃발이 펄럭거렸다.
황보궁이 일행을 향해 소리쳤다.
“저기 점쟁이 할아버지가 있어요. 천기누설 신통방통이라고 하는데요?”
다섯 명의 시선이 점쟁이 노인을 향했다.
‘저 노인장은…… 잊을 만하면 나타나네.’
“궁아, 사기다.”
“네에?”
“천기누설은 무슨. 자기 앞날도 모르는 사기꾼 노인장이지. 천기를 안다면 저 나이에 점통을 메고 다니겠냐?”
“아항, 대형의 말씀이 맞습니다. 제가 속을 뻔했습니다.”
황보궁은 감탄에 감탄을 했다.
지나가다가 툭 던지는 말뜻 속에 지금까지 배우지 못한 지식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저저, 저놈이……!’
오랜만에 만나는 사이이니 반갑게 맞아줄 거라 생각하다니, 크나큰 착각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싸가지라고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른 네 놈은 인간성이 좋다는 점.
“만통자님, 안녕하셨습니까?”
“허허허, 반겨주는 녀석이 있어 다행이네.”
“하림 형도 반가울 것입니다.”
팽유도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
“유도야, 하나도 안 반갑다.”
“이 녀석아! 집 나간 똥개도 오랜만에 만나면 반갑다고 하거늘. 어른도 똑바로 공경하지 않는 놈이 성인(聖人)이라니. 세상 사람들이 눈이 멀었구나. 멀었어!”
“……노인장, 반갑수다.”
“허어, 이게 바로 엎드려서 절 받기구만.”
투덜거리던 만통자는 걸협오성과 함께하고 있는 덩치 큰 꼬맹이가 궁금했다.
내력보다는 외력이 먼저 눈에 띄었다.
이거 신력이 보통이 아니구만.
이 정도 신력을 보이는 무림 문파는 한 곳.
덩치로 봐서도 산동의 황보세가밖에 없다.
게다가 이놈들은 얼마 전에 황보세가에서 무극도신공을 받아왔다.
자신이 이들을 기다린 이유도 무극도신공 때문이었다.
“황보세가군.”
“어……! 어떻게 아셨어요?”
황보궁은 동그랗게 눈이 커졌다.
조금만 생각해도 알 수 있지만, 아직 병아리인 황보궁에게는 모든 것들이 신기했다.
‘후후, 이럴 때 내가 누군지 알려줘야겠지?’
만통자가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입을 열어 설명하려는 순간,
먼저 치고 들어오는 목소리.
“궁아. 지금 우리 다섯 명을 보면 어디 문파인지 알겠어, 모르겠어?”
“알죠. 당연히 옷만 봐도 모를 리 있겠습니까!”
“똑같은 거야. 네 모습만 봐도 황보 사람인 것을 중원 무림인이라면 다 알아.”
“아항, 대형, 제가 또 속을 뻔했습니다.”
“앞으로도 무림을 다닐 때는 항상 두 번, 세 번 생각해야 한다.”
“넵. 대형. 명심하겠습니다!”
* * *
툭툭!
만통자는 뒤에서 걸으면서 다리를 두드렸다.
“아이고, 다리야.”
힐끔힐끔.
황보궁은 만통자가 신경 쓰이는지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궁아, 신경 쓰지 마라. 저기 노인장과 엮이는 순간 인생에 도움이 안 된다.”
“아…… 네에, 대형. 신경 쓰지 않겠습니다.”
남하림은 정말로 그가 안 보인다는 듯 행동했다.
만통자의 표정?
남하림은 굳이 보지 않아도 저 노인장이 어떤 인상을 쓰고 따라올지 훤히 보였다.
만통자가 나타난 이유가 보였으니까.
좋은 뜻으로 온 것이 아님을 알았다.
만통자는 지금쯤 속이 부글부글 끊어오를 터였다.
상대해 주기를 바라겠지만, 남하림은 먼저 말문을 열기 전까지는 모른 척할 생각이었다.
맨 뒤에서 걷고 있는 만통자의 얼굴은 완전 똥 씹은 듯했다.
‘어휴, 약 올라 미치겠네.’
천하의 만통자가 개방의 어린 거지에게 실시간으로 무시당하고 있다.
처음 만났을 때 기를 잡아놔야 했거늘!
지금은 그때와 너무나 달라진 후개였다.
요 녀석뿐만 아니라 다른 네 사람 모두 예전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사실 예전에도 남하림에게 못 당했다는 것은 생각나지 않았다.
“아이고! 다리야!”
만통자는 한 번 더 목소리를 높였다.
뚝!
앞에서 걷던 남하림의 걸음이 멈췄다.
‘후후후, 네놈이 그래도……!’
얼굴에 미소가 나오려고 할 때.
“궁아, 세가에서 신법을 배웠어?”
“신법은 아직…… 천왕보는 아직 익히지 못하고 만중보(萬重步)를 익혔습니다.”
“그래? 만중보라는 게 빨리 움직일 수 있는 보법은 아니지?”
만중보란 이름을 봐도 빠르기와는 상관이 없을 듯했다.
“네.”
“오늘은 신법을 배워볼까?”
“앗……! 대형, 좋습니다.”
황보궁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만중보를 익혔다고 하니 내력을 어떻게 운용하는지는 알겠지?”
“넵. 대형.”
“신법은 보법과 같은 원리야. 만중보의 구결은 몸을 무겁게 하는 데 중점적으로 되어 있을 거다.”
“네. 맞습니다. 아버지께서 최대한 무겁게 움직이도록 했습니다.”
“그건 황보세가의 무공 때문이다.”
황보세가의 보법이 무거운 이유는 그들의 무공과 신력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신법은 반대로 몸을 가볍게 움직이는 것이지.”
“가볍게요?”
“어떤 느낌인지 보여주마. 내 손 잡아. 그리고 내가 진기에 신호를 줄 때마다 궁아는 내력을 가볍게 띄운다는 느낌으로 밀어내면 된다. 알겠지?”
“…….”
남하림은 이해를 못하는 황보궁의 손을 잡은 뒤 내력을 띄운다는 느낌을 직접 펼쳤다.
꿈틀.
“앗. 대형, 몸이 가벼워졌어요. 이게 가볍게 하는 것이네요.”
“오호, 제법인걸. 역시 궁아는 똑똑해.”
“헤헤헤, 대형이 잘 가르쳐 줘서요.”
다른 네 사람은 황보궁이 남하림에게 신법을 배우는 장면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말 하나하나, 동작 하나하나 작은 것에도 칭찬이 이어졌다.
친절한 후개 남하림.
저런 면이 있을 줄 몰랐는데.
반면에 만통자는 신법을 가르치는 장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허어…… 저 나이에 아직도 신법을 펼칠 줄 모르다니…… 대체 황보세가는 애들을 어떻게 가르치는 건지.’
통! 통!
황보궁은 처음 느껴보는 몸놀림에 기분이 좋았다.
“우선 처음에는 기를 운용하는 게 서툴지 모르니 내 손을 잡아.”
“넵, 대형.”
휘익!
남하림과 황보궁의 신형이 앞으로 튀어나갔다.
순식간에 두 사람이 사라졌다.
‘어……?!’
멍하니 두 사람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던 팽유도가 뒤를 돌아보았다.
이거…… 참.
뭐라고 말하기도 애매하네.
왜 길을 가는 도중 황보궁에게 신법을 가르쳐 줬는지 이제 이유가 보였다.
“아…… 음…… 혀, 형들, 우리도 가…… 볼까?”
“그러지 뭐…….”
휘익!
동시에 다른 네 사람이 사라진 남하림과 황보궁 뒤를 따랐다.
길가에 홀로 덩그러니 남은 만통자.
만통자는 화도 나지 않았다.
원래 저런 놈인걸.
어차피 저 녀석에게 기대도 하지 않았거늘.
저놈이 가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부들부들.
하지만!
생각할수록 괘심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쁜 놈.
저놈에게 내가 무슨 나쁜 짓을 했다고!
“이…… 놈……! 이…… 거지 놈아!!”
만통자가 내력을 끌어 올려 소리쳤다.
* * *
능글맞은 미소가 눈앞에 빙글빙글 떠다녔다.
흠, 손을 뻗어 한 대 때리고 싶구만.
그때, 문득 남하림의 눈과 마주쳤다.
눈동자 속에 감정이라는 게 있어야 하거늘.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하찮은 생각이라도 느껴져야 했다.
그렇다고 감정이 없는 무심(無心)도 아니었다.
무안(無眼).
그냥 세상이 태어나기 전의 무(無).
태초부터 없는 것이었다.
당문에서 헤어진 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만통자는 아연해졌다.
“우리밖에 없소이다.”
결국 말문은 남하림이 열었다.
자신에게 찾아온 이유를 밝히라는 뜻이다.
“보고 싶어서 온 것이라면 믿겠는가?”
“내일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요.”
“자네는 어찌 믿음이 없는가?”
“혹시 저번에 말씀드렸는지 모르겠지만 나 자신 외에는 믿지 않습니다.”
“네 동료들도?”
“그건 믿음과 다른 것입니다.”
“어떻게 다르다는 것이더냐?”
“신의(信義)라는 겁니다.”
“여전히 말은 청산유수(靑山流水)로군.”
“못하는 것보다 잘하는 게 더 낫지 않겠습니까?”
“그래, 잘났다. 천하에서 네 녀석 보다 잘난 놈이 어디 있더냐?”
“인정하긴 싫지만 맞는 말입니다.”
“에라이, 한 대만 맞아라.”
휘익!
만통자의 주먹이 날아왔다.
따악!
얼굴 근처에 오기 전에 타구봉으로 사전에 막았다.
‘이…… 자식 왜 이리 빨라?’
손은 내가 먼저 뻗었거늘.
“아야, 너…… 방금 감정이 실린 것 같은데?”
“감정은 노인장이 먼저 실었습니다.”
휘익!
손을 주무르는 척하면서 다시 움직였다.
따닥!
이번에도 역시나 손이 중간에서 타구봉에 먹혀 물러났다.
“타구봉법이 원래 빨랐느냐?”
“노인장이 느린 겁니다. 나이가 들어 근력이 떨어지면 속도도 줄어드는 법이지요. 무림에 나가서 괜히 함부로 손 놀렸다가는 큰일 납니다.”
“이 자식이. 몸에 좋은 것이나 한 번 사 주고 그런 말을 해라. 늙은 것도 서럽건만.”
“대충 서론은 넘어가고 본론으로 가시죠.”
만통자가 찾아온 용건.
남하림은 그의 말을 기다렸다.
“난 현천(玄天)에서 왔다.”
“그건 알고 있습니다.”
남하림이 원하는 건 현천, 창천 같은 이름을 대는 것이 아니라 더욱 자세한 내용이었다.
“중원에는 예로부터 무림외천(武林外天)이라는 것이 있었다.”
무림외천.
드디어,
만통자가 중원인들이 모르는 비밀을 풀어놓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