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걸황무적-147화 (148/328)

147. 서장상회를 찾다

쿠우웅!

문이 벌컥 열렸다.

“후배, 떴어.”

“정말요? 잘됐네요.”

덕양현에 지낸 지 사흘째.

이제 무칠도 남하림과 성철각의 신분을 어렴풋이 눈치챘다.

‘아, 몰라. 그냥 배 째라고 해.’

무칠의 배짱 하나는 최고였다.

사천신교에서 환비균장을 거래하는 시간.

무칠은 밖에 나가 기다리다가, 그들이 사람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

“정오부터 사람을 모집한다고 하더군.”

“그럼, 갈까요?”

“……흐음.”

무칠은 두 사람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렇게 입고는 안 될 것 같은데? 후배, 우리 거지잖아. 거지답게 가자.”

“…….”

* * *

황안변에 들어선 세 명의 거지.

“허어…… 엄청 모였네.”

“전부 일할 수 있는 건 아니야.”

세 사람이 수백 명의 사람들 사이로 내려갔다.

“저기로 가서 등록을 해야 해.”

“가죠.”

남하림은 무칠을 따라 걸었다.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불(不).”

“아니, 제가 왜 불합격입니까?”

건장한 사내가 소리를 높였다.

“건방져. 이놈을 치워.”

퍽! 퍽!

두 명의 무인이 다가와 반항하는 사내를 패기 시작했다.

질질질-

쓰러진 사내를 그대로 끌고 가자, 짧은 소란은 금방 일단락되었다.

의자에 앉은 중년인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 앞을 보며 소리쳤다.

“다음!”

“헤헤헤헤. 안녕하시렵니까?”

무칠은 앞으로 나가면서 꾸벅 인사를 했다.

“또 왔냐?”

“헤헤헤헤, 배가 고파서요.”

“합격.”

무칠은 옆으로 나가지 않고 뒤에 선 두 명을 가리켰다.

“저어…….”

“뭐냐?”

“저기…… 제 동생들도…… 워낙 못 먹어서 제대로 자라지도 못한 놈들입니다요.”

“누구? 저 거지 놈들?”

누더기 옷에 머리카락은 산발로 주렁주렁 흘러내린 두 명의 거지들.

“무칠이. 못 먹었다는 게 저 정도냐? 너보다 더 훨씬 크지 않나?”

“저놈의 집안이 워낙 장신들이라……. 저놈의 부모는 저 녀석보다 훨씬 큽니다요.”

까닥.

“두 놈 다 이리 와봐.”

후다닥!

남하림과 성철각이 중년인 앞으로 달려 나왔다.

“넵. 하동입니다.”

“전 철동입니다요.”

쓰윽.

중년인이 앞에 다소곳이 선 거지 두 명을 훑어보았다.

“힘 좀 쓸 수 있어?”

“일이라는 게 깡으로 하는 게 아닙니까요.”

“까앙? 하하하!”

“헤헤, 열심히 하겠습니다.”

“무슨 일을 하는지 알지?”

“그냥 물건만 옮기면 된다고…….”

“맞다. 네놈들은 일만 하면 되지. 이틀 뒤에 나오면 된다.”

“옛. 감사합니다.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 * *

이틀이 금방 지났다.

드륵.

무칠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가자……!”

“선배, 잠깐만.”

스윽.

남하림이 앞으로 돌아섰다.

투명할 정도로 광택이 나는 비단.

윤기 나는 머리카락이 살랑거렸다.

‘진짜네.’

멍하게 보던 무칠의 눈이 커졌다.

“그, 그렇게 가려고?”

“가서 조져야죠.”

“쩝. 그래도 가끔씩 용돈 벌어서 좋았는데…….”

“걱정 마세요. 제가 면양지부에 이야기를 해놓을게요.”

“이야, 킬킬, 역시 인맥이 이럴 때 좋구만. 근데…… 그 물건들은 어떻게 할 거야? 엄청 많을 건데…….”

“간단해요. 태워 버리면 되죠.”

“크크큭, 사천신교에서 난리 나겠군.”

무칠은 기대가 되었다.

수십 대의 마차에 싣는 양이라면 엄청난 액수가 아닐 수 없다.

“내 일생에 가장 신나는 일이 될 것 같아!”

* * *

황안변으로 들어서는 입구.

중년인은 앞으로 다가오는 사내들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디서 봤더라?’

뭔가 값비싼 비단이긴 한데…… 옷이 알록달록하고 누덕누덕한 게 좀 이상했다.

스윽.

무칠이 옆으로 나왔다.

“여기 있습니다.”

“아……? 네놈들이였군? 근데 이 복장들은 뭐냐?”

“이놈들이 후개 놀이를 좋아해서요.”

“어휴, 쯔쯔. 소문이 애들을 망치는군. 빨리 들어가. 지금쯤 물건이 도착했을 게야.”

“네. 알겠습니다요.”

세 사람은 황안변의 강둑으로 움직였다.

거의 일백 명 정도의 일꾼들이 모여 있었다.

“후배, 머리에 모자 쓴 애들 있지? 저들이 서장에서 온 상인들이야.”

“저기 옮겨 싣는 곳은 어디인가요?”

“저들도 우리들처럼 용차로 계약을 했을 거야.”

성철각이 황안변 주위를 살폈다.

“부장, 대충 보니 서장과 사천신교를 합해 이백 명 정도야.”

턱!

남하림은 무칠의 어깨를 잡았다.

“저기는 위험하니 선배는 여기에서 구경하세요.”

“당연. 난 오래 살고 싶다.”

“그럼 가볼까?”

휘이익!

남하림과 성철각의 신형이 황안변으로 날듯이 움직였다.

‘어휴…… 저런 사람과 함께 있었다니……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네.’

‘헉!’

허리에 검을 차고 있던 무인이 강둑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두 명의 기척에 놀라 숨을 삼켰다.

‘비단 거지?’

소문으로 많이 듣던 거지의 행색.

“걸…… 협오성?”

그가 재빨리 허리에 찬 검을 잡으려고 한 순간.

파아악!

타구봉이 먼저 그의 턱을 날렸다.

“커억!”

“철각, 눈에 보이는 대로 모두 불태워!”

“알았어!”

휘익!

성철각이 손에 든 횃불을 마차에 실은 물건 위로 던졌다.

화르르르-

불이 순식간에 번지기 시작했다.

“어떤 새끼냐?”

사천신교 무인들과 서장상회 소속의 무인들이 떼거지로 달려 나왔다.

“크으윽. 거지가……!”

서장상회의 책임자 온중이 수하들을 거뜬히 상대하며 수레에 불을 붙이는 두 명의 거지를 보고 비명을 지르듯 소리 쳤다.

“뭣들 하느냐?! 저 거지 놈들을 잡지 않고?!”

두두두두-

서장상회 소속의 무인들이 남하림과 성철각에게 달려갔다.

타아아앗!

남하림의 신형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타구봉법과 강룡십팔장을 합쳐보면 어떨까.

개방 방주 오종과 사부 장두철이 들었다면, 미쳤다고 할 것이 분명했다.

‘안 되면 말고!’

슈가가가가가강-

남하림의 손에 들린 타구봉에서 한 마리의 용이 아래로 용트림했다.

“아아아악!”

“끄아아아악!”

서장상회의 무인들은 믿기지 않는 광경에 온몸이 얼어붙었다.

두두두두두-

한 마리의 용에서 빛과 함께 갈라지더니, 곧 수십 마리의 용으로 변해 그들 사이로 떨어져 내렸다.

콰아아아앙!

콰아아아앙!

그들의 눈에 남하림은 같은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남하림이 아래로 사뿐히 내려서자 일단의 무리들이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거, 걸협오성.’

얼마 전 장류협에서 일어난 사건을 그들도 들어 알고 있었다.

온중은 수하들을 향해 소리쳤다.

“저놈이 후개다! 모두 환각단을 복용해라!”

서장상회의 무인들이 재빨리 환단을 꺼내 입에 넣고 씹었다.

와작!

“크으으으-”

덜덜덜덜.

온몸으로 퍼져 나가는 무감각의 기.

뼈와 살이 잘려 나가도 고통을 느낄 수 없다.

서장상회의 무인들은 눈동자가 점점 검게 변해갔다.

‘허어…… 괴물들…….’

무칠은 강둑 위에 엎드린 채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황안변에는 환각단에 마비된 무인들과 걸협오성, 두 명만이 남아 있었다.

몸을 숨긴 채 무칠의 옆에서 함께 구경하고 있던 일꾼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

화르르르-

온중의 몸은 이미 불꽃에 감싸여 있었다.

“크크크…… 이…… 놈, 죽인다…….”

살기에 가득한 그의 눈은 오로지 남하림밖에 보이지 않았다.

“휘연 형이 말하던 게 이거군. 구경하고 싶었는데. 바로 보게 되네.”

화아아아악!

온중이 팔을 뻗어 남하림을 잡아채려고 했다.

화염의 불꽃이 눈앞까지 다가왔다.

‘어딜……!’

취리건곤보를 펼치며 옆으로 물러나는 남하림.

‘겨울에 땔감으로 좋겠는걸.’

온중이 지나간 뒤에도 여전히 열기가 남아 있었다.

‘아! 옳지, 옳지.’

순간 좋은 생각이 들었다.

“어이, 불꽃 아저씨!”

까닥.

건방진 표정.

이성을 잃었다곤 하지만 도발에 열받는 건 마찬가지인지, 괴인이 된 온중의 몸에서 화염이 솟구쳤다.

“크아아아아아!”

두 팔을 뻗어 남하림을 향해 달려들었다.

휘이이이익!

남하림은 아슬아슬하게 그의 손을 피하면서 황안변으로 움직였다.

멀리서 보기에는 그에 밀려 도망만 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아…… 아…… 후배가…… 위험……?’

걱정하던 무칠의 표정이 애매하게 변했다.

‘뭐야, 아니잖아.’

화르르륵-

남하림은 도망가는 척하면서 물건들을 모두 불태우고 있었다.

벌떡.

무칠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대소를 터뜨렸다.

“으하하하하! 우리 후배 잘한다!”

챠르르르-

철각반이 흔들거렸다.

성철각은 기분이…… 마치 하늘을 날아갈 것 같았다.

“으으으으-”

신음을 내며 모여드는 괴인들.

찰칵!

철각반의 숨겨진 기능을 사용할 좋은 기회다.

‘그동안 사람에게는 너무 위험한 것 같아서 펼치지 못했는데…….’

척척척!

철각반에서 날카로운 검날이 튀어 나왔다.

휙.

앞으로 다가온 괴인을 향해 철각반을 찬 발이 스쳐 지나갔다.

스르르-

너무나 간단하게 괴인의 목이 잘려 나가며, 천천히 바닥으로 떨어졌다.

고통이 사라진 그들은 비명조차 지르지 않았다.

동료들의 죽음도 슬퍼하지 않았다.

오로지 성철각을 죽이기 위해 달려들었다.

“크아아아!.”

온중은 멈춰 서서 괴성을 질렀다.

남하림은 잡힐 듯 잡힐 듯, 한 발 앞서 도망가고 있었다.

휙!

화염으로 둘러싼 괴인이 옆에서 괴인들과 싸우는 성철각으로 시선을 돌렸다.

목표를 바꾼 그가 성철각을 향해 달려갔다.

스윽-

“어딜!”

남하림은 온중의 앞을 막아서면서 일장을 뻗었다.

무룡파천(舞龍破天).

일장의 끝에서 굉음이 울려 퍼지며 강룡이 무지막지한 기세로 뻗어나왔다.

슈우와아아아아-

“카아아아!”

온중의 신형에서 뻗어 나온 화염과 곧장 부딪치자,

반탄력과 함께 남하림의 온몸으로 뜨거운 열기가 전해졌다.

세상이 타버릴 것 같은 화염에 공기조차 불타올라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다.

‘욱…… 젠장, 너무 뜨거운데……!’

맞붙은 이상 뒤로 물러나면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그때,

우우우우-

‘또?’

허리에 찬 홍요대가 반응을 보였다.

스르르르-

허리에서부터 흐른 청량한 기가 화염의 뜨거움을 식혀주기 시작했다.

‘큿, 됐다. 이번 한 번이면 돼!’

남하림은 호흡을 크게 내쉬며 강룡십팔장을 다시 뻗었다.

쿠아아아아앙!

천애절벽을 흔드는 폭풍과도 같은 위력.

화염을 저 멀리 날려 버릴 정도의 강풍을 동반한 일장이 날아갔다.

콰아아아아아아-!

온중의 가슴에 남하림의 강룡십팔장이 그대로 찍혔다.

“커어어억. 후……!”

심장이 터져 나갔다.

털썩.

온중은 눈도 감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하아…….”

남하림은 허리를 펴며 황안변을 둘러보았다.

성철각이 여전히 철각반을 펼치며 괴인의 목을 자르고 있었다.

“에고…… 좀 더 움직여야겠구나.”

타타타타타-

남하림의 타구봉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 * *

처음에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이제는 경외심이 들었다.

황안변의 싸움은 끝났다.

‘저런 무시무시한 괴물들을 단 두 명이서 처리하다니…….’

오히려 괴물은 저놈들이 아니라 저 두 사람이 아닌가?

무칠은 쭈뼛거리며 두 사람에게 다가섰다.

“수고들…… 했어.”

“선배의 응원 잘 들었어.”

“그…… 래?”

“우리 강하지?”

“…….”

당연했다.

두 사람이 누구인지 아직도 모른다면 거지가 아니라 바보가 틀림없다.

“야. 너, 너들……! 싸움 잘한다고 해서 후배가 선배가 되는 게 아니다! 알겠지?”

“당연하죠.”

무칠은 목이 잘린 시체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것을 보면서 겁이 났다.

“사천신교가 미친놈 소굴인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걱정 마요. 원래 우리 개방이 미친 놈 잡는 데는 일가견이 있거든.”

“뭐…… 그렇다면…… 다행이겠지만. 이젠 어떻게 할 거냐? 그들이 가만히 안 있을 건데.”

“쳐야죠.”

“뭘…… 어딜……? 설마 내가 생각한 그곳은 아니겠지?”

“아마 맞을 것 같은데요.”

“허어어어얼, 후배들은 미쳤구나. 미친놈을 잡으려면 미쳐야 한다는 말이 진짜 맞았네.”

“하하하! 좋은 말입니다. 그럼, 여기 정리부터 해요.”

휘이익!

남하림과 성철각, 그리고 무칠은 남아 있는 모든 물건들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 * *

휘이이익!

쨍그랑!

탁자 위 화병을 잡고 벽을 향해 던졌다.

씩씩-

명왕장 승환의 머리 위로 노기가 솟구쳤다.

빠드드득.

“크으으으으.”

주먹을 쥔 두 손은 부들부들 떨렸다.

“후…… 개. 이 개자식들이…….”

순간적으로 욕이 튀어나왔다.

서장에서 들어온 물건들이 모두 불에 타 사라졌다.

서장상회가 무너지면 사천신교의 존폐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휴우…….”

승환은 우선 화를 가라앉혔다.

후개를 상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백진과의 거래에서 양해를 구해야 했다.

‘아쉽지만, 약속을 어긴 만큼 금액을 낮춰주는 수밖에. 이 할 정도면 백진도 인정을 하겠지.’

슥슥슥.

승환은 곧바로 백진상회에 보낼 서신을 적었다.

그리고 한 장 더, 서신을 적기 시작했다.

“라마 궁주께 사정을 설명해야겠어. 큭, 후개까지 엮어버려야겠군.”

똑똑.

그때 문밖에서 들린 기척.

“누구냐?”

“당장 들어오시라는 교주님의 전언이 도착했습니다.”

“……!”

황안변에서 사건이 일어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았다.

수습될 때까지 소문이 흘러나가지 않도록 막았건만.

‘교주님께서 아셨군. 내 주위에 그분의 사람이 있었나.’

스윽-

승환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까지만 해도 승환은 떠올리지 못했다.

교주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오라면 가야지. 한 소리를 들을 수밖에.”

* * *

쿠우우웅.

사천신교 명왕소전으로 들어가는 승환의 걸음은 무거웠다.

드르르륵.

문이 열렸다.

화염이 쏟아질 듯한 눈빛.

멈칫.

승환의 걸음이 자신도 모르게 멈췄다.

“들어오지 않을 것인가?”

“송구하옵니다.”

털썩.

승환은 곧바로 엎드린 후 그 자세로 기었다.

“죽을죄를 지은 것을 아는군.”

“교주님의 뜻대로 하시옵소서.”

“정말로 내 뜻대로 하면 되겠느냐?”

“소인의 목숨은 신교를 위해 바쳤사옵니다.”

“명왕장, 이번 일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교주님, 백진과 서장에 서신을 띄웠사옵니다.”

“물건이 온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지 않은가?”

“네, 맞습니다. 물건이 도착하기 전에 본 신교를 방해한 인물들을 처리할 것입니다.”

“청신군조차 이기지 못한 놈들이다. 어떻게 상대할 생각인가?”

“우선…… 후개의 약점을 먼저 찾은 뒤…….”

팟.

교주가 손을 뻗었다.

“커어억.”

무음명왕장(無音明王掌)이 승환의 어깨를 강타했다.

우탕탕탕!

부복한 그의 신형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대로 떨어졌다.

“약점? 무림이 애들 싸움인 줄 아는가? 하긴, 머리 좀 쓴다는 녀석들은 장난으로 보더군.”

“교주…… 님!”

“되었다. 난 한 번 실패한 놈은 믿지 않아. 그만 죽어라.”

휘익.

또 한 번의 무음명왕장이 승환이 얼굴에 떨어졌다.

퍼어어억!

바닥에 쓰러진 그에 몸엔 더 이상 얼굴이 없었다.

“신교에 패배자는 필요 없느니라.”

“교주님의 말씀이 지당하십니다.”

스으윽-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사내.

“명왕종, 자네는 실패를 하지 않겠지.”

“교주님, 소인은 행동으로 보여 드릴 뿐입니다.”

“크하하하! 마음에 드는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