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 업무 시작
드르르륵.
시원한 소리를 내며 열리는 문.
“흠, 한 방에 열리는 걸 보니 기름칠을 잘했네요.”
남하림이 문을 열었다 닫았다 움직이며 능청스레 살폈다.
‘뭐 하자는 행동인지…….’
타악!
경쾌한 소리와 함께 문을 닫았다.
“자부장, 좋은 아침입니다.”
남하림의 밝은 목소리가 울렸다.
조예는 업무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
“오셨습니까?”
“일찍 나오셨군요.”
“항상 이 시간에 업무를 시작합니다.”
“오우, 열심히 하십니다. 아하하, 조 지부장 같은 분들이 계시니 서궁상국이 날이 갈수록 번창을 하는 듯합니다.”
“아닙니다. 상국이 발전을 하는 이유는 뛰어난 국주님께서 계신 덕분입니다.”
스윽.
남하림이 다 안다는 얼굴로 스윽 다가와, 귓속말처럼 조예의 앞에서 속삭였다.
“에이, 속으로는 내가 잘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닙니까?”
“…….”
남하림은 슬쩍 몸을 빼더니 자연스럽게 지부장의 자리에 앉았다.
‘대체 뭐 하는 짓이지?’
조예는 점점 어이가 없어졌다.
팡팡!
남하림이 의자 바닥을 두 손을 치면서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좋군요. 부드러우면서 적당한 두께. 딱 적당해요. 헛, 내가 여기에 앉았다고 해서 설마 기분 나쁜 것은 아니겠지요?”
“아…… 네…… 아닙니다.”
“당분간 여기가 내 자리가 될 겁니다. 그동안 조 지부장은 옆방에 가서 일 보세요.”
“……?”
흐흡흐흡.
조예의 숨소리가 방금 전보다 빨라지고 거칠어졌다.
“조 지부장님.”
“네. 말씀하시지요.”
“본인이 면양지부에 온 이유를 알고 계시겠지요?”
“잘 알고 있습니다. 사천신교에서 본의 아니게 본 상국에 피해를 주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제재를 하기 위함으로 알고 있습니다.”
“…….”
남하림은 조용히 그를 주시했다.
뜨끔.
참 이상하게도 조예는 그를 똑바로 볼 수 없었다.
“후개님, 제가…… 무슨 말을 잘못했습니까?”
“어느 정도의 제재가 아니죠.”
“무,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사내가 칼을 뽑았으면 끝까지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천신교의 싹을 완전히 도려낼 생각입니다.”
“……!”
조예의 눈동자가 흔들거렸다.
타악!
남하림은 책상 위에 양손을 올렸다.
“오랜만에 일 좀 해볼까요? 이런 일은 오 년 동안 손을 놓았어서 기억이 잘 날지 모르겠소이다.”
“…….”
업무 파악을 시작하겠다는 뜻.
도착하자마자 시작할 줄은 몰랐다.
“조 지부장님. 우선 면양지부의 주사업들이 무엇인지 알고 싶군요.”
“사업은 많습니다. 후개님께서 모두 알기에는…….”
타아앙!
남하림은 책상을 내리쳤다.
“어허, 지금 본인을 무시하는 겁니까? 나는 국주님의 명을 받고 왔소이다. 후개로서가 아니라.”
“……!”
남하림의 눈빛에 조예까 움찔했다.
“장부들을 보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한데 빨리 가지고 오세요.”
“전…… 부 말입니까? 설마 지부에서 거래하는 모든 장부를 보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난 이런 일에 농담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맞아요. 지금도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네…… 에. 알겠습니다.”
“올해는 물론이고 오 년 동안 모아놓은 장부들을 보고 싶군요.”
“……?”
조예는 당황했다.
면양지부에서 거래했던 장부들, 더구나 지나간 오 년 동안의 장부 모두를 요구했다.
‘감찰부서도 아니면서!’
“후개님, 오 년 동안이면 너무 양이 많습니다.”
타아악!
남하림은 두 번째로 책상을 강하게 쳤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장사 하루 이틀 했어요? 본인이 가지고 오라면 가지고 오시오. 그것들 모두!”
“모두라면 어디까지……?”
“연별금전출납내역관리. 회계연도결산서. 연간거래처등록장부, 연간매입매출장부.”
“네? 그것들을 모두 가지고 오면 장부의 수가……!”
타아아앙!
세 번째로 책상을 쳤다.
이번에는 소리가 더 컸다.
“조 지부장. 설마 그것들은 따로 정리하지 않았나요? 지금 나를 바보 멍청이로 보는 겁니까?”
“죄송합니다.”
“한 번은 실수할 수 있으니 그냥 넘어가겠어요. 그럼 내가 말한 네 가지 장부들을 오 년 치별로 가지고 오세요. 당장.”
“알…… 알겠습니다.”
남하림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이상한 위압감은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타악.
조예가 허둥대며 문을 닫고 나갔다.
‘풉.’
남하림은 밖으로 나간 그의 모습을 보면서 웃음이 나왔다.
‘심란하겠지. 내가 전 장부를 보자고 할지 몰랐을 테니.’
* * *
‘망할 놈.’
조예는 화가 치밀어 놀랐다.
욕을 시원하게 내뱉고 싶을 정도였다.
‘모든 장부를 직접 조사하겠다고? 웃긴 놈. 네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그 많은 것 중에서 대체 어떻게 찾아낸다는 말이냐?’
장부는 자신이 직접 정리하여 만들었다.
‘큭, 오 년 동안 장부를 올린 뒤 단 한 번도 본 상국에 의심을 받은 적이 없었다. 완벽했으니까!’
너무나 완벽했던 장부.
하지만 그 부분에서 국주 채태황은 뭔가 있음을 느꼈다.
단지 때를 기다려 움직이지 않았을 뿐.
조예의 인상이 조금씩 펴졌다.
‘개고생하고 싶으면 마음대로 하라지.’
잠시 후, 내정원에 도착했다.
“강 원주, 어디에 있나?”
후다다닥!
내정원 안에서 중년 사내가 달려 나왔다.
“지부장님, 부르셨습니까?”
“자네는 오 년 동안의 년별금전출납내역관리. 회계연도결산서. 년간거래처등록장부, 년간매입매출장부를 챙기게. 그리고 내 방에 가면 후개가 있을 것이네. 그에게 가져다주면 된다.”
“네에? 그것들 전부를요?”
“그가 원한다고 하니 지금 당장 가져다주게.”
“아이고…… 네. 알겠습니다.”
* * *
까딱까딱.
남하림은 거의 드러누운 자세로 장부를 한 장씩 넘겼다.
‘정말 어이가 없군.’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조예는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휘익!
남하림의 손에서 장부 하나가 또 날아갔다.
‘허어! 내가 얼마나 소중하게 만든 장부를…….’
척.
아무렇게나 던져진 장부들은 가볍게 날아서 책상 위에 차곡차곡 떨어졌다.
“다 봤다.”
총 스무 권의 장부.
하루가 채 가기 전이다.
“아이고, 허리야.”
남하림은 양손으로 허리를 만지면서 몸을 일으켰다.
‘저 장부들을 다 보았다고? 하루도 안 되는 시간에?’
막대한 자료들이 적혀 있는 장부들이다.
설렁설렁 넘기기만 할 뿐, 자세히 보는 것 같지도 않았다.
“후개님, 어떻게, 장부를 모두 살펴보셨습니까?”
“대충은. 정리를 잘했더군요. 아주 깔끔하게.”
“……?”
분명 칭찬으로 들렸다.
‘뭐지? 이 느낌은…….’
그런데 한편으로 자신을 비꼬는 듯하다.
“어어억!”
남하림은 몸을 좌우로 쭉쭉 펴며 기지개를 켰다.
“면양지부에서 사업을 꽤나 잘하셨네요.”
“감사합니다.”
“근데…… 국주님께선 사천신교의 자금줄을 죌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상하게 그 부분이 전혀 보이지 않더군요. 어떻게 된 건가요? 국주님께서 잘못 알고 그런 말을 하신 건가요?”
“전 처음 듣는 말입니다. 본 지부에서는 사천신교와 거래를 하지 않습니다.”
“오, 그런가요? 흐음…… 그럼 오늘은 이만 가보지요.”
“어딜 가시는 것입니까?”
“오늘 해야 할 일은 끝났거든요. 하루 종일 장부를 들여다봤더니 눈도 아프고 피곤하네요.”
“아…… 네, 알겠습니다. 들어가서 편히 쉬시지요.”
스윽.
굽혔던 허리를 펴자, 지부장실을 나선 남하림의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
‘미친, 피곤 같은 소리 하는군. 내가 네놈 수발하는 게 더 피곤하다.’
장부를 자세히 보는 것 같지도 않았다.
아무리 봐도 보는 시늉만 할 뿐.
그런데 반각마다 시키는 건 왜 그리 많은지.
물 한 잔 떠오시오.
갑자기 공부를 해서 그런가 달달한 게 먹고 싶소.
챙겨서 갖다주면 다시 물을 찾았다.
“에이.”
휙!
조예는 신경질적으로 돌아섰다.
밖으로 나온 그는 건물 건너편에 있는 사내에게 눈길을 주었다.
끄덕.
조예와 시선을 마주친 그가 짧게 끄덕이고는 최대한 몸을 숙이며 사라졌다.
사내는 곧장 부식 창고를 향했다.
* * *
쿠웅.
“엉차.”
덩치가 큰 사내가 천에 싼 물건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허어. 웅삼이, 이 사람아. 조심해서 놓게. 저번에도 터지지 않았나?”
“나 참, 노인장도…… 대충 삽시다. 깐깐하시네.”
웅삼이란 사내는 여전히 투덜거리며 짐을 바닥에 던지듯 내려놓았다.
마지막 물건을 내려놓은 뒤 발로 툭 찼다.
“끝났으니 여기 확인이나 빨리 하슈.”
“쯔쯔, 담부터는 거래처를 바꿔야겠구만.”
“크크크, 그건 노인장이 알아서 하고, 난 돈만 받으면 상관없슈. 내 것도 아닌데.”
휙.
그는 실실 웃으며 확인서를 낚아챘다.
부식 창고 밖으로 나온 웅삼이 순간 걸음이 멈췄다.
‘헉! 깜짝이야.’
눈앞에 사내의 인영이 나타나더니.
스윽.
옆으로 지나가며 웅삼에게 서신이 든 봉투를 몰래 밀어 넣었다.
“으으으. 일도 마쳤는데 한잔하러 가볼까나.”
끼이익-
웅삼은 후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 * *
스륵.
웅삼이 사라진 뒤로 이휘연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상한 녀석이군.’
휘이익!
이휘연이 사라진 웅삼을 따라 후문을 넘어섰다.
두리번두리번.
마을로 들어선 웅삼은 슬쩍슬쩍 좌우를 살폈다.
‘뭐지? 좀 찝찝한데…….’
아무리 주위를 보아도 평상시와 다를 건 없었다.
“내가 며칠 동안 잠을 못 자서 그런가? 젠장, 갑자기 생각이 나네.”
삼 일 동안 투전에서 밤을 새웠다.
“잠시만 기다려라. 내 돈들아. 반드시 설욕해 주마.”
휙!
웅삼이 중얼거리며 건물 사이로 빠졌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넓이.
툭툭툭.
벽을 하나씩 치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틱.
그러다 걸음을 멈추며 다른 소리가 나는 부분을 잡아당겼다.
‘흐흐흐흐.’
작은 공간 안에 동전이 든 주머니가 들어 있었다.
주머니를 뺀 웅삼은 사내에게서 받은 봉투를 안에 밀어 넣었다.
스윽.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밖으로 나왔다.
툭툭!
“루루루루룰.”
웅삼은 기분이 좋은 듯, 동전 주머니를 만지작거리면서 투전판으로 향했다.
스르르르-
이윽고, 이휘연이 웅삼이 떠난 자리에 내려섰다.
“머리는 꽤 쓰는 놈들이군. 주의를 하지 않는 게 탈이지만.”
안으로 잠시 들어간 이휘연은 이내 바로 나왔다.
품속에 봉투를 넣어둔 채로.
“당장 도망갈 놈이 아니니 나중에 손을 보면 되겠어.”
휘이이익!
이휘연의 신형이 바람처럼 사라졌다.
* * *
스윽.
“부장, 여기 있다.”
웅삼이 비밀 장소에 넣어둔 봉투다.
남하림은 봉투 속에서 서신을 꺼내 읽었다.
“지부장이 쓴 글이군.”
“무슨 내용이야?”
“별건 없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적혀 있는데?”
남하림은 미소를 지었다.
“부장이 대충 본다고 생각한 모양이구나. 하긴 내가 옆에서 봐도 장난처럼 보일 정도라고.”
“이것으로 지부장과 사천신교의 사이가 밝혀졌군.”
“후후, 그럼 조금씩 목줄을 당겨볼까?”
“장부를 전부 확인한 거야? 엉터리로 정리한 게 맞지?”
“아니. 반대로 너무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더군.”
당무독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그럼 찾기 어렵지 않아?”
“사업을 하다 보면 절대로 혼자서 정리를 못 해. 마지막 부분은 직접 한다고 해도, 그것조차 여러 장부들을 합산해서 만들 수밖에 없지.”
“부장아,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아주 완벽하지만 이상한 몇 군데가 보인다고.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면 틀린 게 나온다는 말이지.”
“아…… 그건 장부를 조작했다는 뜻이군.”
“부장, 우리가 이 사실을 알아내면 도망가지 않을까? 차라리 지부장을 먼저 잡아두는 게 좋지 않겠어?”
“당분간 사천신교를 긴장시킬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그들과 어떤 사업을 하고 있었는지 알아본 뒤 움직이자고. 유도야.”
“네. 하림 형.”
“난충분타 방도들은 어떻게 하고 있어?”
“면양 밖에서 쉬고 있도록 했어요. 충분히 잘 지내고 있으니 그들은 걱정 안 해도 돼요.”
“좋아.”
팽유도가 이어 말했다.
“아, 맞다. 오 분타주가 그러는데 지금 무림에 난리가 났대요.”
“왜?”
“구천마제의 무공이라고. 무극창신공이 나타났어요. 그 과정에서 북리 가주가 심복에게 배신을 당했다네.”
“난리네. 구천신품에…… 이제는 무공까지?”
“부장, 너무 뻔하지 않아? 한 마디로 무림을 시끄럽게 만들겠다는 말이잖아.”
“그렇긴 한데, 그의 무공이라면 그런 생각을 하더라도 달라붙을 거야. 전 무림인들이.”
남하림의 말은 사실이었다.
무극창신공이 주는 탐욕을 이길 수 있는 무림인이 있을까?
“개방에서도 그에 대해 알아보고 있겠지?”
“네.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어떻게 된 일인지, 개방에서도 움직이고 있다고 했어요.”
“알겠다. 나도 궁금하니 새로운 게 나오면 연락 좀 부탁한다고 해.”
* * *
다음 날 아침.
덜컹.
‘누구……?’
강진이 고개를 돌렸다.
내정원으로 들어선 사내.
‘후개!’
얼른 고개를 숙여 남하림을 맞이했다.
“여기가 내정원이 맞소이까?”
“네. 그렇습니다. 후개님.”
“혹시 이름이?”
“강진이라 합니다. 여기 원주를 맡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반갑소이다.”
“네에…… 근데…… 무슨 일로 일찍이 오셨습니까?”
“궁금한 장부들이 많아서요. 지부장에게 하나씩 부탁하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직접 왔소이다.”
“…….”
“혹시 내가 불편하다면 말하세요.”
“아…… 닙니다.”
스윽.
남하림은 장부들이 정리된 장소를 둘러보았다.
“같은 종류들끼리 모아놓았군요. 일하는 솜씨가 좋으십니다.”
“감사합니다.”
“음…… 여기는 날짜별과 사업 종류별로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모아 놓았군요.”
“…….”
휙.
남하림은 몸을 돌렸다.
“서서 몇 시간 동안 볼 수도 없고…… 이를 어쩐다.”
“죄송합니다. 제 책상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강 원주는 어떻게 하시려고?”
“소인은 다른 곳에 있으면 됩니다.”
“에이, 아니외다. 내가 찾을 장부가 어디에 있을지 모르니, 강 원주께서는 꼭 내 옆에 계셔야겠습니다. 자자, 어서 의자를 가지고 와서 편하게 앉아 있어요.”
“네……? 네에, 알겠습니다.”
* * *
반나절이 후딱 지났다.
‘의자는 무슨……!’
강진은 반각도 앉아 있을 시간이 없었다.
“강 원주, 재작년도 사 월달 매입 장부 좀 주시오.”
“아…… 네에…….”
휙휙휙.
강진이 세 권의 장부를 뽑았다.
멀리서 남하림의 목소리가 또 들렸다.
“강 원주. 가지고 오는 김에 사 월달 일일 출납 장부장 전부도 부탁합시다.”
‘닝기리.’
헉헉.
기운이 빠졌다.
장부는 왜 이렇게 무거운지!
스윽.
남하림이 장부를 보면서 단약을 그에게 밀었다.
“쯧쯧, 그렇게 기운이 없어서야. 이걸 드시오.”
“이게…… 무엇인지요?”
“몸에 좋은 거요. 무림인들이 보면 아주 환장하는 것이외다.”
‘……그렇다면 영약이 아닌가!’
“세상에, 고맙습니다.”
강진은 덥석 단약을 받은 뒤 입에 욱여넣었다.
‘몸에 좋은 거라 벌써 약효가 나오는 것 같은데……?’
“고맙습니다, 후개님. 바로 효과가 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요? 무독이 만들었지만 바로 효과는 안 나던데. 독약이 아니면…… 어?”
“…….”
“이런…… 이게 영약이었네.”
남하림이 작은 단약을 꺼내며 강진을 올려다보았다.
‘독!!!’
빨리 토해야 살 수 있다.
강진은 다급하게 손가락을 목구멍에 밀어넣었다.
“우욱! 욱……!”
“아하하하하! 농담이외다.”
강진은 부들부들 떨며 다시 입을 닦았다.
‘이…… 벼락에 똥물 튀겨 죽을 놈이……!’